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네이버 차단’ 중국의 속내는?…‘인터넷 독재모델’ 되나

입력 2018.11.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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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TOBIAS SCHWARZ/AFP/Getty Images

□ 네이버 막은 中 인터넷 판공실...정 궁금하면 외교부 통해 항의해라!

중국에서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서비스가 차단된 지 한달이 넘었지만 해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우리 정부가 중국 인터넷정보 판공실에 문의한 결과 "전혀 아는 바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중국 인터넷정보 판공실은 그러면서 정 궁금하거든 중국 외교부를 통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금 공식 대응을 할지 아니면 물밑 대응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할지 고민 중이다.

인터넷 검열 감시기구(GreatFire)에 네이버 카페를 치면 100% 차단된 것으로 나온다.인터넷 검열 감시기구(GreatFire)에 네이버 카페를 치면 100% 차단된 것으로 나온다.

□ 4년 전 카카오톡 막았을 때는 "테러 방지 위해 불가피" 주장

중국은 이미 우리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 그리고 다음 블로그 서비스를 4년째 차단해 오고 있다. 2014년 당시 우리 정부가 항의하자 중국은 한 달여 만에 "테러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차단했다"라고 비교적 친절하게(?) 답변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무슬림 일부가 테러를 모의하는데 카카오톡 등 한국의 메신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4년 전에 차단한 서비스는 지금까지도 그대로다.

25일 현재 중국에서 차단된 도메인은 구글을 비롯해 10만 개가 넘는다.25일 현재 중국에서 차단된 도메인은 구글을 비롯해 10만 개가 넘는다.

□ 네이버 차단은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

중국이 이번에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를 차단한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여배우 판빙빙과 관련된 각종 음모론이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 서비스가 중단된 10월 중순에는 판빙빙과 관련한 각종 억측이 난무하던 시기였다. 심지어 판빙빙과 중국 현직 고위급간 스캔들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뉴스 형태가 아닌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자유롭게 유통된 이런 글들이 중국 당국 입장에선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당시 기자가 취재차 만난 베이징의 판빙빙 홍보사무소 직원은 "한국과 타이완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짜뉴스들 때문에 너무 화가 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은 인터넷 자유 최하위국이다. 한국도 부분 자유국으로 분류돼 있다.중국은 인터넷 자유 최하위국이다. 한국도 부분 자유국으로 분류돼 있다.

□ '인터넷 독재' 가속화 하는 중국

이유가 어떻든 한번 내려진 차단 조치는 쉽게 철회될 것 같지 않다. 중국은 지금 인터넷 독재라고 불릴 정도로 사이버 검열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에는 왜곡되고 부실한 기사를 올렸다는 이유로 봉황망과 왕이 등 중국 내 유력 뉴스 공급 업체들에게까지 보름간 서비스 중단 조처를 내렸다.

이번 달부터는 <인터넷 안전 감독, 검사 규정>이라는 것이 시행됐는데, 중국 공안들은 법원의 영장이 없어도 인터넷 기업과 전산센터에서 사용자와 관련한 자료를 열람, 복사할 수 있게 됐다.


□ 인터넷 만리장성...전세계 인터넷 독재 정부 롤모델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자본화 하고 있는 중국에서 "아, 이곳이 공산 독재 국가였지!" 라고 매번 깨닫는 순간은 인터넷을 사용할 때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 같은 서방 사이트는 접속이 안된다.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것은 VPN이라 불리는 가상사설망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길뿐인데, 최근에는 이것마저도 단속이 심하다. 중국의 악명높은 인터넷 만리장성(The Great Firewall)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프리덤하우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인터넷 감시·검열 기술을 베트남과 모로코, 리비아 등 36개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 이라크 등 중국의 인터넷 차단, 검열을 따라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지금 전세계 인터넷 독재 정부의 롤모델이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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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네이버 차단’ 중국의 속내는?…‘인터넷 독재모델’ 되나
    • 입력 2018-11-25 08:00:07
    특파원 리포트
▲ 출처 : TOBIAS SCHWARZ/AFP/Getty Images

□ 네이버 막은 中 인터넷 판공실...정 궁금하면 외교부 통해 항의해라!

중국에서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서비스가 차단된 지 한달이 넘었지만 해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우리 정부가 중국 인터넷정보 판공실에 문의한 결과 "전혀 아는 바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중국 인터넷정보 판공실은 그러면서 정 궁금하거든 중국 외교부를 통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금 공식 대응을 할지 아니면 물밑 대응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할지 고민 중이다.

인터넷 검열 감시기구(GreatFire)에 네이버 카페를 치면 100% 차단된 것으로 나온다.
□ 4년 전 카카오톡 막았을 때는 "테러 방지 위해 불가피" 주장

중국은 이미 우리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 그리고 다음 블로그 서비스를 4년째 차단해 오고 있다. 2014년 당시 우리 정부가 항의하자 중국은 한 달여 만에 "테러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차단했다"라고 비교적 친절하게(?) 답변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무슬림 일부가 테러를 모의하는데 카카오톡 등 한국의 메신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4년 전에 차단한 서비스는 지금까지도 그대로다.

25일 현재 중국에서 차단된 도메인은 구글을 비롯해 10만 개가 넘는다.
□ 네이버 차단은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

중국이 이번에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를 차단한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여배우 판빙빙과 관련된 각종 음모론이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 서비스가 중단된 10월 중순에는 판빙빙과 관련한 각종 억측이 난무하던 시기였다. 심지어 판빙빙과 중국 현직 고위급간 스캔들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뉴스 형태가 아닌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자유롭게 유통된 이런 글들이 중국 당국 입장에선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당시 기자가 취재차 만난 베이징의 판빙빙 홍보사무소 직원은 "한국과 타이완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짜뉴스들 때문에 너무 화가 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은 인터넷 자유 최하위국이다. 한국도 부분 자유국으로 분류돼 있다.
□ '인터넷 독재' 가속화 하는 중국

이유가 어떻든 한번 내려진 차단 조치는 쉽게 철회될 것 같지 않다. 중국은 지금 인터넷 독재라고 불릴 정도로 사이버 검열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에는 왜곡되고 부실한 기사를 올렸다는 이유로 봉황망과 왕이 등 중국 내 유력 뉴스 공급 업체들에게까지 보름간 서비스 중단 조처를 내렸다.

이번 달부터는 <인터넷 안전 감독, 검사 규정>이라는 것이 시행됐는데, 중국 공안들은 법원의 영장이 없어도 인터넷 기업과 전산센터에서 사용자와 관련한 자료를 열람, 복사할 수 있게 됐다.


□ 인터넷 만리장성...전세계 인터넷 독재 정부 롤모델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자본화 하고 있는 중국에서 "아, 이곳이 공산 독재 국가였지!" 라고 매번 깨닫는 순간은 인터넷을 사용할 때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 같은 서방 사이트는 접속이 안된다.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것은 VPN이라 불리는 가상사설망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길뿐인데, 최근에는 이것마저도 단속이 심하다. 중국의 악명높은 인터넷 만리장성(The Great Firewall)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프리덤하우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인터넷 감시·검열 기술을 베트남과 모로코, 리비아 등 36개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 이라크 등 중국의 인터넷 차단, 검열을 따라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지금 전세계 인터넷 독재 정부의 롤모델이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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