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K] 탱고 출까요? 살사 출까요? “춤추면 치매 위험 낮아져”

입력 2018.11.1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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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면 고령자의 치매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 연구팀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춤을 춘 그룹에서 주목할만한 뇌 신경세포 변화가 감지됐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고령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실험했는데, 첫 번째 그룹은 일주일에 세 번씩 1시간 동안 빠른 걸음으로 산책을 하고 식생활을 개선했다. 두 번째 그룹은 일주일에 세 번씩 스트레칭과 균형 훈련을 받았고, 세 번째 그룹은 세 번씩 만나서 춤 강습을 받았다.

치매를 막아주는 춤…"춤이 망각을 막는다"

6개월 후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에서는 뇌의 백질이 줄어들었으나, 춤 강습을 받은 그룹에서는 뇌의 백질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뇌의 백질이 줄어들면 인지 기능과 신호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춤을 춘 그룹에서 처리 속도와 기억력과 결합돼 있는 뇌 부위에서 뇌질의 밀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뇌 안 신경세포에 변화가 감지돼, 연구진은 춤이 망각을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고 분석했다.

독일 신경 퇴행성 질병 센터와 마그데부르크 대학병원 연구팀 역시 평균 68세 노년층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스텝과 춤동작을 익히며 춤을 배우게 한 결과 6개월 만에 주의력과 유연성이 현저히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뇌의 구조가 변해 새로운 신경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밝혔다. 단순한 체조나 근력운동에 비해 새로운 율동을 익히는 복잡한 춤 훈련이 기억력과 연관된 뇌를 자극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였다.


"파킨슨병에는 탱고를 추천합니다"

흔한 신경계 질병 가운데 하나인 파킨슨병에도 춤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파킨슨병에는 유연성을 명확히 높여주는 탱고가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매들린 해크니와 개먼 에어하트는 한 연구에서 파킨슨병의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13주 동안 춤 강습을 받게 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두 번씩 1시간 동안 춤을 춘 그룹은 걷는 거리나 보폭, 균형 같은 많은 근육운동 능력이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 특히 탱고를 춘 그룹이 왈츠를 춘 그룹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한쪽 다리로 서 있거나 종종 멈추었다가 다시 재빨리 움직이는 동작으로 이뤄진 탱고가 근육운동 능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빨리 움직이는 것이 매우 힘든 파킨슨병 환자들이지만, 한 번 '발동'이 걸리면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재빨리 움직이는 행동이 탱고의 춤 동작을 통해 훈련된다고 설명한다. 에모리 의과대학 연구팀 역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탱고를 추게 한 결과 공간지각력이 명확히 나아졌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최근 '파킨슨병을 위한 춤'이 고안돼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연구결과에 바탕한 것이다.


"살사는 낙상 위험을 줄여줍니다"

예나 대학 연구팀은 라틴댄스 가운데 하나인 살사가 낙상 위험을 명확히 줄여준다는 점을 밝혔다. 살사는 격한 움직임으로 젊은이들이 추는 춤으로 여겨져 왔지만, 노인들도 몇 주만 훈련을 받으면 균형감과 체력, 지구력 면에서 큰 이점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포르투갈 에보라 대학과 일본의 노화와 건강 재단 연구팀도 노년층을 위한 춤 프로그램이 몸에 대한 지각을 개선하고, 춤 강습을 여러 주 동안 받으면 낙상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춤에 대한 뇌과학적 통찰 『뇌는 춤추고 싶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와 신경과학자인 줄리아 크리스텐슨 박사가 저술한 『뇌는 춤추고 싶다』는 춤에 대한 뇌과학적 통찰을 보여준다. 두 과학자는 춤이 '세상의 리듬에 나를 맞춰가는 연습'이라고 설명하면서, 춤을 추면 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서술한다.

성공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춤을 배울 때도 나온다. 도파민은 학습하고 기억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춤을 출 때 도파민이 분비돼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의욕을 느끼게 한다. 또 춤을 출 때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근육을 사용하는데 이 근육의 움직임들이 뇌의 신경회로와 연결돼 뇌를 전체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심리적, 생화학적 작용을 하기 때문에 리듬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동안 우리 몸속에서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혼자서 리듬에 맞춰 추는 춤, 둘이서 춤으로 하는 대화, 친구를 부르는 춤 등 몇 명이 춤을 추느냐에 따라 나눠서 설명하기도 하고, 힐링을 위한 춤, 유혹을 위한 춤 등 다양한 순간에 어울리는 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하고, 몸을 움직이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춤만한 게 없다고 설파하며 '일상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몸을 한번 움직여보자고 권한다.

『뇌는 춤추고 싶다』장동선·줄리아 F. 크리스텐슨 지음, 염정용 옮김,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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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0 07:08:23
    문화
춤을 추면 고령자의 치매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 연구팀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춤을 춘 그룹에서 주목할만한 뇌 신경세포 변화가 감지됐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고령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실험했는데, 첫 번째 그룹은 일주일에 세 번씩 1시간 동안 빠른 걸음으로 산책을 하고 식생활을 개선했다. 두 번째 그룹은 일주일에 세 번씩 스트레칭과 균형 훈련을 받았고, 세 번째 그룹은 세 번씩 만나서 춤 강습을 받았다.

치매를 막아주는 춤…"춤이 망각을 막는다"

6개월 후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에서는 뇌의 백질이 줄어들었으나, 춤 강습을 받은 그룹에서는 뇌의 백질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뇌의 백질이 줄어들면 인지 기능과 신호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춤을 춘 그룹에서 처리 속도와 기억력과 결합돼 있는 뇌 부위에서 뇌질의 밀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뇌 안 신경세포에 변화가 감지돼, 연구진은 춤이 망각을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고 분석했다.

독일 신경 퇴행성 질병 센터와 마그데부르크 대학병원 연구팀 역시 평균 68세 노년층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스텝과 춤동작을 익히며 춤을 배우게 한 결과 6개월 만에 주의력과 유연성이 현저히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뇌의 구조가 변해 새로운 신경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밝혔다. 단순한 체조나 근력운동에 비해 새로운 율동을 익히는 복잡한 춤 훈련이 기억력과 연관된 뇌를 자극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였다.


"파킨슨병에는 탱고를 추천합니다"

흔한 신경계 질병 가운데 하나인 파킨슨병에도 춤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파킨슨병에는 유연성을 명확히 높여주는 탱고가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매들린 해크니와 개먼 에어하트는 한 연구에서 파킨슨병의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13주 동안 춤 강습을 받게 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두 번씩 1시간 동안 춤을 춘 그룹은 걷는 거리나 보폭, 균형 같은 많은 근육운동 능력이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 특히 탱고를 춘 그룹이 왈츠를 춘 그룹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한쪽 다리로 서 있거나 종종 멈추었다가 다시 재빨리 움직이는 동작으로 이뤄진 탱고가 근육운동 능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빨리 움직이는 것이 매우 힘든 파킨슨병 환자들이지만, 한 번 '발동'이 걸리면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재빨리 움직이는 행동이 탱고의 춤 동작을 통해 훈련된다고 설명한다. 에모리 의과대학 연구팀 역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탱고를 추게 한 결과 공간지각력이 명확히 나아졌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최근 '파킨슨병을 위한 춤'이 고안돼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연구결과에 바탕한 것이다.


"살사는 낙상 위험을 줄여줍니다"

예나 대학 연구팀은 라틴댄스 가운데 하나인 살사가 낙상 위험을 명확히 줄여준다는 점을 밝혔다. 살사는 격한 움직임으로 젊은이들이 추는 춤으로 여겨져 왔지만, 노인들도 몇 주만 훈련을 받으면 균형감과 체력, 지구력 면에서 큰 이점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포르투갈 에보라 대학과 일본의 노화와 건강 재단 연구팀도 노년층을 위한 춤 프로그램이 몸에 대한 지각을 개선하고, 춤 강습을 여러 주 동안 받으면 낙상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춤에 대한 뇌과학적 통찰 『뇌는 춤추고 싶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와 신경과학자인 줄리아 크리스텐슨 박사가 저술한 『뇌는 춤추고 싶다』는 춤에 대한 뇌과학적 통찰을 보여준다. 두 과학자는 춤이 '세상의 리듬에 나를 맞춰가는 연습'이라고 설명하면서, 춤을 추면 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서술한다.

성공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춤을 배울 때도 나온다. 도파민은 학습하고 기억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춤을 출 때 도파민이 분비돼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의욕을 느끼게 한다. 또 춤을 출 때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근육을 사용하는데 이 근육의 움직임들이 뇌의 신경회로와 연결돼 뇌를 전체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심리적, 생화학적 작용을 하기 때문에 리듬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동안 우리 몸속에서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혼자서 리듬에 맞춰 추는 춤, 둘이서 춤으로 하는 대화, 친구를 부르는 춤 등 몇 명이 춤을 추느냐에 따라 나눠서 설명하기도 하고, 힐링을 위한 춤, 유혹을 위한 춤 등 다양한 순간에 어울리는 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하고, 몸을 움직이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춤만한 게 없다고 설파하며 '일상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몸을 한번 움직여보자고 권한다.

『뇌는 춤추고 싶다』장동선·줄리아 F. 크리스텐슨 지음, 염정용 옮김,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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