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날씨’와 ‘기후’ 구분 못 해 조롱거리 된 대통령

입력 2018.11.22 (19:41) 수정 2018.11.2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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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기후' 차이 초등학생도 안다."

추수감사절 미국은 워싱턴DC를 비롯한 동부 지역에 북극에서 불어온 찬 바람으로 한파가 들이닥칠 것으로 예보됐다. 미 언론은 백 년 만의 한파가 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주일 전에는 미 동부지역으로 중심으로 이른 폭설이 내려 학교 휴교령이 내려지고,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예년보다 이른 눈과 한파로 날씨에 대해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날씨'와 '기후' 차이를 구분하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자신이 평소 애용하는 트윗에 "무자비하고 긴 한파가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울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 짧은 글이 화제가 된 건 트럼프가 종종 '날씨'와 '기후'의 차이를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는 짧은 기간의 대기 상황이 어떤지를 뜻하고, 기후는 상대적으로 긴 기간 동안 대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가리킨다. 이 차이를 미국에선 초등학교 때 배운다고 한다.

즉, 기후변화를 얘기할 때는 평균 날씨의 장기적 변화를 말하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정치권에선 "초등학생도 구분하는 날씨와 기후를 대통령이 알지 못한다"고 조롱하고 있다.

프라말라 자야팔 민주당 하원의원은 "날씨와 기후는 다르다"며 "대통령이 그걸 이해해야 한다. 어렵지 않다"고 꼬집었다. 마크 포칸 의원은 "트럼프는 과학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의 무지는 우리의 손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무지'..."트윗으로 증명"


트럼프의 무지를 나타내는 증거는 과거 그의 트윗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파가 들이닥치면 지구온난화를 거론하며 올린 글들이다.

"또 한 번의 매우 추운 봄날이다. "지구온난화"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이름을 "기후변화"로 바꾸다니 훌륭한 조치다."

"눈 폭풍이 텍사스부터 테네시까지 몰아치고 있다. 나는 지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데 얼어 죽겠다. 지구온난화는 완전한, 그리고 매우 비싼 헛소리다!"

"매우 비경제적인 지구온난화 헛소리는 멈춰야 한다. 우리 지구는 얼어 죽을 지경이고, 기온은 기록적으로 떨어졌으며, 우리 지구온난화 과학자들은 얼음 속에 갇혀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개념은 중국 정부가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지구온난화'를 조롱하는 트럼프의 트윗은 많다. 무지를 떠나서도 트럼프는 '한파'만 오면 비슷한 글을 남기곤 한다. 그가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무지한 것도 이유지만, 기후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파리기후변화협정 나 홀로 탈퇴 선언


트럼프는 지난 6월에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합의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지구온난화가 '과학적 사기'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자율적 탄소배출 감축을 약속한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를 반영하듯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인물들을 줄줄이 고위직에 임명했다. 전직 석탄업계 로비스트에게는 환경정책을 맡겼다.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각) 환경보호청 청장 직무대행인 앤드루 휠러를 새 청장으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휠러는 석탄업계를 대변해 정부 정책과 의회 입법에 입김을 넣는 로비스트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정치인인 짐 인호프 상원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휠러를 환경보호청장으로 임명하면서 석탄, 석유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더불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메탄가스 배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세계적 친환경 정책을 백지화하겠다는 의지다.

트럼프는 당장 이익만을 보는 데 급급한 인물이다. 즉 돈이 되지 않으면, 지구온난화 같은 세계적인 환경문제 따위는 관심 두지 않는다. 그러니 한 나라의 대통령이 날씨와 기후를 구분 못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와도 그는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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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날씨’와 ‘기후’ 구분 못 해 조롱거리 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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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1-22 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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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기후' 차이 초등학생도 안다."

추수감사절 미국은 워싱턴DC를 비롯한 동부 지역에 북극에서 불어온 찬 바람으로 한파가 들이닥칠 것으로 예보됐다. 미 언론은 백 년 만의 한파가 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주일 전에는 미 동부지역으로 중심으로 이른 폭설이 내려 학교 휴교령이 내려지고,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예년보다 이른 눈과 한파로 날씨에 대해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날씨'와 '기후' 차이를 구분하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자신이 평소 애용하는 트윗에 "무자비하고 긴 한파가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울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 짧은 글이 화제가 된 건 트럼프가 종종 '날씨'와 '기후'의 차이를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는 짧은 기간의 대기 상황이 어떤지를 뜻하고, 기후는 상대적으로 긴 기간 동안 대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가리킨다. 이 차이를 미국에선 초등학교 때 배운다고 한다.

즉, 기후변화를 얘기할 때는 평균 날씨의 장기적 변화를 말하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정치권에선 "초등학생도 구분하는 날씨와 기후를 대통령이 알지 못한다"고 조롱하고 있다.

프라말라 자야팔 민주당 하원의원은 "날씨와 기후는 다르다"며 "대통령이 그걸 이해해야 한다. 어렵지 않다"고 꼬집었다. 마크 포칸 의원은 "트럼프는 과학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의 무지는 우리의 손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무지'..."트윗으로 증명"


트럼프의 무지를 나타내는 증거는 과거 그의 트윗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파가 들이닥치면 지구온난화를 거론하며 올린 글들이다.

"또 한 번의 매우 추운 봄날이다. "지구온난화"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이름을 "기후변화"로 바꾸다니 훌륭한 조치다."

"눈 폭풍이 텍사스부터 테네시까지 몰아치고 있다. 나는 지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데 얼어 죽겠다. 지구온난화는 완전한, 그리고 매우 비싼 헛소리다!"

"매우 비경제적인 지구온난화 헛소리는 멈춰야 한다. 우리 지구는 얼어 죽을 지경이고, 기온은 기록적으로 떨어졌으며, 우리 지구온난화 과학자들은 얼음 속에 갇혀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개념은 중국 정부가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지구온난화'를 조롱하는 트럼프의 트윗은 많다. 무지를 떠나서도 트럼프는 '한파'만 오면 비슷한 글을 남기곤 한다. 그가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무지한 것도 이유지만, 기후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파리기후변화협정 나 홀로 탈퇴 선언


트럼프는 지난 6월에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합의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지구온난화가 '과학적 사기'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자율적 탄소배출 감축을 약속한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를 반영하듯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인물들을 줄줄이 고위직에 임명했다. 전직 석탄업계 로비스트에게는 환경정책을 맡겼다.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각) 환경보호청 청장 직무대행인 앤드루 휠러를 새 청장으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휠러는 석탄업계를 대변해 정부 정책과 의회 입법에 입김을 넣는 로비스트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정치인인 짐 인호프 상원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휠러를 환경보호청장으로 임명하면서 석탄, 석유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더불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메탄가스 배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세계적 친환경 정책을 백지화하겠다는 의지다.

트럼프는 당장 이익만을 보는 데 급급한 인물이다. 즉 돈이 되지 않으면, 지구온난화 같은 세계적인 환경문제 따위는 관심 두지 않는다. 그러니 한 나라의 대통령이 날씨와 기후를 구분 못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와도 그는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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