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강성태 “수능 목적이 재수생 양산인가?”

입력 2018.11.19 (16:45) 수정 2018.11.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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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수능’ 아니라 ‘마그마수능’! 모의고사보다 10점 이상 떨어진 국어... 말이 안돼
- 1교시 망치면 나머지 과목에도 영향 줘... 마인드 컨트롤이 수능 목적은 아니잖나
- ‘멘탈싸움’서 큰 시험 경험없는 고3이 특히 불리, 실력발휘 못했다 판단하면 ‘재수’ 선택
- 이 정도 난이도면 공교육서 대비 못해줘...어려운 수능에 맞춰 새로운 사교육 등장할 것
- 피튀기는 내신 경쟁에 학종부·수시확대... 학생·학부모 부담만 늘리는 기형적 대입제도
- 숙명여고 사태는 너무 티나서 들킨 ‘빙산의 일각’일뿐, 학생들 제보 들으면 훨씬 심각해
- 자꾸 바뀌는 입시제도, 난이도 조절 실패... 수능만 준비할 수 없는 학생들 다 죽일 셈인가?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11월 19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강성태 대표 (공부의 신)



▷ 오태훈 : 지난주 목요일에 2019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있었습니다. 국어가 많이 어려워서 학생들이 좀 좌절하고 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어려웠는지 또 갈수록 학생과 학부모 모두의 부담이 커져가는 입시제도 어떻게 봐야 할지 공부의 신 강성태 대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강성태 : 안녕하세요? 강성태입니다.

▷ 오태훈 : 16번이나 수학능력시험을 쳐보셨다고 하는데 올해는 직접 수험장에는 안 가셨다고요?

▶ 강성태 : 올해부터는 제가 직접 교육청에 등록해서 실제 수험장에 가지는 않았습니다.

▷ 오태훈 : 그래도 이제 수능 끝나고 나서 문제 보셨을 것 같은데.

▶ 강성태 : 문제는 물론 봤죠.

▷ 오태훈 : 이번에 난이도가 어땠어요?

▶ 강성태 : 이번에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뭐 지금 아시다시피 불수능이라고 많이들 나왔는데 요즘에 불수능이라고 안 하고 마그마 수능이라고 해요.

▷ 오태훈 : 마그마.

▶ 강성태 : 그것보다 더 뜨겁다는 거죠, 그 정도로 많이 충격을 받은 것 같아요.

▷ 오태훈 : 아, 그래요? 1교시 국어 얘기가 참 많이 나옵니다. 특히 어려웠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실지 궁금하네요.

▶ 강성태 : 그러니까 제가 이거를 뭐 어렵게 나올 수는 있어요. 그러니까 어차피 수시든 정시든 줄 세워야 되거든요. 입시라는 게 결국은 그렇게 세워놓은 다음에 그래야 뽑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원래 수능을 준비하면 6월과 9월에 모의고사를 봐요. 그러니까 정책적으로 수능 일종의 예행시험 같은 거를 하는 거죠. 9월에 1등급 컷, 국어 1등급 컷이 몇 점이냐 하면 97점이었거든요.

▷ 오태훈 : 1등급 컷이 97점?

▶ 강성태 : 예, 그런데 이번 수능에서 85점대로 떨어졌으니까 그러니까 한마디로 평균 10점 떨어졌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를 어른들 입장에서는 비교를 굳이 하자면 예를 들면 주식시장에서 갑자기 주가가 10% 떨어져서 패닉 상태라고 봐야... 그런 비교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오태훈 : 1교시 시험이 이렇게 어려워버리면 좀 학생들은 그다음에 2교시, 3교시 계속 시험볼 때 부담도 많이 되고 좌절감도 빠질 것 같은데 1교시 국어영역이 그 이후에 시험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고 보세요?

▶ 강성태 : 사실 엄청 크죠. 그러니까 이게 학생들 말로 멘탈이 나가버린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갑자기 이렇게 어려워진 거잖아요. 그러니까 아예 6월, 9월 모의고사를 안 보거나 그때도 어려웠으면 또 모르겠는데 이게 소위 말해 뒤통수 맞은 그런 격인데 그러니까 국어에서 그렇게 예상치 못한 그게 있으면 수학이랑 영어도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보기가 어려워요. 그러니까 이 시험 자체가 실력을 책정해야 되는데 일종의 멘탈 싸움, 약간 담력 테스트 이런 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모든 시험이 마인드 컨트롤에서 중요하긴 한데 그게 주목적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런 식의 시험에서 특히 불리한 게 고3들이거든요. 왜냐하면 이 친구들은 평생 그런 큰 시험 경험이 없다 보니까 긴장을 더 하게 되고 그러면 어떻게 되냐 하면 재수하죠. 그래서 재수생이 상당히 늘어난다고 지금 다들 걱정을 해요. 재수를 그러니까 왜 하냐면 성적이 안 나와서가 아니라 실력 발휘서 못해서 하거든요.

▷ 오태훈 : 아, 내가 평소에 가진 성적보다 잘 안 나왔을 경우에는 재수를 한 번 더하겠다, 이런 마음이 드는 거네요.

▶ 강성태 : 그러니까 못하는 학생이 안 나오면 재수 안 해요, 원래 못하니까. 그런데 잘하는 학생이 긴장해서 못 나오고 이러면 아까워서라도 재수를 하게 되죠. 그래서 지금 걱정이 늘어난 학생들이 또 뭐냐 하면 지금 예비 고3들. 이러면 재수생 늘어나서 내년에 또 박터진다, 이 걱정을 또 하고 있죠.

▷ 오태훈 : 가채점 결과 인문계열에는 만점자가 없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특히 국어 31번 문항 때문에 이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강성태 : 31번 문항뿐만은 아니고 과학 지문도 뭐 어려웠고 문법이랑 그 앞쪽에 있는 문제도 좀 어려웠어요. 그래서 난이도 조절이 몇 점 이상이면 실패고 성공이고 그 기준은 없지만 10점 정도 떨어진 거는 사실 말이 안 되죠.

▷ 오태훈 : 너무 많이 차이가 났다?

▶ 강성태 : 네.

▷ 오태훈 : 하지만 또 어찌 보면 똑같이 어려우면 별로 문제가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거든요.

▶ 강성태 : 그런데 이제 갑자기 이렇게 원래 예행연습 같은 9월 평가원에서 97점이 등급컷이었는데 85점으로 10점 가까이 떨어지니까 난이도가 굉장히 이렇게 어려워져버리니까 많이 당황을 하는 거죠.

▷ 오태훈 : 이렇게 앞서 불수능을 넘어서 마그마 수능이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수시 쪽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겠어요?

▶ 강성태 : 수시가 사실 이게 제가 그 이야기를 할 수 있거든요. 결국에 어려우면 상대평가니까 무슨 문제가 되냐? 할 수 있는데 어렵게 낼 수 있죠. 그리고 이렇게 난이도 조절 실패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예전에도 이렇게 난이도 조절이 잘 안 됐던 적도 있었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지금 학생들이 어떠냐 하면 수능만 지금 어려운 게 아니고 과거에 없던 학생부 종합전형도 생겼고 수시가 또 엄청 확대됐거든요. 그러니까 내신 경쟁이 정말 피 튀겨요. 그러니까 총 12번의 시험을 보는데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고요. 그리고 우리 왜 이슈가 엄청 됐잖아요. 내신 비리도 엄청나다고 숙명 학교 이름...

▷ 오태훈 : 괜찮습니다.

▶ 강성태 : 그런데 이게 이런 문제가 꼭 특정 학교에만 있는 거는 저는 아니라고 확신하거든요. 그리고 내신이 전부가 아니고요. 수상실적 관리도 해야 되고 상도 되게 많이 타야 되고 자율활동에 뭐 동아리활동에 또 봉사활동, 진로활동, 독서활동 이게 과거보다 학생들이 해야 될 게 너무 많아졌는데 이 중에 쉬운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까 뭔가 매번 정책적으로 학생, 학부모들 부담 줄여줘야 된다, 이 말을 항상 해왔잖아요. 그런데 부담이 줄었냐? 제 생각에는 부담이 줄기는커녕 진짜 작정하고 부담을 늘려줘도 이 정도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방식 자체가 너무 기형적이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이 많이 불쌍해요.

▷ 오태훈 : 청취자 최경주 님께서 “3년 공부를 하루 시험으로 대입을 결정하는 건 진정한 실력 평가도 안 되고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라고 의견 주셨습니다만 또 수시 준비도 해야 되고 내신에다가 봉사활동, 동아리 이런 거 다해야 된다는 말씀이시잖아요.

▶ 강성태 : 예, 게다가 수능 이렇게 어려워졌잖아요. 갑자기 이렇게 어려워지면 이제 또 뭘 또 학생들이 해야 되느냐면 이렇게 어려워진 그러니까 과학지문 이렇게 어렵게 나왔잖아요. 거기에 맞춰서 또 새로운 사교육을 해야 돼요. 지금 분위기가 이거 사실 이 정도 난이도면 공교육에서 이거 대비 못해주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문제가 어렵게 나와서 선생님들조차도 이거 자기 못 풀었다, 이러시는 분들이 계신데 현직 선생님들께서도. 학생들이 이제는 대비를 리트시험이나 행시 1차 시험이 있어요. 그 시험으로 대비를 해야 되냐? 좀 어렵게 모의고사랑 대비해주는 그런 사교육이 따로 있는데 그거 해야 되냐? 지금 분위기는 그렇습니다.

▷ 오태훈 : 이번에 그 어려운 수능을 치른 학생들 앞으로 이제 어떤 전략을 좀 세우고 하는 게 좋을지 현실적인 조언도 좀 해 주시겠습니까?

▶ 강성태 : 지금 뭐 수시 전형 상당수는 이미 뭐 거의 끝났다고 봐야 되고 지금 당장 있는 건 논술고사거든요. 그래서 지금 수능 끝나서 마음이 많이 아픈 학생도 있고 할 텐데 이미 치른 곳도 있고 할 텐데 논술전형에 집중해야죠.

▷ 오태훈 : 이번에 수능 치른 학생들 반응 중에서 대학에 가려면 아버지가 출제위원이어야겠다, 이런 말도 기억에 남는데 앞서 말씀하셨던 숙명여고 사건이 수험생들의 사기를 또 한 번 떨어뜨리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앞서서 숙명여고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좀 어떤 생각이신지 궁금하네요.

▶ 강성태 : 숙명여고... 그렇죠, 학생들이 예전에 왜 국정농단 사건 때도 모명문대 비리로 들어갔잖아요. 합격하고 엄마 비선실세 있어서 그때도 충격적이었는데 이번에 또 이런 일이 있었고 그리고 이게 이번에만 터진 게 아니에요. 늘 있었어요, 성적 조작이.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고 그게 너무 티가 났던 거죠, 이번 건은. 너무 하위권에서 전교 1등이 돼서 티가 난 거고 그리고 게다가 거기가 강남이었고 게다가 강남 중에서도 최고라고 하는 숙명여고였고 게다가 문과, 이과 둘 다 동시에 이런 일이 났고 거기에 더해서 아빠가 같은 사람이었고 게다가 그분이 또 교무부장이었으니까 문제가 터진 거지 사실은 이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이 사실 더 잘 알아요.

▷ 오태훈 : 입시 관련해서 활동하시다 보니까 여기저기서 제보 같은 것들도 실제 사례 같은 것들도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 강성태 : 예, 그러니까 제가 유튜브에서 학생들 무료 상담해주고 그런 걸 올리고 해요. 그러면 학생들이 자기들이 경험했던 거를 올리거든요. 그런데 안 보시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진짜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정도로 좀 많이 심각해요.

▷ 오태훈 : 뒷번호 0896 쓰시는 분께서 “수시는 권력을 가진 자들의 자녀들을 합법적으로 입학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대학의 수시모집 합격과 불합격의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과 근거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의견도 주셨는데 그렇게 공정성 때문에 수시에 대해서 이렇게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고 또 정시 위주로만 뽑자는 의견이 많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과거로 돌아가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우리 입시제도를 어떻게 정착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세요?

▶ 강성태 : 여러 가지 생각이 있는데 다 말씀드리기... 저는 그쪽의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제가 경험했던 바로는 일단 다 빼놓고 첫 번째 문제는 너무 자주 바뀌어요. 너무 자주 바뀌는 게 이걸 따라갈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학부모님도 학생들도 왔다 갔다 계속 이러니까 갈팡질팡하니까 그럴수록 소위 말하는 사교육은 더 커지는 거고 그러니까 이번 같은 문제는 어렵게 낼 수 있어요. 변별은 무조건 해야 되니까 어렵게 낼 수는 있는데 문제는 갑자기 모의고사 때 안 하다가 이제 어렵게 냈다는 거고요. 난이도 조절 실패라는 거고요. 그리고 문제 자체가 공교육에서 대비할 수 없는 문제가 나왔다는 거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어렵게 수능만 준비를 해야 되는 게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해야 되니까 학생들이 정말 이건 거의 뭐 다 죽일 셈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앞서서 말씀하셨던 이번에 어려웠기 때문에 다음에 또 이 어려운 것을 대비하기 위한 그 무엇을 공부해야 된다는 게 참 가슴 아프게 다가오네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공부의 신 강성태 대표와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성태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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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강성태 “수능 목적이 재수생 양산인가?”
    • 입력 2018-11-19 16:45:56
    • 수정2018-11-20 17:55:41
    최영일의 시사본부
- ‘불수능’ 아니라 ‘마그마수능’! 모의고사보다 10점 이상 떨어진 국어... 말이 안돼
- 1교시 망치면 나머지 과목에도 영향 줘... 마인드 컨트롤이 수능 목적은 아니잖나
- ‘멘탈싸움’서 큰 시험 경험없는 고3이 특히 불리, 실력발휘 못했다 판단하면 ‘재수’ 선택
- 이 정도 난이도면 공교육서 대비 못해줘...어려운 수능에 맞춰 새로운 사교육 등장할 것
- 피튀기는 내신 경쟁에 학종부·수시확대... 학생·학부모 부담만 늘리는 기형적 대입제도
- 숙명여고 사태는 너무 티나서 들킨 ‘빙산의 일각’일뿐, 학생들 제보 들으면 훨씬 심각해
- 자꾸 바뀌는 입시제도, 난이도 조절 실패... 수능만 준비할 수 없는 학생들 다 죽일 셈인가?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11월 19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강성태 대표 (공부의 신)



▷ 오태훈 : 지난주 목요일에 2019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있었습니다. 국어가 많이 어려워서 학생들이 좀 좌절하고 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어려웠는지 또 갈수록 학생과 학부모 모두의 부담이 커져가는 입시제도 어떻게 봐야 할지 공부의 신 강성태 대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강성태 : 안녕하세요? 강성태입니다.

▷ 오태훈 : 16번이나 수학능력시험을 쳐보셨다고 하는데 올해는 직접 수험장에는 안 가셨다고요?

▶ 강성태 : 올해부터는 제가 직접 교육청에 등록해서 실제 수험장에 가지는 않았습니다.

▷ 오태훈 : 그래도 이제 수능 끝나고 나서 문제 보셨을 것 같은데.

▶ 강성태 : 문제는 물론 봤죠.

▷ 오태훈 : 이번에 난이도가 어땠어요?

▶ 강성태 : 이번에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뭐 지금 아시다시피 불수능이라고 많이들 나왔는데 요즘에 불수능이라고 안 하고 마그마 수능이라고 해요.

▷ 오태훈 : 마그마.

▶ 강성태 : 그것보다 더 뜨겁다는 거죠, 그 정도로 많이 충격을 받은 것 같아요.

▷ 오태훈 : 아, 그래요? 1교시 국어 얘기가 참 많이 나옵니다. 특히 어려웠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실지 궁금하네요.

▶ 강성태 : 그러니까 제가 이거를 뭐 어렵게 나올 수는 있어요. 그러니까 어차피 수시든 정시든 줄 세워야 되거든요. 입시라는 게 결국은 그렇게 세워놓은 다음에 그래야 뽑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원래 수능을 준비하면 6월과 9월에 모의고사를 봐요. 그러니까 정책적으로 수능 일종의 예행시험 같은 거를 하는 거죠. 9월에 1등급 컷, 국어 1등급 컷이 몇 점이냐 하면 97점이었거든요.

▷ 오태훈 : 1등급 컷이 97점?

▶ 강성태 : 예, 그런데 이번 수능에서 85점대로 떨어졌으니까 그러니까 한마디로 평균 10점 떨어졌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를 어른들 입장에서는 비교를 굳이 하자면 예를 들면 주식시장에서 갑자기 주가가 10% 떨어져서 패닉 상태라고 봐야... 그런 비교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오태훈 : 1교시 시험이 이렇게 어려워버리면 좀 학생들은 그다음에 2교시, 3교시 계속 시험볼 때 부담도 많이 되고 좌절감도 빠질 것 같은데 1교시 국어영역이 그 이후에 시험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고 보세요?

▶ 강성태 : 사실 엄청 크죠. 그러니까 이게 학생들 말로 멘탈이 나가버린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갑자기 이렇게 어려워진 거잖아요. 그러니까 아예 6월, 9월 모의고사를 안 보거나 그때도 어려웠으면 또 모르겠는데 이게 소위 말해 뒤통수 맞은 그런 격인데 그러니까 국어에서 그렇게 예상치 못한 그게 있으면 수학이랑 영어도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보기가 어려워요. 그러니까 이 시험 자체가 실력을 책정해야 되는데 일종의 멘탈 싸움, 약간 담력 테스트 이런 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모든 시험이 마인드 컨트롤에서 중요하긴 한데 그게 주목적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런 식의 시험에서 특히 불리한 게 고3들이거든요. 왜냐하면 이 친구들은 평생 그런 큰 시험 경험이 없다 보니까 긴장을 더 하게 되고 그러면 어떻게 되냐 하면 재수하죠. 그래서 재수생이 상당히 늘어난다고 지금 다들 걱정을 해요. 재수를 그러니까 왜 하냐면 성적이 안 나와서가 아니라 실력 발휘서 못해서 하거든요.

▷ 오태훈 : 아, 내가 평소에 가진 성적보다 잘 안 나왔을 경우에는 재수를 한 번 더하겠다, 이런 마음이 드는 거네요.

▶ 강성태 : 그러니까 못하는 학생이 안 나오면 재수 안 해요, 원래 못하니까. 그런데 잘하는 학생이 긴장해서 못 나오고 이러면 아까워서라도 재수를 하게 되죠. 그래서 지금 걱정이 늘어난 학생들이 또 뭐냐 하면 지금 예비 고3들. 이러면 재수생 늘어나서 내년에 또 박터진다, 이 걱정을 또 하고 있죠.

▷ 오태훈 : 가채점 결과 인문계열에는 만점자가 없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특히 국어 31번 문항 때문에 이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강성태 : 31번 문항뿐만은 아니고 과학 지문도 뭐 어려웠고 문법이랑 그 앞쪽에 있는 문제도 좀 어려웠어요. 그래서 난이도 조절이 몇 점 이상이면 실패고 성공이고 그 기준은 없지만 10점 정도 떨어진 거는 사실 말이 안 되죠.

▷ 오태훈 : 너무 많이 차이가 났다?

▶ 강성태 : 네.

▷ 오태훈 : 하지만 또 어찌 보면 똑같이 어려우면 별로 문제가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거든요.

▶ 강성태 : 그런데 이제 갑자기 이렇게 원래 예행연습 같은 9월 평가원에서 97점이 등급컷이었는데 85점으로 10점 가까이 떨어지니까 난이도가 굉장히 이렇게 어려워져버리니까 많이 당황을 하는 거죠.

▷ 오태훈 : 이렇게 앞서 불수능을 넘어서 마그마 수능이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수시 쪽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겠어요?

▶ 강성태 : 수시가 사실 이게 제가 그 이야기를 할 수 있거든요. 결국에 어려우면 상대평가니까 무슨 문제가 되냐? 할 수 있는데 어렵게 낼 수 있죠. 그리고 이렇게 난이도 조절 실패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예전에도 이렇게 난이도 조절이 잘 안 됐던 적도 있었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지금 학생들이 어떠냐 하면 수능만 지금 어려운 게 아니고 과거에 없던 학생부 종합전형도 생겼고 수시가 또 엄청 확대됐거든요. 그러니까 내신 경쟁이 정말 피 튀겨요. 그러니까 총 12번의 시험을 보는데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고요. 그리고 우리 왜 이슈가 엄청 됐잖아요. 내신 비리도 엄청나다고 숙명 학교 이름...

▷ 오태훈 : 괜찮습니다.

▶ 강성태 : 그런데 이게 이런 문제가 꼭 특정 학교에만 있는 거는 저는 아니라고 확신하거든요. 그리고 내신이 전부가 아니고요. 수상실적 관리도 해야 되고 상도 되게 많이 타야 되고 자율활동에 뭐 동아리활동에 또 봉사활동, 진로활동, 독서활동 이게 과거보다 학생들이 해야 될 게 너무 많아졌는데 이 중에 쉬운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까 뭔가 매번 정책적으로 학생, 학부모들 부담 줄여줘야 된다, 이 말을 항상 해왔잖아요. 그런데 부담이 줄었냐? 제 생각에는 부담이 줄기는커녕 진짜 작정하고 부담을 늘려줘도 이 정도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방식 자체가 너무 기형적이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이 많이 불쌍해요.

▷ 오태훈 : 청취자 최경주 님께서 “3년 공부를 하루 시험으로 대입을 결정하는 건 진정한 실력 평가도 안 되고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라고 의견 주셨습니다만 또 수시 준비도 해야 되고 내신에다가 봉사활동, 동아리 이런 거 다해야 된다는 말씀이시잖아요.

▶ 강성태 : 예, 게다가 수능 이렇게 어려워졌잖아요. 갑자기 이렇게 어려워지면 이제 또 뭘 또 학생들이 해야 되느냐면 이렇게 어려워진 그러니까 과학지문 이렇게 어렵게 나왔잖아요. 거기에 맞춰서 또 새로운 사교육을 해야 돼요. 지금 분위기가 이거 사실 이 정도 난이도면 공교육에서 이거 대비 못해주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문제가 어렵게 나와서 선생님들조차도 이거 자기 못 풀었다, 이러시는 분들이 계신데 현직 선생님들께서도. 학생들이 이제는 대비를 리트시험이나 행시 1차 시험이 있어요. 그 시험으로 대비를 해야 되냐? 좀 어렵게 모의고사랑 대비해주는 그런 사교육이 따로 있는데 그거 해야 되냐? 지금 분위기는 그렇습니다.

▷ 오태훈 : 이번에 그 어려운 수능을 치른 학생들 앞으로 이제 어떤 전략을 좀 세우고 하는 게 좋을지 현실적인 조언도 좀 해 주시겠습니까?

▶ 강성태 : 지금 뭐 수시 전형 상당수는 이미 뭐 거의 끝났다고 봐야 되고 지금 당장 있는 건 논술고사거든요. 그래서 지금 수능 끝나서 마음이 많이 아픈 학생도 있고 할 텐데 이미 치른 곳도 있고 할 텐데 논술전형에 집중해야죠.

▷ 오태훈 : 이번에 수능 치른 학생들 반응 중에서 대학에 가려면 아버지가 출제위원이어야겠다, 이런 말도 기억에 남는데 앞서 말씀하셨던 숙명여고 사건이 수험생들의 사기를 또 한 번 떨어뜨리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앞서서 숙명여고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좀 어떤 생각이신지 궁금하네요.

▶ 강성태 : 숙명여고... 그렇죠, 학생들이 예전에 왜 국정농단 사건 때도 모명문대 비리로 들어갔잖아요. 합격하고 엄마 비선실세 있어서 그때도 충격적이었는데 이번에 또 이런 일이 있었고 그리고 이게 이번에만 터진 게 아니에요. 늘 있었어요, 성적 조작이.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고 그게 너무 티가 났던 거죠, 이번 건은. 너무 하위권에서 전교 1등이 돼서 티가 난 거고 그리고 게다가 거기가 강남이었고 게다가 강남 중에서도 최고라고 하는 숙명여고였고 게다가 문과, 이과 둘 다 동시에 이런 일이 났고 거기에 더해서 아빠가 같은 사람이었고 게다가 그분이 또 교무부장이었으니까 문제가 터진 거지 사실은 이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이 사실 더 잘 알아요.

▷ 오태훈 : 입시 관련해서 활동하시다 보니까 여기저기서 제보 같은 것들도 실제 사례 같은 것들도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 강성태 : 예, 그러니까 제가 유튜브에서 학생들 무료 상담해주고 그런 걸 올리고 해요. 그러면 학생들이 자기들이 경험했던 거를 올리거든요. 그런데 안 보시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진짜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정도로 좀 많이 심각해요.

▷ 오태훈 : 뒷번호 0896 쓰시는 분께서 “수시는 권력을 가진 자들의 자녀들을 합법적으로 입학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대학의 수시모집 합격과 불합격의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과 근거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의견도 주셨는데 그렇게 공정성 때문에 수시에 대해서 이렇게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고 또 정시 위주로만 뽑자는 의견이 많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과거로 돌아가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우리 입시제도를 어떻게 정착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세요?

▶ 강성태 : 여러 가지 생각이 있는데 다 말씀드리기... 저는 그쪽의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제가 경험했던 바로는 일단 다 빼놓고 첫 번째 문제는 너무 자주 바뀌어요. 너무 자주 바뀌는 게 이걸 따라갈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학부모님도 학생들도 왔다 갔다 계속 이러니까 갈팡질팡하니까 그럴수록 소위 말하는 사교육은 더 커지는 거고 그러니까 이번 같은 문제는 어렵게 낼 수 있어요. 변별은 무조건 해야 되니까 어렵게 낼 수는 있는데 문제는 갑자기 모의고사 때 안 하다가 이제 어렵게 냈다는 거고요. 난이도 조절 실패라는 거고요. 그리고 문제 자체가 공교육에서 대비할 수 없는 문제가 나왔다는 거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어렵게 수능만 준비를 해야 되는 게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해야 되니까 학생들이 정말 이건 거의 뭐 다 죽일 셈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앞서서 말씀하셨던 이번에 어려웠기 때문에 다음에 또 이 어려운 것을 대비하기 위한 그 무엇을 공부해야 된다는 게 참 가슴 아프게 다가오네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공부의 신 강성태 대표와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성태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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