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이 좋다고요?”…서해 섬에 가봤더니

입력 2018.11.27 (21:38) 수정 2018.11.2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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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세먼지들은 중국에서 날아오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서해안 지역 섬들은 자체적으로 화력 발전소를 돌리고 있기 때문에 공기중에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바닷바람이 맑고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었습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항에서 북서쪽으로 180km가량 떨어진 백령도, 서해 5도 가운데 가장 큰 섬입니다.

주민 5천여 명이 쓰는 전기는 섬 안에 있는 이 발전소에서 자체 생산합니다.

경유나 등유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내연 발전소입니다.

우리나라 도서 지역 가운데 가장 발전용량이 커서 모두 8대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면 검은 연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등유나 경유를 땐 연기들이 그대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겁니다.

낮 시간이라 가동을 최대치로 하지 않는데도 메케한 연기에 금세 목이 칼칼해집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거기에서 연기가 나오잖아. 계속 발전소 돌리는데, 기름을 때는데 그럼 안 나오겠어?"]

육지에 있는 발전소와 달리, 오염 물질을 걸러주는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섬에 있는 발전소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이 아니어서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인근 대청도의 발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무튀튀한 건물 외벽, 새카맣게 변한 굴뚝이 매연의 정도를 말해줍니다.

전국의 섬 65곳에 이런 발전소가 2백 기 넘게 있습니다.

매년 내뿜는 질소와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4천 톤, 그 중 초미세먼지도 400톤가량이나 됩니다.

가동한 지 30년이 넘어 곧 폐쇄될 예정인 대형 석탄발전소가 1년에 내뿜는 초미세먼지 양의 3분의 2에 이릅니다.

한국전력은 저감 설비를 하면 오염물질 배출량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해 내놨습니다.

[이영성/환경부 대기관리과 서기관 : "도서발전시설은 발전 용량이 작기 때문에 그동안 배출시설로 관리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관리 강화를 위해서 2020년부터 배출시설로 관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2년 뒤에도 저감설비가 설치되고 관리되는 발전소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 18기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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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바람이 좋다고요?”…서해 섬에 가봤더니
    • 입력 2018-11-27 21:40:42
    • 수정2018-11-27 22:10:19
    뉴스 9
[앵커]

미세먼지들은 중국에서 날아오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서해안 지역 섬들은 자체적으로 화력 발전소를 돌리고 있기 때문에 공기중에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바닷바람이 맑고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었습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항에서 북서쪽으로 180km가량 떨어진 백령도, 서해 5도 가운데 가장 큰 섬입니다.

주민 5천여 명이 쓰는 전기는 섬 안에 있는 이 발전소에서 자체 생산합니다.

경유나 등유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내연 발전소입니다.

우리나라 도서 지역 가운데 가장 발전용량이 커서 모두 8대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면 검은 연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등유나 경유를 땐 연기들이 그대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겁니다.

낮 시간이라 가동을 최대치로 하지 않는데도 메케한 연기에 금세 목이 칼칼해집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거기에서 연기가 나오잖아. 계속 발전소 돌리는데, 기름을 때는데 그럼 안 나오겠어?"]

육지에 있는 발전소와 달리, 오염 물질을 걸러주는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섬에 있는 발전소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이 아니어서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인근 대청도의 발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무튀튀한 건물 외벽, 새카맣게 변한 굴뚝이 매연의 정도를 말해줍니다.

전국의 섬 65곳에 이런 발전소가 2백 기 넘게 있습니다.

매년 내뿜는 질소와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4천 톤, 그 중 초미세먼지도 400톤가량이나 됩니다.

가동한 지 30년이 넘어 곧 폐쇄될 예정인 대형 석탄발전소가 1년에 내뿜는 초미세먼지 양의 3분의 2에 이릅니다.

한국전력은 저감 설비를 하면 오염물질 배출량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해 내놨습니다.

[이영성/환경부 대기관리과 서기관 : "도서발전시설은 발전 용량이 작기 때문에 그동안 배출시설로 관리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관리 강화를 위해서 2020년부터 배출시설로 관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2년 뒤에도 저감설비가 설치되고 관리되는 발전소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 18기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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