‘수석합격’ 이정은, LPGA 진출 고민하는 이유

입력 2018.11.05 (15:35) 수정 2018.11.0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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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홀 지옥의 레이스...수석으로 통과

이정은 6(22)가 KLPGA 투어 대회를 불참하면서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 도전했다.

지난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 허스트 7번 코스(파72)에서 끝난 LPGA 퀄리파잉 시리즈 8라운드에서 18언더파 558타로 102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무려 2주 동안 144홀을 도는 '지옥의 레이스'였다.

8라운드 동안 기복 없이 꾸준한 성적을 낸 이정은은 마지막 8라운드에서 역전 우승까지 일궈냈다. 이정은의 기량과 체력, 정신력은 LPGA 투어 진출을 미룰 이유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1위로 합격한 이정은이 미국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이정은, LPGA Q 시리즈 수석합격 기념 사진이정은, LPGA Q 시리즈 수석합격 기념 사진

LPGA 진출 고민 중..."가족과 상의한 뒤에 결정하겠다."

이정은은 1위를 확정 지은 직후 "1등까지는 생각 못 했는데 얼떨떨하다. 미국 진출 문제는 귀국 후 가족, 소속사 등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LPGA 진출을 고민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힘겹게 골프 선수 생활을 이어온 이정은의 머릿속에는 항상 '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정은이 네 살 때 아버지 이정호 씨(45)는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몸이 불편한데도 아버지는 장애인 전용차로 직접 운전하며 대회장과 연습장을 데리고 다녔다. 심지어 전세 담보대출을 받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부모님의 이런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분에 이정은 국내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고, LPGA Q 시리즈 수석 합격의 영광도 얻게 됐다.


이정은이 프로무대에서 톱스타로 자리 잡으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해결됐다. 그동안의 고생때문에 가족과 함께 누리는 지금의 행복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정은에게는 크고 소중하다. 그래서 이런 행복을 뒤로하고 미국 생활을 선택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현실적인 이유와 자신의 목표 '2020년 도쿄 올림픽'

물론 가족 이외에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영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투어 기간 내내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장 내년 미국에 생활 근거지를 마련할 준비도 안 되었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이정은은 지난 3월 대방건설과의 후원 조인식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 최고 목표”라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2020년 6월 말까지 세계랭킹을 한국 선수 가운데 2위, 또는 세계 15위 이상일 경우 한국 선수 4위 안으로 진입해야 한다.

현재 랭킹이 19위인 이정은은 자신의 목표인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랭킹 관리에 유리한 미국 무대에서 뛰어야 한다. 골프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미국 진출이 너무나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목표가 상충하고 있다. 이정은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온 부모님의 마음은 한결같다. "지금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딸이 더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과의 행복과 자신의 목표를 위한 도전 ... 깊은 고민에 빠진 이정은이 내일(6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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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석합격’ 이정은, LPGA 진출 고민하는 이유
    • 입력 2018-11-05 15:35:04
    • 수정2018-11-05 17:49:52
    LPGA
144홀 지옥의 레이스...수석으로 통과 이정은 6(22)가 KLPGA 투어 대회를 불참하면서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 도전했다. 지난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 허스트 7번 코스(파72)에서 끝난 LPGA 퀄리파잉 시리즈 8라운드에서 18언더파 558타로 102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무려 2주 동안 144홀을 도는 '지옥의 레이스'였다. 8라운드 동안 기복 없이 꾸준한 성적을 낸 이정은은 마지막 8라운드에서 역전 우승까지 일궈냈다. 이정은의 기량과 체력, 정신력은 LPGA 투어 진출을 미룰 이유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1위로 합격한 이정은이 미국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이정은, LPGA Q 시리즈 수석합격 기념 사진 LPGA 진출 고민 중..."가족과 상의한 뒤에 결정하겠다." 이정은은 1위를 확정 지은 직후 "1등까지는 생각 못 했는데 얼떨떨하다. 미국 진출 문제는 귀국 후 가족, 소속사 등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LPGA 진출을 고민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힘겹게 골프 선수 생활을 이어온 이정은의 머릿속에는 항상 '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정은이 네 살 때 아버지 이정호 씨(45)는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몸이 불편한데도 아버지는 장애인 전용차로 직접 운전하며 대회장과 연습장을 데리고 다녔다. 심지어 전세 담보대출을 받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부모님의 이런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분에 이정은 국내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고, LPGA Q 시리즈 수석 합격의 영광도 얻게 됐다. 이정은이 프로무대에서 톱스타로 자리 잡으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해결됐다. 그동안의 고생때문에 가족과 함께 누리는 지금의 행복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정은에게는 크고 소중하다. 그래서 이런 행복을 뒤로하고 미국 생활을 선택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 현실적인 이유와 자신의 목표 '2020년 도쿄 올림픽' 물론 가족 이외에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영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투어 기간 내내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장 내년 미국에 생활 근거지를 마련할 준비도 안 되었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이정은은 지난 3월 대방건설과의 후원 조인식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 최고 목표”라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2020년 6월 말까지 세계랭킹을 한국 선수 가운데 2위, 또는 세계 15위 이상일 경우 한국 선수 4위 안으로 진입해야 한다. 현재 랭킹이 19위인 이정은은 자신의 목표인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랭킹 관리에 유리한 미국 무대에서 뛰어야 한다. 골프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미국 진출이 너무나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목표가 상충하고 있다. 이정은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온 부모님의 마음은 한결같다. "지금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딸이 더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과의 행복과 자신의 목표를 위한 도전 ... 깊은 고민에 빠진 이정은이 내일(6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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