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나 좀 도와줘”…석 달간 멈추지 않은 그놈 목소리

입력 2018.11.22 (11:13) 수정 2018.11.2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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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오전 0시 21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주택.

가족 없이 혼자 생활하던 A(66)씨는 술에 취해 익숙하게 휴대 전화를 들었다. 그가 전화한 곳은 112.

A 씨는 전화를 받은 경찰에게 “다른 사람이 우리 집 대문을 부순다. 와서 도와 달라”고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지만, A 씨 집은 고요했고 대문도 멀쩡했다. 경찰은 A 씨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고 주변 상황을 살핀 후 현장에서 철수했다. A 씨의 허위신고로 경찰은 헛걸음을 해야 했다.

A 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112에 814차례, 119에 273차례 등 총 1,087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허위, 장난 신고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A 씨 혼자 생활하고 해서 주의 시키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에 많게는 100번 넘게 장난 전화를 하고 상담원에게 욕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즉결심판에 회부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어 “나중에는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A 씨는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경찰이 책임질 수 있느냐고 계속 전화를 걸어와 ‘울며 겨자 먹기’로 현장에 나갔다”고 덧붙였다.

즉결심판에 넘겨진 A 씨는 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고, 이에 경찰은 지난 8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9일 A 씨를 붙잡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술이 깬 상태에서 A 씨를 조사했는데, 자신은 전혀 기억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며 “우리가 A 씨의 휴대전화에 찍힌 112·119 번호를 보여줬는데도 기억을 못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우리가 검거하려 하자 도주 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인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A 씨는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오늘(22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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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나 좀 도와줘”…석 달간 멈추지 않은 그놈 목소리
    • 입력 2018-11-22 11:13:20
    • 수정2018-11-22 22:12:39
    취재후·사건후
6월 6일 오전 0시 21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주택.

가족 없이 혼자 생활하던 A(66)씨는 술에 취해 익숙하게 휴대 전화를 들었다. 그가 전화한 곳은 112.

A 씨는 전화를 받은 경찰에게 “다른 사람이 우리 집 대문을 부순다. 와서 도와 달라”고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지만, A 씨 집은 고요했고 대문도 멀쩡했다. 경찰은 A 씨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고 주변 상황을 살핀 후 현장에서 철수했다. A 씨의 허위신고로 경찰은 헛걸음을 해야 했다.

A 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112에 814차례, 119에 273차례 등 총 1,087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허위, 장난 신고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A 씨 혼자 생활하고 해서 주의 시키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에 많게는 100번 넘게 장난 전화를 하고 상담원에게 욕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즉결심판에 회부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어 “나중에는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A 씨는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경찰이 책임질 수 있느냐고 계속 전화를 걸어와 ‘울며 겨자 먹기’로 현장에 나갔다”고 덧붙였다.

즉결심판에 넘겨진 A 씨는 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고, 이에 경찰은 지난 8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9일 A 씨를 붙잡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술이 깬 상태에서 A 씨를 조사했는데, 자신은 전혀 기억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며 “우리가 A 씨의 휴대전화에 찍힌 112·119 번호를 보여줬는데도 기억을 못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우리가 검거하려 하자 도주 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인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A 씨는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오늘(22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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