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단독] 열차 고장 매년 느는데…정비인력·예산은 줄어

입력 2018.11.29 (21:25) 수정 2018.11.29 (22: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주 KTX 오송역에서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났죠.

멈춰선 열차는 한 대였지만, 뒷열차들이 줄줄이 지연되며 대규모 운행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코레일은 비상경영까지 선포했지만 일주일 새 열차 사고가 6차례 발생하며 비상경영이란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최근 3년 간 열차 고장 건수를 따져봐도 증가세가 뚜렷한데요.

재작년에 백 건을 넘었고 작년에는 백열여덟 건, 즉 사흘에 한번 꼴로 고장이 났습니다.

이렇게 고장, 사고가 늘고 있는데 코레일은 정비 인력과 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서울과 강릉을 잇는 고속철도가 개통했습니다.

이렇게 노선이 새로 생기고 기존 단선도 복선화하면서, 전국의 기찻길은 최근 2년간 900킬로미터 길어졌습니다.

더불어 터널과 교량, 역사도 그만큼 늘어났습니다.

정비가 가장 까다롭다는 고속열차, 그리고 안전 정비가 필요한 시설이 더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KBS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관련 인력과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량 유지와 보수를 담당하는 인력은 정원에 비해 수년째 부족한 상태.

3년 전에는 38명 모자라던 게, 지난해엔 205명 부족으로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선로시설물을 점검하는 데 필요한 인력 예산도 줄어들었습니다.

2015년 4300억 원대에서 지난해엔 4200억 원대로 100억 원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코레일은 5천억 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기록하면서, 인력과 예산 절감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속철도 사고는 자칫 대형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무턱대고 정비 분야 투자를 줄이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민규/동양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 "경제성을 따지다 보니까 안전에 대한 부분들이 간과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익이 발생하는 부분들을 안전 예산으로 어느 정도 일정 비율을 확보해서 투자해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오늘 산하 공공기관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의 잦은 열차사고를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 "기강이 느슨해져서 안전관리 등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안전관리 체계와 차량 정비 시스템 등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의 눈] [단독] 열차 고장 매년 느는데…정비인력·예산은 줄어
    • 입력 2018-11-29 21:28:11
    • 수정2018-11-29 22:06:18
    뉴스 9
[앵커]

지난 주 KTX 오송역에서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났죠.

멈춰선 열차는 한 대였지만, 뒷열차들이 줄줄이 지연되며 대규모 운행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코레일은 비상경영까지 선포했지만 일주일 새 열차 사고가 6차례 발생하며 비상경영이란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최근 3년 간 열차 고장 건수를 따져봐도 증가세가 뚜렷한데요.

재작년에 백 건을 넘었고 작년에는 백열여덟 건, 즉 사흘에 한번 꼴로 고장이 났습니다.

이렇게 고장, 사고가 늘고 있는데 코레일은 정비 인력과 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서울과 강릉을 잇는 고속철도가 개통했습니다.

이렇게 노선이 새로 생기고 기존 단선도 복선화하면서, 전국의 기찻길은 최근 2년간 900킬로미터 길어졌습니다.

더불어 터널과 교량, 역사도 그만큼 늘어났습니다.

정비가 가장 까다롭다는 고속열차, 그리고 안전 정비가 필요한 시설이 더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KBS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관련 인력과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량 유지와 보수를 담당하는 인력은 정원에 비해 수년째 부족한 상태.

3년 전에는 38명 모자라던 게, 지난해엔 205명 부족으로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선로시설물을 점검하는 데 필요한 인력 예산도 줄어들었습니다.

2015년 4300억 원대에서 지난해엔 4200억 원대로 100억 원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코레일은 5천억 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기록하면서, 인력과 예산 절감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속철도 사고는 자칫 대형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무턱대고 정비 분야 투자를 줄이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민규/동양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 "경제성을 따지다 보니까 안전에 대한 부분들이 간과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익이 발생하는 부분들을 안전 예산으로 어느 정도 일정 비율을 확보해서 투자해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오늘 산하 공공기관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의 잦은 열차사고를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 "기강이 느슨해져서 안전관리 등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안전관리 체계와 차량 정비 시스템 등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