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파킨슨병 10만 명 첫 돌파…6명중 1명 꼴 5년 내 골절

입력 2018.11.23 (08:49) 수정 2018.11.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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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대표적으로 느는 퇴행성 뇌 질환이 바로 치매하고 파킨슨병입니다.

치매가 뇌의 인지기능 문제라면, 파킨슨병은 뇌의 운동기능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진단 초기에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많이 입는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기자, 파킨슨병 환자가 정말 많이 늘었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고령화와 맞물려 파킨슨병 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0년 파킨슨병 환자가 6만 천여 명에서 2017년 처음으로 10만여 명을 돌파했습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세포가 파괴되는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몸을 정교하게 움직이게 하는 물질이 도파민인데, 도파민이 줄어드니까 손이 떨리거나, 행동이 느려지고, 몸이 굳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앵커]

나이 들면 생길 수 있는 파킨슨병,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은데, 파킨슨병이 있으면 골절 위험이 더 큰가요?

[기자]

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분들은 넘어지거나 자세가 불안정할 때 극심한 공포감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환자분을 만나봤는데요.

12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60대 여성입니다.

다른 고통보다도 골절상이 큰 두려움입니다.

넘어져 부러진 곳이 손목뼈 한 차례, 갈비뼈 5차례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파킨슨병 환자/61세 : "파킨슨병에 걸리고 난 뒤로부터는 넘어지는 게 좀 달라요. 통제가 안 되고 절망감이 딱 들어요. 그 순간에. 무서움이랄까 공포 같은 게 느껴지거든요."]

서울시보라매병원 연구팀이 파킨슨병 환자 3만 5천여 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보면요,

18%, 6명 중 1명꼴로 골절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60세 이후 여성인 경우 골다공증성 골절을 많이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고요,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골절 위험이 가장 컸습니다.

[앵커]

그러면 파킨슨병은 그냥 행동이 느려지는 질환인데, 왜 골절상을 많이 당하는건가요?

[기자]

여러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진단 초기라 사회 활동은 여전히 활발한데 파킨슨병으로 인해 운동 능력은 전보다 떨어져 잘 넘어지기 때문입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박성배/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외과 교수 : "파킨슨병 환자들은 일반사람하고 다르게 보폭의 크기가 짧고요. 종종걸음으로 걷기 때문에 그리고 높낮이가 틀린 도로로 길을 걸을 때 순간적으로 아래를 보지 못해서 발이 꼬여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그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을 앓으면 본의 아니게 식사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영양섭취 부족으로 뼈가 약해집니다."]

또, 운동이 쉽지 않다 보니 운동부족에, 바깥 활동이 줄다 보니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뼈건강에 필수인 비타민D를 합성하지 못하고 골다공증이 쉽게 발생합니다.

게다가 폐경 이후 여성이라면 여성호르몬 부족까지 겹쳐 약간의 충격에도 쉽게 골절상을 당하는 겁니다.

그래서 파킨슨병을 진단받으면 골밀도 검사도 해봐서 골절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고요.

진단 이후 3년 이내 낙상에 대한 예방교육과 관리가 철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골절은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일 텐데요. 골절 요인 중에 사회적인 영향도 있을까요?

[기자]

네, 맞습니다.

예전엔 파킨슨병의 존재를 잘 몰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파킨슨병 환자를 알아주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데 진짜 어렵습니다.

약물 효과가 떨어지면, 갑자기 몸이 굳어지고, 느려지고 행동이 그럴 수밖에 없는데, 지하철이나 택시를 탈 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요.

건널목을 더디 건너다가 자동차 운전자가 경적을 울려대면 그 순간 몸이 더 굳어 넘어지는 경우도 다반삽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갈 때 파킨슨병 환자 본인은 발이 느려서 따라가지 못하고 그걸 따라가려다 꽈당하고 넘어집니다.

8년 전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대한파킨슨병협회장의 말 들어보시죠.

[최세환/대한파킨슨병협회 회장 : "걸어가다 서버리고 그럴 때 주위 사람한테 도움을 요청해도 그분들은 모르니까... 나는 절실한데, 나는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있는데 그분들은 그걸 모르고 그냥 이상한 눈초리로 보고 지나가 버리죠. 그럴 때 너무나 자괴감이 크고. 그럴 때 사고가 많이 나죠."]

몸이 느려서 어쩔 수 없는 부분 주변에서 이해해줄 필요가 있고요.

조금 기다려주면 환자분들 넘어지지 않고 잘 건넙니다.

따라서 몸이 굳는 파킨슨병.

진단 초기에 골밀도 검사나 낙상 예방을 위한 노력과 함께 환자를 배려하는 사회의 관심도 절실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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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파킨슨병 10만 명 첫 돌파…6명중 1명 꼴 5년 내 골절
    • 입력 2018-11-23 08:57:26
    • 수정2018-11-23 0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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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대표적으로 느는 퇴행성 뇌 질환이 바로 치매하고 파킨슨병입니다.

치매가 뇌의 인지기능 문제라면, 파킨슨병은 뇌의 운동기능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진단 초기에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많이 입는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기자, 파킨슨병 환자가 정말 많이 늘었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고령화와 맞물려 파킨슨병 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0년 파킨슨병 환자가 6만 천여 명에서 2017년 처음으로 10만여 명을 돌파했습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세포가 파괴되는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몸을 정교하게 움직이게 하는 물질이 도파민인데, 도파민이 줄어드니까 손이 떨리거나, 행동이 느려지고, 몸이 굳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앵커]

나이 들면 생길 수 있는 파킨슨병,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은데, 파킨슨병이 있으면 골절 위험이 더 큰가요?

[기자]

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분들은 넘어지거나 자세가 불안정할 때 극심한 공포감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환자분을 만나봤는데요.

12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60대 여성입니다.

다른 고통보다도 골절상이 큰 두려움입니다.

넘어져 부러진 곳이 손목뼈 한 차례, 갈비뼈 5차례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파킨슨병 환자/61세 : "파킨슨병에 걸리고 난 뒤로부터는 넘어지는 게 좀 달라요. 통제가 안 되고 절망감이 딱 들어요. 그 순간에. 무서움이랄까 공포 같은 게 느껴지거든요."]

서울시보라매병원 연구팀이 파킨슨병 환자 3만 5천여 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보면요,

18%, 6명 중 1명꼴로 골절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60세 이후 여성인 경우 골다공증성 골절을 많이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고요,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골절 위험이 가장 컸습니다.

[앵커]

그러면 파킨슨병은 그냥 행동이 느려지는 질환인데, 왜 골절상을 많이 당하는건가요?

[기자]

여러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진단 초기라 사회 활동은 여전히 활발한데 파킨슨병으로 인해 운동 능력은 전보다 떨어져 잘 넘어지기 때문입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박성배/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외과 교수 : "파킨슨병 환자들은 일반사람하고 다르게 보폭의 크기가 짧고요. 종종걸음으로 걷기 때문에 그리고 높낮이가 틀린 도로로 길을 걸을 때 순간적으로 아래를 보지 못해서 발이 꼬여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그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을 앓으면 본의 아니게 식사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영양섭취 부족으로 뼈가 약해집니다."]

또, 운동이 쉽지 않다 보니 운동부족에, 바깥 활동이 줄다 보니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뼈건강에 필수인 비타민D를 합성하지 못하고 골다공증이 쉽게 발생합니다.

게다가 폐경 이후 여성이라면 여성호르몬 부족까지 겹쳐 약간의 충격에도 쉽게 골절상을 당하는 겁니다.

그래서 파킨슨병을 진단받으면 골밀도 검사도 해봐서 골절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고요.

진단 이후 3년 이내 낙상에 대한 예방교육과 관리가 철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골절은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일 텐데요. 골절 요인 중에 사회적인 영향도 있을까요?

[기자]

네, 맞습니다.

예전엔 파킨슨병의 존재를 잘 몰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파킨슨병 환자를 알아주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데 진짜 어렵습니다.

약물 효과가 떨어지면, 갑자기 몸이 굳어지고, 느려지고 행동이 그럴 수밖에 없는데, 지하철이나 택시를 탈 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요.

건널목을 더디 건너다가 자동차 운전자가 경적을 울려대면 그 순간 몸이 더 굳어 넘어지는 경우도 다반삽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갈 때 파킨슨병 환자 본인은 발이 느려서 따라가지 못하고 그걸 따라가려다 꽈당하고 넘어집니다.

8년 전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대한파킨슨병협회장의 말 들어보시죠.

[최세환/대한파킨슨병협회 회장 : "걸어가다 서버리고 그럴 때 주위 사람한테 도움을 요청해도 그분들은 모르니까... 나는 절실한데, 나는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있는데 그분들은 그걸 모르고 그냥 이상한 눈초리로 보고 지나가 버리죠. 그럴 때 너무나 자괴감이 크고. 그럴 때 사고가 많이 나죠."]

몸이 느려서 어쩔 수 없는 부분 주변에서 이해해줄 필요가 있고요.

조금 기다려주면 환자분들 넘어지지 않고 잘 건넙니다.

따라서 몸이 굳는 파킨슨병.

진단 초기에 골밀도 검사나 낙상 예방을 위한 노력과 함께 환자를 배려하는 사회의 관심도 절실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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