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희의 최강시사] 정세현 “카길 극비방북 허용한 미국, 금강산관광 재개 고민할 것”

입력 2018.11.20 (11:10) 수정 2018.11.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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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정책의 옥동자인 금강산관광, 10년 잘 자라다 이후 10년째 와병 중
- 현정은, 금강산관광 제재는 UN제재가 아니라 미국의 제재
-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때문에 금강산관광에 현대측 적극 못나서
- 최대 곡물사 카길 극비 방북 허용한 미국,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고민할 것
- 11월 8일 북미고위급회담 불발 후 북미회담에 적극적으로 미국측 분위기 바뀌어
- 김정은 방남 해 넘기지 말아야
- 김정은 방남하면 文대통령이 설득해 북미회담 성사시켜야

■ 프로그램명 : 정준희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11월 20일(화)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정세현(前 통일부 장관)



▷ 정준희 : 금강산 관광 20주년을 맞아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우리 측 인사 100여 명이 기념행사 참석 차 금강산을 방문하고 어제 돌아왔습니다. 금강산 관광길 과연 언제쯤 열릴지 기대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런가 하면 한 차례 미뤄졌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이르면 이달 내에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서 그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금강산에 다녀오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대북 관련 현안들 점검해 보겠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 안녕하세요?

▷ 정준희 :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오셨는데 말은 20주년이지만 관광은 10년이고 10년 동안 막혀 있었잖아요. 북에서 기념행사를 가진 것도 4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행사의 의미, 어떻게 보셨나요?

▶ 정세현 : 우선 금강산 관광이 98년 11월 18일에 시작했습니다. 딱 20년 만에 20주년 기념행사를 했는데 그 당시에 저는 통일부 차관으로 있었어요.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이 만약 시작이 되면 그것은 햇볕정책의 옥동자다, 이런 표현을 썼었는데 그 옥동자가 한 10살까지는 잘 자랐어요. 그러다가 한 10년은 지금 아파서 누워 있습니다. 일어나려고 하다 보니까 침대에 발목이 묶여 있는 거예요, UN 제재라는. 그래서 곧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만 조금 이따가 북미관계 얘기하면 나올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햇볕정책의 옥동자가 10년은 잘 뛰어놀다가 10년은 병상에 누워 있었던 걸 생각하면서 감회가 좀 남다른 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쪽에서 재개를 위한 준비를 많이 해놨더군요? 여러 가지 단장도 많이 하고 말하자면 이번에 현대그룹 책임자들과 그래도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을 100여 명 모시는 자리에서 자기네들 의지를 그렇게 확실하게 드러내면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많이 하대요. 뭐라고 해야 되나요? 간절하다고 그럴까, 재개에 대한 희망이? 좀 안쓰럽기도 하고.

▷ 정준희 : 장관님께서는 몇 번 더 가셨을 것 같은데.

▶ 정세현 : 네, 한 대여섯 번 갔다 왔죠.

▷ 정준희 : 그러시죠. 제 개인적인 얘기입니다만 이게 관광이 시작될 때 해외에 나가서 돌아왔더니 관광이 막혔더라고요. 그래서 아직까지 못 갔습니다.

▶ 정세현 : 아, 그러셨어요?

▷ 정준희 : 굉장히 개인적으로 아쉬운데 가을 금강산 풍광 많이 좋던가요?

▶ 정세현 : 아니요, 금강산은 벌써 단풍 다 떨어지고 풍악산의 면모는 없습니다. 가을에 단풍이 좋을 때를 풍악산이라고 하고 그러는데 겨울에는 다 떨어지고 뼈만 남는 바위만 남았다고 해서 개골산이라고 그러는데 11월 19일에 올라왔구나. 어제 올라왔었는데 금강산이 이미 개골산이 되어 있었습니다.

▷ 정준희 : 그렇습니까? 개골산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 정세현 : 그래도 구룡폭포에서 흘러내려오는 옥류동 그 물은 참 예나 지금이나 그래서 제가 산천은 의구한데 인거는 갈 데 없다는 시조 한 구를 떠올렸는데 금강산 골짜기의 물은 역시 똑같이 깨끗하게 흐르고 있더군요.

▷ 정준희 : 여러 가지 아마 감회가 느껴지는데요. 어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귀환 인터뷰 들어보니까 상당히 긍정적인 분위기로 기대도 하고 만약에 언제든 대북 제재만 풀리면 준비할 그런 여력이 있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던데요. 당장 금강산 재개가 어려운 부분은 대북 제재 중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 정세현 : 현실적으로 미국이 그냥 완강하게 그걸 틀어막고 있으니까 그런 건데 현정은 회장은 UN 제재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라고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그건 뭐 정확한 얘기예요, 핵심이죠. 그런데 지금 세컨더리 보이콧 문제가 걱정이 좀 돼요. 무슨 얘기냐 하면 현대가 그 사업을 밀어붙이는 경우에 그렇게 밀어붙이지도 않지만 그 사업이 재개되면 금강산 관광에 재개하는 사업들이 나올 것 아닙니까? 기업체들이.

▷ 정준희 : 그렇죠.

▶ 정세현 : 그러면 이제 기업체와 거래하는 은행에 대한 거래, 미국과의 거래를 중단하면 세컨더리 보이콧이죠. 그러면 기업들은 겁나서 못 들어가죠. 그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개인 관광객들이 내는 돈이 들어가는 것은 어떻게 막을 길이 없을 거예요. 실비는 줘야 되니까. 그러나 거기에 이런 기업체들이 다시 진출을 해야 돼요. 식당하는 사람도 가야 되고 숙박업하는 호텔뿐만 아니라 또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하면 방갈로도 있고 많이 있습니다, 또 골프장도 있고. 그런데 그런 회사들과 거래하는 은행이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으면 그 회사로서는 그 짓 못하죠. 그게 걱정거리일 겁니다. 현정은 회장은 그것이 아마 제일 걱정일 거예요.

▷ 정준희 : 세컨더리 보이콧 문제가 실질적으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 일각의 얘기이긴 합니다만 설레발일 수도 있는데 미국이 금강산뿐만 아니라 개성공단도 대북 제재에서 예외로 한다? 이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리가 좀 나오는데 이게 맞는 이야기일까요?

▶ 정세현 : 저도 비슷한 얘기는 들었어요. 왜 그러냐 하면 금강산 관광도 관광이지만 그렇지만 개성공단도 이게 우리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그러니까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중소기업이 숨통이 트여요. 지금 거기에 진출해 있는 124개 기업 진출했다가 막힌 기업뿐만 아니라 연관된 사람들이 많거든요. 자제 납품도 하고 여러 가지. 그래서 그런 기업들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는 데에는 부담감이 있을 거예요, 미국이. 또 개성공단도 아까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현대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사실은. 여러 가지 서비스 이런 것들을 같이 올라가야 되니까 그런데 그런 기업들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심각하다, 이것은 미국으로서 고민 안 할 수 없죠. 그런데 이것 두 개만 풀어주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봇물 터지듯이 또 일제히 모든 제재는 다 풀라는 여론이 일어날까봐서 일종의 계륵이라고 합니까? 먹을 수 없고 안 먹을 수도 없는 계륵 같은 그런 존재인데 그것 때문에 걱정할 거예요. 그러나 이제 북미 간에 비핵화 그다음에 수교 문제를 둘러싼 제재 문제를 둘러싼 협상에 다시 탄력을 받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마무리되면서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이 되면 아마 그것은 미국도 풀어줘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 정준희 : 이게 결국은 비핵화 논의하고 직접 연동되어 있는 부분인데 비핵화 논의가 조금이라도 진전이 있으면 시작될 수 있는 부분일지 아니면 상당히 진척이 되어야 시작될 수 있는 부분일지 궁금해들 하실 것 같아요.

▶ 정세현 : 글쎄요, 그런데 그게 지금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돈은 미국이 우려하는 벌크캐시, 뭉칫돈 그 정도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개성공단도 실질적으로 1억 달러도 못 들어갔습니다. 그다음에 금강산도 그 정도가 안 돼요, 관광비 전부 해봐야. 그런데 지금 그것 가지고 계속 틀어막고 있기에는 어렵고요. 그다음에 미국의 지난번에 카길이라는 최대 곡물회사가 몰래, 몰래죠. 비밀리에 갔다 왔으면 몰래지. 그런데 갔다 왔는데 그게 미국 기업의 대북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 갔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그건 눈감아 주면서 우리 기업들 카길보다 훨씬 작은 기업들 그야말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이 재개되어야만 먹고살 수 있는 기업들의 소위 명줄을 그렇게 너무 오랫동안 쥐고 있으면 안 된다는 고민을 미국도 하고 있으리라고 봐요. 명색이 동맹 아닙니까, 그래도.

▷ 정준희 : 그러게요. 지금 2차 북미 정상회담 논의 가지고 한참 9월 이후로 질질 끌고 있는데 물론 또 따지고 보면 사실 전쟁 위협 고민했던 게 1년 전이기 때문에 지금만으로도 상당한 진척이긴 합니다만 지금 아직 지체되어 있는 북미 고위급 회담 문제, 이게 일정하게 물밑에서의 움직임이 좀 있는 것 같다는 흐름들에 대한 파악이 있는데요. 장관님,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 정세현 : 물론 11월 8일에 약속되어 있던 회담이 불발됐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지금 미국 쪽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것이 펜스 부통령의 말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11월 9일에 떠나면서도 아시아 순방을 떠나면서도 제재와 압박은 계속한다는 얘기를 하고 떠났는데 그쪽의 동남아 쪽에 가서는 핵리스트 신고는 북 사전에 할 것은 없고 2차 북미 정상회담 때 내놔도 된다는 식으로 한발 물러났어요.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던 CSIS에서의 보고서, 이것의 반작용 아닌가? 사실은 최근에 그러니까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미사일 활동, 핵활동을 한 것처럼 꾸몄단 말이에요, 기사가. 그런데 그 사진은 금년 3월 사진입니다, 2018년 3월에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진이에요.

▷ 정준희 : 그렇죠. 남한, 미국 다 알고 있는.

▶ 정세현 : 그렇죠. 정보기관도 다 알고 군 당국자도 다 알고 있는 사진을 마치 북한이 그걸 국제사회를 속이고 핵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터트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그걸 페이크 뉴스라고 단정을 해버리면서 미국 고위층 실무자들 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 또는 그 밑의 참모들까지도 이거 대통령의 의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확실히 강하니까 여론 눈치보고 우물쭈물할 게 아니라 다시 또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려내는데 미국도 움직여야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되고 또 하나는 14, 15, 16 북쪽 대표단들이 여기를 다녀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경기도 초청으로. 그런데 거기에 김영철 통전부장 그러니까 당 부위원장을 수행해서 지난번에 미국까지 갔다 왔던 김성혜라는 통전부 정책실장이 있어요, 여성입니다. 핵심인데 안 왔어요, 14일에. 갑자기 비행장에서 비행기 안 탔다는 그런 뉴스가 돌았어요. 그래서 그거 보면 11월 8일에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장관급 회담이 불발된 후에 페이크 뉴스 나오고 뉴욕타임즈 12일인가요? 그러면서 미국 내의 여론이 반전되는 정부 주변의 공기가 바뀌는 것을 감지하고 아마 장관급 회담이 재개될 것을 대비해서 준비하느라고 말하자면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방남은 취소했던 것 아닌가. 그러면 김성혜 실장의 움직임을 보고 미국 쪽에서 움직인다고 저는 추정을 해봤었습니다.

▷ 정준희 : 장관님께서는 중요한 시기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론 강조하셨고 최근에도 재차 강조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게 필요한 걸까요?

▶ 정세현 : 장관급 회담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만나야 된다는 정도는 확인할 텐데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이 지금 약속되어 있잖아요, 그러면 해를 넘기지 말고 얘기해야 돼요. 그러니까 우리 언론도 오느냐 마느냐고 질문하는데 그런 질문하지 말라고 합니다. 당연한 걸 왜 질문하는가. 그런데 그렇게 해서 내려오면 그 기회에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서 미국이 너무 완강하니까 미국이 저 정도 지금 물러났으면 김 위원장 당신도 조금 더 양보를 해서 한 발 앞으로 나오라, 그래서 그렇게 해주면 내가 미국을 설득해서 미국이 또 한 발 나오도록 하겠다, 이런 식의 역할을 해줘야 된다는 이야기를 내가 여러 번 했었죠.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서 북한 비핵화의 프로세스가 좀 미국의 입맛에 맞도록 빠른 시일 내에 시작이 되도록 설득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전달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 정준희 :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이게 기정 사실이 되면서 그걸로 아예 문제를 푸는 그런 방향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정세현 : 그렇죠.

▷ 정준희 : 오늘 말씀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 정세현 : 예.

▷ 정준희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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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희의 최강시사] 정세현 “카길 극비방북 허용한 미국, 금강산관광 재개 고민할 것”
    • 입력 2018-11-20 11:10:28
    • 수정2018-11-20 13:21:37
    최강시사
- 햇볕정책의 옥동자인 금강산관광, 10년 잘 자라다 이후 10년째 와병 중
- 현정은, 금강산관광 제재는 UN제재가 아니라 미국의 제재
-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때문에 금강산관광에 현대측 적극 못나서
- 최대 곡물사 카길 극비 방북 허용한 미국,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고민할 것
- 11월 8일 북미고위급회담 불발 후 북미회담에 적극적으로 미국측 분위기 바뀌어
- 김정은 방남 해 넘기지 말아야
- 김정은 방남하면 文대통령이 설득해 북미회담 성사시켜야

■ 프로그램명 : 정준희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11월 20일(화)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정세현(前 통일부 장관)



▷ 정준희 : 금강산 관광 20주년을 맞아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우리 측 인사 100여 명이 기념행사 참석 차 금강산을 방문하고 어제 돌아왔습니다. 금강산 관광길 과연 언제쯤 열릴지 기대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런가 하면 한 차례 미뤄졌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이르면 이달 내에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서 그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금강산에 다녀오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대북 관련 현안들 점검해 보겠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 안녕하세요?

▷ 정준희 :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오셨는데 말은 20주년이지만 관광은 10년이고 10년 동안 막혀 있었잖아요. 북에서 기념행사를 가진 것도 4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행사의 의미, 어떻게 보셨나요?

▶ 정세현 : 우선 금강산 관광이 98년 11월 18일에 시작했습니다. 딱 20년 만에 20주년 기념행사를 했는데 그 당시에 저는 통일부 차관으로 있었어요.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이 만약 시작이 되면 그것은 햇볕정책의 옥동자다, 이런 표현을 썼었는데 그 옥동자가 한 10살까지는 잘 자랐어요. 그러다가 한 10년은 지금 아파서 누워 있습니다. 일어나려고 하다 보니까 침대에 발목이 묶여 있는 거예요, UN 제재라는. 그래서 곧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만 조금 이따가 북미관계 얘기하면 나올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햇볕정책의 옥동자가 10년은 잘 뛰어놀다가 10년은 병상에 누워 있었던 걸 생각하면서 감회가 좀 남다른 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쪽에서 재개를 위한 준비를 많이 해놨더군요? 여러 가지 단장도 많이 하고 말하자면 이번에 현대그룹 책임자들과 그래도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을 100여 명 모시는 자리에서 자기네들 의지를 그렇게 확실하게 드러내면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많이 하대요. 뭐라고 해야 되나요? 간절하다고 그럴까, 재개에 대한 희망이? 좀 안쓰럽기도 하고.

▷ 정준희 : 장관님께서는 몇 번 더 가셨을 것 같은데.

▶ 정세현 : 네, 한 대여섯 번 갔다 왔죠.

▷ 정준희 : 그러시죠. 제 개인적인 얘기입니다만 이게 관광이 시작될 때 해외에 나가서 돌아왔더니 관광이 막혔더라고요. 그래서 아직까지 못 갔습니다.

▶ 정세현 : 아, 그러셨어요?

▷ 정준희 : 굉장히 개인적으로 아쉬운데 가을 금강산 풍광 많이 좋던가요?

▶ 정세현 : 아니요, 금강산은 벌써 단풍 다 떨어지고 풍악산의 면모는 없습니다. 가을에 단풍이 좋을 때를 풍악산이라고 하고 그러는데 겨울에는 다 떨어지고 뼈만 남는 바위만 남았다고 해서 개골산이라고 그러는데 11월 19일에 올라왔구나. 어제 올라왔었는데 금강산이 이미 개골산이 되어 있었습니다.

▷ 정준희 : 그렇습니까? 개골산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 정세현 : 그래도 구룡폭포에서 흘러내려오는 옥류동 그 물은 참 예나 지금이나 그래서 제가 산천은 의구한데 인거는 갈 데 없다는 시조 한 구를 떠올렸는데 금강산 골짜기의 물은 역시 똑같이 깨끗하게 흐르고 있더군요.

▷ 정준희 : 여러 가지 아마 감회가 느껴지는데요. 어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귀환 인터뷰 들어보니까 상당히 긍정적인 분위기로 기대도 하고 만약에 언제든 대북 제재만 풀리면 준비할 그런 여력이 있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던데요. 당장 금강산 재개가 어려운 부분은 대북 제재 중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 정세현 : 현실적으로 미국이 그냥 완강하게 그걸 틀어막고 있으니까 그런 건데 현정은 회장은 UN 제재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라고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그건 뭐 정확한 얘기예요, 핵심이죠. 그런데 지금 세컨더리 보이콧 문제가 걱정이 좀 돼요. 무슨 얘기냐 하면 현대가 그 사업을 밀어붙이는 경우에 그렇게 밀어붙이지도 않지만 그 사업이 재개되면 금강산 관광에 재개하는 사업들이 나올 것 아닙니까? 기업체들이.

▷ 정준희 : 그렇죠.

▶ 정세현 : 그러면 이제 기업체와 거래하는 은행에 대한 거래, 미국과의 거래를 중단하면 세컨더리 보이콧이죠. 그러면 기업들은 겁나서 못 들어가죠. 그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개인 관광객들이 내는 돈이 들어가는 것은 어떻게 막을 길이 없을 거예요. 실비는 줘야 되니까. 그러나 거기에 이런 기업체들이 다시 진출을 해야 돼요. 식당하는 사람도 가야 되고 숙박업하는 호텔뿐만 아니라 또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하면 방갈로도 있고 많이 있습니다, 또 골프장도 있고. 그런데 그런 회사들과 거래하는 은행이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으면 그 회사로서는 그 짓 못하죠. 그게 걱정거리일 겁니다. 현정은 회장은 그것이 아마 제일 걱정일 거예요.

▷ 정준희 : 세컨더리 보이콧 문제가 실질적으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 일각의 얘기이긴 합니다만 설레발일 수도 있는데 미국이 금강산뿐만 아니라 개성공단도 대북 제재에서 예외로 한다? 이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리가 좀 나오는데 이게 맞는 이야기일까요?

▶ 정세현 : 저도 비슷한 얘기는 들었어요. 왜 그러냐 하면 금강산 관광도 관광이지만 그렇지만 개성공단도 이게 우리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그러니까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중소기업이 숨통이 트여요. 지금 거기에 진출해 있는 124개 기업 진출했다가 막힌 기업뿐만 아니라 연관된 사람들이 많거든요. 자제 납품도 하고 여러 가지. 그래서 그런 기업들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는 데에는 부담감이 있을 거예요, 미국이. 또 개성공단도 아까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현대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사실은. 여러 가지 서비스 이런 것들을 같이 올라가야 되니까 그런데 그런 기업들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심각하다, 이것은 미국으로서 고민 안 할 수 없죠. 그런데 이것 두 개만 풀어주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봇물 터지듯이 또 일제히 모든 제재는 다 풀라는 여론이 일어날까봐서 일종의 계륵이라고 합니까? 먹을 수 없고 안 먹을 수도 없는 계륵 같은 그런 존재인데 그것 때문에 걱정할 거예요. 그러나 이제 북미 간에 비핵화 그다음에 수교 문제를 둘러싼 제재 문제를 둘러싼 협상에 다시 탄력을 받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마무리되면서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이 되면 아마 그것은 미국도 풀어줘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 정준희 : 이게 결국은 비핵화 논의하고 직접 연동되어 있는 부분인데 비핵화 논의가 조금이라도 진전이 있으면 시작될 수 있는 부분일지 아니면 상당히 진척이 되어야 시작될 수 있는 부분일지 궁금해들 하실 것 같아요.

▶ 정세현 : 글쎄요, 그런데 그게 지금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돈은 미국이 우려하는 벌크캐시, 뭉칫돈 그 정도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개성공단도 실질적으로 1억 달러도 못 들어갔습니다. 그다음에 금강산도 그 정도가 안 돼요, 관광비 전부 해봐야. 그런데 지금 그것 가지고 계속 틀어막고 있기에는 어렵고요. 그다음에 미국의 지난번에 카길이라는 최대 곡물회사가 몰래, 몰래죠. 비밀리에 갔다 왔으면 몰래지. 그런데 갔다 왔는데 그게 미국 기업의 대북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 갔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그건 눈감아 주면서 우리 기업들 카길보다 훨씬 작은 기업들 그야말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이 재개되어야만 먹고살 수 있는 기업들의 소위 명줄을 그렇게 너무 오랫동안 쥐고 있으면 안 된다는 고민을 미국도 하고 있으리라고 봐요. 명색이 동맹 아닙니까, 그래도.

▷ 정준희 : 그러게요. 지금 2차 북미 정상회담 논의 가지고 한참 9월 이후로 질질 끌고 있는데 물론 또 따지고 보면 사실 전쟁 위협 고민했던 게 1년 전이기 때문에 지금만으로도 상당한 진척이긴 합니다만 지금 아직 지체되어 있는 북미 고위급 회담 문제, 이게 일정하게 물밑에서의 움직임이 좀 있는 것 같다는 흐름들에 대한 파악이 있는데요. 장관님,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 정세현 : 물론 11월 8일에 약속되어 있던 회담이 불발됐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지금 미국 쪽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것이 펜스 부통령의 말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11월 9일에 떠나면서도 아시아 순방을 떠나면서도 제재와 압박은 계속한다는 얘기를 하고 떠났는데 그쪽의 동남아 쪽에 가서는 핵리스트 신고는 북 사전에 할 것은 없고 2차 북미 정상회담 때 내놔도 된다는 식으로 한발 물러났어요.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던 CSIS에서의 보고서, 이것의 반작용 아닌가? 사실은 최근에 그러니까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미사일 활동, 핵활동을 한 것처럼 꾸몄단 말이에요, 기사가. 그런데 그 사진은 금년 3월 사진입니다, 2018년 3월에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진이에요.

▷ 정준희 : 그렇죠. 남한, 미국 다 알고 있는.

▶ 정세현 : 그렇죠. 정보기관도 다 알고 군 당국자도 다 알고 있는 사진을 마치 북한이 그걸 국제사회를 속이고 핵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터트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그걸 페이크 뉴스라고 단정을 해버리면서 미국 고위층 실무자들 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 또는 그 밑의 참모들까지도 이거 대통령의 의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확실히 강하니까 여론 눈치보고 우물쭈물할 게 아니라 다시 또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려내는데 미국도 움직여야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되고 또 하나는 14, 15, 16 북쪽 대표단들이 여기를 다녀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경기도 초청으로. 그런데 거기에 김영철 통전부장 그러니까 당 부위원장을 수행해서 지난번에 미국까지 갔다 왔던 김성혜라는 통전부 정책실장이 있어요, 여성입니다. 핵심인데 안 왔어요, 14일에. 갑자기 비행장에서 비행기 안 탔다는 그런 뉴스가 돌았어요. 그래서 그거 보면 11월 8일에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장관급 회담이 불발된 후에 페이크 뉴스 나오고 뉴욕타임즈 12일인가요? 그러면서 미국 내의 여론이 반전되는 정부 주변의 공기가 바뀌는 것을 감지하고 아마 장관급 회담이 재개될 것을 대비해서 준비하느라고 말하자면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방남은 취소했던 것 아닌가. 그러면 김성혜 실장의 움직임을 보고 미국 쪽에서 움직인다고 저는 추정을 해봤었습니다.

▷ 정준희 : 장관님께서는 중요한 시기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론 강조하셨고 최근에도 재차 강조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게 필요한 걸까요?

▶ 정세현 : 장관급 회담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만나야 된다는 정도는 확인할 텐데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이 지금 약속되어 있잖아요, 그러면 해를 넘기지 말고 얘기해야 돼요. 그러니까 우리 언론도 오느냐 마느냐고 질문하는데 그런 질문하지 말라고 합니다. 당연한 걸 왜 질문하는가. 그런데 그렇게 해서 내려오면 그 기회에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서 미국이 너무 완강하니까 미국이 저 정도 지금 물러났으면 김 위원장 당신도 조금 더 양보를 해서 한 발 앞으로 나오라, 그래서 그렇게 해주면 내가 미국을 설득해서 미국이 또 한 발 나오도록 하겠다, 이런 식의 역할을 해줘야 된다는 이야기를 내가 여러 번 했었죠.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서 북한 비핵화의 프로세스가 좀 미국의 입맛에 맞도록 빠른 시일 내에 시작이 되도록 설득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전달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 정준희 :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이게 기정 사실이 되면서 그걸로 아예 문제를 푸는 그런 방향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정세현 : 그렇죠.

▷ 정준희 : 오늘 말씀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 정세현 : 예.

▷ 정준희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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