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워킹그룹’ 첫발은 뗐지만…심상치않은 ‘2인승 자전거’론

입력 2018.11.21 (16:34) 수정 2018.11.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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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국면에서 한미 외교의 상설 협의체로 주목받아온 '한미 워킹그룹(Working Group)이 오늘 첫 가동에 들어가며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특히 미국은 남북의 철도연결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strong support)' 입장을 피력하며 힘을 실어줬다. 아직 '연내 착공식'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북미 교착 국면에서 지연돼온 남북협력사업에 일부 숨통이 트인 셈이다.

하지만 같은 시각,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른바 '2인승 자전거(tandem)' 발언을 내놓아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두 사람이 앞뒤에서 타는 '2인승 자전거'에 비유하며 '병행 추진' 원칙을 더욱 분명히 한 건데, 발언의 맥락을 따져보면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미국의 견제 성격이 다분하다.

최근 들어 한미워킹그룹 출범을 '미국의 흉계'라며 비난해온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미국, 남북 철도연결 공동조사 전폭적 지지”…한미워킹그룹 첫발 ‘순조’

한미 당국의 상시적인 공조와 소통 창구로 역할을 하게 될 '한미 워킹그룹'이 20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미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각국 대표로 한 양측은 북미 간 고위급회담 추진 상황은 물론 대북 제재 이행, 이와 연동된 남북협력사업 등 제반 현안을 의제별로 나눠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도훈 본부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강력하고 전폭적인 지지, 스트롱 서포트(strong support)를 표명했다"고 전하면서 올해 안으로 철도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월 하순부터 철도 현지 공동 조사를 진행한 뒤 11월 말~ 12월 초에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한 뒤 북미 교착 국면으로 차질을 빚어온 남북 철도연결 사업은 일단 재추진의 동력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워킹그룹 회의에 정통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남북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한-미 간 협의를 통해 진전이 있었고, 기술적인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만 남았다"면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사소한 문제가 남아 있는데, 협의가 잘 되고 있어 곧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대표단은 초미의 관심사인 북미 고위급 회담 재재 일정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접촉하며 서로 협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미 측은 계획대로 내년 초로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더라"고 미국 측 분위기를 전했다.

양측은 앞으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한 달에 두 차례 정도, 가급적 정례화한다는 데도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비핵화-남북관계는 2인승 자전거…중요한 병행 과정”

폼페이오의 '2인승 자전거' 발언은 한미 워킹그룹 회의가 한창 진행되던 바로 그 시각, 국무부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기자실을 찾은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 출범을 이란 제재 문제 등과 함께 5가지 주요 현안 중 하나로 언급한 뒤,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미가 긴밀한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설명을 내놨다.

하지만 '남북관계 진전과 비핵화 노력을 조율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 정부에 보내려는 메시지가 뭐냐?'는 일본 NHK기자의 질문이 나오자 한발 더 나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것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에 대해 완전한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워킹그룹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진전에 뒤처져선 안 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한국 정부에 분명히 해왔다(We have made clear to the Republic of Korea that we do want to make sure that peace on the peninsula and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aren’t lagging behind the increase in the amount of inter-relationship between the two Koreas)"고 언급한 뒤, "우리는 이를 함께 나아가는 2인승 자전거(tandem), 중요한 병행 과정(parallel process)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폼페이오 발언은 한국 견제용?…AP통신 “남북관계 진전에 주의 촉구”

한미 워킹그룹 출범에 맞춰 폼페이오 장관이 내놓은 '2인승 자전거' 발언은 뭘 의미할까?

얼핏 보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은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그동안 앵무새처럼 되뇌어왔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발언이 나온 구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상황이 크게 다르다. 특히 발언의 강도와 내용이 이례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워킹그룹의 출범 목적을 설명하면서 "서로 다른 소리를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국 간 이견이 존재했음을 처음으로 공개 표출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 논의가 오가는 미묘한 시점, 폼페이오 장관이 한미 공조를 명분으로 한국 정부에 직설적으로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외신들도 대체로 한미 워킹그룹 출범보다는 폼페이오의 발언 내용에 주목하며, 특히 한국 정부에 대한 '견제' 또는 '주의 촉구'라는 데 초점을 맞춰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이 남북관계 진전에 주의를 촉구했다(US sounds word of caution on expansion of Korea ties")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내며,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진전과 남북관계 진전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간에 '완전한 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기자들에게 한 그의 발언은 동맹국인 한국과의 '잠재적 단절(potential disconnect)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논평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북한의 구체적인 핵 포기 조치가 이뤄지기 전 북한과의 관계를 진전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해석하면서, "서울이 북한과 너무 빨리 가는 데 대해 워싱턴이 우려해왔음을 폼페이오가 시사했다(Pompeo indicated that Washington had been concerned that Seoul had moved too quickly with Pyongyang)"고 전했다.

AFP통신은 "남북 화해가 비핵화에 앞서 나가선 안된다:폼페이오(Inter-Korean rapprochement must not outpace denuclearization:Pompeo)"고 보다 직설적으로 제목을 단 뒤, "남북 간의 어떤 화해 조치도 한반도 비핵화 노력과 병행돼 추진돼야 하며, 앞서갈 수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폼페이오의 발언을 해석했다.


■북한, 또 반발할까?…‘고위급 회담 재개’가 분수령 될 듯

앞으로의 관건은 한미 워킹그룹 출범과 폼페이오의 '2인승 자전거' 발언에 대해 북한이 보일 반응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의 워킹그룹 출범은 사실 우리 정부에게는 한미 마찰을 피하고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진전시키기 위한 현실적이고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미 양국의 대북 압박 공조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실제로 북한은 워킹그룹 출범을 앞두고 각종 매체를 동원해 "북남 협력사업들을 항시적으로 견제하고 제동을 걸며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아무 때나 파탄시키려는 미국의 흉심"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19일에는 노동신문까지 나서 "북과 남의 협의 상황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그에 간섭하기 위한 미국의 견제장치'로 미국의 개입과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미 워킹그룹의 출범은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는 미국의 입장을 양국이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공조 체제를 공식화했다는 점을 의미하고,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 협력사업은 물론 27일 또는 28일 개최설이 나도는 북미고위급 회담의 재개 문제 역시 영향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워킹그룹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엔 한미간의 불필요한 오해나 마찰을 피하고 남북 협력사업의 제재 예외를 인정받는 등 선순환이 예상되지만, 자칫 북미 관계가 악화되거나 교착 국면이 길어질 경우 한미공조의 틀에 묶여 우리 정부의 운신 폭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점 역시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미 워킹그룹이 순로롭게 첫발을 뗐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움직임을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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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1-21 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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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국면에서 한미 외교의 상설 협의체로 주목받아온 '한미 워킹그룹(Working Group)이 오늘 첫 가동에 들어가며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특히 미국은 남북의 철도연결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strong support)' 입장을 피력하며 힘을 실어줬다. 아직 '연내 착공식'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북미 교착 국면에서 지연돼온 남북협력사업에 일부 숨통이 트인 셈이다.

하지만 같은 시각,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른바 '2인승 자전거(tandem)' 발언을 내놓아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두 사람이 앞뒤에서 타는 '2인승 자전거'에 비유하며 '병행 추진' 원칙을 더욱 분명히 한 건데, 발언의 맥락을 따져보면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미국의 견제 성격이 다분하다.

최근 들어 한미워킹그룹 출범을 '미국의 흉계'라며 비난해온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미국, 남북 철도연결 공동조사 전폭적 지지”…한미워킹그룹 첫발 ‘순조’

한미 당국의 상시적인 공조와 소통 창구로 역할을 하게 될 '한미 워킹그룹'이 20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미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각국 대표로 한 양측은 북미 간 고위급회담 추진 상황은 물론 대북 제재 이행, 이와 연동된 남북협력사업 등 제반 현안을 의제별로 나눠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도훈 본부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강력하고 전폭적인 지지, 스트롱 서포트(strong support)를 표명했다"고 전하면서 올해 안으로 철도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월 하순부터 철도 현지 공동 조사를 진행한 뒤 11월 말~ 12월 초에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한 뒤 북미 교착 국면으로 차질을 빚어온 남북 철도연결 사업은 일단 재추진의 동력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워킹그룹 회의에 정통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남북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한-미 간 협의를 통해 진전이 있었고, 기술적인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만 남았다"면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사소한 문제가 남아 있는데, 협의가 잘 되고 있어 곧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대표단은 초미의 관심사인 북미 고위급 회담 재재 일정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접촉하며 서로 협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미 측은 계획대로 내년 초로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더라"고 미국 측 분위기를 전했다.

양측은 앞으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한 달에 두 차례 정도, 가급적 정례화한다는 데도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비핵화-남북관계는 2인승 자전거…중요한 병행 과정”

폼페이오의 '2인승 자전거' 발언은 한미 워킹그룹 회의가 한창 진행되던 바로 그 시각, 국무부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기자실을 찾은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 출범을 이란 제재 문제 등과 함께 5가지 주요 현안 중 하나로 언급한 뒤,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미가 긴밀한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설명을 내놨다.

하지만 '남북관계 진전과 비핵화 노력을 조율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 정부에 보내려는 메시지가 뭐냐?'는 일본 NHK기자의 질문이 나오자 한발 더 나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것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에 대해 완전한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워킹그룹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진전에 뒤처져선 안 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한국 정부에 분명히 해왔다(We have made clear to the Republic of Korea that we do want to make sure that peace on the peninsula and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aren’t lagging behind the increase in the amount of inter-relationship between the two Koreas)"고 언급한 뒤, "우리는 이를 함께 나아가는 2인승 자전거(tandem), 중요한 병행 과정(parallel process)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폼페이오 발언은 한국 견제용?…AP통신 “남북관계 진전에 주의 촉구”

한미 워킹그룹 출범에 맞춰 폼페이오 장관이 내놓은 '2인승 자전거' 발언은 뭘 의미할까?

얼핏 보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은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그동안 앵무새처럼 되뇌어왔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발언이 나온 구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상황이 크게 다르다. 특히 발언의 강도와 내용이 이례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워킹그룹의 출범 목적을 설명하면서 "서로 다른 소리를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국 간 이견이 존재했음을 처음으로 공개 표출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 논의가 오가는 미묘한 시점, 폼페이오 장관이 한미 공조를 명분으로 한국 정부에 직설적으로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외신들도 대체로 한미 워킹그룹 출범보다는 폼페이오의 발언 내용에 주목하며, 특히 한국 정부에 대한 '견제' 또는 '주의 촉구'라는 데 초점을 맞춰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이 남북관계 진전에 주의를 촉구했다(US sounds word of caution on expansion of Korea ties")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내며,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진전과 남북관계 진전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간에 '완전한 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기자들에게 한 그의 발언은 동맹국인 한국과의 '잠재적 단절(potential disconnect)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논평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북한의 구체적인 핵 포기 조치가 이뤄지기 전 북한과의 관계를 진전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해석하면서, "서울이 북한과 너무 빨리 가는 데 대해 워싱턴이 우려해왔음을 폼페이오가 시사했다(Pompeo indicated that Washington had been concerned that Seoul had moved too quickly with Pyongyang)"고 전했다.

AFP통신은 "남북 화해가 비핵화에 앞서 나가선 안된다:폼페이오(Inter-Korean rapprochement must not outpace denuclearization:Pompeo)"고 보다 직설적으로 제목을 단 뒤, "남북 간의 어떤 화해 조치도 한반도 비핵화 노력과 병행돼 추진돼야 하며, 앞서갈 수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폼페이오의 발언을 해석했다.


■북한, 또 반발할까?…‘고위급 회담 재개’가 분수령 될 듯

앞으로의 관건은 한미 워킹그룹 출범과 폼페이오의 '2인승 자전거' 발언에 대해 북한이 보일 반응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의 워킹그룹 출범은 사실 우리 정부에게는 한미 마찰을 피하고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진전시키기 위한 현실적이고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미 양국의 대북 압박 공조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실제로 북한은 워킹그룹 출범을 앞두고 각종 매체를 동원해 "북남 협력사업들을 항시적으로 견제하고 제동을 걸며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아무 때나 파탄시키려는 미국의 흉심"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19일에는 노동신문까지 나서 "북과 남의 협의 상황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그에 간섭하기 위한 미국의 견제장치'로 미국의 개입과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미 워킹그룹의 출범은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는 미국의 입장을 양국이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공조 체제를 공식화했다는 점을 의미하고,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 협력사업은 물론 27일 또는 28일 개최설이 나도는 북미고위급 회담의 재개 문제 역시 영향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워킹그룹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엔 한미간의 불필요한 오해나 마찰을 피하고 남북 협력사업의 제재 예외를 인정받는 등 선순환이 예상되지만, 자칫 북미 관계가 악화되거나 교착 국면이 길어질 경우 한미공조의 틀에 묶여 우리 정부의 운신 폭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점 역시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미 워킹그룹이 순로롭게 첫발을 뗐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움직임을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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