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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토크쇼J] 삼성 분식회계와 언론의 세 가지 나쁜 짓
입력 2018.11.25 (22:30) 수정 2018.11.25 (23:26) 저널리즘 토크쇼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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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토크쇼J] 삼성 분식회계와 언론의 세 가지 나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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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 나오셨습니다.

[최 욱] 시청률 분식회계를 노리고 있는 최욱입니다.

[정준희]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 같은데.

[정세진] 최경영 기자 오늘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최경영] 안녕하세요? 최경영입니다.

[정세진] 독일 공영방송 ARD 기자죠? 안톤 숄츠 기자 나오셨습니다.

[숄 츠] 안녕하세요?

[정세진]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초대 손님 모셨습니다. 김경율 회계사입니다.

[김경율] 반갑습니다. 김경율입니다.

[정세진] 목소리도 많이 듣고 얼굴도 많이 뵙습니다. 요즘 너무 바쁘시죠?

[김경율] 조금 바쁩니다.

[정세진] 김남근 변호사님 잘 알고 계시죠?

[김경율] 김남근 변호사님께서 프로그램 진행 도중에 상당히 많은 꾸지람을 들었다고 재미없다는 이유로. 오늘 좀 김남근 변호사님의 전철을 밟지 않겠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는 ‘분식회계’라는 표현을 해주셨어요.

[최 욱] 전 무슨 뜻인지는 잘 몰라요. 굉장히 쉽지 않은 방송이 될 것 같은데 지금 이게 굉장히 큰 일인 것 같긴 합니다. 근데 저를 비롯한 많은 분의 분노 지수가 상당히 낮아요. 왜냐? 못 알아듣겠습니다. 이런 부분을 오늘 회계사님이 조목조목 하게 잘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김경율]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세진] 오늘 주제가 살짝 드러났는데요. 분식회계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정세진] 지난 14일이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결론을 내렸습니다. 삼성바이오 주식 매매는 곧바로 정지됐고요.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삼성바이오 측은 분식회계는 없었다는 입장이고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와 관련해서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언론은 이 사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먼저 분식회계가 무엇인지, 나쁜 것이라는 것을 최욱 씨한테 자세히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김경율] 먼저, 한자로 설명을 해보면 분식(粉飾). 이렇게 분칠을 해서 꾸민다는 이야기거든요. 실제보다 과장해서 적자를 흑자로 이런 행위를 분식회계라고 하고요. 이와 같은 분식 행위야말로 자본주의 체제에 반하는 어떤 반체제 범죄로써 엄히 다스려야 한다. 실제로 이제 미국에서도 엔론 사태가 닥쳤을 때 상당히 엄혹한 처벌을 하였거든요. 불과 분식 규모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1.7조 정도의 분식이었는데 CEO에게 24년 4개월의 형벌을 내렸고, 이제 그것을 감사했던 외부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은 파산한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최경영] ‘분식’이라는 말이 약간 좀 단어 자체가 분식이 된 것 같아요, 저는. 이게 사실 명확히 이야기하면 ‘어카운팅 프로드(Accounting Fraud)’. ‘회계사기.’ 그러니까 금융당국이 검찰에 고발하는 사건이잖아요. 언론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가장 적합한 표현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세진] 알아들으셨어요?

[최 욱] 정확하게 알아들었습니다. 이게 분식회계가 부정적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이게 너무 한자로 되어 있고 하다 보니까 사자성어처럼 뭔가 있어 보여요. 그런데 그냥 간단하게 얘기하면 금융사기.

[김경율] 회계사기.

[최 욱] 회계사기.

[숄 츠] ‘분식’ 뭐 이렇게 하면 식당을 생각하는데요. ‘사기’라는 단어 들어보면 바로 범죄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정세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언론은 어떻게 보도를 했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경영] 한 세 가지로 간추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의도적으로 침묵했고, 가해자를 뒤바꿔버렸습니다. 이재용이라는 고유명사를 거의 쓰지 않았어요.

[정세진] ‘의도적으로 침묵했다.’ 어떤 내용으로 이렇게 판단하셨습니까?

[최경영] 11월 7일에 박용진 의원이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걸 파일로 줄 수 없어서 이걸 프린트해서 70부를 복사했어요. 그래서 기자들에게 일일이 나눠줬고 70부가 그 날 다 소진됐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신문 보도를 보면 안 나왔어요. “의도적으로 침묵했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정세진] 보통 이런 게 나오면 보도가 나와야 하는 게 맞는 거죠.

[정준희] 그렇죠. 뉴스 가치가 얼마나 높아요. 굉장히 중요한 말. 그대로 스모킹 건(smoking gun, 범죄·사건 등을 해결할 때 나오는 결정적 단서)이라고 불릴 수 있는. 실제로도 그렇게 작동을 한 건데.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요소에 관한 판단이야 필요했을 거라고 보거든요. 첫 번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라고 하는 데가 정말로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맞느냐, 아니냐 하는 판단에 관련한 문제.’ 그 결정이 나온 것에 관한 해설이죠. 또 한 가지는 ‘이게 궁극적으로 이 삼성그룹에 관한 지배 구조의 문제와 사실 연결되는 고리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 에 대한 문제.’ 이 두 가지의 뉴스 가치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에 관해서 판단했어야 했는데 지상파 3사 같은 경우는 대체로 이 두 가지를 다 다뤘어요. 물론 이 두 번째 문제, 예를 들면 삼성그룹까지 연계된다는 증거를 제시하기에는 아직 그렇지만…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얘기해주는 것은 충분히 인폼(inform, 알리다) 시켜주는 거죠. 그런데, 신문사들이나 이런 데 중에서 보면, 주로 한겨레나 경향, 한국일보에서 보도했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보면 싹 숨겨져 있었거든요. 그러면 이것을 전혀 얘기하지 않았을까. 삼성 얘기는 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예를 들면 조선일보의 11월 8일 보도를 보면, “최고가 최고를 만났다…삼성·MS ‘IT 협력’”이라는 보도를 하고요. 동아의 같은 날짜 보도를 보면, “4차 산업혁명 동맹 맺은 이재용과 나델라”라고 하는 식의 보도를 합니다. ‘삼성에 관련된 동향 보도는 꾸준히 하고 있으면서 삼성에 관해 굉장히 결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의 보도는 왜 안 했을까?’라는 의문이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최경영] 초기 보도 관련해서 한 가지만 제가 더 짚으면 그런데 폴더블 폰[Foldable Phone, 디스플레이(화면 표시 장치)가 접히는 스마트폰] 보도도 많이 나왔잖아요. 주요 신문들이 다 취급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폴더블 폰의 UI(User Interface, 사용자에게 디지털 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설계 내용) 정도 공개하는 별것 아닌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이벤트였고 전문 IT 기자들은 상당히 관심이 있을 수 있는 그런 이벤트였는데, 주요 신문사가 다 이런 거를 했단 말이죠.

[정준희] 정치학 용어에서 ‘비결정의 결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모든 결정하지 않은 것도 결정의 일종이라는 거거든요. 언론학에서는 ‘비보도의 보도’라고 해요. 그러니까 보도하지 않는 것도 보도의 일종이라는 것이죠. 삼성과 연관된 것들, ‘이거는 보도하는데 이거는 보도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건 눈에 보이는데도 안 보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계속 고개가 다른 데로 일부러 돌리고 있는 거죠. 왜 돌릴까? 일단 현실로 부상(어떤 현상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화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언론이라고 하는 건 어느 정도의 힘이 있냐면, 여러 언론이 협심하지 않으면 현실로 올라오지 못해요. 그러니까 적어도 증선위 결정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현실로 만들지 말아야겠다. 그래야 압박이 안 생기니까 이런 식의 생각이 있는 거죠.

[정세진] 주요 언론들, 특히 상업지라고 말씀하셨는데, 경제지들. 삼성과 어떤 돈독한 관계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보십니까?

[최경영] 저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게 박용진 의원실을 제가 간 게 11월 13일이에요. 11월 14일에 증선위 발표를 했는데 그 때 어떤 기자가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제가 엿듣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런데 어떤 말을 하냐 하면, “저희 회사가 특수관계에 있지 않습니까? 삼성과. 그런데 이번에 이상하게 윗선에서 이번 건과 관련해서 문건을 찾고 보도를 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의원실로 가도 되겠습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오전 내내 제가 그 의원실에 있으면서 그 설명을 들었는데 “그러면 오후에 오세요.”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나중에 확인을 해보면 이게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가 두 회사입니다. 동아일보는 삼성과 사돈 관계고, 중앙일보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이재용 씨의 외삼촌 되는 거죠. 그래서 어떤 회사라고 말씀은 안 드리겠는데 보도가 안 나갔어요. 중요한 것은 내부 문건과 관련된 보도는 나가지 않았다.

[정세진]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한 박용진 의원은 ‘언론사들이, 이런 언론사들이 침묵할 것이다.’ 예측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상황, 공개 현장 한번 영상으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박용진 의원,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문건 공개 현장 (2018.11.7.)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4의 헌법기관이라 할 수 있는 게 저는 헌재가 아니라 언론이라고 보는데, 이 네 개의 견제와 균형의 기관들이 다 삼성, 혹은 재벌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실이라면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제가 아까 같이 용기를 내주셨으면 좋겠다 싶고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해주셔야 할 몫이 굉장히 많다고 보고요. 저는 여기까지예요. 저는 여기까지이고 여러분이 해주셔야 해요.

[정세진] 박용진 의원의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는지? 기자들한테 ‘용기를 내달라.’ 이런 요청을 하는 장면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숄 츠] 되게 충격적인 말이라고 생각해요. 언론인들한테 이렇게 말하면 독재주의 나라 같은 그런 느낌을 받거든요. 왜냐하면, 원래 그런 나라에서는 사실 그대로 쓰면 감옥에 가거나 고문을 받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우리는 민주주의가 자연스러운 나라에 산다고 생각하는데, 왜 용기가 필요한지. 해외에 이런 말이 있어요. “이것은 대한민국보다 그냥 삼성의 나라야.”

[정준희] 우리나라에서 삼성의 광고 홍보비는 미디어 업계를 먹여 살리는 돈이에요. 현실적으로.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은 더하고요. ‘삼성이 광고 홍보비를 얼마나 책정해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그 하나의 비즈니스로 결정을 합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래요. 그래서 이것을 신경 안 쓰면 망하는 거예요. 사실은 상당 부분. 한겨레 같은 경우가 상당히 경영적으로 흔들흔들하던 그런 상황까지 갔었잖아요. 그런데, 정말 우리 숄츠 씨 이야기처럼 정말 그렇게까지, 광고 문제까지 기자들이 그렇게 할까 싶은데. 저는 여기에 흔히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 극한 상황에서 약자가 강자의 논리에 동화·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이라고 하는데 포획된 자들이 자기 스스로 정당화하기 시작해요. “내가 이상해서, 내가 나쁜 놈이라서 한낱 광고 때문에 이런 식으로 비겁한 짓은 하지 않을 거야.”라는 자의식이 발동합니다. 그러면서 이념을 그 쪽에 맞추기 시작해요. “이게 온당하고 맞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거야,”하고 가요. 그렇지 않으면 불편해서 못 살 거든요. 실제로 삼성이 우리나라 경제의 상당 부분 차지하는 건 사실이고 삼성과 우리나라는 되게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이렇게 흔히 말하는 것처럼, “삼성이 망하면 우리나라 경제 어떻게 할 건데?”라고 하는 인식이 실제로 상당히 많은 기자에게 침투돼 있고, 따라서 자기 자신의 행동이라고 하는 것이 단지 광고를 얻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를 위한 ‘상당한 충정’이라고 하는 그런 인식이 있어요. 장충기 문자 사건을 최욱 씨가 연기해줬던 것처럼,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절대 부끄럽지 않은 거예요, 사실.

[숄 츠] 독일과 비교하면 조금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독일, 예를 들어서 얼마 전에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이 있었는데요. 폭스바겐도 독일에서 큰 업체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업체 중 하나인데요. 그래서 이런 스캔들 때문에 엄청 독일에서 욕먹었어요. TV에서도 신문에서도 확인해보니까 “폭스바겐, 한 번 봐줘야 할 것 같아요.” “다른 방법이 없었나 봐요.” 이런 이야기가 하나도 없거든요. 오히려, “정부는 왜 폭스바겐을 이렇게 보호하는가?” “벌금 더 많이 부과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사람들 정말 감옥으로 보냈느냐?” 여기서 볼 수 있는 게 거의 180도 반대인 것 같아요.

[최경영] 기업과 기업주하고는 별개의 문제거든요. 이재용의 승계 작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과 삼성이 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예요. 이재용 승계 안 돼도 삼성 잘 나갈 수 있습니다. 기업이 깨끗하고 경영 구조가 깨끗하면 오히려 훨씬 잘 나갈 수 있어요.

[숄 츠] 감옥 가는 게 오히려.

[최경영] 그럼요. 그게 선진 금융시장이고 선진 자본주의거든요. 그런데 자꾸 기자들이 이재용이나 이건희가 경영권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삼성이 망할 것처럼 계속 보도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모든 국민이 그렇게 생각을 해, 상당히 많은 국민이. 그런데, 거기서 큰 착각에 빠지는 거죠.

[정세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언론에서는 어떻게 보도를 하고 있는지, 세 가지 시각으로 짚어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나쁜 보도 유형으로 ‘가해자를 뒤바꾼다는 것이다.’ 이거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최경영] 가해자를 뒤바꾼다는 건 금융당국이 부정부패를 적발한 거잖아요.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금융당국이 부정부패를 적발해서 주가가 내려갔다.” “투자자가 난리다.”, “22조 원이 피가 마른다.”, “거래 정지됐는데 어떻게 할 거냐?”, “소액 투자자들 살려놔야 한다.” “주식 시장 전체가 망하게 생겼다.”… 이런 식으로. 부정부패 저지른 사람이 누구예요? 분식회계를 한 주체가 누구입니까? 삼성바이오로직스잖아요. 그런데 범죄 혐의를 밝혀놨더니 그 범죄 혐의를 밝힌 사람에게 “너희 이거 왜 밝혔어? 이러면 소액투자자가 울잖아!” 소액투자자를 핑계를 대면서 이재용 회장을 보호하려는 듯한 그런 보도를 계속하는 거죠.

[최 욱] 그러니까 암을 진단하는 의사한테 “너 때문에 암이 생겼어. 건강이 나빠졌어.” 이런 식이라는 거죠?

[최경영] 빨리 치료를 해야 하는데.

[정준희] 암이 있어서 문제가 생기는 데, 암으로 진단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고. 그리고 “네가 나를 암으로 진단했어. 우리 가족 어떻게 먹여 살릴래?” 이렇게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거를 약간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가해자가 바뀌었다고 생각해도 괜찮고 ‘피해자 코스프레(Costume Play: 코스튬 플레이의 준말. 피해자가 아닌데도 피해자인 척하는 언행)를 대신해준다.’ 일단 언론이. 삼성이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피해자 코스프레를 대신해준다. 두 번째로 ‘피해자가 삼성만이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다’라는 식으로 확장해준다. 저는 이런 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예를 들어 보면 그래요. 11월 15일 조선(일보) 사설에서 “삼성바이오 사태, 증시 불안·업계 충격을 최소화해야” 제목 자체는 괜찮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감정의 논리적 연결고리가 보여요. “정권이 바뀌고 추가 조사를 통해 결론이 180도 바뀌었다.” 흔한 정권 책임론이죠. 진단이 이상하다고 일단 이야기를 하는 거고. 두 번째로 “금융 당국의 과거 발표를 믿고 투자를 했다가 소액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게 됐다.” 이거는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죠. 실제로 투자는 누가 상장시켜줬다고 투자하나요? 상장 이후에 그 사람이 기업 가치를 보고 자기의 판단으로 투자를 하는 거죠. 그게 소액이건 다액이건 간에. 투자자는 자기 리스크(위험)를 걸고 투자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상장시켜주고 지금 와서 지금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이 사람들 어떡해?’라고 하는데 투자자를 끌어 붙이는, 사실 8만이라는 투자자를 끌어 붙여서 불만을 키우는 그런 방식입니다. 결국에는 3개로 늘어나죠. “후진적 증시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제가 볼 때는 ‘회계 기준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선진적 경제를 증명하는 방법이지 후진적 증시라고 하는 것은 누가 만드냐?’라고 하는 것도 헷갈리게 하는 거예요. 결국, 피해자 코스프레를 언론이 대신해주고 있고 ‘삼성만이 피해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피해자야.’라고 하는 그런 식의 것들로 언론의 보도 행태들이 가고 있다는 것이죠.

[정세진] 중앙일보 기사에서는 11월 16일 “분식회계 논란 속 바이오 미래 싹까지 자르면 안 된다.”라는 사설을 냈습니다. “바이오는 특성상 초기에 큰 리스크(Risk:위험)를 안고 짧게는 수년, 길게는 10년 이상 대규모 장기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모험산업이다.” “리스크(위험) 분산을 위해 각종 옵션 계약 같은 다양한 투자 기법이 동원되는 이유다.”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경직된 회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초기 모험산업의 싹을 자르는 우(愚)가 될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실었고요.

[김경율] 우리나라 IMF 이후에 분식과 관련된 사건, 크나큰 사건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1998년도에 대우그룹 사태, SK 글로벌 분식, 또 한 번 다시 대우조선해양, 이런 분식 사건이 터졌는데. 업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언론 보도를 쭉 보면 그 때 당시 사건마다 회계분식을 옹호하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일말의 동정심을 표한 경우는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종전의 사태 때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입니다. 저는 황당한 게, 계속 오늘 말씀을 나누고 있지만, 이 사안이 상당히 어렵거든요. 깊이 들어간 이상. 그런데도 이렇게 언론들이, 보수 언론들이 쉽게 ‘싹을 자른다.’ 이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 상황인지, 그 만큼 자신들이 뭐 하다못해 공부는 했는지 의문은 듭니다.

[정준희] 이게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이었다면 이렇게 안 했죠.

[정세진] 연결돼 있으니까 항상.

[정준희] 자기들도 아는 거예요. 본능적으로도 아는 거고. 어디서 지시가 내려왔는지 이런 식의 얘기까지 할 건 아니겠지만. 기본적으로 ‘여기서 밀리면 굉장히 큰 일이 날 것이다.’라는 걸 아는 거예요. 그러니까 침묵으로 더 이상 안 되는 상황이 온 거죠. 그러니까 방어를 하기 위한 어떤 장치들이 필요한 거고, 온갖 장치를 동원하는데. 이게 너무나 아무 말 대잔치(생각 없이 막 내던지는 말의 비유)를 하다 보니까 자기 자신도 무슨 말 하고 있는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경율] 맞습니다.

[정준희] 예를 들어, “모험산업의 싹을 자르는 일이다.” 이거 자주 얘기되고 있는 건데, 모험산업, 굉장히 부정적인 단어를 긍정적인 단어로 쓴다는 게 전 되게 우스울 뿐 더러요, 우리 분식회계 문제를 세계사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엔론 사태도 정확히 이런 식의 모험산업이었어요. 금융기법 만들고 안에 분칠하고 치장해서 결국 완전히 죽어버릴 것들을 마치 괜찮은 것처럼 살려서 생긴 문제거든요. 그거에 미국조차도 놀란 거잖아요. ‘이들이 이런 식으로까지 하는구나.’

[숄 츠]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셨던 엔론 스캔들은 정말 중요하고 미국 역사에서 되게 충격적인 일이었는데요. 그 다음부터는 규칙도 많이 생겼거든요. 한국에서는 기아 문제도 있었고 그다음에 SK 글로벌과 그리고 대우 사태도 있었고. 그런데 한국에서는 제대로 배우지 않은 것 같아요. 항상 똑같은 이야기 또 나오고, 또 나오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사람들도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수십 년간 감옥 갈 만한 일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이거 바로 경제 핵심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걸 더 이상 못 믿으면 삼성 주식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한테 되게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저도 이런 거 폭스바겐 문제 때문에 많이 느꼈어요. 폭스바겐 주식 있는 사람들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니고, 차 있는 사람한테만 피해 주는 게 아니고, “더 이상 사람들 독일 기술 믿을 수 없다.” 그 전에는 “독일 사람들 절대 거짓말 안 한다.” 아니면 “독일 사람들 항상 똑바로 한다.” 했는데 요새는 제가 “독일 사람이니까 믿을 수 있어.” 해도 “에이 설마! 폭스바겐도 다 거짓말했잖아요.” 그래서 정말 나라 자체가 얼마나 상처받는지!… 그건 오히려 나중에 보면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최욱 씨 이제 분노 게이지가 조금 올라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내용 파악이 어느 정도 되고 나니까.

[최 욱] 올라가고 있어요.

[정세진] 어떻게 잘못하고 있는지 파악이 되나요?

[최 욱] 이 방송 말미에는 욕이 한번 나올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정세진] 삼성바이오 사태. 세 번째 나쁜 보도 유형으로는 ‘제목에서 이재용을 지운 보도’ 이렇게 짚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단어가 보도에 많이 들어가 있지 않다, 이런 말씀이시겠죠?

[최경영] 그렇죠. 증선위 발표 이후에도 이재용이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고 있고요. 그 다음에 신문들이 “이재용 승계 작업과 연관이 있다.” 이런 뉘앙스나 이런 문장을 거의 쓰지 않고 있어요. 이재용이 거의 신성불가침의 고유명사입니다. 이재용이라는 말. 그래서 이재용이라는 말을 이 프로그램에서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재용. 이렇게.

[최 욱] 사실, 이 사안의 핵심 키워드는 삼성보다는 이재용에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까?

[최경영] 그렇죠, 그렇죠. 구별해야죠.

[최 욱] 아쉽네요.

[김경율] 이름을 피해 쓰는 것,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삼성 내부 문건에서도 보면 가장 중요한 게 ‘합병의 적정성을 위해’, ‘합병을 뒷받침하기 위해’라는 말이 많이 나오거든요. 결국, 이 일련의 분식회계 과정을 합병, 나아가서는 이재용과 연관 짓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죠.

[최경영] 저 문건의 작성 시점이 2015년 6월이었잖아요. 6월부터 한 11월까지인데 2015년을 복기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세진] 삼성에게 중요한 날짜네요.

[최경영]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게 2015년 6월 29일에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비서관 회의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과 합병한다는데 그거 좀 챙겨봐.”라고 이야기를 한 거잖아요. 다 드러난 사안입니다. 6월 29일에 그랬죠? 그다음에 7월 7일에 당시 (삼성물산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본부장하고 이재용 부회장하고 만났어요. 만나서 “플랜B가 없다. 우리는 그대로 합병한다. 1:0.35. 삼성물산 세 주, 제일모직 한 주 이렇게 간다.” 7월 10일, 3일 후에 어떻게 됐습니까? 내부 투자 위에서 서둘러서 의결해버려요.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합병 찬성.’ 이런 쪽으로 가버립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9월 1일에 합병을 해서 신규상장을 하게 되고 2016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하는 이 과정이거든요. 이렇게 이 전후의 과정을 보면 정치, 그 다음에 삼성 내부에 삼성물산, 이 내부 문서에 삼성물산의 TF팀이 나오고 삼성의 미래전략실이 나오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경팀이 나온단 말이죠. 그리고 이재용 그리고 국민연금 이게 다 나오는 구조인 거죠. 이 사안에서 2015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다 함께 연루돼 있는 이런 사안이기 때문에 이게 “승계작업이 아니다.”라고 볼 수 없는 거예요.

[정세진] 이재용 부회장이 언급되어야 하는 분명한 사안인데 언급을 안 하는 보도들. 조선일보는 “삼성바이오 22조 주식 ‘거래 정지’”, 중앙일보는 “삼바 주식거래 중지…피 마르는 22조” 이러한 헤드라인만 실었고요.

[정준희] 서울경제 “정권 바뀌자 결국 뒤집힌 삼성바이오 판정” 이런 게 아주 의도성이 명확히 보이는 거잖아요. 왜 이재용 부회장의 이야기가 빠져 있을까? 왜 비워뒀을까? 그 비워진 곳에 사람들은 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요즘 세대로 말하면 ‘볼드모트[본명은 톰 마볼로 리들(Tom Marvolo Riddle)로 영국 동화 《해리 포터》시리즈에 등장하는 악당. 주인공 해리의 부모를 죽인 장본인이자 해리의 라이벌]’라고 해요. 그러니까, 해리포터에 나오는… 거기 정말 부르면, 이름을 부르면 안 되는 정말 무서운 존재가 있는 거예요. 금기시된 거죠. 그걸 부상시키고 겉으로 드러내면 안 되니까. 실제로 저는 무의식에 이런 것들이 있다고 봐요. 조금이라도 이것이 언급되는 순간, 왜? 당연히 그룹 승계 문제가 걸릴 뿐더러 지금 더 위험한 상황이잖아요. 2심 판결 이후 겨우겨우 빼냈는데 혹시라도 대법원에 이 문제가 영향을 끼치게 되면 다시 들어가야 한다는 정말 절체절명의 상황이거든요. 저는 삼성 내부는 굉장히 분주할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을 언급하고 입길에 오르는 순간 사람들이 자꾸 연상한다고 그러죠? 이게 언론학에서는 이걸 ‘점화 효과(Priming effect: 시간적으로 먼저 떠오른 개념이 이후에 제시되는 자극의 지각과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라고 그래요. 뭔가 딱 하고 던지면 연결돼서 뭔가 연상되는 그런 효과라는 게 있는데. 이거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을 건 순간 바로 그런 경영 승계 문제라든가, 지배구조의 문제라든가, 그 다음에 지금 대법원 판결의 문제까지 쭉 연결되면서 여론이 굉장히 불리해질 것을 당연히 걱정하고 있는 그런 상태라고 보이는 거죠.

[최 욱] 오늘 계속해서 이재용 부회장 삼성 승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말 이거 오랫동안 들은 얘기인데, 이거 어떻게 승계된 거예요? 끝났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지금.

[최경영] 거의 완결됐습니다.

[최 욱] 완결됐습니까?

[최경영]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에 지분을 17%를 갖게 됐고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으니까 이재용 부회장은 증여세 한 16억 원을 내놓고 전체 회사를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이제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유고 시에는 더 많은 지분을 갖게 된다.

[최 욱] 그런 마법의 과정을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최경영] 1996년 전환사채부터, 에버랜드 전환사채부터 이 일이 시작되는데. 이번 사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의 계열사의 가치를 부풀린 사건이잖아요. 그런데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은 삼성의 계열사 가치를 축소한 사건이에요. 그러니까 당시에 실제로 비상장 회사였지만, 거래를 한 8만 원 정도는 거래가 됐었던 주식인데 장부 가격 그대로 해서 한 7700원에 8만 원짜리를. 이재용, 그리고 다른 자녀들에게 사라고 한 거죠. 그래서 이걸 가지고 법학 교수들이 “이거 완전히 사기 아니야? 이거 배임이야.”

[최 욱] 너무 적은 돈으로 사니까.

[최경영] 그렇죠. “이렇게 좋은 회사를 어떻게 싸게 파냐? 그러니까 에버랜드의 경영진이 배임한 거고 이 배임을 시킨 사람이 결국 이건희 회장 아니야?” 이렇게 해서 소송이 간 거죠. 1심에서는 이게 유죄 판결이 났어요. 그러다 2009년까지 갑니다. 1996년 사건이 2009년까지 가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거죠. 이게 특검까지 갔었던 사안이거든요. 조준웅 특검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둘 다, 삼성도, 조준웅 특검도 재상고를 포기해 버려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고 나서. 이상하게 2010년에 조준웅 특검의 아들이 중국 삼성전자 과장으로 들어갑니다.

[최 욱] 욕이 막 나올 것 같아요! 계속해주세요!

[최경영] 그리고 난 다음에, 그리고 난 다음에 4년이 지나고 나서 이름을 에버랜드에서 제일모직으로 바꿉니다.

[최 욱] 에버랜드는 뉴스에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까.

[최경영] 에버랜드 하면 전환사채, 전환사채 하면 이재용 승계, 편법. 이름 세탁해야 할 것 같으니까. 여기서 또 분식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에버랜드를 제일모직으로 바꾼 거예요. 그러고 난 다음에 어떻게 합니까? 아까 그 과정이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높여서 제일모직을 삼성물산이랑 합병시킨 다음에 삼성물산 딱 하나만 남기고. “삼성물산을 누가 가지고 있냐? 이재용 당신이 가지고 있다.” 이런 식이 돼 버리는 거죠.

[최 욱] 아, 진짜. 이건 참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그 처음에 아빠한테 받은 그 몇 십 억으로.

[최경영] 한 60억 받았죠.

[최 욱] 60억 받았죠? 그거 아빠한테 받은 거죠? 아빠한테 받은 60억은 그건 좀 세금을 냈고.

[최경영] 16억 냈어요.

[최 욱] 16억 낸 거로 정말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경영권을.

[최경영] 날름.

[최 욱] 날름. 그렇게 된…. 속상하네요.

[정세진] 승계 작업이 다 끝났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부풀리는 것은 필요한 일인가요?

[김경율] 마무리 과정에서.

[최경영] 마무리 과정에서 승계 작업이 끝났다는 것이고. 2015년에는 아직 끝난 게 아니죠. 지금은 이제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이재용 씨가 됐으니까 이제 거의 다 끝났다.

[김경율] 삼성전자의 지분을 얻기 위한 마지막 작업.

[최 욱] 이와 관련된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경율] 그렇습니다.

[최 욱] 제발.

[정세진] 정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거의 20년 동안 언론은, 그러니까 많이 언급은 된 것 같은데 제 역할을 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준희] 정말 모르겠어요? 지금 한 2~30년 기간 동안, 특히 1997년 이후에 한국의 독특한 자본주의는 뭐냐 하면 세계에 유례없을 정도로 큰 대규모의 기업이 그 나라 경제의 상당 부분을 떠받치고 있는 그런 상태. 그래서 이들 사이에 구속 상태, 상호 구속 상태가 되는, 얘가 흔들리면 나라 전체가 흔들릴 것 같은. 이제 ‘그런 상황에 빠져버린 것은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여기서 핵심 중 하나가 순환출자의 문제잖아요. 기업이 기업을 가지고, 기업이 기업을 가지고, 기업이 기업을 가지고. 우리나라는 왜 기업이 기업을 가질까? 삼성 같은 경우에? 오로지 한 가지 이유예요. 경영권을 방어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에버랜드나 삼성생명이나 제일모직이나 이런 식의 매개 고리가 존재하지 않으면 절대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거든요. 그러면 또 한 가지 얘기가 나오는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가 자기 회사 가지고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그걸 또 뭐라고 그래?” 라고 하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런데, (영화) 배트맨 같은 경우 보면 알지만, 대주주가 굳이 경영에 참여 안 하는 게 많잖아요. 도덕적이라서가 아니라 귀찮거든요. 자기가 자본 투자한 것 이상으로 돈만 벌어주면 자기가 경영에 참여할 이유가 별로 없는 거예요. 잘 하는 애한테 맡기면 되는 거죠. 그런데 경영에 참여하는 이유가 자기가 정말 해보고 싶어서 잘하고 싶어서도 있겠지만 경영에 참여해야 ① 비자금도 만들 수 있고, ② 그 다음에 자기들 사채도 만들 수 있고, ③ 또 경영권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이것을 마치 가진, 그 기업을 가진 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인식과 연결해버린, 그런 아주 잘못된 미스 매치(Mismatch, 부조화)이죠. 그런데, 저는 이런 것들을 언론이 알고 있을까?, 모르고 있을까? 이런 것조차도 이제는 헷갈려요. 저는 옛날에는 알고 있었지만, 일종의 충정심에 그래도 삼성이란 기업이 가지는 특수성과 약간의 시간을 두고 보면서 뭔가 합리화되길 기다리면서 했다고 전 나름대로 좋게 본 측면도 있는데. 지금은 이제 이런 인식조차 없지 않나? 언론의 핵심적인 잘못은 바로 단순히 감시자나 이런 식의 역할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기업과 건전한 시장에 대한 그 의식들을 세웠어야 할 언론들이 그걸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그런 문제라고 봅니다.

[최 욱] 그러면 이 분식회계만 놓고 봤을 때 주범이 삼성바이오로직스라면, 최소한 언론은 종범(從犯) 정도는 된다고 봅니까?

[정준희] 충분히 가능합니다.

[최 욱] 그렇습니까?

[정세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언론 보도 내용 짚어봤습니다. 김경율 회계사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경율] 고맙습니다.

[정세진] 11월 들어 고농도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언론에서도 연일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조명하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 관련 보도를 내면, 기사를 썼다 하면 인터넷에서 악플(악성 댓글)이 달리는 그런 KBS 기자가 있다고 해서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초대를 했습니다. KBS 이정훈 기상 전문 기자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정훈] 안녕하세요. KBS의 이정훈 기자입니다.

[최 욱] 저는 가루가 돼서 오실 줄 알았는데 잘 버티고 계시네요. 욕 많이 먹던데요.

[이정훈] 제가 뭐 민감한 정치나 경제 분야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날씨를 주로 다루는 기자인데, 어쩌다 보니 미세먼지 때문에 이렇게 됐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이 심각해지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 낳기도 걱정된다.” 이런 단어에 그 공포감에 더해서, “이게 다 중국 탓이다.” 이런 불만들, 공포와 불만감들 되게 크지 않습니까? 그런데 실제론 여기에 관해서 오해가 굉장히 많고 이에 대한 사실을 바로 잡는 기사를 썼는데 많은 악플을 받았습니다.

[정세진] 어떤 기사인지 보겠습니다. 보고 평가를 해보죠.

KBS 뉴스9 “미세먼지는 중국 탓?… ‘국민 자발적 협조 있어야’” (2018.5.10.)

상당수 국민이 미세먼지 발생을 중국 탓으로 생각하는 것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일으킵니다. 실제론 오히려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지난해까지 4년간 중국 산둥성의 미세먼지는 46%, 중국의 영향이 큰 백령도와 일본 규슈 지역은 20% 안팎 줄었습니다.

[정세진] 이정훈 기자의 기사, 핵심은 일단 “‘미세먼지가 다 중국 탓이다.’ 이렇게 보는 건 잘못된 것이다.”라는 거죠.

[최 욱] 실제로 저는 항상 날씨 보거든요. 보면 동쪽보다 중국이랑 가까운 서쪽이 미세먼지 농도가 더 짙고 그런 경향성이 좀 있던데. 뭐 그럼 미세먼지가 고등어 탓이라는 거예요, 뭐예요?

[이정훈] 보통 많은 분이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미세먼지가 다 중국 탓이 아니다. 그러면 고등어 탓이냐? 국내 탓이냐?” 약간 무 자르듯이 중국 탓 아니면 국내 탓 이렇게 보시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미세먼지는 오존 같은 어떤 하나의 물질이 아닙니다. 공기 중 떠다니는 모든 입자, 굉장히 다양한 요소에서 복합적으로 나오는 것들이고요. 수만 가지의 반응을 거쳐서 매우 복잡하게 형성됩니다.

[숄 츠] 몇 년 전부터 그린피스(Greenpeace: 자연보호와 평화운동 등을 펼치는 국제환경보호단체)하고 다른 NGO도 이렇게 말했는데, “한국 사람은 너무 간단하게 생각한다. 다 중국에서 온다고만 생각하고.” 그래서 옛날에 NGO들도 많이 얘기했거든요.

[정세진] 그러면 이정훈 기자가 보는 다른 보도들에서 잘못된 점, 그 영상도 준비가 된 것 같은데요. 보고 좀 비교를 해보죠.

SBS 8뉴스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지 추적해보니…모두 중국발” (2018.1.5.)

지난해 100㎍ 이상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지를 추적했더니 모두 중국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비상 대책을 발령해 공장 가동 중단 조치까지 취해도, 미세먼지 감축 효과는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

JTBC 뉴스룸 “중국 공장지대 대기질 '비상'…내주 국내도 '대란' 예고” (2018.11.9.)

북서풍이 불어오는 겨울이 되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집니다. 실제 최근 한반도와 인접한 중국 동북부 지역의 대기질은 곳곳이 비상입니다.

[정세진] 이 방송에서 지금 SBS와 JTBC 보도였죠. 일단 같은 데이터들을 다 보고서 보도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잘못된 점들이 생긴다. 어떤 점들이 잘못된 건지 일단 바로 잡아주시죠.

[이정훈] 일단 앞선 SBS의 보도는 방송 기사에 나간 제목이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지 추적해보니…모두 중국발”이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연구의 방식은, ‘당시에 바람의 이동 기류를 추적해봤더니 중국에서 출발해서 우리나라로 왔더라, 그러므로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발이다.’ 이런 결론을 맺었는데,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설령 그 바람의 시작이 중국에서 시작했더라도 그대로 한국으로 오느냐? 그게 아니라 서해상을 거치면서 각종 선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더해지고요. 북한에서도 우리는 잘 모르지만, 굉장히 많은 오염물질이 나옵니다. 그리고 국내 서해안 지역, 충남 서해안 지역에 화력 발전소 굉장히 많죠. 무려 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화력발전소 밀집도가 3.8배나 높습니다. 매우 좁은 영토에 많은 발전소가 밀집돼 있어요.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다 더해져서 한국으로 오는데 경로의 출발점이 중국이었다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발이라고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닙니다.

[숄 츠] 사실 한국에서는 그 에너지가 40% 이상 이런 석탄 발전소에서 나오잖아요. 그래서 그거 되게 높은 수준이거든요. 유럽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데 독일 바로 옆에는 폴란드거든요. 폴란드도 똑같은 문제 있어요. 거기도 석탄 발전소는 제일 많거든요. 그래서 거기는 공기 상태가 제일 안 좋아요. 석탄 발전소 때문에. 어느 날 바람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 그래도 여기는 매우 나쁨이나 이런 경우 생각보다 많아요. 그래서 이것은 정말 꼭 다 중국 문제 아니라고 생각하고.

[정세진] JTBC 보도는 어떤 점이 문제였던 거죠?

[이정훈] 이 보도 제목을 보셨으면 “중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고 이게 그 다음 주 우리나라에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제목이었는데. 사실 미세먼지 예보는 지금 국내에서는 3일 치까지만 예보가 나오고 있고 각종 모델도 기간이 길어지면 정확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다음 주에 우리나라에 대란이 올 거다.”는 예보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기사 내용 중에도 그 내용은 없었어요. 그런데 기사의 제목과 앵커 멘트에는 들어 있었습니다. 어디서 나왔을지 모르는 출처가 불분명한 기사라서.

[최 욱] 아까 그러면 화면에 나왔던 그 그래픽이 예상도였습니까?

[이정훈] 예상도입니다. 다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최 욱] 그래요?

[정준희] 저는 사실 그래서 KBS 보도하고 나머지 두 개의 보도를 비교해볼게요. 일단 KBS 보도가 JTBC 보도나 SBS 보도보다도 정보적인 측면에서 보면 좀 더 정직하고 괜찮은 정보라는 점은 맞아요. 이를테면 JTBC나 SBS 같은 경우는 대단히 관습적으로, ‘짐작된 중국발’이라고 하는 것들,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마치 예고인 것처럼 했다는 면에서 대단히 관습적인 보도고 좋은 보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KBS 보도 장점은 ‘미세먼지가 무조건 중국 탓’이라는 인식을 무조건 변화시키려고 용감하게 시도했고 그 다음에 이 정책의 효과가 빚어지려면 국민의 자발적인 협조라든가, 뭔가 필요하다는 면에서, 개선의 방식들을 이야기한 측면들은 좋아요. 바로 굿 포인트(Good Point, 좋은 점)가 정확히 배드 포인트(Bad Point, 나쁜 점)가 되고 있다는 거예요. 무슨 말이냐면, 이 보도는 KBS 9시 뉴스에서 보도됐던 거잖아요?

[이정훈] 맞습니다.

[정준희] 지금 이정훈 기자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9시 뉴스의 짧은 포맷 하나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길고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이라는 거예요. 그걸 욱여넣다 보니까 당연히 반대파들이 나오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이 보도는 ‘KBS 9뉴스에서 보도됨으로써 실패한 보도가 될 가능성이 컸다.’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요. 외려 ‘그런 식의 것들을 전달하려면 9시 뉴스 포맷이 아니라 다른 길고 좀 더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더 맞았고, 그것을 전달하는 내러티브(Narrative, 서술) 역시 중국 탓만이 아니라 이 문제 풀기가 왜 어려운지, 왜 판단하기가 어려운지 구체적으로 잘 보여주는 그런 기사였었다면 이런 반발을 안 받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반론하시죠.

[이정훈] 제가 악플을 부르는 이유에 관해서 잘 배우고 가는 것 같습니다.

[정세진] 똑같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뭔가 다르게 나오는 보도, 이건 어떤 의도가 있는 부분도 있다고 보십니까?

[이정훈] 최근 경제신문에서 이런 보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에서 9월 28일에 나왔던 보도인데요. 내용은 최근 6, 7, 8월에 혹시 기억하시나요? 굉장히 하늘이 파랬고 깨끗했죠. 그 넉 달 동안 미세먼지가 없었던 이유가 “동풍이 불어서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아줬기 때문”이라고 결론 맺는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관해서 사실 한번 생각해볼게요. 동풍이 불어서 우리 쪽으로 오는 미세먼지를 막았다면 그게 서쪽으로 들어가서 중국 내륙의 공기가 아주 안 좋았겠죠. 그런데 중국도 이번 여름에 유례없이 공기가 깨끗했습니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원인이 있을 텐데, 중국과 한국 모두 미세먼지가 없었던 깨끗한 이유는 폭염이 굉장히 심했죠, 올여름에. 뜨거운 공기가 지면을 내리쬐면 공기가 위아래로 굉장히 잘 순환이 돼서 똑같이 경유차도 다니고 화력발전소를 때도 기상 조건에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는 훨씬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 원인 때문인데 여러 가지 원인 중에서 동풍이라는 원인에 집중해서 결론 내려서 최종적인 결론은 무엇이냐. ‘정부가 산업계에 부담 주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화력발전소, 경유차 똑같이 다녀도 미세먼지가 깨끗한데 잘못된 원인분석을 바탕으로 잘못된 결론까지 내린 거죠. 제가 생각하는 어떤 경제 신문의 미세먼지를 보는 관점은 정말 국민의 건강이나 국민의 숨을 좋게 하기 위한 것보다는 재벌이나 어떤 산업계에 관한 걱정 이런 것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또 다른, 본인이 생각하는, ‘이런 건 정말 과장된 보도들이다.’ 꼭 알려드리고 싶다는 기사들이 있다면요?

[이정훈] 일단 미세먼지가 과거보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최 욱] 그건 맞잖아요.

[이정훈] 아닙니다.

[최 욱] 왜 그래.

[이정훈] 정말 아닙니다.

[최 욱] 아니라고요?

[이정훈] ‘최악’, ‘심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이런 단어가 들어가면 믿고 거르시면 됩니다.

[정세진] 믿고 거르면 된다고요?

[최 욱] 아니, 실제로 옛날보다 굉장히 뿌옇고 그런데.

[이정훈] 그런데 그런 말이 있죠. “헤어진 연인 사이에 기억은 다르게 적힌다.” 미세먼지도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에 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느냐. 과거부터 알고 있던 분들은 이런 말씀을 하죠. “예전에 8~90년대 보면 퇴근하고 와서 와이셔츠 보면 다 시커맸어.” 이런 말씀을 하세요. 국가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이 지금보다 서울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 모두 50% 이상 높았어요. 그런데, 요즘 사실 “국가 통계 조작이다.” 잘 안 믿는 분들 많잖아요. 국가통계만이 아니라 각 학계의 연구진들, 학교에서도 다 개별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과거보다 줄었다는 건 통계적으로 분명한 사실이고요. 그렇다고 성분이 더 나빠졌느냐? 우리가 ‘납이나 이런 중금속들 때문에 성분이 더 안 좋아진 게 아닐까?’ 의심을 많이 하는데 이런 성분들은 약 90년대가 지금보다 10배 이상 높았습니다.

[최 욱] 희한하네. 예전에는 공기청정기라는 제품 자체가 없었고 지금은 “집 안에 공기청정기 없으면 숨을 못 쉬겠다.”는 원성이 넘쳐납니다. 실제로 진짜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단 겁니까?

[이정훈] 맞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통계와 국민의 인식에 차이가 있느냐?’에 대해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하신 분이 실제로 연구를 하셨습니다. 거기에 그분의 해석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에서 2013년에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을 하고요. 그러면서 미세먼지 예보제를 실시하기 시작했어요. 그 때부턴 거의 모든 방송 기상캐스터들이 매 뉴스에서 미세먼지 예보를 알려줍니다. 그 전까지 몰랐던 미세먼지를 바로 접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미세먼지는 사실 과거부터 늘 우리 숨 속에 존재해왔던 것들인데 이게 머릿속에 인식으로 들어감으로 인해서 우리가 본격적으로 미세먼지에 관한 걱정을 하고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본 겁니다. 그게 실제로 언론 보도량 차이로 드러났는데요. 2013년까지 5대 일간지에 미세먼지 관련 언론 보도를 본 결과 2012년에는 74건에 불과했는데, 2013년도에 미세먼지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되자 2012년보다 무려 4.5배나 늘었고 그 이후에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것들이 ‘어떤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 매우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므로 이런 것들의 절대적인 부분도 우리가 불안해하는 요인일 수 있다.

[정준희] 환경이나 이런 뭔가 과학에 관련된 건 자기가 직접 경험하기보다는 언론이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의식의 구성들이 되게 달라져요. 심지어 없던 걸 있게 만들어주는 효과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황사라든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계속해서 변화해 오는 과정은 전형적인 과학에서 만들어진 결과들을 언론이 취사 선택해서 위기로 바꿔내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인지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언론의 사회적 현실의 구성 효과라고 하는 건 상당히 높은 거죠.

[최 욱] 괜히 숨 덜 쉬었네. 제가 이 프로그램 좀 오래 하다 보니까 의심병이 자꾸 생기는데. 공포심을 자극하는 이유, 아까 기삿거리가 된다고 했는데. 설마 또 이게 공기청정기 업체랑 또 연결고리가 있는 건 아니겠죠?

[정준희] 마치 짠 것 같은데 제가 그래서 진짜 조사를 했거든요. 11월 14일 자 기사예요. 정말 따끈따끈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에서 2건이나 기사가 나왔는데 “중국발 미세먼지 대비 고성능 공기청정기 준비하세요.”

[정세진] “준비하세요.” 이렇게 나왔어요?

[정준희] “준비하세요.” 그러면서 제품 사진이 나왔어요. 그러면 두 번째 기사, “미세먼지엔 삼겹살?…유산균·식이섬유 풍부한 음식이 도움” 그러면서 야쿠르트가 나오고 도라지 차가 바로 나옵니다.

[최 욱] 진짜?

[정준희] 이게 너무나 놀란 게 이게 지금 한창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 이걸 낸 거잖아요. 게다가요. 포털에 보면 픽(Pick)이라고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언론사가 내세우는 기사’라는 뜻이에요. 자기 기사로 내세웠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매일경제가 11월 14일 냈는데, 에어드레서를 광고하는 거 하고 미세먼지하고 연결했고요. 이 기획취재팀이 기자가 5명이에요. 이 기사 하나 쓰는데 5명이 달라붙었다고요. 제대로 된 환경 기사도 못 쓰면서.

[최 욱] 진짜 농담으로 던진 얘기인데.

[정세진] 미세먼지 위험성을 과장한 보도 중에 사진도 있다면서요?

[이정훈] 하늘을 뿌옇게 하는 원인이 사실 미세먼지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과거에는 뿌예도 다 안개라고 알고 있었잖아요.

[정준희] 연무(煙霧: 습도가 비교적 낮을 때 미세한 입자로 인해 공기가 뿌옇게 보이는 현상)라는...

[이정훈] 맞습니다. 그런데 이젠 거꾸로 돼서 안개가 껴도 미세먼지라고 합니다. 사진에도 많이 나오는데, 제가 출근하다가 핸드폰으로 포털에 딱 사진을 봤더니 “숨 막히는 출근길” 이렇게 해서 보면 이런 사진들 보면 줌으로 최대한 멀리 당깁니다. 그러면 원래 안 뿌옇던 것도 되게 뿌옇게 보이거든요. 그렇게 해놓고 “숨 막히는 출근길.” 그런데 궁금하죠. 미세먼지 농도를 직접 확인해 봅니다. 보통 정도예요. 그 전날 비가 내려서 수증기가 많아서 밤새 안개로 바뀐 것조차도 상당수 기자가 실제 수치를 확인하지 않고 ‘뿌여니까 이거 미세먼지지.’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보도하고, 사람들도 그렇게 믿게 하는 그런 기사들도 꽤 많습니다.

[최 욱] 우리의 인식에 반하는 낯선 얘기를 하는 게 굉장히 쉽지 않은데.

[정준희] 쉽지 않죠.

[최 욱] 용기 내 줘서 아주 고맙습니다. 앞으로 파이팅.

[정세진] 이정훈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이정훈] 고맙습니다.

[정세진]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 [저널리즘 토크쇼J] 삼성 분식회계와 언론의 세 가지 나쁜 짓
    • 입력 2018.11.25 (22:30)
    • 수정 2018.11.25 (23:26)
    저널리즘 토크쇼 J
[저널리즘 토크쇼J] 삼성 분식회계와 언론의 세 가지 나쁜 짓
[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 나오셨습니다.

[최 욱] 시청률 분식회계를 노리고 있는 최욱입니다.

[정준희]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 같은데.

[정세진] 최경영 기자 오늘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최경영] 안녕하세요? 최경영입니다.

[정세진] 독일 공영방송 ARD 기자죠? 안톤 숄츠 기자 나오셨습니다.

[숄 츠] 안녕하세요?

[정세진]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초대 손님 모셨습니다. 김경율 회계사입니다.

[김경율] 반갑습니다. 김경율입니다.

[정세진] 목소리도 많이 듣고 얼굴도 많이 뵙습니다. 요즘 너무 바쁘시죠?

[김경율] 조금 바쁩니다.

[정세진] 김남근 변호사님 잘 알고 계시죠?

[김경율] 김남근 변호사님께서 프로그램 진행 도중에 상당히 많은 꾸지람을 들었다고 재미없다는 이유로. 오늘 좀 김남근 변호사님의 전철을 밟지 않겠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는 ‘분식회계’라는 표현을 해주셨어요.

[최 욱] 전 무슨 뜻인지는 잘 몰라요. 굉장히 쉽지 않은 방송이 될 것 같은데 지금 이게 굉장히 큰 일인 것 같긴 합니다. 근데 저를 비롯한 많은 분의 분노 지수가 상당히 낮아요. 왜냐? 못 알아듣겠습니다. 이런 부분을 오늘 회계사님이 조목조목 하게 잘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김경율]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세진] 오늘 주제가 살짝 드러났는데요. 분식회계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정세진] 지난 14일이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결론을 내렸습니다. 삼성바이오 주식 매매는 곧바로 정지됐고요.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삼성바이오 측은 분식회계는 없었다는 입장이고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와 관련해서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언론은 이 사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먼저 분식회계가 무엇인지, 나쁜 것이라는 것을 최욱 씨한테 자세히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김경율] 먼저, 한자로 설명을 해보면 분식(粉飾). 이렇게 분칠을 해서 꾸민다는 이야기거든요. 실제보다 과장해서 적자를 흑자로 이런 행위를 분식회계라고 하고요. 이와 같은 분식 행위야말로 자본주의 체제에 반하는 어떤 반체제 범죄로써 엄히 다스려야 한다. 실제로 이제 미국에서도 엔론 사태가 닥쳤을 때 상당히 엄혹한 처벌을 하였거든요. 불과 분식 규모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1.7조 정도의 분식이었는데 CEO에게 24년 4개월의 형벌을 내렸고, 이제 그것을 감사했던 외부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은 파산한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최경영] ‘분식’이라는 말이 약간 좀 단어 자체가 분식이 된 것 같아요, 저는. 이게 사실 명확히 이야기하면 ‘어카운팅 프로드(Accounting Fraud)’. ‘회계사기.’ 그러니까 금융당국이 검찰에 고발하는 사건이잖아요. 언론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가장 적합한 표현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세진] 알아들으셨어요?

[최 욱] 정확하게 알아들었습니다. 이게 분식회계가 부정적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이게 너무 한자로 되어 있고 하다 보니까 사자성어처럼 뭔가 있어 보여요. 그런데 그냥 간단하게 얘기하면 금융사기.

[김경율] 회계사기.

[최 욱] 회계사기.

[숄 츠] ‘분식’ 뭐 이렇게 하면 식당을 생각하는데요. ‘사기’라는 단어 들어보면 바로 범죄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정세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언론은 어떻게 보도를 했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경영] 한 세 가지로 간추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의도적으로 침묵했고, 가해자를 뒤바꿔버렸습니다. 이재용이라는 고유명사를 거의 쓰지 않았어요.

[정세진] ‘의도적으로 침묵했다.’ 어떤 내용으로 이렇게 판단하셨습니까?

[최경영] 11월 7일에 박용진 의원이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걸 파일로 줄 수 없어서 이걸 프린트해서 70부를 복사했어요. 그래서 기자들에게 일일이 나눠줬고 70부가 그 날 다 소진됐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신문 보도를 보면 안 나왔어요. “의도적으로 침묵했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정세진] 보통 이런 게 나오면 보도가 나와야 하는 게 맞는 거죠.

[정준희] 그렇죠. 뉴스 가치가 얼마나 높아요. 굉장히 중요한 말. 그대로 스모킹 건(smoking gun, 범죄·사건 등을 해결할 때 나오는 결정적 단서)이라고 불릴 수 있는. 실제로도 그렇게 작동을 한 건데.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요소에 관한 판단이야 필요했을 거라고 보거든요. 첫 번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라고 하는 데가 정말로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맞느냐, 아니냐 하는 판단에 관련한 문제.’ 그 결정이 나온 것에 관한 해설이죠. 또 한 가지는 ‘이게 궁극적으로 이 삼성그룹에 관한 지배 구조의 문제와 사실 연결되는 고리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 에 대한 문제.’ 이 두 가지의 뉴스 가치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에 관해서 판단했어야 했는데 지상파 3사 같은 경우는 대체로 이 두 가지를 다 다뤘어요. 물론 이 두 번째 문제, 예를 들면 삼성그룹까지 연계된다는 증거를 제시하기에는 아직 그렇지만…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얘기해주는 것은 충분히 인폼(inform, 알리다) 시켜주는 거죠. 그런데, 신문사들이나 이런 데 중에서 보면, 주로 한겨레나 경향, 한국일보에서 보도했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보면 싹 숨겨져 있었거든요. 그러면 이것을 전혀 얘기하지 않았을까. 삼성 얘기는 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예를 들면 조선일보의 11월 8일 보도를 보면, “최고가 최고를 만났다…삼성·MS ‘IT 협력’”이라는 보도를 하고요. 동아의 같은 날짜 보도를 보면, “4차 산업혁명 동맹 맺은 이재용과 나델라”라고 하는 식의 보도를 합니다. ‘삼성에 관련된 동향 보도는 꾸준히 하고 있으면서 삼성에 관해 굉장히 결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의 보도는 왜 안 했을까?’라는 의문이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최경영] 초기 보도 관련해서 한 가지만 제가 더 짚으면 그런데 폴더블 폰[Foldable Phone, 디스플레이(화면 표시 장치)가 접히는 스마트폰] 보도도 많이 나왔잖아요. 주요 신문들이 다 취급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폴더블 폰의 UI(User Interface, 사용자에게 디지털 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설계 내용) 정도 공개하는 별것 아닌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이벤트였고 전문 IT 기자들은 상당히 관심이 있을 수 있는 그런 이벤트였는데, 주요 신문사가 다 이런 거를 했단 말이죠.

[정준희] 정치학 용어에서 ‘비결정의 결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모든 결정하지 않은 것도 결정의 일종이라는 거거든요. 언론학에서는 ‘비보도의 보도’라고 해요. 그러니까 보도하지 않는 것도 보도의 일종이라는 것이죠. 삼성과 연관된 것들, ‘이거는 보도하는데 이거는 보도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건 눈에 보이는데도 안 보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계속 고개가 다른 데로 일부러 돌리고 있는 거죠. 왜 돌릴까? 일단 현실로 부상(어떤 현상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화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언론이라고 하는 건 어느 정도의 힘이 있냐면, 여러 언론이 협심하지 않으면 현실로 올라오지 못해요. 그러니까 적어도 증선위 결정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현실로 만들지 말아야겠다. 그래야 압박이 안 생기니까 이런 식의 생각이 있는 거죠.

[정세진] 주요 언론들, 특히 상업지라고 말씀하셨는데, 경제지들. 삼성과 어떤 돈독한 관계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보십니까?

[최경영] 저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게 박용진 의원실을 제가 간 게 11월 13일이에요. 11월 14일에 증선위 발표를 했는데 그 때 어떤 기자가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제가 엿듣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런데 어떤 말을 하냐 하면, “저희 회사가 특수관계에 있지 않습니까? 삼성과. 그런데 이번에 이상하게 윗선에서 이번 건과 관련해서 문건을 찾고 보도를 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의원실로 가도 되겠습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오전 내내 제가 그 의원실에 있으면서 그 설명을 들었는데 “그러면 오후에 오세요.”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나중에 확인을 해보면 이게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가 두 회사입니다. 동아일보는 삼성과 사돈 관계고, 중앙일보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이재용 씨의 외삼촌 되는 거죠. 그래서 어떤 회사라고 말씀은 안 드리겠는데 보도가 안 나갔어요. 중요한 것은 내부 문건과 관련된 보도는 나가지 않았다.

[정세진]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한 박용진 의원은 ‘언론사들이, 이런 언론사들이 침묵할 것이다.’ 예측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상황, 공개 현장 한번 영상으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박용진 의원,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문건 공개 현장 (2018.11.7.)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4의 헌법기관이라 할 수 있는 게 저는 헌재가 아니라 언론이라고 보는데, 이 네 개의 견제와 균형의 기관들이 다 삼성, 혹은 재벌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실이라면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제가 아까 같이 용기를 내주셨으면 좋겠다 싶고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해주셔야 할 몫이 굉장히 많다고 보고요. 저는 여기까지예요. 저는 여기까지이고 여러분이 해주셔야 해요.

[정세진] 박용진 의원의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는지? 기자들한테 ‘용기를 내달라.’ 이런 요청을 하는 장면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숄 츠] 되게 충격적인 말이라고 생각해요. 언론인들한테 이렇게 말하면 독재주의 나라 같은 그런 느낌을 받거든요. 왜냐하면, 원래 그런 나라에서는 사실 그대로 쓰면 감옥에 가거나 고문을 받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우리는 민주주의가 자연스러운 나라에 산다고 생각하는데, 왜 용기가 필요한지. 해외에 이런 말이 있어요. “이것은 대한민국보다 그냥 삼성의 나라야.”

[정준희] 우리나라에서 삼성의 광고 홍보비는 미디어 업계를 먹여 살리는 돈이에요. 현실적으로.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은 더하고요. ‘삼성이 광고 홍보비를 얼마나 책정해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그 하나의 비즈니스로 결정을 합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래요. 그래서 이것을 신경 안 쓰면 망하는 거예요. 사실은 상당 부분. 한겨레 같은 경우가 상당히 경영적으로 흔들흔들하던 그런 상황까지 갔었잖아요. 그런데, 정말 우리 숄츠 씨 이야기처럼 정말 그렇게까지, 광고 문제까지 기자들이 그렇게 할까 싶은데. 저는 여기에 흔히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 극한 상황에서 약자가 강자의 논리에 동화·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이라고 하는데 포획된 자들이 자기 스스로 정당화하기 시작해요. “내가 이상해서, 내가 나쁜 놈이라서 한낱 광고 때문에 이런 식으로 비겁한 짓은 하지 않을 거야.”라는 자의식이 발동합니다. 그러면서 이념을 그 쪽에 맞추기 시작해요. “이게 온당하고 맞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거야,”하고 가요. 그렇지 않으면 불편해서 못 살 거든요. 실제로 삼성이 우리나라 경제의 상당 부분 차지하는 건 사실이고 삼성과 우리나라는 되게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이렇게 흔히 말하는 것처럼, “삼성이 망하면 우리나라 경제 어떻게 할 건데?”라고 하는 인식이 실제로 상당히 많은 기자에게 침투돼 있고, 따라서 자기 자신의 행동이라고 하는 것이 단지 광고를 얻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를 위한 ‘상당한 충정’이라고 하는 그런 인식이 있어요. 장충기 문자 사건을 최욱 씨가 연기해줬던 것처럼,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절대 부끄럽지 않은 거예요, 사실.

[숄 츠] 독일과 비교하면 조금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독일, 예를 들어서 얼마 전에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이 있었는데요. 폭스바겐도 독일에서 큰 업체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업체 중 하나인데요. 그래서 이런 스캔들 때문에 엄청 독일에서 욕먹었어요. TV에서도 신문에서도 확인해보니까 “폭스바겐, 한 번 봐줘야 할 것 같아요.” “다른 방법이 없었나 봐요.” 이런 이야기가 하나도 없거든요. 오히려, “정부는 왜 폭스바겐을 이렇게 보호하는가?” “벌금 더 많이 부과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사람들 정말 감옥으로 보냈느냐?” 여기서 볼 수 있는 게 거의 180도 반대인 것 같아요.

[최경영] 기업과 기업주하고는 별개의 문제거든요. 이재용의 승계 작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과 삼성이 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예요. 이재용 승계 안 돼도 삼성 잘 나갈 수 있습니다. 기업이 깨끗하고 경영 구조가 깨끗하면 오히려 훨씬 잘 나갈 수 있어요.

[숄 츠] 감옥 가는 게 오히려.

[최경영] 그럼요. 그게 선진 금융시장이고 선진 자본주의거든요. 그런데 자꾸 기자들이 이재용이나 이건희가 경영권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삼성이 망할 것처럼 계속 보도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모든 국민이 그렇게 생각을 해, 상당히 많은 국민이. 그런데, 거기서 큰 착각에 빠지는 거죠.

[정세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언론에서는 어떻게 보도를 하고 있는지, 세 가지 시각으로 짚어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나쁜 보도 유형으로 ‘가해자를 뒤바꾼다는 것이다.’ 이거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최경영] 가해자를 뒤바꾼다는 건 금융당국이 부정부패를 적발한 거잖아요.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금융당국이 부정부패를 적발해서 주가가 내려갔다.” “투자자가 난리다.”, “22조 원이 피가 마른다.”, “거래 정지됐는데 어떻게 할 거냐?”, “소액 투자자들 살려놔야 한다.” “주식 시장 전체가 망하게 생겼다.”… 이런 식으로. 부정부패 저지른 사람이 누구예요? 분식회계를 한 주체가 누구입니까? 삼성바이오로직스잖아요. 그런데 범죄 혐의를 밝혀놨더니 그 범죄 혐의를 밝힌 사람에게 “너희 이거 왜 밝혔어? 이러면 소액투자자가 울잖아!” 소액투자자를 핑계를 대면서 이재용 회장을 보호하려는 듯한 그런 보도를 계속하는 거죠.

[최 욱] 그러니까 암을 진단하는 의사한테 “너 때문에 암이 생겼어. 건강이 나빠졌어.” 이런 식이라는 거죠?

[최경영] 빨리 치료를 해야 하는데.

[정준희] 암이 있어서 문제가 생기는 데, 암으로 진단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고. 그리고 “네가 나를 암으로 진단했어. 우리 가족 어떻게 먹여 살릴래?” 이렇게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거를 약간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가해자가 바뀌었다고 생각해도 괜찮고 ‘피해자 코스프레(Costume Play: 코스튬 플레이의 준말. 피해자가 아닌데도 피해자인 척하는 언행)를 대신해준다.’ 일단 언론이. 삼성이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피해자 코스프레를 대신해준다. 두 번째로 ‘피해자가 삼성만이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다’라는 식으로 확장해준다. 저는 이런 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예를 들어 보면 그래요. 11월 15일 조선(일보) 사설에서 “삼성바이오 사태, 증시 불안·업계 충격을 최소화해야” 제목 자체는 괜찮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감정의 논리적 연결고리가 보여요. “정권이 바뀌고 추가 조사를 통해 결론이 180도 바뀌었다.” 흔한 정권 책임론이죠. 진단이 이상하다고 일단 이야기를 하는 거고. 두 번째로 “금융 당국의 과거 발표를 믿고 투자를 했다가 소액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게 됐다.” 이거는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죠. 실제로 투자는 누가 상장시켜줬다고 투자하나요? 상장 이후에 그 사람이 기업 가치를 보고 자기의 판단으로 투자를 하는 거죠. 그게 소액이건 다액이건 간에. 투자자는 자기 리스크(위험)를 걸고 투자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상장시켜주고 지금 와서 지금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이 사람들 어떡해?’라고 하는데 투자자를 끌어 붙이는, 사실 8만이라는 투자자를 끌어 붙여서 불만을 키우는 그런 방식입니다. 결국에는 3개로 늘어나죠. “후진적 증시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제가 볼 때는 ‘회계 기준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선진적 경제를 증명하는 방법이지 후진적 증시라고 하는 것은 누가 만드냐?’라고 하는 것도 헷갈리게 하는 거예요. 결국, 피해자 코스프레를 언론이 대신해주고 있고 ‘삼성만이 피해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피해자야.’라고 하는 그런 식의 것들로 언론의 보도 행태들이 가고 있다는 것이죠.

[정세진] 중앙일보 기사에서는 11월 16일 “분식회계 논란 속 바이오 미래 싹까지 자르면 안 된다.”라는 사설을 냈습니다. “바이오는 특성상 초기에 큰 리스크(Risk:위험)를 안고 짧게는 수년, 길게는 10년 이상 대규모 장기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모험산업이다.” “리스크(위험) 분산을 위해 각종 옵션 계약 같은 다양한 투자 기법이 동원되는 이유다.”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경직된 회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초기 모험산업의 싹을 자르는 우(愚)가 될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실었고요.

[김경율] 우리나라 IMF 이후에 분식과 관련된 사건, 크나큰 사건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1998년도에 대우그룹 사태, SK 글로벌 분식, 또 한 번 다시 대우조선해양, 이런 분식 사건이 터졌는데. 업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언론 보도를 쭉 보면 그 때 당시 사건마다 회계분식을 옹호하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일말의 동정심을 표한 경우는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종전의 사태 때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입니다. 저는 황당한 게, 계속 오늘 말씀을 나누고 있지만, 이 사안이 상당히 어렵거든요. 깊이 들어간 이상. 그런데도 이렇게 언론들이, 보수 언론들이 쉽게 ‘싹을 자른다.’ 이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 상황인지, 그 만큼 자신들이 뭐 하다못해 공부는 했는지 의문은 듭니다.

[정준희] 이게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이었다면 이렇게 안 했죠.

[정세진] 연결돼 있으니까 항상.

[정준희] 자기들도 아는 거예요. 본능적으로도 아는 거고. 어디서 지시가 내려왔는지 이런 식의 얘기까지 할 건 아니겠지만. 기본적으로 ‘여기서 밀리면 굉장히 큰 일이 날 것이다.’라는 걸 아는 거예요. 그러니까 침묵으로 더 이상 안 되는 상황이 온 거죠. 그러니까 방어를 하기 위한 어떤 장치들이 필요한 거고, 온갖 장치를 동원하는데. 이게 너무나 아무 말 대잔치(생각 없이 막 내던지는 말의 비유)를 하다 보니까 자기 자신도 무슨 말 하고 있는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경율] 맞습니다.

[정준희] 예를 들어, “모험산업의 싹을 자르는 일이다.” 이거 자주 얘기되고 있는 건데, 모험산업, 굉장히 부정적인 단어를 긍정적인 단어로 쓴다는 게 전 되게 우스울 뿐 더러요, 우리 분식회계 문제를 세계사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엔론 사태도 정확히 이런 식의 모험산업이었어요. 금융기법 만들고 안에 분칠하고 치장해서 결국 완전히 죽어버릴 것들을 마치 괜찮은 것처럼 살려서 생긴 문제거든요. 그거에 미국조차도 놀란 거잖아요. ‘이들이 이런 식으로까지 하는구나.’

[숄 츠]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셨던 엔론 스캔들은 정말 중요하고 미국 역사에서 되게 충격적인 일이었는데요. 그 다음부터는 규칙도 많이 생겼거든요. 한국에서는 기아 문제도 있었고 그다음에 SK 글로벌과 그리고 대우 사태도 있었고. 그런데 한국에서는 제대로 배우지 않은 것 같아요. 항상 똑같은 이야기 또 나오고, 또 나오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사람들도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수십 년간 감옥 갈 만한 일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이거 바로 경제 핵심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걸 더 이상 못 믿으면 삼성 주식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한테 되게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저도 이런 거 폭스바겐 문제 때문에 많이 느꼈어요. 폭스바겐 주식 있는 사람들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니고, 차 있는 사람한테만 피해 주는 게 아니고, “더 이상 사람들 독일 기술 믿을 수 없다.” 그 전에는 “독일 사람들 절대 거짓말 안 한다.” 아니면 “독일 사람들 항상 똑바로 한다.” 했는데 요새는 제가 “독일 사람이니까 믿을 수 있어.” 해도 “에이 설마! 폭스바겐도 다 거짓말했잖아요.” 그래서 정말 나라 자체가 얼마나 상처받는지!… 그건 오히려 나중에 보면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최욱 씨 이제 분노 게이지가 조금 올라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내용 파악이 어느 정도 되고 나니까.

[최 욱] 올라가고 있어요.

[정세진] 어떻게 잘못하고 있는지 파악이 되나요?

[최 욱] 이 방송 말미에는 욕이 한번 나올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정세진] 삼성바이오 사태. 세 번째 나쁜 보도 유형으로는 ‘제목에서 이재용을 지운 보도’ 이렇게 짚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단어가 보도에 많이 들어가 있지 않다, 이런 말씀이시겠죠?

[최경영] 그렇죠. 증선위 발표 이후에도 이재용이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고 있고요. 그 다음에 신문들이 “이재용 승계 작업과 연관이 있다.” 이런 뉘앙스나 이런 문장을 거의 쓰지 않고 있어요. 이재용이 거의 신성불가침의 고유명사입니다. 이재용이라는 말. 그래서 이재용이라는 말을 이 프로그램에서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재용. 이렇게.

[최 욱] 사실, 이 사안의 핵심 키워드는 삼성보다는 이재용에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까?

[최경영] 그렇죠, 그렇죠. 구별해야죠.

[최 욱] 아쉽네요.

[김경율] 이름을 피해 쓰는 것,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삼성 내부 문건에서도 보면 가장 중요한 게 ‘합병의 적정성을 위해’, ‘합병을 뒷받침하기 위해’라는 말이 많이 나오거든요. 결국, 이 일련의 분식회계 과정을 합병, 나아가서는 이재용과 연관 짓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죠.

[최경영] 저 문건의 작성 시점이 2015년 6월이었잖아요. 6월부터 한 11월까지인데 2015년을 복기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세진] 삼성에게 중요한 날짜네요.

[최경영]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게 2015년 6월 29일에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비서관 회의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과 합병한다는데 그거 좀 챙겨봐.”라고 이야기를 한 거잖아요. 다 드러난 사안입니다. 6월 29일에 그랬죠? 그다음에 7월 7일에 당시 (삼성물산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본부장하고 이재용 부회장하고 만났어요. 만나서 “플랜B가 없다. 우리는 그대로 합병한다. 1:0.35. 삼성물산 세 주, 제일모직 한 주 이렇게 간다.” 7월 10일, 3일 후에 어떻게 됐습니까? 내부 투자 위에서 서둘러서 의결해버려요.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합병 찬성.’ 이런 쪽으로 가버립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9월 1일에 합병을 해서 신규상장을 하게 되고 2016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하는 이 과정이거든요. 이렇게 이 전후의 과정을 보면 정치, 그 다음에 삼성 내부에 삼성물산, 이 내부 문서에 삼성물산의 TF팀이 나오고 삼성의 미래전략실이 나오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경팀이 나온단 말이죠. 그리고 이재용 그리고 국민연금 이게 다 나오는 구조인 거죠. 이 사안에서 2015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다 함께 연루돼 있는 이런 사안이기 때문에 이게 “승계작업이 아니다.”라고 볼 수 없는 거예요.

[정세진] 이재용 부회장이 언급되어야 하는 분명한 사안인데 언급을 안 하는 보도들. 조선일보는 “삼성바이오 22조 주식 ‘거래 정지’”, 중앙일보는 “삼바 주식거래 중지…피 마르는 22조” 이러한 헤드라인만 실었고요.

[정준희] 서울경제 “정권 바뀌자 결국 뒤집힌 삼성바이오 판정” 이런 게 아주 의도성이 명확히 보이는 거잖아요. 왜 이재용 부회장의 이야기가 빠져 있을까? 왜 비워뒀을까? 그 비워진 곳에 사람들은 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요즘 세대로 말하면 ‘볼드모트[본명은 톰 마볼로 리들(Tom Marvolo Riddle)로 영국 동화 《해리 포터》시리즈에 등장하는 악당. 주인공 해리의 부모를 죽인 장본인이자 해리의 라이벌]’라고 해요. 그러니까, 해리포터에 나오는… 거기 정말 부르면, 이름을 부르면 안 되는 정말 무서운 존재가 있는 거예요. 금기시된 거죠. 그걸 부상시키고 겉으로 드러내면 안 되니까. 실제로 저는 무의식에 이런 것들이 있다고 봐요. 조금이라도 이것이 언급되는 순간, 왜? 당연히 그룹 승계 문제가 걸릴 뿐더러 지금 더 위험한 상황이잖아요. 2심 판결 이후 겨우겨우 빼냈는데 혹시라도 대법원에 이 문제가 영향을 끼치게 되면 다시 들어가야 한다는 정말 절체절명의 상황이거든요. 저는 삼성 내부는 굉장히 분주할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을 언급하고 입길에 오르는 순간 사람들이 자꾸 연상한다고 그러죠? 이게 언론학에서는 이걸 ‘점화 효과(Priming effect: 시간적으로 먼저 떠오른 개념이 이후에 제시되는 자극의 지각과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라고 그래요. 뭔가 딱 하고 던지면 연결돼서 뭔가 연상되는 그런 효과라는 게 있는데. 이거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을 건 순간 바로 그런 경영 승계 문제라든가, 지배구조의 문제라든가, 그 다음에 지금 대법원 판결의 문제까지 쭉 연결되면서 여론이 굉장히 불리해질 것을 당연히 걱정하고 있는 그런 상태라고 보이는 거죠.

[최 욱] 오늘 계속해서 이재용 부회장 삼성 승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말 이거 오랫동안 들은 얘기인데, 이거 어떻게 승계된 거예요? 끝났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지금.

[최경영] 거의 완결됐습니다.

[최 욱] 완결됐습니까?

[최경영]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에 지분을 17%를 갖게 됐고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으니까 이재용 부회장은 증여세 한 16억 원을 내놓고 전체 회사를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이제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유고 시에는 더 많은 지분을 갖게 된다.

[최 욱] 그런 마법의 과정을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최경영] 1996년 전환사채부터, 에버랜드 전환사채부터 이 일이 시작되는데. 이번 사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의 계열사의 가치를 부풀린 사건이잖아요. 그런데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은 삼성의 계열사 가치를 축소한 사건이에요. 그러니까 당시에 실제로 비상장 회사였지만, 거래를 한 8만 원 정도는 거래가 됐었던 주식인데 장부 가격 그대로 해서 한 7700원에 8만 원짜리를. 이재용, 그리고 다른 자녀들에게 사라고 한 거죠. 그래서 이걸 가지고 법학 교수들이 “이거 완전히 사기 아니야? 이거 배임이야.”

[최 욱] 너무 적은 돈으로 사니까.

[최경영] 그렇죠. “이렇게 좋은 회사를 어떻게 싸게 파냐? 그러니까 에버랜드의 경영진이 배임한 거고 이 배임을 시킨 사람이 결국 이건희 회장 아니야?” 이렇게 해서 소송이 간 거죠. 1심에서는 이게 유죄 판결이 났어요. 그러다 2009년까지 갑니다. 1996년 사건이 2009년까지 가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거죠. 이게 특검까지 갔었던 사안이거든요. 조준웅 특검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둘 다, 삼성도, 조준웅 특검도 재상고를 포기해 버려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고 나서. 이상하게 2010년에 조준웅 특검의 아들이 중국 삼성전자 과장으로 들어갑니다.

[최 욱] 욕이 막 나올 것 같아요! 계속해주세요!

[최경영] 그리고 난 다음에, 그리고 난 다음에 4년이 지나고 나서 이름을 에버랜드에서 제일모직으로 바꿉니다.

[최 욱] 에버랜드는 뉴스에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까.

[최경영] 에버랜드 하면 전환사채, 전환사채 하면 이재용 승계, 편법. 이름 세탁해야 할 것 같으니까. 여기서 또 분식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에버랜드를 제일모직으로 바꾼 거예요. 그러고 난 다음에 어떻게 합니까? 아까 그 과정이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높여서 제일모직을 삼성물산이랑 합병시킨 다음에 삼성물산 딱 하나만 남기고. “삼성물산을 누가 가지고 있냐? 이재용 당신이 가지고 있다.” 이런 식이 돼 버리는 거죠.

[최 욱] 아, 진짜. 이건 참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그 처음에 아빠한테 받은 그 몇 십 억으로.

[최경영] 한 60억 받았죠.

[최 욱] 60억 받았죠? 그거 아빠한테 받은 거죠? 아빠한테 받은 60억은 그건 좀 세금을 냈고.

[최경영] 16억 냈어요.

[최 욱] 16억 낸 거로 정말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경영권을.

[최경영] 날름.

[최 욱] 날름. 그렇게 된…. 속상하네요.

[정세진] 승계 작업이 다 끝났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부풀리는 것은 필요한 일인가요?

[김경율] 마무리 과정에서.

[최경영] 마무리 과정에서 승계 작업이 끝났다는 것이고. 2015년에는 아직 끝난 게 아니죠. 지금은 이제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이재용 씨가 됐으니까 이제 거의 다 끝났다.

[김경율] 삼성전자의 지분을 얻기 위한 마지막 작업.

[최 욱] 이와 관련된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경율] 그렇습니다.

[최 욱] 제발.

[정세진] 정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거의 20년 동안 언론은, 그러니까 많이 언급은 된 것 같은데 제 역할을 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준희] 정말 모르겠어요? 지금 한 2~30년 기간 동안, 특히 1997년 이후에 한국의 독특한 자본주의는 뭐냐 하면 세계에 유례없을 정도로 큰 대규모의 기업이 그 나라 경제의 상당 부분을 떠받치고 있는 그런 상태. 그래서 이들 사이에 구속 상태, 상호 구속 상태가 되는, 얘가 흔들리면 나라 전체가 흔들릴 것 같은. 이제 ‘그런 상황에 빠져버린 것은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여기서 핵심 중 하나가 순환출자의 문제잖아요. 기업이 기업을 가지고, 기업이 기업을 가지고, 기업이 기업을 가지고. 우리나라는 왜 기업이 기업을 가질까? 삼성 같은 경우에? 오로지 한 가지 이유예요. 경영권을 방어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에버랜드나 삼성생명이나 제일모직이나 이런 식의 매개 고리가 존재하지 않으면 절대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거든요. 그러면 또 한 가지 얘기가 나오는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가 자기 회사 가지고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그걸 또 뭐라고 그래?” 라고 하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런데, (영화) 배트맨 같은 경우 보면 알지만, 대주주가 굳이 경영에 참여 안 하는 게 많잖아요. 도덕적이라서가 아니라 귀찮거든요. 자기가 자본 투자한 것 이상으로 돈만 벌어주면 자기가 경영에 참여할 이유가 별로 없는 거예요. 잘 하는 애한테 맡기면 되는 거죠. 그런데 경영에 참여하는 이유가 자기가 정말 해보고 싶어서 잘하고 싶어서도 있겠지만 경영에 참여해야 ① 비자금도 만들 수 있고, ② 그 다음에 자기들 사채도 만들 수 있고, ③ 또 경영권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이것을 마치 가진, 그 기업을 가진 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인식과 연결해버린, 그런 아주 잘못된 미스 매치(Mismatch, 부조화)이죠. 그런데, 저는 이런 것들을 언론이 알고 있을까?, 모르고 있을까? 이런 것조차도 이제는 헷갈려요. 저는 옛날에는 알고 있었지만, 일종의 충정심에 그래도 삼성이란 기업이 가지는 특수성과 약간의 시간을 두고 보면서 뭔가 합리화되길 기다리면서 했다고 전 나름대로 좋게 본 측면도 있는데. 지금은 이제 이런 인식조차 없지 않나? 언론의 핵심적인 잘못은 바로 단순히 감시자나 이런 식의 역할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기업과 건전한 시장에 대한 그 의식들을 세웠어야 할 언론들이 그걸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그런 문제라고 봅니다.

[최 욱] 그러면 이 분식회계만 놓고 봤을 때 주범이 삼성바이오로직스라면, 최소한 언론은 종범(從犯) 정도는 된다고 봅니까?

[정준희] 충분히 가능합니다.

[최 욱] 그렇습니까?

[정세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언론 보도 내용 짚어봤습니다. 김경율 회계사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경율] 고맙습니다.

[정세진] 11월 들어 고농도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언론에서도 연일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조명하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 관련 보도를 내면, 기사를 썼다 하면 인터넷에서 악플(악성 댓글)이 달리는 그런 KBS 기자가 있다고 해서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초대를 했습니다. KBS 이정훈 기상 전문 기자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정훈] 안녕하세요. KBS의 이정훈 기자입니다.

[최 욱] 저는 가루가 돼서 오실 줄 알았는데 잘 버티고 계시네요. 욕 많이 먹던데요.

[이정훈] 제가 뭐 민감한 정치나 경제 분야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날씨를 주로 다루는 기자인데, 어쩌다 보니 미세먼지 때문에 이렇게 됐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이 심각해지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 낳기도 걱정된다.” 이런 단어에 그 공포감에 더해서, “이게 다 중국 탓이다.” 이런 불만들, 공포와 불만감들 되게 크지 않습니까? 그런데 실제론 여기에 관해서 오해가 굉장히 많고 이에 대한 사실을 바로 잡는 기사를 썼는데 많은 악플을 받았습니다.

[정세진] 어떤 기사인지 보겠습니다. 보고 평가를 해보죠.

KBS 뉴스9 “미세먼지는 중국 탓?… ‘국민 자발적 협조 있어야’” (2018.5.10.)

상당수 국민이 미세먼지 발생을 중국 탓으로 생각하는 것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일으킵니다. 실제론 오히려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지난해까지 4년간 중국 산둥성의 미세먼지는 46%, 중국의 영향이 큰 백령도와 일본 규슈 지역은 20% 안팎 줄었습니다.

[정세진] 이정훈 기자의 기사, 핵심은 일단 “‘미세먼지가 다 중국 탓이다.’ 이렇게 보는 건 잘못된 것이다.”라는 거죠.

[최 욱] 실제로 저는 항상 날씨 보거든요. 보면 동쪽보다 중국이랑 가까운 서쪽이 미세먼지 농도가 더 짙고 그런 경향성이 좀 있던데. 뭐 그럼 미세먼지가 고등어 탓이라는 거예요, 뭐예요?

[이정훈] 보통 많은 분이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미세먼지가 다 중국 탓이 아니다. 그러면 고등어 탓이냐? 국내 탓이냐?” 약간 무 자르듯이 중국 탓 아니면 국내 탓 이렇게 보시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미세먼지는 오존 같은 어떤 하나의 물질이 아닙니다. 공기 중 떠다니는 모든 입자, 굉장히 다양한 요소에서 복합적으로 나오는 것들이고요. 수만 가지의 반응을 거쳐서 매우 복잡하게 형성됩니다.

[숄 츠] 몇 년 전부터 그린피스(Greenpeace: 자연보호와 평화운동 등을 펼치는 국제환경보호단체)하고 다른 NGO도 이렇게 말했는데, “한국 사람은 너무 간단하게 생각한다. 다 중국에서 온다고만 생각하고.” 그래서 옛날에 NGO들도 많이 얘기했거든요.

[정세진] 그러면 이정훈 기자가 보는 다른 보도들에서 잘못된 점, 그 영상도 준비가 된 것 같은데요. 보고 좀 비교를 해보죠.

SBS 8뉴스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지 추적해보니…모두 중국발” (2018.1.5.)

지난해 100㎍ 이상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지를 추적했더니 모두 중국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비상 대책을 발령해 공장 가동 중단 조치까지 취해도, 미세먼지 감축 효과는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

JTBC 뉴스룸 “중국 공장지대 대기질 '비상'…내주 국내도 '대란' 예고” (2018.11.9.)

북서풍이 불어오는 겨울이 되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집니다. 실제 최근 한반도와 인접한 중국 동북부 지역의 대기질은 곳곳이 비상입니다.

[정세진] 이 방송에서 지금 SBS와 JTBC 보도였죠. 일단 같은 데이터들을 다 보고서 보도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잘못된 점들이 생긴다. 어떤 점들이 잘못된 건지 일단 바로 잡아주시죠.

[이정훈] 일단 앞선 SBS의 보도는 방송 기사에 나간 제목이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지 추적해보니…모두 중국발”이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연구의 방식은, ‘당시에 바람의 이동 기류를 추적해봤더니 중국에서 출발해서 우리나라로 왔더라, 그러므로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발이다.’ 이런 결론을 맺었는데,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설령 그 바람의 시작이 중국에서 시작했더라도 그대로 한국으로 오느냐? 그게 아니라 서해상을 거치면서 각종 선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더해지고요. 북한에서도 우리는 잘 모르지만, 굉장히 많은 오염물질이 나옵니다. 그리고 국내 서해안 지역, 충남 서해안 지역에 화력 발전소 굉장히 많죠. 무려 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화력발전소 밀집도가 3.8배나 높습니다. 매우 좁은 영토에 많은 발전소가 밀집돼 있어요.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다 더해져서 한국으로 오는데 경로의 출발점이 중국이었다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발이라고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닙니다.

[숄 츠] 사실 한국에서는 그 에너지가 40% 이상 이런 석탄 발전소에서 나오잖아요. 그래서 그거 되게 높은 수준이거든요. 유럽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데 독일 바로 옆에는 폴란드거든요. 폴란드도 똑같은 문제 있어요. 거기도 석탄 발전소는 제일 많거든요. 그래서 거기는 공기 상태가 제일 안 좋아요. 석탄 발전소 때문에. 어느 날 바람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 그래도 여기는 매우 나쁨이나 이런 경우 생각보다 많아요. 그래서 이것은 정말 꼭 다 중국 문제 아니라고 생각하고.

[정세진] JTBC 보도는 어떤 점이 문제였던 거죠?

[이정훈] 이 보도 제목을 보셨으면 “중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고 이게 그 다음 주 우리나라에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제목이었는데. 사실 미세먼지 예보는 지금 국내에서는 3일 치까지만 예보가 나오고 있고 각종 모델도 기간이 길어지면 정확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다음 주에 우리나라에 대란이 올 거다.”는 예보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기사 내용 중에도 그 내용은 없었어요. 그런데 기사의 제목과 앵커 멘트에는 들어 있었습니다. 어디서 나왔을지 모르는 출처가 불분명한 기사라서.

[최 욱] 아까 그러면 화면에 나왔던 그 그래픽이 예상도였습니까?

[이정훈] 예상도입니다. 다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최 욱] 그래요?

[정준희] 저는 사실 그래서 KBS 보도하고 나머지 두 개의 보도를 비교해볼게요. 일단 KBS 보도가 JTBC 보도나 SBS 보도보다도 정보적인 측면에서 보면 좀 더 정직하고 괜찮은 정보라는 점은 맞아요. 이를테면 JTBC나 SBS 같은 경우는 대단히 관습적으로, ‘짐작된 중국발’이라고 하는 것들,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마치 예고인 것처럼 했다는 면에서 대단히 관습적인 보도고 좋은 보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KBS 보도 장점은 ‘미세먼지가 무조건 중국 탓’이라는 인식을 무조건 변화시키려고 용감하게 시도했고 그 다음에 이 정책의 효과가 빚어지려면 국민의 자발적인 협조라든가, 뭔가 필요하다는 면에서, 개선의 방식들을 이야기한 측면들은 좋아요. 바로 굿 포인트(Good Point, 좋은 점)가 정확히 배드 포인트(Bad Point, 나쁜 점)가 되고 있다는 거예요. 무슨 말이냐면, 이 보도는 KBS 9시 뉴스에서 보도됐던 거잖아요?

[이정훈] 맞습니다.

[정준희] 지금 이정훈 기자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9시 뉴스의 짧은 포맷 하나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길고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이라는 거예요. 그걸 욱여넣다 보니까 당연히 반대파들이 나오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이 보도는 ‘KBS 9뉴스에서 보도됨으로써 실패한 보도가 될 가능성이 컸다.’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요. 외려 ‘그런 식의 것들을 전달하려면 9시 뉴스 포맷이 아니라 다른 길고 좀 더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더 맞았고, 그것을 전달하는 내러티브(Narrative, 서술) 역시 중국 탓만이 아니라 이 문제 풀기가 왜 어려운지, 왜 판단하기가 어려운지 구체적으로 잘 보여주는 그런 기사였었다면 이런 반발을 안 받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반론하시죠.

[이정훈] 제가 악플을 부르는 이유에 관해서 잘 배우고 가는 것 같습니다.

[정세진] 똑같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뭔가 다르게 나오는 보도, 이건 어떤 의도가 있는 부분도 있다고 보십니까?

[이정훈] 최근 경제신문에서 이런 보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에서 9월 28일에 나왔던 보도인데요. 내용은 최근 6, 7, 8월에 혹시 기억하시나요? 굉장히 하늘이 파랬고 깨끗했죠. 그 넉 달 동안 미세먼지가 없었던 이유가 “동풍이 불어서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아줬기 때문”이라고 결론 맺는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관해서 사실 한번 생각해볼게요. 동풍이 불어서 우리 쪽으로 오는 미세먼지를 막았다면 그게 서쪽으로 들어가서 중국 내륙의 공기가 아주 안 좋았겠죠. 그런데 중국도 이번 여름에 유례없이 공기가 깨끗했습니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원인이 있을 텐데, 중국과 한국 모두 미세먼지가 없었던 깨끗한 이유는 폭염이 굉장히 심했죠, 올여름에. 뜨거운 공기가 지면을 내리쬐면 공기가 위아래로 굉장히 잘 순환이 돼서 똑같이 경유차도 다니고 화력발전소를 때도 기상 조건에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는 훨씬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 원인 때문인데 여러 가지 원인 중에서 동풍이라는 원인에 집중해서 결론 내려서 최종적인 결론은 무엇이냐. ‘정부가 산업계에 부담 주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화력발전소, 경유차 똑같이 다녀도 미세먼지가 깨끗한데 잘못된 원인분석을 바탕으로 잘못된 결론까지 내린 거죠. 제가 생각하는 어떤 경제 신문의 미세먼지를 보는 관점은 정말 국민의 건강이나 국민의 숨을 좋게 하기 위한 것보다는 재벌이나 어떤 산업계에 관한 걱정 이런 것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또 다른, 본인이 생각하는, ‘이런 건 정말 과장된 보도들이다.’ 꼭 알려드리고 싶다는 기사들이 있다면요?

[이정훈] 일단 미세먼지가 과거보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최 욱] 그건 맞잖아요.

[이정훈] 아닙니다.

[최 욱] 왜 그래.

[이정훈] 정말 아닙니다.

[최 욱] 아니라고요?

[이정훈] ‘최악’, ‘심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이런 단어가 들어가면 믿고 거르시면 됩니다.

[정세진] 믿고 거르면 된다고요?

[최 욱] 아니, 실제로 옛날보다 굉장히 뿌옇고 그런데.

[이정훈] 그런데 그런 말이 있죠. “헤어진 연인 사이에 기억은 다르게 적힌다.” 미세먼지도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에 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느냐. 과거부터 알고 있던 분들은 이런 말씀을 하죠. “예전에 8~90년대 보면 퇴근하고 와서 와이셔츠 보면 다 시커맸어.” 이런 말씀을 하세요. 국가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이 지금보다 서울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 모두 50% 이상 높았어요. 그런데, 요즘 사실 “국가 통계 조작이다.” 잘 안 믿는 분들 많잖아요. 국가통계만이 아니라 각 학계의 연구진들, 학교에서도 다 개별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과거보다 줄었다는 건 통계적으로 분명한 사실이고요. 그렇다고 성분이 더 나빠졌느냐? 우리가 ‘납이나 이런 중금속들 때문에 성분이 더 안 좋아진 게 아닐까?’ 의심을 많이 하는데 이런 성분들은 약 90년대가 지금보다 10배 이상 높았습니다.

[최 욱] 희한하네. 예전에는 공기청정기라는 제품 자체가 없었고 지금은 “집 안에 공기청정기 없으면 숨을 못 쉬겠다.”는 원성이 넘쳐납니다. 실제로 진짜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단 겁니까?

[이정훈] 맞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통계와 국민의 인식에 차이가 있느냐?’에 대해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하신 분이 실제로 연구를 하셨습니다. 거기에 그분의 해석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에서 2013년에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을 하고요. 그러면서 미세먼지 예보제를 실시하기 시작했어요. 그 때부턴 거의 모든 방송 기상캐스터들이 매 뉴스에서 미세먼지 예보를 알려줍니다. 그 전까지 몰랐던 미세먼지를 바로 접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미세먼지는 사실 과거부터 늘 우리 숨 속에 존재해왔던 것들인데 이게 머릿속에 인식으로 들어감으로 인해서 우리가 본격적으로 미세먼지에 관한 걱정을 하고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본 겁니다. 그게 실제로 언론 보도량 차이로 드러났는데요. 2013년까지 5대 일간지에 미세먼지 관련 언론 보도를 본 결과 2012년에는 74건에 불과했는데, 2013년도에 미세먼지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되자 2012년보다 무려 4.5배나 늘었고 그 이후에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것들이 ‘어떤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 매우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므로 이런 것들의 절대적인 부분도 우리가 불안해하는 요인일 수 있다.

[정준희] 환경이나 이런 뭔가 과학에 관련된 건 자기가 직접 경험하기보다는 언론이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의식의 구성들이 되게 달라져요. 심지어 없던 걸 있게 만들어주는 효과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황사라든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계속해서 변화해 오는 과정은 전형적인 과학에서 만들어진 결과들을 언론이 취사 선택해서 위기로 바꿔내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인지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언론의 사회적 현실의 구성 효과라고 하는 건 상당히 높은 거죠.

[최 욱] 괜히 숨 덜 쉬었네. 제가 이 프로그램 좀 오래 하다 보니까 의심병이 자꾸 생기는데. 공포심을 자극하는 이유, 아까 기삿거리가 된다고 했는데. 설마 또 이게 공기청정기 업체랑 또 연결고리가 있는 건 아니겠죠?

[정준희] 마치 짠 것 같은데 제가 그래서 진짜 조사를 했거든요. 11월 14일 자 기사예요. 정말 따끈따끈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에서 2건이나 기사가 나왔는데 “중국발 미세먼지 대비 고성능 공기청정기 준비하세요.”

[정세진] “준비하세요.” 이렇게 나왔어요?

[정준희] “준비하세요.” 그러면서 제품 사진이 나왔어요. 그러면 두 번째 기사, “미세먼지엔 삼겹살?…유산균·식이섬유 풍부한 음식이 도움” 그러면서 야쿠르트가 나오고 도라지 차가 바로 나옵니다.

[최 욱] 진짜?

[정준희] 이게 너무나 놀란 게 이게 지금 한창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 이걸 낸 거잖아요. 게다가요. 포털에 보면 픽(Pick)이라고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언론사가 내세우는 기사’라는 뜻이에요. 자기 기사로 내세웠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매일경제가 11월 14일 냈는데, 에어드레서를 광고하는 거 하고 미세먼지하고 연결했고요. 이 기획취재팀이 기자가 5명이에요. 이 기사 하나 쓰는데 5명이 달라붙었다고요. 제대로 된 환경 기사도 못 쓰면서.

[최 욱] 진짜 농담으로 던진 얘기인데.

[정세진] 미세먼지 위험성을 과장한 보도 중에 사진도 있다면서요?

[이정훈] 하늘을 뿌옇게 하는 원인이 사실 미세먼지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과거에는 뿌예도 다 안개라고 알고 있었잖아요.

[정준희] 연무(煙霧: 습도가 비교적 낮을 때 미세한 입자로 인해 공기가 뿌옇게 보이는 현상)라는...

[이정훈] 맞습니다. 그런데 이젠 거꾸로 돼서 안개가 껴도 미세먼지라고 합니다. 사진에도 많이 나오는데, 제가 출근하다가 핸드폰으로 포털에 딱 사진을 봤더니 “숨 막히는 출근길” 이렇게 해서 보면 이런 사진들 보면 줌으로 최대한 멀리 당깁니다. 그러면 원래 안 뿌옇던 것도 되게 뿌옇게 보이거든요. 그렇게 해놓고 “숨 막히는 출근길.” 그런데 궁금하죠. 미세먼지 농도를 직접 확인해 봅니다. 보통 정도예요. 그 전날 비가 내려서 수증기가 많아서 밤새 안개로 바뀐 것조차도 상당수 기자가 실제 수치를 확인하지 않고 ‘뿌여니까 이거 미세먼지지.’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보도하고, 사람들도 그렇게 믿게 하는 그런 기사들도 꽤 많습니다.

[최 욱] 우리의 인식에 반하는 낯선 얘기를 하는 게 굉장히 쉽지 않은데.

[정준희] 쉽지 않죠.

[최 욱] 용기 내 줘서 아주 고맙습니다. 앞으로 파이팅.

[정세진] 이정훈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이정훈] 고맙습니다.

[정세진]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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