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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K] ‘삼바’는 어떻게 이재용을 흔드는가?
입력 2018.11.21 (07:05) 취재K
[취재K] ‘삼바’는 어떻게 이재용을 흔드는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사건이 정식 처리절차를 마쳤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어제(20일) 삼바를 검찰에 고발했고, 제재 의결에 따른 시행문도 삼바와 회계법인에 보냈다.

삼바가 이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및 행정소송을 낼 계획이라 삼바 분식회계 사건은 법원에서 2라운드 공방이 펼쳐지게 됐다.

이 공방과는 별개로 법정 밖에서는 삼바 분식회계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하 삼성 합병)의 연관성 공방이 뜨겁다. 삼성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으로 알려져 있어서 분식회계의 불똥이 이 부회장한테까지 튀는 모양새다.

삼바의 분식회계 의혹은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고, 삼성 합병은 2014년부터 2015년에 있었던 일이다. 시기적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두 가지 일이 섞이다 보니 여러 의혹이 뒤죽박죽이 됐다. 삼바가 어떻게 이재용 부회장을 흔들게 됐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2012년으로 돌려야 한다.


콜옵션 줘놓고 재무제표엔 미반영…공시도 누락

삼바는 2012년 미국의 제약회사인 '바이오젠'과 합작회사를 세웠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라는 회사다.

에피스 지분은 삼바가 85%, 바이오젠이 15%를 가졌다. 대신 바이오젠에 에피스의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권리를 줬다. 두 회사가 미리 합의한 가격에 삼바가 가진 지분을 바이오젠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건데, 이를 주식매수청구권, 다른 말로는 '콜옵션'이라고 한다.

콜옵션은 지분의 가치가 사전에 합의한 가격보다 높아졌을 때 행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삼바와 바이오젠이 합의한 격이 1주당 1,000원이라면, 1주 가격이 900원일 때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1주당 100원이 손해다. 반면, 1주 가격이 1,100원일 때 콜옵션을 행사하면 1주당 100원 이익이다.

에피스는 '삼바 85, 바이오젠 15'로 출발한 회사라 삼바가 '단독지배'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지만, 바이오젠이 지분을 절반가량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콜옵션이 있다면 '공동지배'로 봐야 한다는 게 회계원칙이라는 게 증선위 입장이다.

삼바 입장에서 보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건 지분을 시세보다 싸게 팔아서 손해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콜옵션을 부채로 반영해야 한다.


삼바는 그러나 회계처리를 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숨겼다. 재무제표에 에피스를 공동지배가 아닌 단독지배 회사로 반영하면서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지 않았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2012년과 2013년에는 공시하지 않았고, 2014년에 일부 공시했다.

증선위는 콜옵션 공시누락에 대해선 지난 7월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에피스를 공동지배로 보지 않은 건 이번에 분식회계라고 판단했다.


콜옵션 뒤늦게 반영하며 지분 계산법 바꿔

삼바는 2015년에 들어서야 에피스를 공동지배로 바꾸고,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에피스의 지분가치를 계산하는 방법도 바꿨다.

삼바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에피스의 지분가치를 지분을 취득했을 당시의 '취득원가'로 계산해서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그러나 2015년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면서 취득원가 대신 당시 시장가격을 활용했다.

콜옵션 부채만 반영했다면 삼바의 재무상태는 1조 8천억 원가량의 자본잠식으로 바뀌는 상황이었다. 이때 시장가격을 활용하게 되면서 삼바는 2조 원 가까이 흑자가 난 회사가 됐다. 실제로 2조 원을 벌어들인 건 아니지만, 회계장부에선 대규모 흑자회사가 된 것이다.

증선위는 이 부분도 분식회계라고 판단했다. 지분가치 계산법을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꾸는 건 회사가 원래는 단독지배였는데, 공동지배로 바뀌었을 때만 가능하다는 논리다. 에피스는 콜옵션 때문에 애초부터 공동지배 회사였기 때문에 지분가치 계산법을 바꿀 수 있는 회사가 아니므로 계산법을 바꿨다면 분식회계라는 판단이다.


"제일모직 고평가, 삼바 분식회계 덕분"

이러한 삼바의 분식회계가 삼성 합병에 어떻게 영향을 줬다는 건지 이해하려면, 제일모직이 삼바 지분을 43%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삼바 가치가 올라가면 제일모직 가치도 함께 올라가는 구조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바 주식을 많이 가진 제일모직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하면서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도 함께 갖게 됐다. 삼성 합병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야 하는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제일모직은 2014년 12월 주식시장에 상장됐는데, 상장 직후 주가가 증권사 예상을 뛰어넘어 1주당 20만 원에 육박했다. 이에 힘입어서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0.35주, 삼성물산 1주'로 정해졌다. 제일모직 주식 1주면 삼성물산 주식을 3주 가까이 갖는 거라 제일모직에 유리한 비율이었다.

일각에서는 삼바가 회사 가치를 부풀려서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이 나왔고, 결국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성 합병 비율 결정은 2015년 5월에 있었고, 삼바가 회사 가치를 부풀린 건 2015년 12월이라 시기상 맞지 않는다.

삼성 합병에서 삼바의 역할은 회사 가치를 부풀린 것보다 콜옵션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것에 있다.

참여연대 등은 삼바가 콜옵션 부채를 2012~2014년에 반영했다면 삼바의 재무상태가 안 좋아졌을 것이고, 삼바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에도 영향을 줘서 제일모직의 주가가 내려갔을 거라고 주장한다. 삼바가 콜옵션을 숨기면서 삼바의 재무상태를 나쁘지 않게 유지했기 때문에 제일모직 고평가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2015년 합병을 앞두고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이 불리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삼바의 가치를 내세워 제일모직이 높게 평가된 합병 비율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바가 제일모직을 위해 콜옵션을 일부러 숨겼다는 직접 증거는 드러나지 않아서 아직은 의혹 제기에 머물러 있다.


"가치 부풀린 분식회계로 합병 정당화"

그렇다면 삼바가 회사 가치를 부풀린 건 삼성 합병에 아무 영향이 없었을까. 합병 전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합병 이후엔 도움을 줬다는 게 참여연대 등의 주장이다.

2015년 당시 삼성 합병은 미국의 헤지퍼드 엘리엇의 등장으로 큰 쟁점이 됐다. 엘리엇은 2015년 6월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사들였다는 걸 공시하면서,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는 주장을 했다.

합병 비율 논란은 2015년 7월 삼성 합병이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 이후에도 한동안 논란이 됐고, 삼성물산 주주들이 합병에 불복해 소송도 냈다.

참여연대 등은 이때 삼바가 콜옵션 부채만 반영하고, 회사 가치를 부풀리지 않아 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졌다면 합병의 정당성이 크게 흔들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추진과정에서 제일모직이 가치가 큰 회사라는 주장을 뒷받침한 삼바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주가조작 논란'도 복병

삼성 합병 논란은 제일모직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부분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반대로 삼성물산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부분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일성신약 등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에 이의를 제기하며 두 가지 소송을 냈는데, 합병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에서는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반면 삼성물산이 합병 발표 이후 주주들에게 제시한 주식 매입가격이 너무 낮다며 제기한 소송에서는 2심 재판부가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가격을 높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합병 계획 발표를 앞둔 삼성물산이 주택공급에 소극적으로 나서거나 그룹 일감을 다른 계열사에 넘기고, 해외사업수주 사실도 뒤늦게 공개했다며 "(이러한) 실적 부진이 삼성가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에 의해 의도됐을 수 있다는 의심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등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유도하기 위해 삼성물산의 주가를 조작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 부회장 등을 배임과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2년 동안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최근 다시 한 번 고발했다.

이 재판의 대법원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만약 2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삼성 합병의 정당성은 다시 한번 의심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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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1 (07:05)
    취재K
[취재K] ‘삼바’는 어떻게 이재용을 흔드는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사건이 정식 처리절차를 마쳤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어제(20일) 삼바를 검찰에 고발했고, 제재 의결에 따른 시행문도 삼바와 회계법인에 보냈다.

삼바가 이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및 행정소송을 낼 계획이라 삼바 분식회계 사건은 법원에서 2라운드 공방이 펼쳐지게 됐다.

이 공방과는 별개로 법정 밖에서는 삼바 분식회계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하 삼성 합병)의 연관성 공방이 뜨겁다. 삼성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으로 알려져 있어서 분식회계의 불똥이 이 부회장한테까지 튀는 모양새다.

삼바의 분식회계 의혹은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고, 삼성 합병은 2014년부터 2015년에 있었던 일이다. 시기적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두 가지 일이 섞이다 보니 여러 의혹이 뒤죽박죽이 됐다. 삼바가 어떻게 이재용 부회장을 흔들게 됐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2012년으로 돌려야 한다.


콜옵션 줘놓고 재무제표엔 미반영…공시도 누락

삼바는 2012년 미국의 제약회사인 '바이오젠'과 합작회사를 세웠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라는 회사다.

에피스 지분은 삼바가 85%, 바이오젠이 15%를 가졌다. 대신 바이오젠에 에피스의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권리를 줬다. 두 회사가 미리 합의한 가격에 삼바가 가진 지분을 바이오젠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건데, 이를 주식매수청구권, 다른 말로는 '콜옵션'이라고 한다.

콜옵션은 지분의 가치가 사전에 합의한 가격보다 높아졌을 때 행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삼바와 바이오젠이 합의한 격이 1주당 1,000원이라면, 1주 가격이 900원일 때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1주당 100원이 손해다. 반면, 1주 가격이 1,100원일 때 콜옵션을 행사하면 1주당 100원 이익이다.

에피스는 '삼바 85, 바이오젠 15'로 출발한 회사라 삼바가 '단독지배'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지만, 바이오젠이 지분을 절반가량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콜옵션이 있다면 '공동지배'로 봐야 한다는 게 회계원칙이라는 게 증선위 입장이다.

삼바 입장에서 보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건 지분을 시세보다 싸게 팔아서 손해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콜옵션을 부채로 반영해야 한다.


삼바는 그러나 회계처리를 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숨겼다. 재무제표에 에피스를 공동지배가 아닌 단독지배 회사로 반영하면서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지 않았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2012년과 2013년에는 공시하지 않았고, 2014년에 일부 공시했다.

증선위는 콜옵션 공시누락에 대해선 지난 7월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에피스를 공동지배로 보지 않은 건 이번에 분식회계라고 판단했다.


콜옵션 뒤늦게 반영하며 지분 계산법 바꿔

삼바는 2015년에 들어서야 에피스를 공동지배로 바꾸고,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에피스의 지분가치를 계산하는 방법도 바꿨다.

삼바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에피스의 지분가치를 지분을 취득했을 당시의 '취득원가'로 계산해서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그러나 2015년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면서 취득원가 대신 당시 시장가격을 활용했다.

콜옵션 부채만 반영했다면 삼바의 재무상태는 1조 8천억 원가량의 자본잠식으로 바뀌는 상황이었다. 이때 시장가격을 활용하게 되면서 삼바는 2조 원 가까이 흑자가 난 회사가 됐다. 실제로 2조 원을 벌어들인 건 아니지만, 회계장부에선 대규모 흑자회사가 된 것이다.

증선위는 이 부분도 분식회계라고 판단했다. 지분가치 계산법을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꾸는 건 회사가 원래는 단독지배였는데, 공동지배로 바뀌었을 때만 가능하다는 논리다. 에피스는 콜옵션 때문에 애초부터 공동지배 회사였기 때문에 지분가치 계산법을 바꿀 수 있는 회사가 아니므로 계산법을 바꿨다면 분식회계라는 판단이다.


"제일모직 고평가, 삼바 분식회계 덕분"

이러한 삼바의 분식회계가 삼성 합병에 어떻게 영향을 줬다는 건지 이해하려면, 제일모직이 삼바 지분을 43%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삼바 가치가 올라가면 제일모직 가치도 함께 올라가는 구조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바 주식을 많이 가진 제일모직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하면서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도 함께 갖게 됐다. 삼성 합병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야 하는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제일모직은 2014년 12월 주식시장에 상장됐는데, 상장 직후 주가가 증권사 예상을 뛰어넘어 1주당 20만 원에 육박했다. 이에 힘입어서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0.35주, 삼성물산 1주'로 정해졌다. 제일모직 주식 1주면 삼성물산 주식을 3주 가까이 갖는 거라 제일모직에 유리한 비율이었다.

일각에서는 삼바가 회사 가치를 부풀려서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이 나왔고, 결국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성 합병 비율 결정은 2015년 5월에 있었고, 삼바가 회사 가치를 부풀린 건 2015년 12월이라 시기상 맞지 않는다.

삼성 합병에서 삼바의 역할은 회사 가치를 부풀린 것보다 콜옵션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것에 있다.

참여연대 등은 삼바가 콜옵션 부채를 2012~2014년에 반영했다면 삼바의 재무상태가 안 좋아졌을 것이고, 삼바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에도 영향을 줘서 제일모직의 주가가 내려갔을 거라고 주장한다. 삼바가 콜옵션을 숨기면서 삼바의 재무상태를 나쁘지 않게 유지했기 때문에 제일모직 고평가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2015년 합병을 앞두고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이 불리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삼바의 가치를 내세워 제일모직이 높게 평가된 합병 비율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바가 제일모직을 위해 콜옵션을 일부러 숨겼다는 직접 증거는 드러나지 않아서 아직은 의혹 제기에 머물러 있다.


"가치 부풀린 분식회계로 합병 정당화"

그렇다면 삼바가 회사 가치를 부풀린 건 삼성 합병에 아무 영향이 없었을까. 합병 전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합병 이후엔 도움을 줬다는 게 참여연대 등의 주장이다.

2015년 당시 삼성 합병은 미국의 헤지퍼드 엘리엇의 등장으로 큰 쟁점이 됐다. 엘리엇은 2015년 6월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사들였다는 걸 공시하면서,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는 주장을 했다.

합병 비율 논란은 2015년 7월 삼성 합병이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 이후에도 한동안 논란이 됐고, 삼성물산 주주들이 합병에 불복해 소송도 냈다.

참여연대 등은 이때 삼바가 콜옵션 부채만 반영하고, 회사 가치를 부풀리지 않아 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졌다면 합병의 정당성이 크게 흔들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추진과정에서 제일모직이 가치가 큰 회사라는 주장을 뒷받침한 삼바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주가조작 논란'도 복병

삼성 합병 논란은 제일모직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부분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반대로 삼성물산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부분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일성신약 등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에 이의를 제기하며 두 가지 소송을 냈는데, 합병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에서는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반면 삼성물산이 합병 발표 이후 주주들에게 제시한 주식 매입가격이 너무 낮다며 제기한 소송에서는 2심 재판부가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가격을 높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합병 계획 발표를 앞둔 삼성물산이 주택공급에 소극적으로 나서거나 그룹 일감을 다른 계열사에 넘기고, 해외사업수주 사실도 뒤늦게 공개했다며 "(이러한) 실적 부진이 삼성가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에 의해 의도됐을 수 있다는 의심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등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유도하기 위해 삼성물산의 주가를 조작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 부회장 등을 배임과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2년 동안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최근 다시 한 번 고발했다.

이 재판의 대법원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만약 2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삼성 합병의 정당성은 다시 한번 의심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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