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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미확인 공포”…‘지뢰밭’을 가다
입력 2018.11.24 (08:19) 수정 2018.11.24 (08:48)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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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미확인 공포”…‘지뢰밭’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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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밀집된 곳, 바로 DMZ입니다.

2016년 기준으로 DMZ와 민통선 지역에 약 127만 발의 지뢰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문제는 민통선 바깥 남쪽 지역에도 지뢰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이러면서 지뢰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몇 차례에 걸쳐 민통선이 북쪽으로 올라갔기 때문인데요,

이번주 통일로 미래로에선 지뢰가 밀집 매설된 지역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민통선 이남 지역, 미확인 지뢰지대 정은지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전 세계에서 지뢰밀집도가 가장 높다는 DMZ.

10월 초부터 지뢰제거 작업을 시작한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선 20여발의 지뢰와 300여 개의 폭발물이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민통선 이남의 지뢰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하는데요.

평화롭기만 한 경기도 연천의 한 시골농가.

그러나 인근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이 산 전체가 지뢰지대인데 이 도로를 따라 쭉 따라가다 보면 옆쪽으로 철조망이랑 지뢰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걸로 여기가 지뢰지대인 걸 확인할 수 있죠."]

경고문이나 철조망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보시면 알겠지만 여기는 이쪽지역은 지뢰지대인데 들어갔던 흔적이 있죠."]

민통선 북상 과정에서 민통선 이남지역이 된 곳인데요. 미확인 지뢰지대이기에 지뢰제거가 쉽진 않다고 합니다.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수량과 어디에 매설을 하겠다라는 정확한 계획을 가지고 매설한 그 지뢰 지대를 일컫는 곳이 계획 지뢰 지대이고 미확인 지뢰 지대는 그런 계획이 전혀 없이 그냥 불특정으로 심어놓은 곳이 미확인 지뢰지대가 되겠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땅은 미확인 지뢰지대입니다.

종류도, 양도 정확히 확인할 순 없지만 한국전쟁당시 살포된 지뢰가 남아있는 곳으로 추정된다는데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민통선 이남 지역이기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보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어딘지도 알 수 없기에 더욱 두려운 지뢰...

전쟁이 남긴 대표적 상흔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광진/연천군 장남면 자작리 이장 : "우리 아군이 후퇴하면서 비행기에서 폭풍지뢰를 뿌렸다고 합니다. 이 휴전선 부근에다. 그러니까 어디에 떨어졌는지를 모르죠."]

마을 이장 최광진씨는 40여년 전 겪었던 아찔한 경험을 털어놓습니다.

[최광진/연천군 장남면 자작리 이장 : "여기가 지뢰가 터져가지고 이 개울에 들어가 가지고 이런 흙을 얼굴에 바르고 얼굴에 화기가 돌아서 시뻘거니깐 화기를 빼느라고 흙을 얼굴에 바르고 그러한 경험이 있었어요."]

그래도 최근엔 지뢰사고가 크게 줄었다는데요.

[최광진/연천군 장남면 자작리 이장 : "경고문도 있고 지뢰표시도 많이 해놨기 때문에 많이 안전해졌죠. 누가 들어가면 거기 지뢰밭인데 왜 들어가. 이제 들어가지 못하게 주변에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하지만 마을 지리에 낯선 외지인들에겐 충분치 않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입니다.

철원 도피안사 삼거리.

같은 미확인지뢰지대이지만 이곳에선 좀 더 높은 울타리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수풀도 되게 우거지고 사람이 출입했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죠. (이런 게 잘 관리되고 있다고 보시나요?) 완전히 제거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그게 힘들다면 이렇게 견고한 펜스를 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한국의 지뢰문제는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입니다.

[헥터 게라/ICBL 임원 : "지뢰는 국제법에 의해 금지되고 있습니다. 지뢰가 매설된 지대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아군과 적군은 물론 민간인도 구별하지 않는 지뢰. 지뢰는 한번 심어지면 오랜 시간에 걸쳐 지역의 삶을 파괴하는데요.

[리안방/중화민국 육군 사령부 공병처 대령 : "대만 진먼(금문도) 지뢰 제거 경험으로 말하자면 지뢰는 확실히 민생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영향이 아주 오래 갑니다."]

가장 큰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은 역시 지뢰피해자들입니다.

1974년 겨울, 군 복무 중 지뢰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게 됐다는 이상호씨.

[이상호/지뢰피해자 : "이렇게 다쳤는데 여기도 뭐 상처 나가지고 곪고 하니까 전부 째가지고 전부 치료받고."]

민통선 인근에 살아 지뢰사고를 많이 듣고 보았지만 자신의 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상호/지뢰피해자 : "그 당시에 군부대에서 싸리나무, 싸리 빗자루 해오라고 해서 근무 마치고 집에 와가지고 그 빗자루 하러 갔다가 다쳤죠. 공산당을 못 내려오게끔 하기 위해서 지뢰를 깔아놓은 건데 결국 피해자는 우리 국민이에요."]

사고가 났던 곳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미확인 지뢰지대로 지정되어 출입이 금지되었는데요.

[이상호/지뢰피해자 : "이 지뢰밭 밑에 중턱에서 다쳤으니까 거기는 지뢰가 없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관리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인 대책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이상호/지뢰피해자 : "DMZ안에 지뢰 제거도 좋지만 우리 생활 주변에 지뢰밭이 더 많은데, 글쎄 통일을 위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평화적으로 한다고 좋은 말씀인데, 우리 사는 주변도 먼저 지뢰 제거를 해줬으면 고맙겠어요."]

지뢰와의 끝없는 전쟁.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한반도가 평화의 땅으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보다 주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인데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을 시작 할 때입니다.
  • [통일로 미래로] “미확인 공포”…‘지뢰밭’을 가다
    • 입력 2018.11.24 (08:19)
    • 수정 2018.11.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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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미확인 공포”…‘지뢰밭’을 가다
[앵커]

전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밀집된 곳, 바로 DMZ입니다.

2016년 기준으로 DMZ와 민통선 지역에 약 127만 발의 지뢰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문제는 민통선 바깥 남쪽 지역에도 지뢰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이러면서 지뢰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몇 차례에 걸쳐 민통선이 북쪽으로 올라갔기 때문인데요,

이번주 통일로 미래로에선 지뢰가 밀집 매설된 지역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민통선 이남 지역, 미확인 지뢰지대 정은지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전 세계에서 지뢰밀집도가 가장 높다는 DMZ.

10월 초부터 지뢰제거 작업을 시작한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선 20여발의 지뢰와 300여 개의 폭발물이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민통선 이남의 지뢰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하는데요.

평화롭기만 한 경기도 연천의 한 시골농가.

그러나 인근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이 산 전체가 지뢰지대인데 이 도로를 따라 쭉 따라가다 보면 옆쪽으로 철조망이랑 지뢰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걸로 여기가 지뢰지대인 걸 확인할 수 있죠."]

경고문이나 철조망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보시면 알겠지만 여기는 이쪽지역은 지뢰지대인데 들어갔던 흔적이 있죠."]

민통선 북상 과정에서 민통선 이남지역이 된 곳인데요. 미확인 지뢰지대이기에 지뢰제거가 쉽진 않다고 합니다.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수량과 어디에 매설을 하겠다라는 정확한 계획을 가지고 매설한 그 지뢰 지대를 일컫는 곳이 계획 지뢰 지대이고 미확인 지뢰 지대는 그런 계획이 전혀 없이 그냥 불특정으로 심어놓은 곳이 미확인 지뢰지대가 되겠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땅은 미확인 지뢰지대입니다.

종류도, 양도 정확히 확인할 순 없지만 한국전쟁당시 살포된 지뢰가 남아있는 곳으로 추정된다는데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민통선 이남 지역이기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보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어딘지도 알 수 없기에 더욱 두려운 지뢰...

전쟁이 남긴 대표적 상흔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광진/연천군 장남면 자작리 이장 : "우리 아군이 후퇴하면서 비행기에서 폭풍지뢰를 뿌렸다고 합니다. 이 휴전선 부근에다. 그러니까 어디에 떨어졌는지를 모르죠."]

마을 이장 최광진씨는 40여년 전 겪었던 아찔한 경험을 털어놓습니다.

[최광진/연천군 장남면 자작리 이장 : "여기가 지뢰가 터져가지고 이 개울에 들어가 가지고 이런 흙을 얼굴에 바르고 얼굴에 화기가 돌아서 시뻘거니깐 화기를 빼느라고 흙을 얼굴에 바르고 그러한 경험이 있었어요."]

그래도 최근엔 지뢰사고가 크게 줄었다는데요.

[최광진/연천군 장남면 자작리 이장 : "경고문도 있고 지뢰표시도 많이 해놨기 때문에 많이 안전해졌죠. 누가 들어가면 거기 지뢰밭인데 왜 들어가. 이제 들어가지 못하게 주변에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하지만 마을 지리에 낯선 외지인들에겐 충분치 않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입니다.

철원 도피안사 삼거리.

같은 미확인지뢰지대이지만 이곳에선 좀 더 높은 울타리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수풀도 되게 우거지고 사람이 출입했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죠. (이런 게 잘 관리되고 있다고 보시나요?) 완전히 제거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그게 힘들다면 이렇게 견고한 펜스를 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한국의 지뢰문제는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입니다.

[헥터 게라/ICBL 임원 : "지뢰는 국제법에 의해 금지되고 있습니다. 지뢰가 매설된 지대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아군과 적군은 물론 민간인도 구별하지 않는 지뢰. 지뢰는 한번 심어지면 오랜 시간에 걸쳐 지역의 삶을 파괴하는데요.

[리안방/중화민국 육군 사령부 공병처 대령 : "대만 진먼(금문도) 지뢰 제거 경험으로 말하자면 지뢰는 확실히 민생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영향이 아주 오래 갑니다."]

가장 큰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은 역시 지뢰피해자들입니다.

1974년 겨울, 군 복무 중 지뢰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게 됐다는 이상호씨.

[이상호/지뢰피해자 : "이렇게 다쳤는데 여기도 뭐 상처 나가지고 곪고 하니까 전부 째가지고 전부 치료받고."]

민통선 인근에 살아 지뢰사고를 많이 듣고 보았지만 자신의 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상호/지뢰피해자 : "그 당시에 군부대에서 싸리나무, 싸리 빗자루 해오라고 해서 근무 마치고 집에 와가지고 그 빗자루 하러 갔다가 다쳤죠. 공산당을 못 내려오게끔 하기 위해서 지뢰를 깔아놓은 건데 결국 피해자는 우리 국민이에요."]

사고가 났던 곳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미확인 지뢰지대로 지정되어 출입이 금지되었는데요.

[이상호/지뢰피해자 : "이 지뢰밭 밑에 중턱에서 다쳤으니까 거기는 지뢰가 없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관리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인 대책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이상호/지뢰피해자 : "DMZ안에 지뢰 제거도 좋지만 우리 생활 주변에 지뢰밭이 더 많은데, 글쎄 통일을 위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평화적으로 한다고 좋은 말씀인데, 우리 사는 주변도 먼저 지뢰 제거를 해줬으면 고맙겠어요."]

지뢰와의 끝없는 전쟁.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한반도가 평화의 땅으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보다 주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인데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을 시작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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