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미뤄지고 유치원 폐원은 늘고…학부모 어떡하나

입력 2018.11.29 (21:09) 수정 2018.11.2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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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립 유치원들의 집단반발과 정치권의 늑장 대응을 지켜보면서 가장 속이 타들어 가는 분들은 바로 학부모들입니다.

당장 사립 유치원들 상당수가 폐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원아 모집계획도 늦추고 있어서 당장 내년부터 어린 자녀들을 어느 유치원으로 보내야 할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사립유치원은 지난주 갑자기, 유치원 문을 닫고 놀이학교로 바꾸겠다고 학부모들에게 통보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원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폐원에 동의할 수도, 안 할 수도 없습니다.

동의해주지 않아 폐원이 안 되더라도 원장에게 밉보여 아이가 갈 곳을 잃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원장님이) 동의서를 안 써 주면 내년 재원을 안 시키겠다고 말씀을 하셨대요. 여기 안 다녀도 없으면 집에서 키울 거야, 이런 엄마들 아니고서는 보낼 데가 없으니까 (동의룰)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다른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보낸 폐원 동의서입니다.

'동의가 없어도 폐원은 진행된다', '아이들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협박에 가까운 문구가 담겼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맨날 아침저녁으로 엄마들끼리 하는 소리가 어디 보내지, 어디 가야 되지 이것만 걱정해요."]

관련 규정을 어겨가며 폐원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다른 곳에는, 졸업한 엄마들도 불러서 (동의서) 써 달라고 한대요. 사인을 해 달라. 그렇게 했대요."]

최근까지 폐원을 결정한 사립유치원은 85곳.

증가세는 최근 들어 더 빨라졌습니다.

[설세훈/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 : "탈법적으로 동의서를 받는다, 그런 얘기들이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현장 지원단에서 해당하는 유치원을 현장 방문할 거고요.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할 겁니다."]

내년도 원아 모집 계획을 아직 안 밝힌 사립유치원도 서울 경기에만 130여 곳입니다.

비리에 분노하고 제도 개선을 기대했던 학부모들이, 법안 처리 지연과 유치원 폐원 추진에 속수무책,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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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법 미뤄지고 유치원 폐원은 늘고…학부모 어떡하나
    • 입력 2018-11-29 21:13:17
    • 수정2018-11-29 22:06:40
    뉴스 9
[앵커]

사립 유치원들의 집단반발과 정치권의 늑장 대응을 지켜보면서 가장 속이 타들어 가는 분들은 바로 학부모들입니다.

당장 사립 유치원들 상당수가 폐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원아 모집계획도 늦추고 있어서 당장 내년부터 어린 자녀들을 어느 유치원으로 보내야 할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사립유치원은 지난주 갑자기, 유치원 문을 닫고 놀이학교로 바꾸겠다고 학부모들에게 통보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원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폐원에 동의할 수도, 안 할 수도 없습니다.

동의해주지 않아 폐원이 안 되더라도 원장에게 밉보여 아이가 갈 곳을 잃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원장님이) 동의서를 안 써 주면 내년 재원을 안 시키겠다고 말씀을 하셨대요. 여기 안 다녀도 없으면 집에서 키울 거야, 이런 엄마들 아니고서는 보낼 데가 없으니까 (동의룰)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다른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보낸 폐원 동의서입니다.

'동의가 없어도 폐원은 진행된다', '아이들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협박에 가까운 문구가 담겼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맨날 아침저녁으로 엄마들끼리 하는 소리가 어디 보내지, 어디 가야 되지 이것만 걱정해요."]

관련 규정을 어겨가며 폐원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다른 곳에는, 졸업한 엄마들도 불러서 (동의서) 써 달라고 한대요. 사인을 해 달라. 그렇게 했대요."]

최근까지 폐원을 결정한 사립유치원은 85곳.

증가세는 최근 들어 더 빨라졌습니다.

[설세훈/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 : "탈법적으로 동의서를 받는다, 그런 얘기들이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현장 지원단에서 해당하는 유치원을 현장 방문할 거고요.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할 겁니다."]

내년도 원아 모집 계획을 아직 안 밝힌 사립유치원도 서울 경기에만 130여 곳입니다.

비리에 분노하고 제도 개선을 기대했던 학부모들이, 법안 처리 지연과 유치원 폐원 추진에 속수무책,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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