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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난중일기 영어 번역”…성적 조작 판치는 ‘사학’
입력 2018.11.23 (21:01) 수정 2018.11.23 (22:11)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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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난중일기 영어 번역”…성적 조작 판치는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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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2일)에 이어 오늘(23일)도 사학재단 비리 관련 소식으로 9 시 뉴스 시작합니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 문제를 미리 빼돌려 쌍둥이딸들 성적을 올린 서울 숙명여고 사태,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겼습니다.

KBS가 입수한 전국 사립학교 감사보고서를 분석해보니, 비슷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단 1 점 차이로 학생들 등수가 바뀌고 지원대학이 달라지는데도 사립학교들 성적관리는 너무 엉성했습니다.

왜 유독 사립학교에서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 이유를 정유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기도 성남의 분당대진고.

이 학교 졸업생이, 지난해 다니던 대학에서 입학 취소됐습니다.

[성균관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그쪽에서 서류를 조작해서 우리한테 (지원)한 거고, 학생부로 들어왔으니까 취소할 수 밖에 없는 거죠."]

학생부를 조작했다는 겁니다.

"생리통을 겪은 뒤 생리대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소논문을 작성했다."

"난중일기를 영어로 번역해 대사관에 기증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오페라단이 주관하는 가곡의 밤에 우리 가곡을 영어로 번역해 무대에 올렸다."

각종 동아리 활동을 하고 경진대회 등에서 여러 번 수상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학생부 작성자는 당시 교무부장 박모 씨, 바로 해당 학생의 어머니였습니다.

교내 전산망에 들어가 딸의 기록을 직접 고쳐썼습니다.

딸이 재학한 3년 내내, 글자 수만 1700여자입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엄마는 또 교사니까 생기부(학생부)에 어떤 영역을 고쳐야지만 (자연계열에) 입학하기에 수월한지를 아셨겠죠."]

학교 설립자 가족과 가까운 사이였던 교무부장은 한 때 재단이사 자녀의 담임교사이기도 했습니다.

학교 측은 교무부장의 조작을 확인하고도 조직적으로 감췄습니다.

조작된 학생부가 대입전형에 쓰였고, 교무부장은 자진 퇴직으로 끝냈습니다.

하지만 교육청 감사에 뒤늦게 적발돼, 교무부장은 최근 법정 구속됐습니다.

[분당대진고 관계자/음성변조 : "일부러 덮은건 아니고요. 업무 미숙이죠. 다 끝난거고 그때 당시에 있던 분들은 안 계세요."]

인천의 인명여고.

최근 법인 이사장의 아들 안모 씨가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인명여고 관계자/음성변조 : "경찰서에서 조사도 하고 압수수색도 행정실장 들어왔었고..."]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특정 학생에게 상을 주도록 담당 교사를 압박한 혐의입니다.

학생은 자신과 친한 학교 운영위원의 자녀였습니다.

[인명여고 관계자/음성변조 : "그 기간제 선생님은 약자잖아요. 이사장 아들을 이겨낼 수 없었겠죠."]

서울 경기지역의 최근 2년치 사립학교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봤더니, 감사 대상 132개 학교 중 내신과 학생부 관리, 즉 성적관리 문제로 지적을 받은 곳이 58개,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감사보고서에 나오는 부실한 성적관리의 구체적인 사례들 살펴보겠습니다.

무단 결석한 학생에게 개근상을 주거나, 결석한 학생에게 봉사시간이 인정되기도 합니다.

1년 전과 똑같은 시험문제를 내 적발되기도 하고, 채점이 잘못된 경우는 수두룩합니다.

성적조작으로 징계를 받은 교사를 살펴볼까요,

전체 교원수는 국공립이 훨씬 더 많은데 징계 교사는 사립 27명, 국공립 14명으로 사학이 2배나 많았습니다.

폐쇄적인 조직에, 교사의 재직 기간이 길고, 족벌 체체, 즉 혈연으로 얽힌 경우가 많은 게 이유로 꼽힙니다.

[이빈파/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 :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에 학사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어내도 그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거죠."]

회계와 채용비리를 넘어, 학생들 성적까지 손 대는 사립학교,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 [탐사K] “난중일기 영어 번역”…성적 조작 판치는 ‘사학’
    • 입력 2018.11.23 (21:01)
    • 수정 2018.11.23 (22:11)
    뉴스 9
[탐사K] “난중일기 영어 번역”…성적 조작 판치는 ‘사학’
[앵커]

어제(22일)에 이어 오늘(23일)도 사학재단 비리 관련 소식으로 9 시 뉴스 시작합니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 문제를 미리 빼돌려 쌍둥이딸들 성적을 올린 서울 숙명여고 사태,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겼습니다.

KBS가 입수한 전국 사립학교 감사보고서를 분석해보니, 비슷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단 1 점 차이로 학생들 등수가 바뀌고 지원대학이 달라지는데도 사립학교들 성적관리는 너무 엉성했습니다.

왜 유독 사립학교에서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 이유를 정유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기도 성남의 분당대진고.

이 학교 졸업생이, 지난해 다니던 대학에서 입학 취소됐습니다.

[성균관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그쪽에서 서류를 조작해서 우리한테 (지원)한 거고, 학생부로 들어왔으니까 취소할 수 밖에 없는 거죠."]

학생부를 조작했다는 겁니다.

"생리통을 겪은 뒤 생리대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소논문을 작성했다."

"난중일기를 영어로 번역해 대사관에 기증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오페라단이 주관하는 가곡의 밤에 우리 가곡을 영어로 번역해 무대에 올렸다."

각종 동아리 활동을 하고 경진대회 등에서 여러 번 수상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학생부 작성자는 당시 교무부장 박모 씨, 바로 해당 학생의 어머니였습니다.

교내 전산망에 들어가 딸의 기록을 직접 고쳐썼습니다.

딸이 재학한 3년 내내, 글자 수만 1700여자입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엄마는 또 교사니까 생기부(학생부)에 어떤 영역을 고쳐야지만 (자연계열에) 입학하기에 수월한지를 아셨겠죠."]

학교 설립자 가족과 가까운 사이였던 교무부장은 한 때 재단이사 자녀의 담임교사이기도 했습니다.

학교 측은 교무부장의 조작을 확인하고도 조직적으로 감췄습니다.

조작된 학생부가 대입전형에 쓰였고, 교무부장은 자진 퇴직으로 끝냈습니다.

하지만 교육청 감사에 뒤늦게 적발돼, 교무부장은 최근 법정 구속됐습니다.

[분당대진고 관계자/음성변조 : "일부러 덮은건 아니고요. 업무 미숙이죠. 다 끝난거고 그때 당시에 있던 분들은 안 계세요."]

인천의 인명여고.

최근 법인 이사장의 아들 안모 씨가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인명여고 관계자/음성변조 : "경찰서에서 조사도 하고 압수수색도 행정실장 들어왔었고..."]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특정 학생에게 상을 주도록 담당 교사를 압박한 혐의입니다.

학생은 자신과 친한 학교 운영위원의 자녀였습니다.

[인명여고 관계자/음성변조 : "그 기간제 선생님은 약자잖아요. 이사장 아들을 이겨낼 수 없었겠죠."]

서울 경기지역의 최근 2년치 사립학교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봤더니, 감사 대상 132개 학교 중 내신과 학생부 관리, 즉 성적관리 문제로 지적을 받은 곳이 58개,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감사보고서에 나오는 부실한 성적관리의 구체적인 사례들 살펴보겠습니다.

무단 결석한 학생에게 개근상을 주거나, 결석한 학생에게 봉사시간이 인정되기도 합니다.

1년 전과 똑같은 시험문제를 내 적발되기도 하고, 채점이 잘못된 경우는 수두룩합니다.

성적조작으로 징계를 받은 교사를 살펴볼까요,

전체 교원수는 국공립이 훨씬 더 많은데 징계 교사는 사립 27명, 국공립 14명으로 사학이 2배나 많았습니다.

폐쇄적인 조직에, 교사의 재직 기간이 길고, 족벌 체체, 즉 혈연으로 얽힌 경우가 많은 게 이유로 꼽힙니다.

[이빈파/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 :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에 학사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어내도 그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거죠."]

회계와 채용비리를 넘어, 학생들 성적까지 손 대는 사립학교,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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