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랑천 범람 사망사고, 인재 가능성”…검찰, 수사 착수

입력 2018.11.13 (21:28) 수정 2018.11.1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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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8월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중랑천이 범람했고, 차량이 침수돼 운전자가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가 인재일 가능성이 포착됐습니다.

당시 경찰이 하천 범람이 시작된 시점에 갑자기 교통 통제를 해제하면서 사고 지점에 차들을 진입시켰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서울 중랑천 일대에 쏟아진 폭우.

하천이 범람하면서 동부간선도로 저지대를 지나던 차량들이 침수돼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가장을 잃은 유족들은 최근 믿기 힘든 얘기를 들었습니다.

[민복희/유족 : "저희가 일일이 찾아다니며 안 사실이 (경찰이) 처음에는 통제를 했었는데 중간에 풀었다..."]

유족이 경찰을 고소하면서 설마는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월릉교 주변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저녁 8시, 경찰의 교통통제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8시 43분, 사고 지점 1킬로미터 후방에서 경찰이 갑자기 통행을 재개시킨 게 확인된 겁니다.

사고 당일 CCTV입니다.

8시 반, 하천이 넘치기 시작해 8시 43분 쯤엔 둔치가 완전히 잠깁니다.

범람이 시작된 시각, 차량 통행이 재개된 겁니다.

통제가 해제되며 차량이 추가로 진입한 월릉교 아래 저지대에서 인명 사고가 났습니다.

통행 재개 10여 분만이었습니다.

경찰은 교통 통제로 사고지점 뒤쪽에서 침수가 우려돼 차들을 급히 앞으로 이동시켰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대로 기다리고 있다가는 2, 300대가 그대로 다 잠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차를 넣었는데..."]

하지만 경찰이 침수를 우려한 정체 구간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황태선/유족 : "경광봉으로 경찰이 가라 그러면 당연히 가야죠. (다른 생존자는) 자꾸 경찰이 월릉교 그쪽으로 가라 해서 밀어 넣어서 갔다..."]

검찰은 경찰의 잘못된 판단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을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또 사고지점에서 사망자가 배수구로 빨려 들어간 것과 관련해 서울시설공단의 과실 여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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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중랑천 범람 사망사고, 인재 가능성”…검찰, 수사 착수
    • 입력 2018-11-13 21:31:10
    • 수정2018-11-14 09: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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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8월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중랑천이 범람했고, 차량이 침수돼 운전자가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가 인재일 가능성이 포착됐습니다. 당시 경찰이 하천 범람이 시작된 시점에 갑자기 교통 통제를 해제하면서 사고 지점에 차들을 진입시켰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서울 중랑천 일대에 쏟아진 폭우. 하천이 범람하면서 동부간선도로 저지대를 지나던 차량들이 침수돼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가장을 잃은 유족들은 최근 믿기 힘든 얘기를 들었습니다. [민복희/유족 : "저희가 일일이 찾아다니며 안 사실이 (경찰이) 처음에는 통제를 했었는데 중간에 풀었다..."] 유족이 경찰을 고소하면서 설마는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월릉교 주변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저녁 8시, 경찰의 교통통제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8시 43분, 사고 지점 1킬로미터 후방에서 경찰이 갑자기 통행을 재개시킨 게 확인된 겁니다. 사고 당일 CCTV입니다. 8시 반, 하천이 넘치기 시작해 8시 43분 쯤엔 둔치가 완전히 잠깁니다. 범람이 시작된 시각, 차량 통행이 재개된 겁니다. 통제가 해제되며 차량이 추가로 진입한 월릉교 아래 저지대에서 인명 사고가 났습니다. 통행 재개 10여 분만이었습니다. 경찰은 교통 통제로 사고지점 뒤쪽에서 침수가 우려돼 차들을 급히 앞으로 이동시켰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대로 기다리고 있다가는 2, 300대가 그대로 다 잠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차를 넣었는데..."] 하지만 경찰이 침수를 우려한 정체 구간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황태선/유족 : "경광봉으로 경찰이 가라 그러면 당연히 가야죠. (다른 생존자는) 자꾸 경찰이 월릉교 그쪽으로 가라 해서 밀어 넣어서 갔다..."] 검찰은 경찰의 잘못된 판단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을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또 사고지점에서 사망자가 배수구로 빨려 들어간 것과 관련해 서울시설공단의 과실 여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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