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 올해 유독 ‘수시 없애주세요’ 국민청원 나온 이유

입력 2018.11.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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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학종 없애고 정시로 입시제도 일원화합시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다. 이 청원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 비리 기사가 나온다”며 “비리의 온상인 수시와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을 폐지하고 공정할 수 있는 정시로 입시제도를 일원화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대통령께서는 과정이 공정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지금의 수시는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며 “돈으로 각종 수상경력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소한 과정이라도 공정한 정시를 통해 대학을 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수시 없애주세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대학입시제도에서 수능의 비중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들어서 게재된 것만 50여 건, 최근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이 고교 내신 불신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13일 한 청원자는 "숙명여고 사태를 보며 가슴이 아프다”며 “이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부의 대물림, 일부 교사들의 탈선, 대학의 특혜입학을 이대로 내버려둘 것이냐”며 정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현재 고교생이라고 밝힌 한 청원자는 “주변에 수시에 돈 많이 투자해서 대학 가려고 준비 중인 아이들이 있다”며 “이렇게 불합리한 사회를 학생 때부터 느끼니 '세상은 원래 불공정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축소해주세요" → "폐지하라", 달라진 목소리


해마다 입시 철이면 ‘수시 축소,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곤 했지만, 올해는 ‘수시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수시’ 관련 글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단어는 ‘학종(학생부종합전형)’과 ‘폐지’였다. ‘정시’와 관련 ‘학종’, ‘수시’ 등의 단어와 함께 ‘일원화’라는 단어도 자주 언급됐다.

다수의 청원에서 “대학 입시제도에서 수시를 폐지하고 정시로 일원화하자”는 의견이 반복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수시’와 함께 ‘비중’, ‘비율’, ‘정시’와 함께 “늘려주세요”, “확대해주세요.” 등이 자주 언급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한 청원자는 “수시도 좋은 전형이지만, 고3 때 정신을 차린 학생에게도 기회를 달라”며 “정시 비율도 높여달라”고 청원한다.

하지만 올해는 “못 믿을 수시 반대합니다.”, “수시와 학종을 폐지해달라”, “입시의 공정성이 없어진 것 같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수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시 불신 팽배…여전히 10명 중 8명, 수시로 선발

올해 대학입시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비중은 76%로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다. 내년은 77.3%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수시에 대한 불신은 커지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대학은 신입생 10명 중 8명을 수시로 선발하는 것이다.

이처럼 대입에서 내신 비중이 커질 대로 커졌는데, 숙명여고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내신 관리에 대한 제도적 허점은 많다. 상당수 학교에는 내신 시험지·답안지를 관리하는 곳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이번 숙명여고 사례처럼 부모와 자녀가 한학교에 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게재된 한 청원글에는 ‘내신 감사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해당 글을 올린 청원자는 “조희연 교육감은 숙명여고 사건이 한 교사의 일탈이라고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리가 만연하도록 방치된 허술한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정한진 데이터저널리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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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4 19:14:24
    취재K
“수시 학종 없애고 정시로 입시제도 일원화합시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다. 이 청원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 비리 기사가 나온다”며 “비리의 온상인 수시와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을 폐지하고 공정할 수 있는 정시로 입시제도를 일원화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대통령께서는 과정이 공정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지금의 수시는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며 “돈으로 각종 수상경력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소한 과정이라도 공정한 정시를 통해 대학을 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수시 없애주세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대학입시제도에서 수능의 비중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들어서 게재된 것만 50여 건, 최근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이 고교 내신 불신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13일 한 청원자는 "숙명여고 사태를 보며 가슴이 아프다”며 “이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부의 대물림, 일부 교사들의 탈선, 대학의 특혜입학을 이대로 내버려둘 것이냐”며 정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현재 고교생이라고 밝힌 한 청원자는 “주변에 수시에 돈 많이 투자해서 대학 가려고 준비 중인 아이들이 있다”며 “이렇게 불합리한 사회를 학생 때부터 느끼니 '세상은 원래 불공정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축소해주세요" → "폐지하라", 달라진 목소리


해마다 입시 철이면 ‘수시 축소,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곤 했지만, 올해는 ‘수시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수시’ 관련 글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단어는 ‘학종(학생부종합전형)’과 ‘폐지’였다. ‘정시’와 관련 ‘학종’, ‘수시’ 등의 단어와 함께 ‘일원화’라는 단어도 자주 언급됐다.

다수의 청원에서 “대학 입시제도에서 수시를 폐지하고 정시로 일원화하자”는 의견이 반복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수시’와 함께 ‘비중’, ‘비율’, ‘정시’와 함께 “늘려주세요”, “확대해주세요.” 등이 자주 언급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한 청원자는 “수시도 좋은 전형이지만, 고3 때 정신을 차린 학생에게도 기회를 달라”며 “정시 비율도 높여달라”고 청원한다.

하지만 올해는 “못 믿을 수시 반대합니다.”, “수시와 학종을 폐지해달라”, “입시의 공정성이 없어진 것 같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수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시 불신 팽배…여전히 10명 중 8명, 수시로 선발

올해 대학입시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비중은 76%로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다. 내년은 77.3%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수시에 대한 불신은 커지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대학은 신입생 10명 중 8명을 수시로 선발하는 것이다.

이처럼 대입에서 내신 비중이 커질 대로 커졌는데, 숙명여고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내신 관리에 대한 제도적 허점은 많다. 상당수 학교에는 내신 시험지·답안지를 관리하는 곳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이번 숙명여고 사례처럼 부모와 자녀가 한학교에 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게재된 한 청원글에는 ‘내신 감사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해당 글을 올린 청원자는 “조희연 교육감은 숙명여고 사건이 한 교사의 일탈이라고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리가 만연하도록 방치된 허술한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정한진 데이터저널리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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