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희의 최강시사] 주진형 “대통령, 정치적 손해 감내하고 국민연금 설명해야”

입력 2018.11.14 (11:53) 수정 2018.11.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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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편안? 불신만 증폭시킬 수 있는 안
- 3년 앞당겨진 적립금 고갈시점보다 저출산 문제 더 걱정해야
- 국민연금 도입시 투자상품으로 인식하게 해 그릇된 인식 자리잡아
- 국민연금은 저소득 노령층의 소득보전 위한 사회보장제도
- 제도 설계 초기에 대상자 폭 좁고, 걷는 돈 적게 잡은 것 문제
- 기초연금 개선과 경력단절 배우자 보상 문제 개선돼야
- 민간연금이 낫다? 적은 운영비용과 소득재분배 효과는 국민연금이 탁월
- 국민연금은 세대간 상호부조제도라는 인식 필요
- 국민의 공감과 동의에 의해서 개편안 마련해야
- 현재의 연금 불입액 유지하거나, 소득대체율을 더이상 깎지않는 것이 차선책

■ 프로그램명 : 정준희의 최강시사
■ 코너명 : <경제직설>
■ 방송시간 : 11월 14일(수)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前대표)



▷ 정준희 : 핫한 경제 사안, 그 정수리에 침을 꽂는 <경제직설> 시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편 방침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고 했습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을 담은 보건복지부 개혁안을 받고 질책하면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건데요. 말도 많고 논란도 많은 국민연금. 이 국민연금에 대한 이분의 의견이 참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문일침의 대가, 급소를 찌르는 경제 브레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 주진형 : 안녕하세요?

▷ 정준희 : 오늘 주제가 드디어 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내용인데요. 주 대표님께 반드시 또 여쭤봐야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리고 의견도 궁금한데 혹시라도 부담되시지 않나, 이런 생각도 사실 좀 들거든요. 어떠세요?

▶ 주진형 : 부담되지는 않고요. 그것보다는 짧은 시간에 너무 그동안 잘못된 사고의 틀에 박힌 얘기를 어떻게 국민들한테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게 굳이 부담이라면 부담이고 다른 건 괜찮습니다.

▷ 정준희 : 개인적인 부담은 없고. 이런 얽히고설킨 문제를 어떻게 풀어줘야 되나, 설명하실 때 생기는 부담도 좀 있으신 것 같아요. 지금 어쨌든 이 논의가 시작된 게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퇴짜를 놓은 셈인데 기본적으로 어떻게 보세요?

▶ 주진형 : 문 대통령께서 퇴짜를 놓은 이유가 구체적으로 우리가 모르죠.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보건복지부 방안 대안이라고 보도된 것을 보면서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는 보건복지부안은 정말 안이하기 짝이 없고 거의 뭐 직무를 해태하는 수준의 사보타지에 가까운 그러한 무책임한 방안이었거든요.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됐습니다.

▷ 정준희 : 사보타지라고 얘기하시는 게 한번 할 테면 해봐라, 이런 의미로 느껴지셨나요?

▶ 주진형 : 그런 거죠. 그러니까 어려운 공은 말하자면 대통령한테 휙 넘기고 사실은 실현 불가능한 그런 방안을 갖다 그냥 제친 거죠, 넘겨 제친 거죠.

▷ 정준희 : 지금 그 부분은 보면서 정부안은 소득대체율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리겠다. 그러려면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최대 15%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야 된다. 그런데 이게 올리는 폭이 꽤 급하게 많이 올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분명히 주고 있기는 한데요. 그렇죠?

▶ 주진형 : 그렇죠.

▷ 정준희 : 이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좀 있으면 고갈된다, 또 이런 얘기도 있고 그래서 그런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이 정부안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주진형 : 아무래도 확정된 안이 아니고 검토한 대안 중에 하나니까 그걸 갖고 이렇게 저렇게 말하기는 뭐하지만 보도된 것에 의해서 얘기를 하자면 소위 소득대체율이라는 것을 현재 지금 45%고 앞으로 천천히 2028년까지인가 해서 40%로 낮추는 것을 만약에 원래 문 대통령 공약대로 50%로 올리려고 하면 그러자면 지금부터 내는 돈을 현재 9%로 내고 있는 것을 한 13%를 올리자라든지 그런 얘기를 한 거잖아요, 최대는 15%까지 올린다고 하고. 그리고 만약에 소득대체율을 40%로 낮춘다고 해도 재정 건전성이나 유지를 위해서 한 12%를 올린다고 얘기를 했단 말이죠. 이거는 기존의 우리나라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갖고 있는 불만과 의심을 도리어 증폭만 시키지 사회적인 갈등 해소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그런 방안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정준희 : 이게 당연히 더 내야 된다는 걸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텐데 또 일반적인 호소가 뭐냐 하면 국민연금 재정이 조금 있으면 고갈된다, 큰일 났다, 다 떨어진다, 대체율도 올리려면 그것까지 다 고민하면 결과적으로 고통을 우리가 나눠가져야 된다. 이런 얘기들을 들으면서 생기는 그런 위기감 같은 것들도 사실은 좀 작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말 없어지면 어떻게 하지?’라고 하는 그런 생각 같은 게 있는데 국민연금에 대한 이런 식의 인식이랄까? 아니면 분위기 이게 맞는 건가요?

▶ 주진형 : 아니죠. 왜냐하면 이게 현재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재정 추계를 5년에 한 번씩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면서 전체적인 유지 가능성에 대해서 검토를 하라, 이렇게 되어 있는데 원래 5년 전에 할 때는 그래서 고갈되는 시점이 2060년이다. 그런데 이번에 해보니까 2057년으로 3년이 앞당겨졌다. 겨우 3년 바뀐 거예요. 그러면 왜 바뀌었느냐를 잘 보면 기본적으로는 두 가지 숫자가 바뀌어서 그렇습니다. 하나는 인구성장률 또는 출산율이 한 0.1% 더 내려가는 것으로 숫자를 넣어보고 두 번째로는 경제성장률이 얼마 정도로 될까를 좀 더 낮춰서 하니까 그러니까 3년이 당겨졌다는 거거든요. 3년 당겨졌다고 해서 갑자기 무슨 대단한 일이나 일어난 것처럼 난리법석을 떠는 것, 이 자체가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곧 떨어진다 그러는데 2060년? 제가 단언하는데 2060년에 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정준희 교수님도 그때까지 살아계실까 저는 자신이 없는데요.

▷ 정준희 : 저도 자신은 없습니다.

▶ 주진형 : 2060년이면 지금으로부터 43년 후입니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43년 후를 걱정했나요? 43년 후에 진짜 걱정해야 될 일은 지금과 같은 저출산율이 계속해서 돼서 계속 인구가 확 없어지는 게 그게 더 큰 문제예요. 그것은 걱정을 안 하고 그게 사실은 모든 문제의 근원인데 그것 걱정은 안 하고 이게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저는 참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 정준희 : 그러면 보건복지부나 안을 짜는 사람들이 멀리 바라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보이면서 이런 것들을 반영해서 현재의 어떤 제도를 개선해야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이렇게 형성되고 있는 근거나 기준이 있다고 보시나요?

▶ 주진형 : 우리나라 국민연금에 대해서 국민들이 잘 모를 때 정부와 보건복지부와 국제연구소 사람들이 준비해놓은 얘기의 틀이 있어요. 그 틀 자체가 잘못되었는데 거기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그 틀을 벗어나려고 하면 그동안에 자기네들이 한 것에 대한 비난 때문에 자꾸 얘기를 그 틀로만 몰고 가려고 하는 거예요. 그 틀의 가장 큰 문제는 뭐냐 하면 국민연금을 마치 소위 말하는 돈 놓고 돈 나중에 먹는 계모임처럼 이렇게 얘기를 해놓은 거예요. 그래서 막상 왜 국민연금을 모든 나라가 도입했고 왜 국민연금을 우리가 도입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취지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이게 그래서 돈이 더 내야 해? 덜 내야 해? 나중에는 나는 받는 거야, 못 받는 거야? 낸 거에 대비해 나는 얼마나 더 받는 거야? 이런 게임으로 지금 얘기가 완전히 타락해버렸어요.

▷ 정준희 : 그렇죠, 수익률 얘기하고.

▶ 주진형 : 말도 안 되는 짓들을 하는 겁니다.

▷ 정준희 : 근본은 뭐여야 할까요? 국민연금이라고 하는 제도의 근본.

▶ 주진형 : 국민연금은 근본적으로 큰 그림에서 보면 일을 통해서 소득을 벌어야 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소득을 보전해서 지나치게 빈곤의 나락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란 말이에요. 그러면 이 제도의 평가는 그러한 취지에 맞춰서 이 제도가 제대로 목적에 맞게 운용이 되고 있느냐를 봐야지 나머지 것은 사실은 부차적인 얘기거든요. 그런데 그런 면에서 생각하면 아시다시피 지금 현 노인 체제는 빈곤율이 세계에서 거의 뭐 다른 나라에 비해서 2배가 되게 높게 빼어나게 뛰어난 빈곤율을 갖고 있는 것은 얘기에서 쭉 사라지고 열심히 앉아서 내면 얼마나 돈 받을까만 생각하는 이상하게 된 거죠.

▷ 정준희 : 그러면 이게 투자 상품처럼 인식되고 계모임처럼 인식되고 이러한 것들의 인식, 취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좀 잘못된 부분도 있고 그다음에 그런 취지에 맞춰서 제도 설계가 좀 제대로 되어야 된다는 부분도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제도 설계 자체에도 문제가 있는 건 맞죠?

▶ 주진형 : 그렇죠. 제도 설계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 저는 이 얘기를 옛날부터 하는데 국민연금 제도를 처음 설계할 때 빠른 속도로 국민연금의 제도 하에서 소득 보전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현재의 지금 노인분들이 더 많은 돈을 더 많은 사람이 받도록 설계를 했었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것을 소위 말하면 국민들 사이에 거기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핑계, 사실 얼마나 사실에 맞는 핑계인지 모르는데 지나치게 낮은 세율을 적용을 하고 그다음에는 적용되는 사람도 적은 채로 운영을 하다가 점점 늘렸단 말이죠. 그러면서 소득대체율을 처음 시작할 때는 70%로 시작하다가 김대중 정권 시절에는 60%였어요. 그런데 그것을 노무현 정부 시절에 갑자기 50% 낮추는데 천천히 일단 50%로 낮추고 그다음부터 길게 해서 40%로 낮추는 걸로 갔는데 대상자를 지나치게 좁게 잡아놓고 두 번째로는 그 사람들한테 주는 돈을 나중에 적게 잡느라고 소위 말하면 걷는 돈도 너무 적게 잡고 그러면서 세 번째로는 우리나라의 기득권자에 속하는 공무원들이나 교수, 교사, 이런 사람들은 또 그거랑은 별도로 훨씬 더 내용이 탄탄한 연금제도를 또 따로 만들어놓고 이게 지나놓고 나니까 국민들이 살살 가만 있어봐, 이게 지금 왜 이렇게 된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이 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져버린 거죠. 그러니까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한테 잘하려고 만든 제도인데 모든 사람이 불신하는 제도로 가버렸단 말입니다. 이것은 처음 설계부터가 잘못됐었죠.

▷ 정준희 : 그러면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해야 될 부분들은 어떤 거에 먼저 주목을 해야 될까요?

▶ 주진형 : 이게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유지 이런 것만 따지느라고 이런 꼴이 된 거예요. 왜냐하면 예를 들어서 지금 국민연금 기금이 한 630조가 되고 국가 GDP 대비로는 지금 제일 높은 나라, 규모로는 세계 3위라고 하지만 GDP 대비는 제일 높은 나라가 됐다고 하면 이건 뭔가 잘못된 거죠. 이게 잘했다고 자랑하면 안 되는 거예요. 쌓아만 놓고 막상 노인들은 빈곤으로 고생하고 그 빈곤한 노인들이라고 해서 자식이 없는 건 아니니까 중산층이나 아니면 저소득층의 자녀들이 그분들을 부양하느라고 돈을 갖다 지금 각자 개인적으로 내고 있는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고요. 그걸 어떻게 할 거냐, 기초연금을 어떻게 할 거냐를 생각을 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현재는 지금 평균 소득의 10%밖에 안 되는 돈을 준다고 해서 지금 20만 원 준다고 하는 걸 올해부터는 25만 원 일부 늘린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기초연금을 어떻게 개선을 할 거냐가 훨씬 더 우선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는 국민연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지금 여성들은 애를 낳느라고 직장을 그만두느라고 불입 기간이 줄어든다든가 아니면 애초에 가정에서 애를 기르느라고 커리어를 포기한 분들이 있단 말이죠. 그러면 이분들은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한 얘기가 전혀 빠져 있어요. 예를 들어서 미국은 도입할 때부터 남자, 그러니까 남자로 보통 지칭하지만 싱글 그러니까 미혼자가 나이가 들어서 미혼자가 받는 돈이 100%면 그런데 결혼을 했잖아요. 그러면 소셜 시큐리티에 들지 않은 사람도 결혼한 사람이면 50%를 더 줘요. 기본적으로 말하자면 노인에는 남자만 있는 게 아니고 노인에는 옛날에 직장만 다닌 사람만 있는 게 아닌데 어떻게 그거를 다 무시를 하고 직장만 오랫동안 다니는 사람만 국민연금 주겠다는 식으로 생각을 하느냐. 그러니까 그 문제라는 거죠. 이것을 기초연금을 통해서 해결을 하거나 아니면 배우자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할 거냐? 보상이라고 말하면 좀 이상하지만. 그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와 토론을 거쳐서 조금씩 조금씩 개선을 해야지 잘못된 문제는 그대로 놔둔 채 당장 언제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40년 뒤의 얘기를 갖고 돈은 40년 뒤에 떨어지니까 지금 당장 30~40%를 당장 올리자? 그거를 받아들일 국민은 없죠. 그리고 마치 안 받아들이면 뭐 무책임한 거라는 식으로 얘기를 몰고 가는 것도 아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준희 : 그런데 보면 요즘 나오는 얘기들 중에는 차라리 탈퇴만 할 수 있으면 탈퇴하자, 민간 연금으로 가는 게 차라리 낫다, 이런 식의 얘기까지도 나와요.

▶ 주진형 : 정말 바보 같은 얘기예요. 왜냐하면 운용하는 효율성에서 국민연금만큼 운용 비용이 낮게 드는 게 없어요. 두 번째로는 국민연금 자체의 그 제도 안에는 굉장히 강한 소득 재분배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물론 돈 많은 사람은 국민연금 없어도 나중에 나이 들어서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민간 연금 같은 데에 의존해서 살 수가 없어요. 그건 굉장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건강보험이랑 똑같은 이치인 거예요. 나중에 내가 나이가 들어서 돈이 없거나 아니면 내가 큰병에 걸렸을 때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내는 거거든요. 이것은 말하자면 동시대에 매년매년의 결산으로 아프지 않은 사람이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상호부조제도인 거예요. 국민연금은 현재의 젊은 사람이 지금의 나이든 사람을 도와주는 제도입니다. 세대 간의 상호부조제도인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젊은 사람은 내는데 현재 나이든 사람은 못 받으니까 그러니까 상호부조의 작용을 못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원리가 지금의 젊은이가 지금의 노인한테 보조를 해주는 제도라는 그 취지로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는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조금씩 조금씩 더 나아갈 거냐, 그거를 우리가 고민을 해야 되는 겁니다.

▷ 정준희 : 지금 나온 얘기는 시간이 되게 없다, 지금 갑자기 또 빽빽이 되돌려졌기 때문에 그래서 11월에서 12월 사이에 뭔가 다시 정부안을 내야 되고 그러면서 빨리 개정안이 나와야 된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하시던데 이렇게 급하다고 하는 말도 좀 맞는 건가요?

▶ 주진형 : 아니죠. 왜 해야 되는 거죠? 그거를 1년 뒤에 하면 무슨 일이 생기고 2년 뒤에 하면 무슨 일이 생긴다고. 국민연금 제도는 내는 사람도 많고 받는 사람도 많은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의 공감과 동의에 의해서 제도가 개편된다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겁니다. 그것은 빼놓고 갑자기 우지끈 뚝딱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앉아서 낸 거를 갖다 10월 15일, 11월 말 이런 식으로 얘기를 몰고 가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건전한 겁니다.

▷ 정준희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러면 정부가 좀 앞으로 이 부분, 청와대하고 정부가 어떻게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해나가자고 몇 가지 제안을 줄 수 있다면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주진형 : 첫 번째로는 국민연금의 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과연 대통령께서 자기가 갖고 있는 정치인 자산을 얼마만큼 덜어서 써서 국민들한테 설명을 하려고 나설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것을 하지 않고 무엇을 하시든 항상 사람들은 불만일 겁니다. 그러면 그 불만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하다못해 지금 내는 거라도 안 올리거나 아니면 지금부터 받는 돈을 더 깍지않는 쪽으로 갈 겁니다. 그게 고육책이긴 하지만 도리어는 차라리 그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준희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아주 잘 들었고요. 감사합니다.

▶ 주진형 : 안녕히 계세요.

▷ 정준희 :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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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희의 최강시사] 주진형 “대통령, 정치적 손해 감내하고 국민연금 설명해야”
    • 입력 2018-11-14 11:53:08
    • 수정2018-11-14 14:13:03
    최강시사
- 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편안? 불신만 증폭시킬 수 있는 안
- 3년 앞당겨진 적립금 고갈시점보다 저출산 문제 더 걱정해야
- 국민연금 도입시 투자상품으로 인식하게 해 그릇된 인식 자리잡아
- 국민연금은 저소득 노령층의 소득보전 위한 사회보장제도
- 제도 설계 초기에 대상자 폭 좁고, 걷는 돈 적게 잡은 것 문제
- 기초연금 개선과 경력단절 배우자 보상 문제 개선돼야
- 민간연금이 낫다? 적은 운영비용과 소득재분배 효과는 국민연금이 탁월
- 국민연금은 세대간 상호부조제도라는 인식 필요
- 국민의 공감과 동의에 의해서 개편안 마련해야
- 현재의 연금 불입액 유지하거나, 소득대체율을 더이상 깎지않는 것이 차선책

■ 프로그램명 : 정준희의 최강시사
■ 코너명 : <경제직설>
■ 방송시간 : 11월 14일(수)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前대표)



▷ 정준희 : 핫한 경제 사안, 그 정수리에 침을 꽂는 <경제직설> 시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편 방침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고 했습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을 담은 보건복지부 개혁안을 받고 질책하면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건데요. 말도 많고 논란도 많은 국민연금. 이 국민연금에 대한 이분의 의견이 참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문일침의 대가, 급소를 찌르는 경제 브레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 주진형 : 안녕하세요?

▷ 정준희 : 오늘 주제가 드디어 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내용인데요. 주 대표님께 반드시 또 여쭤봐야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리고 의견도 궁금한데 혹시라도 부담되시지 않나, 이런 생각도 사실 좀 들거든요. 어떠세요?

▶ 주진형 : 부담되지는 않고요. 그것보다는 짧은 시간에 너무 그동안 잘못된 사고의 틀에 박힌 얘기를 어떻게 국민들한테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게 굳이 부담이라면 부담이고 다른 건 괜찮습니다.

▷ 정준희 : 개인적인 부담은 없고. 이런 얽히고설킨 문제를 어떻게 풀어줘야 되나, 설명하실 때 생기는 부담도 좀 있으신 것 같아요. 지금 어쨌든 이 논의가 시작된 게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퇴짜를 놓은 셈인데 기본적으로 어떻게 보세요?

▶ 주진형 : 문 대통령께서 퇴짜를 놓은 이유가 구체적으로 우리가 모르죠.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보건복지부 방안 대안이라고 보도된 것을 보면서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는 보건복지부안은 정말 안이하기 짝이 없고 거의 뭐 직무를 해태하는 수준의 사보타지에 가까운 그러한 무책임한 방안이었거든요.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됐습니다.

▷ 정준희 : 사보타지라고 얘기하시는 게 한번 할 테면 해봐라, 이런 의미로 느껴지셨나요?

▶ 주진형 : 그런 거죠. 그러니까 어려운 공은 말하자면 대통령한테 휙 넘기고 사실은 실현 불가능한 그런 방안을 갖다 그냥 제친 거죠, 넘겨 제친 거죠.

▷ 정준희 : 지금 그 부분은 보면서 정부안은 소득대체율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리겠다. 그러려면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최대 15%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야 된다. 그런데 이게 올리는 폭이 꽤 급하게 많이 올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분명히 주고 있기는 한데요. 그렇죠?

▶ 주진형 : 그렇죠.

▷ 정준희 : 이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좀 있으면 고갈된다, 또 이런 얘기도 있고 그래서 그런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이 정부안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주진형 : 아무래도 확정된 안이 아니고 검토한 대안 중에 하나니까 그걸 갖고 이렇게 저렇게 말하기는 뭐하지만 보도된 것에 의해서 얘기를 하자면 소위 소득대체율이라는 것을 현재 지금 45%고 앞으로 천천히 2028년까지인가 해서 40%로 낮추는 것을 만약에 원래 문 대통령 공약대로 50%로 올리려고 하면 그러자면 지금부터 내는 돈을 현재 9%로 내고 있는 것을 한 13%를 올리자라든지 그런 얘기를 한 거잖아요, 최대는 15%까지 올린다고 하고. 그리고 만약에 소득대체율을 40%로 낮춘다고 해도 재정 건전성이나 유지를 위해서 한 12%를 올린다고 얘기를 했단 말이죠. 이거는 기존의 우리나라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갖고 있는 불만과 의심을 도리어 증폭만 시키지 사회적인 갈등 해소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그런 방안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정준희 : 이게 당연히 더 내야 된다는 걸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텐데 또 일반적인 호소가 뭐냐 하면 국민연금 재정이 조금 있으면 고갈된다, 큰일 났다, 다 떨어진다, 대체율도 올리려면 그것까지 다 고민하면 결과적으로 고통을 우리가 나눠가져야 된다. 이런 얘기들을 들으면서 생기는 그런 위기감 같은 것들도 사실은 좀 작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말 없어지면 어떻게 하지?’라고 하는 그런 생각 같은 게 있는데 국민연금에 대한 이런 식의 인식이랄까? 아니면 분위기 이게 맞는 건가요?

▶ 주진형 : 아니죠. 왜냐하면 이게 현재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재정 추계를 5년에 한 번씩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면서 전체적인 유지 가능성에 대해서 검토를 하라, 이렇게 되어 있는데 원래 5년 전에 할 때는 그래서 고갈되는 시점이 2060년이다. 그런데 이번에 해보니까 2057년으로 3년이 앞당겨졌다. 겨우 3년 바뀐 거예요. 그러면 왜 바뀌었느냐를 잘 보면 기본적으로는 두 가지 숫자가 바뀌어서 그렇습니다. 하나는 인구성장률 또는 출산율이 한 0.1% 더 내려가는 것으로 숫자를 넣어보고 두 번째로는 경제성장률이 얼마 정도로 될까를 좀 더 낮춰서 하니까 그러니까 3년이 당겨졌다는 거거든요. 3년 당겨졌다고 해서 갑자기 무슨 대단한 일이나 일어난 것처럼 난리법석을 떠는 것, 이 자체가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곧 떨어진다 그러는데 2060년? 제가 단언하는데 2060년에 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정준희 교수님도 그때까지 살아계실까 저는 자신이 없는데요.

▷ 정준희 : 저도 자신은 없습니다.

▶ 주진형 : 2060년이면 지금으로부터 43년 후입니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43년 후를 걱정했나요? 43년 후에 진짜 걱정해야 될 일은 지금과 같은 저출산율이 계속해서 돼서 계속 인구가 확 없어지는 게 그게 더 큰 문제예요. 그것은 걱정을 안 하고 그게 사실은 모든 문제의 근원인데 그것 걱정은 안 하고 이게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저는 참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 정준희 : 그러면 보건복지부나 안을 짜는 사람들이 멀리 바라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보이면서 이런 것들을 반영해서 현재의 어떤 제도를 개선해야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이렇게 형성되고 있는 근거나 기준이 있다고 보시나요?

▶ 주진형 : 우리나라 국민연금에 대해서 국민들이 잘 모를 때 정부와 보건복지부와 국제연구소 사람들이 준비해놓은 얘기의 틀이 있어요. 그 틀 자체가 잘못되었는데 거기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그 틀을 벗어나려고 하면 그동안에 자기네들이 한 것에 대한 비난 때문에 자꾸 얘기를 그 틀로만 몰고 가려고 하는 거예요. 그 틀의 가장 큰 문제는 뭐냐 하면 국민연금을 마치 소위 말하는 돈 놓고 돈 나중에 먹는 계모임처럼 이렇게 얘기를 해놓은 거예요. 그래서 막상 왜 국민연금을 모든 나라가 도입했고 왜 국민연금을 우리가 도입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취지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이게 그래서 돈이 더 내야 해? 덜 내야 해? 나중에는 나는 받는 거야, 못 받는 거야? 낸 거에 대비해 나는 얼마나 더 받는 거야? 이런 게임으로 지금 얘기가 완전히 타락해버렸어요.

▷ 정준희 : 그렇죠, 수익률 얘기하고.

▶ 주진형 : 말도 안 되는 짓들을 하는 겁니다.

▷ 정준희 : 근본은 뭐여야 할까요? 국민연금이라고 하는 제도의 근본.

▶ 주진형 : 국민연금은 근본적으로 큰 그림에서 보면 일을 통해서 소득을 벌어야 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소득을 보전해서 지나치게 빈곤의 나락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란 말이에요. 그러면 이 제도의 평가는 그러한 취지에 맞춰서 이 제도가 제대로 목적에 맞게 운용이 되고 있느냐를 봐야지 나머지 것은 사실은 부차적인 얘기거든요. 그런데 그런 면에서 생각하면 아시다시피 지금 현 노인 체제는 빈곤율이 세계에서 거의 뭐 다른 나라에 비해서 2배가 되게 높게 빼어나게 뛰어난 빈곤율을 갖고 있는 것은 얘기에서 쭉 사라지고 열심히 앉아서 내면 얼마나 돈 받을까만 생각하는 이상하게 된 거죠.

▷ 정준희 : 그러면 이게 투자 상품처럼 인식되고 계모임처럼 인식되고 이러한 것들의 인식, 취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좀 잘못된 부분도 있고 그다음에 그런 취지에 맞춰서 제도 설계가 좀 제대로 되어야 된다는 부분도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제도 설계 자체에도 문제가 있는 건 맞죠?

▶ 주진형 : 그렇죠. 제도 설계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 저는 이 얘기를 옛날부터 하는데 국민연금 제도를 처음 설계할 때 빠른 속도로 국민연금의 제도 하에서 소득 보전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현재의 지금 노인분들이 더 많은 돈을 더 많은 사람이 받도록 설계를 했었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것을 소위 말하면 국민들 사이에 거기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핑계, 사실 얼마나 사실에 맞는 핑계인지 모르는데 지나치게 낮은 세율을 적용을 하고 그다음에는 적용되는 사람도 적은 채로 운영을 하다가 점점 늘렸단 말이죠. 그러면서 소득대체율을 처음 시작할 때는 70%로 시작하다가 김대중 정권 시절에는 60%였어요. 그런데 그것을 노무현 정부 시절에 갑자기 50% 낮추는데 천천히 일단 50%로 낮추고 그다음부터 길게 해서 40%로 낮추는 걸로 갔는데 대상자를 지나치게 좁게 잡아놓고 두 번째로는 그 사람들한테 주는 돈을 나중에 적게 잡느라고 소위 말하면 걷는 돈도 너무 적게 잡고 그러면서 세 번째로는 우리나라의 기득권자에 속하는 공무원들이나 교수, 교사, 이런 사람들은 또 그거랑은 별도로 훨씬 더 내용이 탄탄한 연금제도를 또 따로 만들어놓고 이게 지나놓고 나니까 국민들이 살살 가만 있어봐, 이게 지금 왜 이렇게 된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이 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져버린 거죠. 그러니까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한테 잘하려고 만든 제도인데 모든 사람이 불신하는 제도로 가버렸단 말입니다. 이것은 처음 설계부터가 잘못됐었죠.

▷ 정준희 : 그러면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해야 될 부분들은 어떤 거에 먼저 주목을 해야 될까요?

▶ 주진형 : 이게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유지 이런 것만 따지느라고 이런 꼴이 된 거예요. 왜냐하면 예를 들어서 지금 국민연금 기금이 한 630조가 되고 국가 GDP 대비로는 지금 제일 높은 나라, 규모로는 세계 3위라고 하지만 GDP 대비는 제일 높은 나라가 됐다고 하면 이건 뭔가 잘못된 거죠. 이게 잘했다고 자랑하면 안 되는 거예요. 쌓아만 놓고 막상 노인들은 빈곤으로 고생하고 그 빈곤한 노인들이라고 해서 자식이 없는 건 아니니까 중산층이나 아니면 저소득층의 자녀들이 그분들을 부양하느라고 돈을 갖다 지금 각자 개인적으로 내고 있는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고요. 그걸 어떻게 할 거냐, 기초연금을 어떻게 할 거냐를 생각을 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현재는 지금 평균 소득의 10%밖에 안 되는 돈을 준다고 해서 지금 20만 원 준다고 하는 걸 올해부터는 25만 원 일부 늘린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기초연금을 어떻게 개선을 할 거냐가 훨씬 더 우선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는 국민연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지금 여성들은 애를 낳느라고 직장을 그만두느라고 불입 기간이 줄어든다든가 아니면 애초에 가정에서 애를 기르느라고 커리어를 포기한 분들이 있단 말이죠. 그러면 이분들은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한 얘기가 전혀 빠져 있어요. 예를 들어서 미국은 도입할 때부터 남자, 그러니까 남자로 보통 지칭하지만 싱글 그러니까 미혼자가 나이가 들어서 미혼자가 받는 돈이 100%면 그런데 결혼을 했잖아요. 그러면 소셜 시큐리티에 들지 않은 사람도 결혼한 사람이면 50%를 더 줘요. 기본적으로 말하자면 노인에는 남자만 있는 게 아니고 노인에는 옛날에 직장만 다닌 사람만 있는 게 아닌데 어떻게 그거를 다 무시를 하고 직장만 오랫동안 다니는 사람만 국민연금 주겠다는 식으로 생각을 하느냐. 그러니까 그 문제라는 거죠. 이것을 기초연금을 통해서 해결을 하거나 아니면 배우자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할 거냐? 보상이라고 말하면 좀 이상하지만. 그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와 토론을 거쳐서 조금씩 조금씩 개선을 해야지 잘못된 문제는 그대로 놔둔 채 당장 언제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40년 뒤의 얘기를 갖고 돈은 40년 뒤에 떨어지니까 지금 당장 30~40%를 당장 올리자? 그거를 받아들일 국민은 없죠. 그리고 마치 안 받아들이면 뭐 무책임한 거라는 식으로 얘기를 몰고 가는 것도 아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준희 : 그런데 보면 요즘 나오는 얘기들 중에는 차라리 탈퇴만 할 수 있으면 탈퇴하자, 민간 연금으로 가는 게 차라리 낫다, 이런 식의 얘기까지도 나와요.

▶ 주진형 : 정말 바보 같은 얘기예요. 왜냐하면 운용하는 효율성에서 국민연금만큼 운용 비용이 낮게 드는 게 없어요. 두 번째로는 국민연금 자체의 그 제도 안에는 굉장히 강한 소득 재분배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물론 돈 많은 사람은 국민연금 없어도 나중에 나이 들어서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민간 연금 같은 데에 의존해서 살 수가 없어요. 그건 굉장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건강보험이랑 똑같은 이치인 거예요. 나중에 내가 나이가 들어서 돈이 없거나 아니면 내가 큰병에 걸렸을 때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내는 거거든요. 이것은 말하자면 동시대에 매년매년의 결산으로 아프지 않은 사람이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상호부조제도인 거예요. 국민연금은 현재의 젊은 사람이 지금의 나이든 사람을 도와주는 제도입니다. 세대 간의 상호부조제도인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젊은 사람은 내는데 현재 나이든 사람은 못 받으니까 그러니까 상호부조의 작용을 못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원리가 지금의 젊은이가 지금의 노인한테 보조를 해주는 제도라는 그 취지로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는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조금씩 조금씩 더 나아갈 거냐, 그거를 우리가 고민을 해야 되는 겁니다.

▷ 정준희 : 지금 나온 얘기는 시간이 되게 없다, 지금 갑자기 또 빽빽이 되돌려졌기 때문에 그래서 11월에서 12월 사이에 뭔가 다시 정부안을 내야 되고 그러면서 빨리 개정안이 나와야 된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하시던데 이렇게 급하다고 하는 말도 좀 맞는 건가요?

▶ 주진형 : 아니죠. 왜 해야 되는 거죠? 그거를 1년 뒤에 하면 무슨 일이 생기고 2년 뒤에 하면 무슨 일이 생긴다고. 국민연금 제도는 내는 사람도 많고 받는 사람도 많은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의 공감과 동의에 의해서 제도가 개편된다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겁니다. 그것은 빼놓고 갑자기 우지끈 뚝딱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앉아서 낸 거를 갖다 10월 15일, 11월 말 이런 식으로 얘기를 몰고 가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건전한 겁니다.

▷ 정준희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러면 정부가 좀 앞으로 이 부분, 청와대하고 정부가 어떻게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해나가자고 몇 가지 제안을 줄 수 있다면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주진형 : 첫 번째로는 국민연금의 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과연 대통령께서 자기가 갖고 있는 정치인 자산을 얼마만큼 덜어서 써서 국민들한테 설명을 하려고 나설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것을 하지 않고 무엇을 하시든 항상 사람들은 불만일 겁니다. 그러면 그 불만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하다못해 지금 내는 거라도 안 올리거나 아니면 지금부터 받는 돈을 더 깍지않는 쪽으로 갈 겁니다. 그게 고육책이긴 하지만 도리어는 차라리 그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준희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아주 잘 들었고요. 감사합니다.

▶ 주진형 : 안녕히 계세요.

▷ 정준희 :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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