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부활의 주역’ 내부 고발로 체포…일본 국내파의 쿠데타?

입력 2018.11.20 (21:40) 수정 2018.11.2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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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 자동차 기업 닛산의 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조작한 혐의로 어제(19일) 오후 체포됐는데요.

회장의 비리가 밝혀진 배경에 닛산 측과 검찰 사이에 플리바게닝, 즉 사법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두고 닛산이 대주주인 프랑스 르노와의 관계를 끊고 독자적인 길을 가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옵니다.

도쿄 이민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닛산자동차 카를로스 곤 회장은 어제(19일) 오후 전용기편으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검찰에 연행됐습니다.

곧바로 자택과 닛산 본사 압수수색까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닛산 측은 압수수색 와중에 곤 회장의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한 뒤 밤 10시에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

[사이카와/닛산자동차 사장 : "곤 회장의 중대한 부정행위가 3가지 있습니다."]

혐의는 500억 원 가량의 보수 축소 신고와 투자 자금, 회사 경비의 사적 지출입니다.

고향 브라질과 아버지 나라 레바논, 어머니 나라 프랑스 등 4개국에 회사 돈으로 고급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닛산 직원 : "'비용 절감해라, 인원 감축해라' 이렇게 했는데 회장 본인은 많은 보수를 받았다는 게 놀랍습니다."]

닛산은 내부 고발과 자체조사로 확인한 사실을 제보하면서 검찰과 함께 자기 회사 수장의 비리를 밝혀낸 겁니다.

수사 협조 대가로 감형을 받는 사법거래, 즉 플리바게닝이 있었던 것인데, 일본인 사장은 프랑스인 곤 회장을 향해 날선 말을 쏟아냈습니다.

[사이카와/닛산자동차 사장 : "한 명에게 너무 권한이 집중된 문제이며, 곤 회장 장기 통치의 부정적인 측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닛산은 곤 회장과 함께 체포된 그레그 켈리 사장의 해임도 제기했습니다.

외국인 원 투 톱이 동시에 물러나게 될 상황.

그래서 일본 언론들은 닛산 내부에 잠재돼 있던 외국 경영진과 일본인 임원 사이의 알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닛산과 일본의 닛산을 원하는 기류가 충돌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번 수사로 닛산을 세계 2위의 자동차 업체로 부활시킨 평사원 출신 카를로스 곤 회장의 신화는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의 마크롱 대통령은 르노와 닛산의 제휴를 지키겠다고 발언해 새로운 파장을 예고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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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닛산 부활의 주역’ 내부 고발로 체포…일본 국내파의 쿠데타?
    • 입력 2018-11-20 21:42:16
    • 수정2018-11-20 22: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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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 자동차 기업 닛산의 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조작한 혐의로 어제(19일) 오후 체포됐는데요.

회장의 비리가 밝혀진 배경에 닛산 측과 검찰 사이에 플리바게닝, 즉 사법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두고 닛산이 대주주인 프랑스 르노와의 관계를 끊고 독자적인 길을 가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옵니다.

도쿄 이민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닛산자동차 카를로스 곤 회장은 어제(19일) 오후 전용기편으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검찰에 연행됐습니다.

곧바로 자택과 닛산 본사 압수수색까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닛산 측은 압수수색 와중에 곤 회장의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한 뒤 밤 10시에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

[사이카와/닛산자동차 사장 : "곤 회장의 중대한 부정행위가 3가지 있습니다."]

혐의는 500억 원 가량의 보수 축소 신고와 투자 자금, 회사 경비의 사적 지출입니다.

고향 브라질과 아버지 나라 레바논, 어머니 나라 프랑스 등 4개국에 회사 돈으로 고급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닛산 직원 : "'비용 절감해라, 인원 감축해라' 이렇게 했는데 회장 본인은 많은 보수를 받았다는 게 놀랍습니다."]

닛산은 내부 고발과 자체조사로 확인한 사실을 제보하면서 검찰과 함께 자기 회사 수장의 비리를 밝혀낸 겁니다.

수사 협조 대가로 감형을 받는 사법거래, 즉 플리바게닝이 있었던 것인데, 일본인 사장은 프랑스인 곤 회장을 향해 날선 말을 쏟아냈습니다.

[사이카와/닛산자동차 사장 : "한 명에게 너무 권한이 집중된 문제이며, 곤 회장 장기 통치의 부정적인 측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닛산은 곤 회장과 함께 체포된 그레그 켈리 사장의 해임도 제기했습니다.

외국인 원 투 톱이 동시에 물러나게 될 상황.

그래서 일본 언론들은 닛산 내부에 잠재돼 있던 외국 경영진과 일본인 임원 사이의 알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닛산과 일본의 닛산을 원하는 기류가 충돌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번 수사로 닛산을 세계 2위의 자동차 업체로 부활시킨 평사원 출신 카를로스 곤 회장의 신화는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의 마크롱 대통령은 르노와 닛산의 제휴를 지키겠다고 발언해 새로운 파장을 예고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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