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은 직원·가족에 진심으로 사과”…‘삼성전자 백혈병’ 11년 만에 마침표

입력 2018.11.23 (10:30) 수정 2018.11.2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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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 측과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이행 협의문에 서명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오늘(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열었습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와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중재안에서 제시한 내용을, 중재안에서 제시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성실히 이행할 것으로 서약한다'는 내용의 협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앞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는 지난 7월 양측에서 중재안 백지위임을 받아 이달 초 암과 희귀질환, 생식 질환과 자녀 질환 피해자들에게 최대 1억 5천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중재안을 마련했습니다. 중재안에는 삼성전자가 공식 사과하고,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 원을 내놓는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중재안에 따라 김기남 대표는 오늘 협약식에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김 대표는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으셨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며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 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며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병으로 고통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 내용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할 계획입니다.

황상기 대표는 인사말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 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다"면서도 "오늘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황 대표는 "이제는 산재보험제도와 근로복지공단을 개혁해서 산재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직업병 보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노동자가 무슨 화학 물질을 쓰는지 알 수 있게 노동자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알 권리, 참여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측은 지원보상업무를 위탁할 기관으로 '법무법인 지평'을 선정하고, 지원보상위원장은 중재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을 기탁할 기관으로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을 선정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3라인에서 일했던 황유미 씨가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삼성전자 백혈병 분쟁은 이듬해 반올림이 만들어지면서 11년 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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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받은 직원·가족에 진심으로 사과”…‘삼성전자 백혈병’ 11년 만에 마침표
    • 입력 2018-11-23 10:30:17
    • 수정2018-11-23 10:57:22
    경제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 측과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이행 협의문에 서명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오늘(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열었습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와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중재안에서 제시한 내용을, 중재안에서 제시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성실히 이행할 것으로 서약한다'는 내용의 협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앞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는 지난 7월 양측에서 중재안 백지위임을 받아 이달 초 암과 희귀질환, 생식 질환과 자녀 질환 피해자들에게 최대 1억 5천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중재안을 마련했습니다. 중재안에는 삼성전자가 공식 사과하고,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 원을 내놓는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중재안에 따라 김기남 대표는 오늘 협약식에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김 대표는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으셨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며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 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며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병으로 고통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 내용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할 계획입니다.

황상기 대표는 인사말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 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다"면서도 "오늘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황 대표는 "이제는 산재보험제도와 근로복지공단을 개혁해서 산재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직업병 보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노동자가 무슨 화학 물질을 쓰는지 알 수 있게 노동자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알 권리, 참여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측은 지원보상업무를 위탁할 기관으로 '법무법인 지평'을 선정하고, 지원보상위원장은 중재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을 기탁할 기관으로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을 선정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3라인에서 일했던 황유미 씨가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삼성전자 백혈병 분쟁은 이듬해 반올림이 만들어지면서 11년 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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