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3명 중 1명에게만 허락되는 ‘화장실’

입력 2018.11.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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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한 레스토랑. 화장실을 가려는 손님을 직원이 막아선다.
"지금 농담해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고요"
"나 진짜 화났어요"

손님들은 혼란스러워 하기도, 분노하기도 했다. 그런데 모든 손님을 막는 것은 아니었다. 3번째 손님, 그러니까 3명중 1명은 화장실 출입을 허용했다. 그걸 지켜보던 손님들이 폭발한다.
"이런 터무니없는 경우를 보았나!"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은 자신만의 적당한 화장실(decent toilet of their own)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국의 화장실 세제 업체(Harpic)가 제작한 실험 영상이다.

누구에게는 당연한 화장실이 어떤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UN이 11월 19일을 '세계 화장실의 날(World Toilet Day)'로 지정한 이유이다. 세계인의 화장실 이용 문화와 화장실 없는 생활의 심각성, 위생 문제 전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인도는 화장실 혁명 중

로이터는 '세계 화장실의 날'을 맞아 인도의 '화장실 문화 개선 캠페인'을 조명했다. 인도에서는 국가 주도로 2014년부터 '클린 인디아(Clean India)'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까지 약 22조 원을 들여 1억 가구에 화장실을 설치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보인다. 지난달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인도는 노상방뇨와의 투쟁 중"이라며 열악한 위생환경을 꼬집었을 정도다.

집 밖으로 나가 볼일 볼 곳을 찾다보니 여성과 아이들은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되는가 하면 각종 질병문제도 심각하다. 이로 인한 비용이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6.4%수준에 달한다는 세계은행의 분석도있다.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배설물을 부정한 것으로 여겨 집안에 화장실을 두지 않는 힌두교 문화의 영향에, 강가나 철길 등에서 볼일을 보는 데 익숙하다보니 인도 사람들은 굳이 종전의 생활 태도를 바꾸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뉴델리의 NGO '술라브 인터내셔널'은 1인용 화장실과 수세식 변기 전시를 시작했다. 방문객들에게 이런 시설이 왜 필요한 지를 설명도 해준다. 이 단체 라리트 쿠마르 부회장은 "우리는 국민들의 행동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화장실의 중요성에 대해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실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워터에이드(WaterAid)'에 따르면 인도의 경우 7억7천 명에게 '제대로 된 화장실(proper toilets)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명 중 6명은 화장실 없이 개방된 장소 혹은 미흡한 시설에서 용변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계보건기구(WHO)와 UNICEF공동 모니터링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세계 23억 인구 3명 중 1명은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다.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위생 관리에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더러운 물과 빈약한 화장실로 인행 얻은 설사병으로 매년 5살 미만의 어린이 28만 9천 명이 목숨을 잃는데 2분에 1명꼴로 죽음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마다가스카르에 설치된 새 화장실 앞에서 6살 어린이가 웃고 있다/ WaterAid, 어니스트 란드리말라라마다가스카르에 설치된 새 화장실 앞에서 6살 어린이가 웃고 있다/ WaterAid, 어니스트 란드리말라라

'워터에이드'(WaterAid)는 "어디에 살든 또는 성별이 무엇이고 사회적 배경이 무엇이든 모든 어린이가 깨끗한 물과 위생에 접근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인식한다면, 지금 단호하고 포괄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화장실을 지을 때는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의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화장실이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세계화장실기구(World Toilet Organization)는 "각 지역마다 화장실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다문화적인 특성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화장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WTA 연구조사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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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9 14: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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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한 레스토랑. 화장실을 가려는 손님을 직원이 막아선다.
"지금 농담해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고요"
"나 진짜 화났어요"

손님들은 혼란스러워 하기도, 분노하기도 했다. 그런데 모든 손님을 막는 것은 아니었다. 3번째 손님, 그러니까 3명중 1명은 화장실 출입을 허용했다. 그걸 지켜보던 손님들이 폭발한다.
"이런 터무니없는 경우를 보았나!"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은 자신만의 적당한 화장실(decent toilet of their own)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국의 화장실 세제 업체(Harpic)가 제작한 실험 영상이다.

누구에게는 당연한 화장실이 어떤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UN이 11월 19일을 '세계 화장실의 날(World Toilet Day)'로 지정한 이유이다. 세계인의 화장실 이용 문화와 화장실 없는 생활의 심각성, 위생 문제 전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인도는 화장실 혁명 중

로이터는 '세계 화장실의 날'을 맞아 인도의 '화장실 문화 개선 캠페인'을 조명했다. 인도에서는 국가 주도로 2014년부터 '클린 인디아(Clean India)'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까지 약 22조 원을 들여 1억 가구에 화장실을 설치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보인다. 지난달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인도는 노상방뇨와의 투쟁 중"이라며 열악한 위생환경을 꼬집었을 정도다.

집 밖으로 나가 볼일 볼 곳을 찾다보니 여성과 아이들은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되는가 하면 각종 질병문제도 심각하다. 이로 인한 비용이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6.4%수준에 달한다는 세계은행의 분석도있다.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배설물을 부정한 것으로 여겨 집안에 화장실을 두지 않는 힌두교 문화의 영향에, 강가나 철길 등에서 볼일을 보는 데 익숙하다보니 인도 사람들은 굳이 종전의 생활 태도를 바꾸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뉴델리의 NGO '술라브 인터내셔널'은 1인용 화장실과 수세식 변기 전시를 시작했다. 방문객들에게 이런 시설이 왜 필요한 지를 설명도 해준다. 이 단체 라리트 쿠마르 부회장은 "우리는 국민들의 행동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화장실의 중요성에 대해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실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워터에이드(WaterAid)'에 따르면 인도의 경우 7억7천 명에게 '제대로 된 화장실(proper toilets)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명 중 6명은 화장실 없이 개방된 장소 혹은 미흡한 시설에서 용변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계보건기구(WHO)와 UNICEF공동 모니터링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세계 23억 인구 3명 중 1명은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다.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위생 관리에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더러운 물과 빈약한 화장실로 인행 얻은 설사병으로 매년 5살 미만의 어린이 28만 9천 명이 목숨을 잃는데 2분에 1명꼴로 죽음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마다가스카르에 설치된 새 화장실 앞에서 6살 어린이가 웃고 있다/ WaterAid, 어니스트 란드리말라라
'워터에이드'(WaterAid)는 "어디에 살든 또는 성별이 무엇이고 사회적 배경이 무엇이든 모든 어린이가 깨끗한 물과 위생에 접근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인식한다면, 지금 단호하고 포괄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화장실을 지을 때는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의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화장실이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세계화장실기구(World Toilet Organization)는 "각 지역마다 화장실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다문화적인 특성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화장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WTA 연구조사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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