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희롱도 모자라 감찰조사까지…’ 여경 두 번 울린 경찰

입력 2018.12.03 (21:31) 수정 2018.12.0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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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조직 내부에서 진정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 여경이 남성 상관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진정을 냈고, 남성 상관은 감봉 3 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러자 남성 상관은 해당 여경이 오히려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다며 상급기관에 보복성 진정을 냈고, 해당 여경도 상급기관의 감찰조사를 받았습니다.

피해 여경은 충격을 받고 휴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경찰청 소속 여경 A씨, 올 초부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속 상관인 B 모 경감 때문이었습니다.

여성 휴게실을 마음대로 드나들고,

[피해 여경/음성변조 : "노크 없이 들어와서 뭐 하냐고... 오늘 저녁에 집에 빨리 가야 하냐, 같이 회식할 수 있냐. 심지어는 샤워장에 본인 개인적인 용품을 갖다 놓고..."]

퇴근 뒤나 휴일엔 사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피해 여경/음성변조 : "업무적인 얘긴 전혀 없고 '입이 무겁냐, 자기는 이혼을 했다', '오늘 뭐 하냐, 휴일인데'..."]

결국 A씨는 다른 상관에 보고했고 감찰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B 경감이 '직원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며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B 경감은 오히려 A 여경이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다며, 상급 기관인 경찰청에 진정을 제출했습니다.

B 경감이 주장한 지시 불이행 중엔 회식 때 다른 남자 상관 옆에 앉으라는 걸 거부했다는 것도 있습니다.

경찰청은 이런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실제 조사까지 벌였습니다.

[경찰청 감찰 조사 중/음성변조 : "OO본부장 옆자리에 앉으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습니까? (네, 받은 적 있습니다.) 지시받고서 '앉을 수 없다'고 하고 안 앉으셨잖아요?"]

B 경감은 당시 지시가 정당했다고 주장합니다.

[B 경감/음성변조 : "(A 여경에게) 행사 주최자이자 대표자고 사회자 아니냐, 그래서 앉으라고 두 번이나 얘기했는데 안 앉는다고 하더라고요."]

또 여경 휴게실은 원래 다용도실이며 개인 메시지는 아이를 키우는 같은 부모 마음에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B 경감은 감봉 3개월 징계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주 열린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에서 '감봉 1개월'로 조정됐습니다.

피해 여경은 경찰청의 감찰 조사에 충격을 받았다며 휴직을 준비 중입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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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성희롱도 모자라 감찰조사까지…’ 여경 두 번 울린 경찰
    • 입력 2018-12-03 21:33:50
    • 수정2018-12-03 22: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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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조직 내부에서 진정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 여경이 남성 상관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진정을 냈고, 남성 상관은 감봉 3 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러자 남성 상관은 해당 여경이 오히려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다며 상급기관에 보복성 진정을 냈고, 해당 여경도 상급기관의 감찰조사를 받았습니다.

피해 여경은 충격을 받고 휴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경찰청 소속 여경 A씨, 올 초부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속 상관인 B 모 경감 때문이었습니다.

여성 휴게실을 마음대로 드나들고,

[피해 여경/음성변조 : "노크 없이 들어와서 뭐 하냐고... 오늘 저녁에 집에 빨리 가야 하냐, 같이 회식할 수 있냐. 심지어는 샤워장에 본인 개인적인 용품을 갖다 놓고..."]

퇴근 뒤나 휴일엔 사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피해 여경/음성변조 : "업무적인 얘긴 전혀 없고 '입이 무겁냐, 자기는 이혼을 했다', '오늘 뭐 하냐, 휴일인데'..."]

결국 A씨는 다른 상관에 보고했고 감찰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B 경감이 '직원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며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B 경감은 오히려 A 여경이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다며, 상급 기관인 경찰청에 진정을 제출했습니다.

B 경감이 주장한 지시 불이행 중엔 회식 때 다른 남자 상관 옆에 앉으라는 걸 거부했다는 것도 있습니다.

경찰청은 이런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실제 조사까지 벌였습니다.

[경찰청 감찰 조사 중/음성변조 : "OO본부장 옆자리에 앉으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습니까? (네, 받은 적 있습니다.) 지시받고서 '앉을 수 없다'고 하고 안 앉으셨잖아요?"]

B 경감은 당시 지시가 정당했다고 주장합니다.

[B 경감/음성변조 : "(A 여경에게) 행사 주최자이자 대표자고 사회자 아니냐, 그래서 앉으라고 두 번이나 얘기했는데 안 앉는다고 하더라고요."]

또 여경 휴게실은 원래 다용도실이며 개인 메시지는 아이를 키우는 같은 부모 마음에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B 경감은 감봉 3개월 징계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주 열린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에서 '감봉 1개월'로 조정됐습니다.

피해 여경은 경찰청의 감찰 조사에 충격을 받았다며 휴직을 준비 중입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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