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끝자락…'길 위에서 만난 4.3'

입력 2018.11.10 (18:49) 수정 2018.11.1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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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70년 전 겨울,
4.3의 광풍 속에 성산읍에서도
무고한 도민들이 무참히 희생됐는데요.
시렸던 계절을 잊지 않고,
따듯한 평화를 염원하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길 위로 이어졌습니다.
강나래 기잡니다.


[리포트]
성산일출봉 절경 아래,
긴 행렬이 이어집니다.

전국 각지에서
4.3을 알기 위해 모인 시민들입니다.

발길이 멈춰선 곳은 우뭇개동산.

지금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이 땅 위에서
69년 전 펼쳐진 비극을,
당시 형을 잃은 할아버지가 증언합니다.

현춘홍/4.3 유족[녹취]
"인민재판 하듯이 성산 주민들을 다 여기로 끌어올렸습니다. 총살 현장을 봐라…. (사격훈련하러) 여기 오면 집총을 거부해서 저는 총을 안 쐈습니다. 눈물이 여기만 올라오면, 눈물이 펑펑 쏟아져가지고."

옛 성산지서 터와 서청주둔지 등
성산 곳곳에 남은 4.3의 흔적을 지나
도착한 터진목.

수백 명이 학살된 이곳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오인권 할아버지가
목멘 기억을 꺼내놓습니다.

오인권/4.3 생존자[녹취]
"그 세 살 난 어린놈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어머니 시체 앞에서 기어다니는 저에게 경찰들은 재차 죽이려고 학살 시도를 했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원통의 세월이었고 고통의 세월이었습니다."

길 위에서 4.3을
생생히 마주한 청년은
비극의 역사를 깊이 새깁니다.

강근영/대학생[인터뷰]
"꿈 같은 풍경이라는 게 정말 적절한 표현같이 너무 아름다운데, 잔혹한 옛날 이야기를 들으니까 더 극명하게 아픔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올해 마지막 4.3길 걷기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와 노래도 함께 했습니다.

허영선/제주4.3연구소장[인터뷰]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많은 대중의 가슴에 박혀왔다면 71주년부터는 정말 4.3이 어떠한 정신으로 우리가 다음 세대들에게 계승해가야 하는지 (고민해 나가야 합니다.)"

4.3을 기억하려는 발길이
70주년 끝자락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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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주년 끝자락…'길 위에서 만난 4.3'
    • 입력 2018-11-10 18:49:22
    • 수정2018-11-10 22:22:13
    뉴스9(제주)
[앵커멘트] 70년 전 겨울, 4.3의 광풍 속에 성산읍에서도 무고한 도민들이 무참히 희생됐는데요. 시렸던 계절을 잊지 않고, 따듯한 평화를 염원하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길 위로 이어졌습니다. 강나래 기잡니다. [리포트] 성산일출봉 절경 아래, 긴 행렬이 이어집니다. 전국 각지에서 4.3을 알기 위해 모인 시민들입니다. 발길이 멈춰선 곳은 우뭇개동산. 지금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이 땅 위에서 69년 전 펼쳐진 비극을, 당시 형을 잃은 할아버지가 증언합니다. 현춘홍/4.3 유족[녹취] "인민재판 하듯이 성산 주민들을 다 여기로 끌어올렸습니다. 총살 현장을 봐라…. (사격훈련하러) 여기 오면 집총을 거부해서 저는 총을 안 쐈습니다. 눈물이 여기만 올라오면, 눈물이 펑펑 쏟아져가지고." 옛 성산지서 터와 서청주둔지 등 성산 곳곳에 남은 4.3의 흔적을 지나 도착한 터진목. 수백 명이 학살된 이곳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오인권 할아버지가 목멘 기억을 꺼내놓습니다. 오인권/4.3 생존자[녹취] "그 세 살 난 어린놈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어머니 시체 앞에서 기어다니는 저에게 경찰들은 재차 죽이려고 학살 시도를 했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원통의 세월이었고 고통의 세월이었습니다." 길 위에서 4.3을 생생히 마주한 청년은 비극의 역사를 깊이 새깁니다. 강근영/대학생[인터뷰] "꿈 같은 풍경이라는 게 정말 적절한 표현같이 너무 아름다운데, 잔혹한 옛날 이야기를 들으니까 더 극명하게 아픔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올해 마지막 4.3길 걷기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와 노래도 함께 했습니다. 허영선/제주4.3연구소장[인터뷰]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많은 대중의 가슴에 박혀왔다면 71주년부터는 정말 4.3이 어떠한 정신으로 우리가 다음 세대들에게 계승해가야 하는지 (고민해 나가야 합니다.)" 4.3을 기억하려는 발길이 70주년 끝자락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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