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American First”의 그림자…기로에 선 미국의 리더십

입력 2018.12.0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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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개막...활짝 열린 다자 외교의 장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의가 시작됐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는 다자 외교의 장이 활짝 열린 겁니다.

무대의 주인공들은 세계 GDP의 85%, 교역의 75%, 인구 3분의 2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 정상들입니다.

그 첫 무대가 G20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포토 세션 자리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양옆에는 아베 일본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리해 더없이 친밀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일 전 세계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민족주의 발언을 놓고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던 것도 모두 잊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각국 정상, 사우디 왕세자 환대...냉정한 국제정치의 단면

G20 정상회의의에서 주목받은 인물 중 한 명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였습니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국제적 비판대에 놓인 상황에서 국제 외교 무대에 섰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왕따'를 당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도 있었지만, 결론은 정상들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등 서방세계 지도자들이 보는 앞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하이파이브까지 하며 돈독한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핵심 산유국이면서 주요 무기를 구매처인 사우디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냉정한 국제정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VS '新 나프타'

G20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USMCA)에 서명했습니다.


지난 10월, 무역협정에 합의했을 당시 미국이 맺었던 역대 협정 가운데 '최고의 협정'이라며 자평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인식에서도 "무역 지평을 영원히 바꾸는 협정의 모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 정상과 명칭을 놓고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NAFTA란 용어는 이제 역사에서 사라졌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오늘 서명한 것은 새로운 나프타(New NAFTA)라고 명명했기 때문입니다

'형제의 나라'로 알려졌던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 분위기가 표출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체제의 미국과 전통 우방 간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를 주창하며 기존의 우호 관계를 뒤흔드는 행보로 균열이 곳곳에서 생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한다며 국제사회에서 역대 미국의 어떤 대통령보다 몸에 힘을 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미국의 리더십은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는 겁니다.

그 빈 공간을 중국과 러시아가 비집고 들어오고,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찾아 사분오열로 나뉘고 있습니다.


■속속 떠난 외교관들....헤일리 유엔대사 후임은 안갯속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여러 명의 고위직 직업 외교관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떠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욕해 더 이상을 일을 못하겠다.", "직업 외교관을 홀대한다"는 이유가 사임 이유였습니다.

대놓고 미국의 이익만 강조하는 트럼프의 행보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예전만큼 외교 활동을 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달 말로 유엔대사에서 물러나는 니키 헤일리의 후임이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10월 헤일리 대사의 사임 발표 이후 후보자들이 지속적으로 거명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임하고 지난 2월 친정인 골드만삭스로 돌아갔던 디나 파월 전 NSC 부보좌관을 유력 후보로 생각하고 유엔 대사직을 제안했지만, 그녀는 정중히 고사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에서부터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까지 거론됐지만, 유엔 소식에 정통한 지인에 따르면 "지금까지 언론에 거론된 사람은 한 명도 유엔대사 후보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떨어진 미국의 외교적 지위때문에 선뜻 유엔 대사로 나서려는 인물이 없다는 얘기도 들입니다.

인사청문회 기간 등을 감안하면 헤일리 대사가 물러난 뒤 한동안 유엔 대사 공석이 불가피합니다.

국제 사회를 이끌던 미국의 리더십 약화로 국제 외교무대가 요동치고 세력이 재편되는 상황입니다.

대한민국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전문성과 철학을 갖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치밀한 접근을 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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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American First”의 그림자…기로에 선 미국의 리더십
    • 입력 2018-12-01 14:06:33
    특파원 리포트
■G20 정상회의 개막...활짝 열린 다자 외교의 장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의가 시작됐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는 다자 외교의 장이 활짝 열린 겁니다.

무대의 주인공들은 세계 GDP의 85%, 교역의 75%, 인구 3분의 2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 정상들입니다.

그 첫 무대가 G20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포토 세션 자리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양옆에는 아베 일본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리해 더없이 친밀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일 전 세계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민족주의 발언을 놓고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던 것도 모두 잊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각국 정상, 사우디 왕세자 환대...냉정한 국제정치의 단면

G20 정상회의의에서 주목받은 인물 중 한 명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였습니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국제적 비판대에 놓인 상황에서 국제 외교 무대에 섰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왕따'를 당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도 있었지만, 결론은 정상들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등 서방세계 지도자들이 보는 앞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하이파이브까지 하며 돈독한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핵심 산유국이면서 주요 무기를 구매처인 사우디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냉정한 국제정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VS '新 나프타'

G20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USMCA)에 서명했습니다.


지난 10월, 무역협정에 합의했을 당시 미국이 맺었던 역대 협정 가운데 '최고의 협정'이라며 자평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인식에서도 "무역 지평을 영원히 바꾸는 협정의 모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 정상과 명칭을 놓고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NAFTA란 용어는 이제 역사에서 사라졌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오늘 서명한 것은 새로운 나프타(New NAFTA)라고 명명했기 때문입니다

'형제의 나라'로 알려졌던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 분위기가 표출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체제의 미국과 전통 우방 간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를 주창하며 기존의 우호 관계를 뒤흔드는 행보로 균열이 곳곳에서 생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한다며 국제사회에서 역대 미국의 어떤 대통령보다 몸에 힘을 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미국의 리더십은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는 겁니다.

그 빈 공간을 중국과 러시아가 비집고 들어오고,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찾아 사분오열로 나뉘고 있습니다.


■속속 떠난 외교관들....헤일리 유엔대사 후임은 안갯속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여러 명의 고위직 직업 외교관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떠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욕해 더 이상을 일을 못하겠다.", "직업 외교관을 홀대한다"는 이유가 사임 이유였습니다.

대놓고 미국의 이익만 강조하는 트럼프의 행보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예전만큼 외교 활동을 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달 말로 유엔대사에서 물러나는 니키 헤일리의 후임이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10월 헤일리 대사의 사임 발표 이후 후보자들이 지속적으로 거명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임하고 지난 2월 친정인 골드만삭스로 돌아갔던 디나 파월 전 NSC 부보좌관을 유력 후보로 생각하고 유엔 대사직을 제안했지만, 그녀는 정중히 고사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에서부터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까지 거론됐지만, 유엔 소식에 정통한 지인에 따르면 "지금까지 언론에 거론된 사람은 한 명도 유엔대사 후보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떨어진 미국의 외교적 지위때문에 선뜻 유엔 대사로 나서려는 인물이 없다는 얘기도 들입니다.

인사청문회 기간 등을 감안하면 헤일리 대사가 물러난 뒤 한동안 유엔 대사 공석이 불가피합니다.

국제 사회를 이끌던 미국의 리더십 약화로 국제 외교무대가 요동치고 세력이 재편되는 상황입니다.

대한민국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전문성과 철학을 갖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치밀한 접근을 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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