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대사’ 안젤리나 졸리·정우성, 무슨 대화 했을까?

입력 2018.11.05 (19:43) 수정 2018.11.05 (19: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지난 주말(2일~4일) 한국을 찾았단 소식에 떠들썩합니다. 졸리는 할리우드 배우로 친숙한데요. 이번 방한에 영화 홍보 등의 일정은 없었습니다. 배우로서 한국을 찾은 게 아니라 유엔난민기구(UNHCR)의 특사(Special Envoy) 자격으로 왔기 때문입니다. 졸리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했고, 그 후 특사로 임명돼 활동 중입니다.


“외국인 혐오 만연”…“다수는 난민에 호의적”

우리나라에도 '난민 대사'가 있습니다. 배우 정우성입니다. 정우성은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Goodwill Ambassador)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난민 문제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았죠. 3일, 서울 중구에 있는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와 정우성의 대화, 화두는 '예멘 난민'이었습니다. 졸리는 제주도로 도착한 예멘 난민신청자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불안을 알고 있다며 말을 꺼냈습니다. 세계적으로 외국인 혐오와 증오, 국수주의가 만연한 시기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유엔난민기구와 친선대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우성은 난민을 둘러싼 '가짜 뉴스'로 인해 시민들의 걱정이 커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수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의견을 정하지 않았거나, 난민에 호의적인데 다만 반대하는 집단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사람들에게 난민이 누구인지 제대로 설명하고, 출신국의 위험이 해소되면 즉시 집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는 점을 알릴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또, 난민심사에 엄정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 유엔난민기구의 입장이라는 점도 분명히 해야한다고 동의했습니다.

특사로, 친선대사로 유엔난민기구에서 다년간 활동해온 두 사람은 개인적인 경험도 공유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각국의 난민촌을 방문했던 일, 난민들을 직접 만난 경험, 현장에서 일하는 유엔난민기구 직원을 만난 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졸리, 법무부 장관을 만나다

안젤리나 졸리는 어제(4일) 난민 정책 주무부처인 법무부를 방문해 박상기 장관과 면담했습니다. 졸리는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는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제주로 온 예멘인들과 관련해서는 "난민들이 출신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분열과 국수주의에 집중하지만, 화해와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상기 장관 역시 이에 동의했습니다. "더욱 밀접히 연결된, 개방된 사회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한 겁니다.

다만, 난민을 둘러싼 반대 여론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박 장관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난민 문제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국민 여론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 국민에 감사…다시 방문하고 싶다”

안젤리나 졸리는 짧다면 짧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4일) 저녁 한국을 떠났습니다. 졸리는 "한국에서 아들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떠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난민 문제에 대한 이해를 구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난민의 수를 줄이려면 내전을 끝내야만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내전으로 상황이 심각해지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도망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예멘이 겪고 있는 위기 상황을 두고 "우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부끄럽도록 더디게 행동해왔다"며 내전 종식에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난민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도 건넸습니다. 졸리는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난민을 지원하는 한국 후원자는 23만 명"이라며 "이는 난민에 대한 강한 연대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별한 부탁도 남겼습니다. "전쟁과 실향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한국이 난민보호에 있어 중요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제공 : 유엔난민기구(UNHCR)]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난민 대사’ 안젤리나 졸리·정우성, 무슨 대화 했을까?
    • 입력 2018-11-05 19:43:09
    • 수정2018-11-05 19:45:08
    취재K
안젤리나 졸리가 지난 주말(2일~4일) 한국을 찾았단 소식에 떠들썩합니다. 졸리는 할리우드 배우로 친숙한데요. 이번 방한에 영화 홍보 등의 일정은 없었습니다. 배우로서 한국을 찾은 게 아니라 유엔난민기구(UNHCR)의 특사(Special Envoy) 자격으로 왔기 때문입니다. 졸리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했고, 그 후 특사로 임명돼 활동 중입니다.


“외국인 혐오 만연”…“다수는 난민에 호의적”

우리나라에도 '난민 대사'가 있습니다. 배우 정우성입니다. 정우성은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Goodwill Ambassador)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난민 문제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았죠. 3일, 서울 중구에 있는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와 정우성의 대화, 화두는 '예멘 난민'이었습니다. 졸리는 제주도로 도착한 예멘 난민신청자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불안을 알고 있다며 말을 꺼냈습니다. 세계적으로 외국인 혐오와 증오, 국수주의가 만연한 시기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유엔난민기구와 친선대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우성은 난민을 둘러싼 '가짜 뉴스'로 인해 시민들의 걱정이 커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수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의견을 정하지 않았거나, 난민에 호의적인데 다만 반대하는 집단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사람들에게 난민이 누구인지 제대로 설명하고, 출신국의 위험이 해소되면 즉시 집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는 점을 알릴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또, 난민심사에 엄정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 유엔난민기구의 입장이라는 점도 분명히 해야한다고 동의했습니다.

특사로, 친선대사로 유엔난민기구에서 다년간 활동해온 두 사람은 개인적인 경험도 공유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각국의 난민촌을 방문했던 일, 난민들을 직접 만난 경험, 현장에서 일하는 유엔난민기구 직원을 만난 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졸리, 법무부 장관을 만나다

안젤리나 졸리는 어제(4일) 난민 정책 주무부처인 법무부를 방문해 박상기 장관과 면담했습니다. 졸리는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는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제주로 온 예멘인들과 관련해서는 "난민들이 출신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분열과 국수주의에 집중하지만, 화해와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상기 장관 역시 이에 동의했습니다. "더욱 밀접히 연결된, 개방된 사회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한 겁니다.

다만, 난민을 둘러싼 반대 여론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박 장관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난민 문제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국민 여론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 국민에 감사…다시 방문하고 싶다”

안젤리나 졸리는 짧다면 짧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4일) 저녁 한국을 떠났습니다. 졸리는 "한국에서 아들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떠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난민 문제에 대한 이해를 구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난민의 수를 줄이려면 내전을 끝내야만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내전으로 상황이 심각해지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도망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예멘이 겪고 있는 위기 상황을 두고 "우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부끄럽도록 더디게 행동해왔다"며 내전 종식에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난민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도 건넸습니다. 졸리는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난민을 지원하는 한국 후원자는 23만 명"이라며 "이는 난민에 대한 강한 연대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별한 부탁도 남겼습니다. "전쟁과 실향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한국이 난민보호에 있어 중요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제공 : 유엔난민기구(UNHCR)]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