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미국판 ‘암수살인’…“90명 더 죽였다” 美 연쇄살인범 자백

입력 2018.11.3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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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총 일곱 명입니다. 제가 죽인 사람들예.”

수감된 살인마 강태오는 형사 김형민에게 자신이 저지른 추가 살인사건이 더 있다고 알린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형민은, 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영화 '암수살인'. 지난 10월에 개봉한 이 영화의 제목 '암수살인'은 피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뜻한다.

□ "90명 죽였다"…美 연쇄 살인범 자백

"90명 더 죽였다."

미국 범죄 역사상 최악의 살인마가 될지도 모를 연쇄살인마가 영화처럼 자신의 살인 행각을 자백하는 일이 벌어졌다. 살인으로 이미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새뮤얼 리틀(78)이 그동안의 범죄 사실을 고백했는데 그가 헤아리는 살인 건수는 90건이 넘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틀은 교도소를 바꿔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추가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틀이 교도소를 옮겨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추가 범죄 사실을 공개하겠다며 먼저 제안해왔다는 것이다.

2012년 켄터키주의 한 노숙자 숙소에서 마약사범으로 체포된 리틀은 캘리포니아주 수사당국으로 신병이 넘겨져 3건의 살인사건 피의자로 기소된 뒤 종신형을 받고 LA에서 수감 중이었다. 지금은 텍사스주 오데사 살인사건을 조사받기 위해 텍사스 교도소로 이감돼 있다.

새뮤얼 맥도웰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리틀은 190㎝의 거구로 권투선수 출신이다. 총기나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피해자를 때려 기절하게 한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하는 수법으로 연쇄 살인을 저질렀다. 리틀이 종신형을 선고받은 3건의 살인의 경우 그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었으며 구타당한 뒤 목이 졸려 숨졌다. 피해자의 시신은 골목이나 쓰레기통, 주차장에 버려졌다.


□ DNA 분석기술 발달…장기 미제사건 해결 실마리

리틀은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수사관들은 가능한 많은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연방수사국은 "리틀이 어디에서 살인을 저질렀는지, 어떤 차를 타고 있었는지 등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죽인 여성들의 모습까지도 그림으로 그려냈지만, 날짜는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마약 중독자나 매춘부 등이며, 외상이 없어 약물 과다복용이나 사고사로 분류된 사례도 많다. 이 때문에 상당수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의 신분이 확인되지 않고 있거나 수사가 아예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리틀은 특히 여성들을 살해하면서 약물 과다남용이나 자연사, 사고사처럼 위장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유전자 분석이나 증거수집 등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하지 않아 피해자들과 그의 범행을 밝혀내는 데 역부족이었던 사건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씨앗이나 포크 같은 곳의 한 점을 채취해도 DNA를 확보해 분석해 낼 수 있다. 따라서 리틀이 자백한 살인사건들도 과학수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2년 LA경찰은 리틀을 체포했을 때 DNA를 입수했고 1987년과 1989년에 일어난 3건의 살인사건 현장에 있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LA경찰은 연방수사국에도 DNA 샘플을 보내 추가 살인사건 조사를 요청했다.

리틀을 취조한 수사관은 "새뮤얼 리틀은 정말 괴물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방수사국은 피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에 정의를 되찾는 것이 현재 수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 美 범죄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 밝혀지나?

리틀은 1970년대부터 2005년까지 미 전역 16개 주에 걸쳐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수사국은 지난 5월 집중 조사를 벌여 라스베이거스에서 3건의 살인사건과 미시시피주 잭슨,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살인사건이 그의 범행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리틀의 범행은 1956년부터 시작됐고 그동안 수사기관에 거의 100회 가까이 체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리틀은 수사당국에 협조적이며, 90건의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관이 리틀을 캘리포니아 수감시절부터 알아오면서 그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리틀의 살인사건은 현재 34건이 확인됐다. 그가 자백한 90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추가로 미제사건이 해결되면 리틀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으로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미 범죄사상 최다 살인 기록은 현재 워싱턴주 교도소에 종신형으로 수감 중인 게리 리지웨이가 저지른 49건이다. 그린 리버 킬러로 알려진 게리 리지웨이는 이후 20건의 살인 사실을 추가로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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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30 09:17:48
    특파원 리포트
"일곱, 총 일곱 명입니다. 제가 죽인 사람들예.”

수감된 살인마 강태오는 형사 김형민에게 자신이 저지른 추가 살인사건이 더 있다고 알린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형민은, 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영화 '암수살인'. 지난 10월에 개봉한 이 영화의 제목 '암수살인'은 피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뜻한다.

□ "90명 죽였다"…美 연쇄 살인범 자백

"90명 더 죽였다."

미국 범죄 역사상 최악의 살인마가 될지도 모를 연쇄살인마가 영화처럼 자신의 살인 행각을 자백하는 일이 벌어졌다. 살인으로 이미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새뮤얼 리틀(78)이 그동안의 범죄 사실을 고백했는데 그가 헤아리는 살인 건수는 90건이 넘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틀은 교도소를 바꿔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추가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틀이 교도소를 옮겨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추가 범죄 사실을 공개하겠다며 먼저 제안해왔다는 것이다.

2012년 켄터키주의 한 노숙자 숙소에서 마약사범으로 체포된 리틀은 캘리포니아주 수사당국으로 신병이 넘겨져 3건의 살인사건 피의자로 기소된 뒤 종신형을 받고 LA에서 수감 중이었다. 지금은 텍사스주 오데사 살인사건을 조사받기 위해 텍사스 교도소로 이감돼 있다.

새뮤얼 맥도웰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리틀은 190㎝의 거구로 권투선수 출신이다. 총기나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피해자를 때려 기절하게 한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하는 수법으로 연쇄 살인을 저질렀다. 리틀이 종신형을 선고받은 3건의 살인의 경우 그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었으며 구타당한 뒤 목이 졸려 숨졌다. 피해자의 시신은 골목이나 쓰레기통, 주차장에 버려졌다.


□ DNA 분석기술 발달…장기 미제사건 해결 실마리

리틀은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수사관들은 가능한 많은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연방수사국은 "리틀이 어디에서 살인을 저질렀는지, 어떤 차를 타고 있었는지 등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죽인 여성들의 모습까지도 그림으로 그려냈지만, 날짜는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마약 중독자나 매춘부 등이며, 외상이 없어 약물 과다복용이나 사고사로 분류된 사례도 많다. 이 때문에 상당수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의 신분이 확인되지 않고 있거나 수사가 아예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리틀은 특히 여성들을 살해하면서 약물 과다남용이나 자연사, 사고사처럼 위장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유전자 분석이나 증거수집 등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하지 않아 피해자들과 그의 범행을 밝혀내는 데 역부족이었던 사건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씨앗이나 포크 같은 곳의 한 점을 채취해도 DNA를 확보해 분석해 낼 수 있다. 따라서 리틀이 자백한 살인사건들도 과학수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2년 LA경찰은 리틀을 체포했을 때 DNA를 입수했고 1987년과 1989년에 일어난 3건의 살인사건 현장에 있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LA경찰은 연방수사국에도 DNA 샘플을 보내 추가 살인사건 조사를 요청했다.

리틀을 취조한 수사관은 "새뮤얼 리틀은 정말 괴물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방수사국은 피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에 정의를 되찾는 것이 현재 수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 美 범죄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 밝혀지나?

리틀은 1970년대부터 2005년까지 미 전역 16개 주에 걸쳐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수사국은 지난 5월 집중 조사를 벌여 라스베이거스에서 3건의 살인사건과 미시시피주 잭슨,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살인사건이 그의 범행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리틀의 범행은 1956년부터 시작됐고 그동안 수사기관에 거의 100회 가까이 체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리틀은 수사당국에 협조적이며, 90건의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관이 리틀을 캘리포니아 수감시절부터 알아오면서 그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리틀의 살인사건은 현재 34건이 확인됐다. 그가 자백한 90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추가로 미제사건이 해결되면 리틀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으로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미 범죄사상 최다 살인 기록은 현재 워싱턴주 교도소에 종신형으로 수감 중인 게리 리지웨이가 저지른 49건이다. 그린 리버 킬러로 알려진 게리 리지웨이는 이후 20건의 살인 사실을 추가로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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