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퀸과 스포츠 이야기

입력 2018.11.19 (11:45) 수정 2018.11.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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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경기장엔 어김없이 퀸의 'We are the champions'가 울려 퍼졌다. 최근엔 야구뿐 아니라 국내 스포츠에서 우승의 순간엔 항상 나오는 'We are the champions'는 언제부터 한국의 스포츠 경기장에 등장한 것일까? 80년대 해태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하던 순간에 'We are the champions'가 나온 적은 없다. 과연 언제부터 일까?

퀸의 77년 앨범인 'News of the world'에 들어있는 'We are the champions'는 전 세계 음악 차트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지만, 1위 경력이 없는 노래 중에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노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퀸 팬들을 제외하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가 85년 라이브 에이드 이후 인지도가 높아졌고 94년 미국 월드컵 주제가로 쓰이면서 더욱 유명해졌고, 90년대 중반 이후 스포츠 이벤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표곡이 되었다. 이 노래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 일부 평론가들은 자신을 챔피언이라 칭하는 그룹은 퀸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역시 퀸은 오만하다는 평가를 했다.또한 축구팬들만을 의식해 만든 노래가 아니냐는 비판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노래가 되었다. 사실 이 노래는 91년 걸프전 이후 미국에서 참전 용사들을 위한 노래로, 그것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음성과 함께 재발매된 적이 있는데, 91년 재발매를 통해서 미국에서 더욱 유명해진 뒤, 94년 미국 월드컵까지 이어졌다.

사실 We are the champions는 승자를 위한 노래가 아니다. PHIL SUTCLIFFE가 쓴 Quueen이란 책에 보면 WE are(Everybody)the champions라는 해석을 달아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축구가 끝난 이후에 이긴 쪽은 이겼으니까 챔피언이고 진 쪽은 위아더 챔피언이라도 부르면서 위안을 하는 사회 통합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이 같은 해석은 고 신해철이 라디오 방송에서 똑같이 한 적이 있다.)

사실 퀸의 음악은 영국 축구의 훌리건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We are the champions와 같은 앨범에 실렸고, 대부분 라이브 현장에서 같이 부르는 We will rock you라는 노래는 영국 축구와 떨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86년 라이브에서만 We will rock you와 We are the champions 사이에 'Friends will be friends'가 연주되었을 뿐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보면 브라이언 메이가 We will rock you를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두 발을 구르면서 박수를 치는 동작으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축구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퀸은 이 동작에 대해 관중이 밴드의 일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축구팀의 일원이 되는 관중들과 같은 의미다. 그리고 We will rock you는 '우리가 너를 흔들 거야'인데 '우리가 너를 부숴 버릴 거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사 내용엔 네 얼굴에 피가 나게 하고 너를 망신줄 거야 내용이 들어있는데 평소 훌리건들의 과격한 문구와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영국 축구의 구단별 응원가는 정말 과격하다. 거기에 비하면 We will rock you는 얌전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 곡은 브라라인 메이가 영국 축구에서 가장 유명한 구단 응원가인 리버풀 구단의 You will never walk alone을 듣고 만든 음악이기도 하다.퀸의 팬들도 다른 밴드의 노래가 아닌 퀸의 노래를 통해 축구를 즐길 수 있께 하자는 것이 목표였다.

토론토 공연 중 사진 토론토 공연 중 사진

사이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회가 바로 뚜르 드 프랑스인데, 프레디 머큐리가 뚜르 드 프랑스를 보면서 만든 노래가 'Bicycle Race'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이 노래를 만든 배경은 여러 우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앨범 작업을 하다니, 작업 장소를 스위스의 몽퇴르로 옮겼고, 마침 뚜르드 프랑스 구간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수백대가 출전하는 뚜르드 프랑스의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바이시클 레이스란 곡을 만든 것이다. 이 노래 때문에 퀸의 라이브 현장에 사이클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라이브 현장에 사이클이 등장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뚜르드 프랑스에서 영감을 얻은 이 노래는 시간이 지나서 뚜르드 프랑스의 공식 음악으로 선정되기도 해서,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퀸의 음악은 피겨스케이팅이나 체조 같이 음악을 쓰는 종목에서도 많이 사용되었다.

과거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대중음악보다는 클래식이나 영화 음악을 주로 사용했는데, 퀸의 음악은 대중음악 중에서는 굉장히 많이 사용된 편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중국의 쉔-자오가 퀸의 'Who wants to live forever?'를 사용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쉔-자오는 노장이었고, 한번 은퇴한 후에 복귀해서 중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는데, 그들의 이야기와 'Who want to live forever?'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창에서도 퀸 음악이 사용되었는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성공과 함께 퀸 음악 사용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퀸 음악을 쓴 적이 없지만 9월 5일 태어난 프레디 머큐리와 생일이 같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퀸과 마라도나 퀸과 마라도나

퀸과 스포츠 스타 중 가장 특이한 만남이면서, 인연이 깊은 인물을 아르헨티나의 영웅 마라도나다.
퀸은 1981년에 아르헨티나 공연 당시 마라도나와 사진을 찍었다. 프레디 머큐리가 마라도나 유니폼을 입고 있고, 마라도나는 영국 국기 옷을 착용했다. 이 사진을 찍은 후에 퀸의 아르헨티나 공연에 깜짝 등장해서 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부른 적도 있다. 문제는 공연 이후 1년 뒤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이 터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전에 영국 국기를 입고 찍은 사진이 전쟁 이후 공개되면서, 아르헨티나에서 마라도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라도나는 86년 월드컵에서 이른바 신의 손 논란 속에 월드컵 우승을 이끌어 영웅이 되었는데, 신의 손 논란의 상대가 바로 퀸의 잉글랜드였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마지막에는 Show must go on이 흐른다. 퀸의 91년 앨범에 실린 노래인데,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가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로 읽히기도 한다. 스포츠가 존재하는 한 퀸의 음악은 스포츠 현장에서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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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K]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퀸과 스포츠 이야기
    • 입력 2018-11-19 11:45:56
    • 수정2018-11-19 14:15:25
    취재K
지난주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경기장엔 어김없이 퀸의 'We are the champions'가 울려 퍼졌다. 최근엔 야구뿐 아니라 국내 스포츠에서 우승의 순간엔 항상 나오는 'We are the champions'는 언제부터 한국의 스포츠 경기장에 등장한 것일까? 80년대 해태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하던 순간에 'We are the champions'가 나온 적은 없다. 과연 언제부터 일까?

퀸의 77년 앨범인 'News of the world'에 들어있는 'We are the champions'는 전 세계 음악 차트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지만, 1위 경력이 없는 노래 중에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노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퀸 팬들을 제외하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가 85년 라이브 에이드 이후 인지도가 높아졌고 94년 미국 월드컵 주제가로 쓰이면서 더욱 유명해졌고, 90년대 중반 이후 스포츠 이벤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표곡이 되었다. 이 노래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 일부 평론가들은 자신을 챔피언이라 칭하는 그룹은 퀸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역시 퀸은 오만하다는 평가를 했다.또한 축구팬들만을 의식해 만든 노래가 아니냐는 비판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노래가 되었다. 사실 이 노래는 91년 걸프전 이후 미국에서 참전 용사들을 위한 노래로, 그것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음성과 함께 재발매된 적이 있는데, 91년 재발매를 통해서 미국에서 더욱 유명해진 뒤, 94년 미국 월드컵까지 이어졌다.

사실 We are the champions는 승자를 위한 노래가 아니다. PHIL SUTCLIFFE가 쓴 Quueen이란 책에 보면 WE are(Everybody)the champions라는 해석을 달아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축구가 끝난 이후에 이긴 쪽은 이겼으니까 챔피언이고 진 쪽은 위아더 챔피언이라도 부르면서 위안을 하는 사회 통합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이 같은 해석은 고 신해철이 라디오 방송에서 똑같이 한 적이 있다.)

사실 퀸의 음악은 영국 축구의 훌리건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We are the champions와 같은 앨범에 실렸고, 대부분 라이브 현장에서 같이 부르는 We will rock you라는 노래는 영국 축구와 떨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86년 라이브에서만 We will rock you와 We are the champions 사이에 'Friends will be friends'가 연주되었을 뿐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보면 브라이언 메이가 We will rock you를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두 발을 구르면서 박수를 치는 동작으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축구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퀸은 이 동작에 대해 관중이 밴드의 일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축구팀의 일원이 되는 관중들과 같은 의미다. 그리고 We will rock you는 '우리가 너를 흔들 거야'인데 '우리가 너를 부숴 버릴 거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사 내용엔 네 얼굴에 피가 나게 하고 너를 망신줄 거야 내용이 들어있는데 평소 훌리건들의 과격한 문구와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영국 축구의 구단별 응원가는 정말 과격하다. 거기에 비하면 We will rock you는 얌전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 곡은 브라라인 메이가 영국 축구에서 가장 유명한 구단 응원가인 리버풀 구단의 You will never walk alone을 듣고 만든 음악이기도 하다.퀸의 팬들도 다른 밴드의 노래가 아닌 퀸의 노래를 통해 축구를 즐길 수 있께 하자는 것이 목표였다.

토론토 공연 중 사진
사이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회가 바로 뚜르 드 프랑스인데, 프레디 머큐리가 뚜르 드 프랑스를 보면서 만든 노래가 'Bicycle Race'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이 노래를 만든 배경은 여러 우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앨범 작업을 하다니, 작업 장소를 스위스의 몽퇴르로 옮겼고, 마침 뚜르드 프랑스 구간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수백대가 출전하는 뚜르드 프랑스의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바이시클 레이스란 곡을 만든 것이다. 이 노래 때문에 퀸의 라이브 현장에 사이클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라이브 현장에 사이클이 등장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뚜르드 프랑스에서 영감을 얻은 이 노래는 시간이 지나서 뚜르드 프랑스의 공식 음악으로 선정되기도 해서,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퀸의 음악은 피겨스케이팅이나 체조 같이 음악을 쓰는 종목에서도 많이 사용되었다.

과거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대중음악보다는 클래식이나 영화 음악을 주로 사용했는데, 퀸의 음악은 대중음악 중에서는 굉장히 많이 사용된 편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중국의 쉔-자오가 퀸의 'Who wants to live forever?'를 사용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쉔-자오는 노장이었고, 한번 은퇴한 후에 복귀해서 중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는데, 그들의 이야기와 'Who want to live forever?'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창에서도 퀸 음악이 사용되었는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성공과 함께 퀸 음악 사용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퀸 음악을 쓴 적이 없지만 9월 5일 태어난 프레디 머큐리와 생일이 같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퀸과 마라도나
퀸과 스포츠 스타 중 가장 특이한 만남이면서, 인연이 깊은 인물을 아르헨티나의 영웅 마라도나다.
퀸은 1981년에 아르헨티나 공연 당시 마라도나와 사진을 찍었다. 프레디 머큐리가 마라도나 유니폼을 입고 있고, 마라도나는 영국 국기 옷을 착용했다. 이 사진을 찍은 후에 퀸의 아르헨티나 공연에 깜짝 등장해서 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부른 적도 있다. 문제는 공연 이후 1년 뒤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이 터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전에 영국 국기를 입고 찍은 사진이 전쟁 이후 공개되면서, 아르헨티나에서 마라도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라도나는 86년 월드컵에서 이른바 신의 손 논란 속에 월드컵 우승을 이끌어 영웅이 되었는데, 신의 손 논란의 상대가 바로 퀸의 잉글랜드였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마지막에는 Show must go on이 흐른다. 퀸의 91년 앨범에 실린 노래인데,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가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로 읽히기도 한다. 스포츠가 존재하는 한 퀸의 음악은 스포츠 현장에서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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