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거액 빌려 해외 도피”…마이크로닷 부모 파문

입력 2018.11.23 (08:31) 수정 2018.11.23 (11: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최근에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분이죠.

유명 랩퍼인 '마이크로닷', 신재호 씨입니다.

그런데,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20년 전 고향 마을에서 거액을 빌려 해외로 도피했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주장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 수십여 명에, 피해액은 수십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당시 쑥대밭이 됐다는 이 마을 사건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낚시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탄 랩퍼 마이크로닷, 신재호 씨입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글 하나가 올라옵니다.

1997년 신 씨 부모가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에게 수십억 원을 빌린 뒤 도주했다는 내용인데요.

이 내용이 알려진 직후, 신 씨는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는데요.

어렵게 피해자들을 만나 당시 상황을 들어 봤습니다.

신 씨의 부모가 하던 목장은 이 지역에선 큰 규모의 농장이었다는데요.

[A 씨/피해자/음성변조 : "제천에서는 그래도 첫 번째, 두 번째 안에 들었죠. (젖소가) 한 80두가 넘었죠. 송아지까지 거의 100두 가까이 되었죠."]

[B 씨/피해자/음성변조 : "자수성가했다고 봐야 돼요. 낙농가 중에서 상도 많이 받고 그 정도 우유를 내고 팔 수 있는 여건이면 중소기업보다도 낫다."]

신 씨 아버지와 피해자들은 대부분 수십 년간 한 마을에 살며 호형호제하던 사이였다는데요.

A 씨도 함께 목장을 하면서 신 씨, 즉 마이크로닷의 아버지에게 1억이 넘는 돈의 연대 보증을 서 줬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같이 목장을 했으니까 형님 동생 사이로 지냈죠. 축사를 짓게 되면 돈을 빌려야 하잖아요. 대출을 받으려고 하니까 보증을 서줄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1997년 5월, 갑자기 신 씨와 가족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전화를 안 받아서 가 봤더니 소하고 다 가지고 갔더라고요. 그 집에 있던 농기구까지 다 없어졌다니까요."]

특히, A 씨는 전날 신 씨 식구들과 저녁 식사도 함께했다고 하는데요, 아무런 낌새도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그 당시에 (피해자가) 한 30, 40명. 집안 식구들한테는 돈을 백만 원이고, 천만 원이고 이런 식으로 빌렸고 신 씨 부인이 계주였던 곗돈도 다 떼어먹고 그랬죠."]

마을 주민들은 급히 수소문을 했고, 그날 새벽 신 씨와 가족들이 김포공항을 통해 뉴질랜드로 출국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신 씨와 가족들의 행방을 찾을 수 없어 이 사건은 기소중지 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이 사건으로 서로 연대보증이 돼 있던 마을의 농장들이 빚을 떠안게 됐고, 줄줄이 도산을 하게 된 겁니다.

[B 씨/피해자/음성변조 : "한 분이 무너지면 그분 걸 또 떠안고 또 떠안고 상상 초월한 금액이었어요."]

[A 씨/피해자/음성변조 : "그것 때문에 연쇄 부도가 일어난 거죠. 그때 스트레스받아서 암 걸려서 죽는 줄 알았죠."]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하거나, 마을을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 씨의 농기계에 연대 보증을 서 줬던 피해자 C 씨,

아내 역시 신 씨 부인에게 곗돈을 떼였다고 하는데요.

그날 이후 빚 독촉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C 씨 부인/피해자/음성변조 : "저희 농사지어 놓은 벼 이삭까지 압류를 한다고 피를 말리면서 독촉을 하니까 그냥 물어 줬죠. 진짜 그런 거는 덜덜 떨렸어요."]

힘들게 빚을 갚던 남편도 몇 년 뒤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C 씨 부인/피해자/음성변조 : "그 후부터 계속 화가 나니까 (술을) 자꾸 먹고 그러다 보니까..."]

신 씨에게 보증을 서 준 피해자 B 씨는 아직도 빚을 갚고 있다는데요.

[B 씨/피해자/음성변조 : "어떻게 보면 참 멍청한 짓이죠. 왜냐하면 내가 써 보지도 못한 돈을 이렇게 갚아야 된다는 게 모르겠어요. 힘들죠."]

한 친척은 돈을 받기 위해 직접 뉴질랜드를 찾았다고 하는데요,

이런 일이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그 집안 식구 (피해자) 중 한 명이 암에 걸리셨던 분이 있는데 뉴질랜드를 찾아갔는데 사람 취급도 안 해서 그냥 왔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다만 얼마라도 달라고 갔었는데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그런데 몇 년 뒤 피해자들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신 씨의 아들, 즉 마이크로닷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마이크로닷 이름이 신재호라는데, 제가 그 막내아들을 잘 알거든요. 업고 다니고 그래서."]

랩퍼가 된 신 씨의 아들 신재호 씨.

부모는 뉴질랜드에서 큰 한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연락을 취할 수도, 연락이 오지도 않았다는데요.

피해자의 자녀들라고 주장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했고, 경찰을 통해 신 씨의 부모가 사기 혐의로 피소 됐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제천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 금액은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일단 뭐 억대가 넘는 건 맞는 거 같아요. 수사가 진행되다가 피고소인들이 해외로 출국해서 중단된 상태고..."]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마이크로닷은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며 당시 상황을 잘 알지 못했지만, 아들로서 책임을 지겠다고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그동안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바라고 있었는데요.

[A 씨/피해자/음성변조 : "방송국들도 다 제 전화번호를 아는데 그분도 알 텐데 전화가 안 오네. 20년 전 전화번호를 난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도..."]

[B 씨/피해자/음성변조 : "아버지 문제이지 아들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본인이 성실히 갚겠다고 하니까 기대 반, 반 기대나 해 볼까 그런 생각이죠."]

경찰은 조만간, 신 씨 부부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천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신재호 씨) 부모님 연락처도 없고 알 수도 없고 그쪽에서 연락도 없었고 소속사에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연락이 안 돼요. 신병확보를 위해서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거예요."]

20년 전 한 마을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 피해자들의 고통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마이크로닷, 신 씨의 부모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거액 빌려 해외 도피”…마이크로닷 부모 파문
    • 입력 2018-11-23 08:39:16
    • 수정2018-11-23 11:10:40
    아침뉴스타임
[기자]

최근에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분이죠.

유명 랩퍼인 '마이크로닷', 신재호 씨입니다.

그런데,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20년 전 고향 마을에서 거액을 빌려 해외로 도피했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주장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 수십여 명에, 피해액은 수십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당시 쑥대밭이 됐다는 이 마을 사건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낚시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탄 랩퍼 마이크로닷, 신재호 씨입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글 하나가 올라옵니다.

1997년 신 씨 부모가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에게 수십억 원을 빌린 뒤 도주했다는 내용인데요.

이 내용이 알려진 직후, 신 씨는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는데요.

어렵게 피해자들을 만나 당시 상황을 들어 봤습니다.

신 씨의 부모가 하던 목장은 이 지역에선 큰 규모의 농장이었다는데요.

[A 씨/피해자/음성변조 : "제천에서는 그래도 첫 번째, 두 번째 안에 들었죠. (젖소가) 한 80두가 넘었죠. 송아지까지 거의 100두 가까이 되었죠."]

[B 씨/피해자/음성변조 : "자수성가했다고 봐야 돼요. 낙농가 중에서 상도 많이 받고 그 정도 우유를 내고 팔 수 있는 여건이면 중소기업보다도 낫다."]

신 씨 아버지와 피해자들은 대부분 수십 년간 한 마을에 살며 호형호제하던 사이였다는데요.

A 씨도 함께 목장을 하면서 신 씨, 즉 마이크로닷의 아버지에게 1억이 넘는 돈의 연대 보증을 서 줬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같이 목장을 했으니까 형님 동생 사이로 지냈죠. 축사를 짓게 되면 돈을 빌려야 하잖아요. 대출을 받으려고 하니까 보증을 서줄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1997년 5월, 갑자기 신 씨와 가족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전화를 안 받아서 가 봤더니 소하고 다 가지고 갔더라고요. 그 집에 있던 농기구까지 다 없어졌다니까요."]

특히, A 씨는 전날 신 씨 식구들과 저녁 식사도 함께했다고 하는데요, 아무런 낌새도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그 당시에 (피해자가) 한 30, 40명. 집안 식구들한테는 돈을 백만 원이고, 천만 원이고 이런 식으로 빌렸고 신 씨 부인이 계주였던 곗돈도 다 떼어먹고 그랬죠."]

마을 주민들은 급히 수소문을 했고, 그날 새벽 신 씨와 가족들이 김포공항을 통해 뉴질랜드로 출국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신 씨와 가족들의 행방을 찾을 수 없어 이 사건은 기소중지 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이 사건으로 서로 연대보증이 돼 있던 마을의 농장들이 빚을 떠안게 됐고, 줄줄이 도산을 하게 된 겁니다.

[B 씨/피해자/음성변조 : "한 분이 무너지면 그분 걸 또 떠안고 또 떠안고 상상 초월한 금액이었어요."]

[A 씨/피해자/음성변조 : "그것 때문에 연쇄 부도가 일어난 거죠. 그때 스트레스받아서 암 걸려서 죽는 줄 알았죠."]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하거나, 마을을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 씨의 농기계에 연대 보증을 서 줬던 피해자 C 씨,

아내 역시 신 씨 부인에게 곗돈을 떼였다고 하는데요.

그날 이후 빚 독촉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C 씨 부인/피해자/음성변조 : "저희 농사지어 놓은 벼 이삭까지 압류를 한다고 피를 말리면서 독촉을 하니까 그냥 물어 줬죠. 진짜 그런 거는 덜덜 떨렸어요."]

힘들게 빚을 갚던 남편도 몇 년 뒤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C 씨 부인/피해자/음성변조 : "그 후부터 계속 화가 나니까 (술을) 자꾸 먹고 그러다 보니까..."]

신 씨에게 보증을 서 준 피해자 B 씨는 아직도 빚을 갚고 있다는데요.

[B 씨/피해자/음성변조 : "어떻게 보면 참 멍청한 짓이죠. 왜냐하면 내가 써 보지도 못한 돈을 이렇게 갚아야 된다는 게 모르겠어요. 힘들죠."]

한 친척은 돈을 받기 위해 직접 뉴질랜드를 찾았다고 하는데요,

이런 일이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그 집안 식구 (피해자) 중 한 명이 암에 걸리셨던 분이 있는데 뉴질랜드를 찾아갔는데 사람 취급도 안 해서 그냥 왔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다만 얼마라도 달라고 갔었는데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그런데 몇 년 뒤 피해자들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신 씨의 아들, 즉 마이크로닷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마이크로닷 이름이 신재호라는데, 제가 그 막내아들을 잘 알거든요. 업고 다니고 그래서."]

랩퍼가 된 신 씨의 아들 신재호 씨.

부모는 뉴질랜드에서 큰 한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연락을 취할 수도, 연락이 오지도 않았다는데요.

피해자의 자녀들라고 주장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했고, 경찰을 통해 신 씨의 부모가 사기 혐의로 피소 됐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제천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 금액은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일단 뭐 억대가 넘는 건 맞는 거 같아요. 수사가 진행되다가 피고소인들이 해외로 출국해서 중단된 상태고..."]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마이크로닷은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며 당시 상황을 잘 알지 못했지만, 아들로서 책임을 지겠다고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그동안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바라고 있었는데요.

[A 씨/피해자/음성변조 : "방송국들도 다 제 전화번호를 아는데 그분도 알 텐데 전화가 안 오네. 20년 전 전화번호를 난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도..."]

[B 씨/피해자/음성변조 : "아버지 문제이지 아들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본인이 성실히 갚겠다고 하니까 기대 반, 반 기대나 해 볼까 그런 생각이죠."]

경찰은 조만간, 신 씨 부부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천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신재호 씨) 부모님 연락처도 없고 알 수도 없고 그쪽에서 연락도 없었고 소속사에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연락이 안 돼요. 신병확보를 위해서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거예요."]

20년 전 한 마을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 피해자들의 고통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마이크로닷, 신 씨의 부모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