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중국산 김치, ‘국산 둔갑’ 여전…구별법은?

입력 2018.12.04 (18:07) 수정 2018.12.0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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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사 먹는 김치, 어디서 만드는지 확인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중국산 김치를 국산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 식당으로 납품돼 소비자들에게는 국산인 것처럼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경제부 홍진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요새 김장철을 맞아 김치를 담그지 않는 분들은 김치를 사 드시기도 하잖아요.

국민 대표 반찬인 김치도 원산지 표시를 반드시 해야 하나요?

[기자]

네, 판매하는 김치는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라 다른 농수산물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데요.

사먹는 김치, 그러니까 가공된 포장 김치는 김치를 만든 제조 국가를 표시해야 합니다.

직접 담근 김치를 팔 경우 배추와 고춧가루의 원산지를 각각 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추는 국내산을 썼는데 고춧가루는 중국산을 썼다면 각각 배추 국내산, 고춧가루 중국산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앵커]

김치 원산지 표시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홍 기자가 직접 단속반과 함께 단속 현장을 동행했는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제가 단속반과 찾은 곳은 주로 음식점이었는데요.

하루 동안 네 군데의 음식점을 둘러봤는데 이 가운데 한 곳을 빼고는 모두 원산지 표시법을 위반했습니다.

단속 현장을 함께 직접 보실까요?

["(직접 담가서 쓰시는 거예요?) 배추, 지금은 담가서 쓰고요."]

["(중국산을 이렇게 많이 쓰시는데.이거는 찌개, 김치찌개로 나가는 거예요."]

김치를 직접 담근다며, 국내산으로 표시해 놓고는 주방 한쪽에 10kg짜리 중국산 김치 상자 9개가 쌓여 있는 것이 확인된 사례인데요.

중국산 김치는 찌개용으로만 쓴다고 잡아 떼는 식당 주인의 모습입니다.

단속에 걸린 식당들은 처음에는 모두 원산지 표시판에 표시한대로 국산 김치를 사용한다고 해 놓고는 거래명세표를 확인해 보니까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손님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는 국내산으로 표시해 놓고, 한편에 중국산으로 표시해 혼동을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음식점에서 중국산 김치를 이렇게 많이 쓰면, 중국산으로 표시하고 쓰면 될 텐데 원산지를 속이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일단 중국산하면 국산보다 품질이 낮다고 생각해 꺼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5년 전 중국산 김치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논란이 됐던 적도 있고, 아무래도 한 번 수입해 오기 때문에 위생 관리 면에서도 국산보다 철저하지 못하다는 불신이 아직 깔려 있습니다.

중국산 김치 가격이 국산보다 많이 싸다는 점도 있습니다.

유통업체에서 식당으로 납품되는 국산 김치 가격은 10kg당 2만5천에서 3만5천 원 선인데, 중국산은 만 원에서 만 2천 원 선입니다.

국산 김치가 중국산보다 최대 3배가 더 비싼 건데요.

식당 주인의 이야기 한번 들어 보시죠.

[식당 주인/음성변조 : "김장 때인데 배춧값이 시장 가면 1만 얼마, 2만 얼마인데 이게 감당이 안 돼서…"]

싼값의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면서 손님들도 잡고 싶은 식당 주인들이 김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이며 김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싼 가격을 무기로 중국산 김치 수입량도 급증하는 추세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점차 늘면서, 식당이나 급식 등을 통해 먹는 김치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014년 1억440만 달러였던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지난해 1억 천 2백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싼 가격을 무기로 중국산 김치가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 김치 시장을 잠식하는 거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김치 원산지 표시 위반은 주로 음식점에서 적발되는 것 같은데, 걸릴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기자]

네, 해마다 1,100여 곳씩 김치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음식점이 80%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는 범죄 행위로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올해 4월에는 경기도의 한 김치 유통, 제조 업체가 1년 반 동안 중국산 김치 2억 원 어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교도소나 학교 등에 납품해 오다가 적발돼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식당이나 급식에서 주로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소비자가 직접 중국산과 국내산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기자]

네 자세히 보면 중국산과 국내산 김치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중국산 김치와 국내산 김치입니다.

그냥 봐서는 구분하시기 어렵죠. 자세히 한번 볼까요.

중국산을 보면, 배추 겉잎인 푸른색 잎이 거의 없습니다.

또 국산에는 들어가는 부추나 무 생채, 파 같은 양념 재료가 거의 없고 기본 재료인 고춧가루만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신선도 면에서도 아무래도 중국산은 유통기한이 길다 보니까 배추의 아삭아삭한 맛이 부족합니다.

음식점에서 김치 드실 때, 원산지가 궁금하다면 원산지 표시판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추 푸른색 잎, 김치 양념 재료 등을 잘 살펴보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중국산 김치는 김치찌개나 볶음밥용으로도 나가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원산지 단속에는 중국산 고춧가루를 가려내는 현미경 판별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에 가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음식적이나 업체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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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중국산 김치, ‘국산 둔갑’ 여전…구별법은?
    • 입력 2018-12-04 18:12:34
    • 수정2018-12-05 13: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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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사 먹는 김치, 어디서 만드는지 확인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중국산 김치를 국산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 식당으로 납품돼 소비자들에게는 국산인 것처럼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경제부 홍진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요새 김장철을 맞아 김치를 담그지 않는 분들은 김치를 사 드시기도 하잖아요.

국민 대표 반찬인 김치도 원산지 표시를 반드시 해야 하나요?

[기자]

네, 판매하는 김치는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라 다른 농수산물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데요.

사먹는 김치, 그러니까 가공된 포장 김치는 김치를 만든 제조 국가를 표시해야 합니다.

직접 담근 김치를 팔 경우 배추와 고춧가루의 원산지를 각각 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추는 국내산을 썼는데 고춧가루는 중국산을 썼다면 각각 배추 국내산, 고춧가루 중국산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앵커]

김치 원산지 표시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홍 기자가 직접 단속반과 함께 단속 현장을 동행했는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제가 단속반과 찾은 곳은 주로 음식점이었는데요.

하루 동안 네 군데의 음식점을 둘러봤는데 이 가운데 한 곳을 빼고는 모두 원산지 표시법을 위반했습니다.

단속 현장을 함께 직접 보실까요?

["(직접 담가서 쓰시는 거예요?) 배추, 지금은 담가서 쓰고요."]

["(중국산을 이렇게 많이 쓰시는데.이거는 찌개, 김치찌개로 나가는 거예요."]

김치를 직접 담근다며, 국내산으로 표시해 놓고는 주방 한쪽에 10kg짜리 중국산 김치 상자 9개가 쌓여 있는 것이 확인된 사례인데요.

중국산 김치는 찌개용으로만 쓴다고 잡아 떼는 식당 주인의 모습입니다.

단속에 걸린 식당들은 처음에는 모두 원산지 표시판에 표시한대로 국산 김치를 사용한다고 해 놓고는 거래명세표를 확인해 보니까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손님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는 국내산으로 표시해 놓고, 한편에 중국산으로 표시해 혼동을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음식점에서 중국산 김치를 이렇게 많이 쓰면, 중국산으로 표시하고 쓰면 될 텐데 원산지를 속이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일단 중국산하면 국산보다 품질이 낮다고 생각해 꺼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5년 전 중국산 김치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논란이 됐던 적도 있고, 아무래도 한 번 수입해 오기 때문에 위생 관리 면에서도 국산보다 철저하지 못하다는 불신이 아직 깔려 있습니다.

중국산 김치 가격이 국산보다 많이 싸다는 점도 있습니다.

유통업체에서 식당으로 납품되는 국산 김치 가격은 10kg당 2만5천에서 3만5천 원 선인데, 중국산은 만 원에서 만 2천 원 선입니다.

국산 김치가 중국산보다 최대 3배가 더 비싼 건데요.

식당 주인의 이야기 한번 들어 보시죠.

[식당 주인/음성변조 : "김장 때인데 배춧값이 시장 가면 1만 얼마, 2만 얼마인데 이게 감당이 안 돼서…"]

싼값의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면서 손님들도 잡고 싶은 식당 주인들이 김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이며 김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싼 가격을 무기로 중국산 김치 수입량도 급증하는 추세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점차 늘면서, 식당이나 급식 등을 통해 먹는 김치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014년 1억440만 달러였던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지난해 1억 천 2백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싼 가격을 무기로 중국산 김치가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 김치 시장을 잠식하는 거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김치 원산지 표시 위반은 주로 음식점에서 적발되는 것 같은데, 걸릴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기자]

네, 해마다 1,100여 곳씩 김치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음식점이 80%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는 범죄 행위로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올해 4월에는 경기도의 한 김치 유통, 제조 업체가 1년 반 동안 중국산 김치 2억 원 어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교도소나 학교 등에 납품해 오다가 적발돼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식당이나 급식에서 주로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소비자가 직접 중국산과 국내산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기자]

네 자세히 보면 중국산과 국내산 김치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중국산 김치와 국내산 김치입니다.

그냥 봐서는 구분하시기 어렵죠. 자세히 한번 볼까요.

중국산을 보면, 배추 겉잎인 푸른색 잎이 거의 없습니다.

또 국산에는 들어가는 부추나 무 생채, 파 같은 양념 재료가 거의 없고 기본 재료인 고춧가루만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신선도 면에서도 아무래도 중국산은 유통기한이 길다 보니까 배추의 아삭아삭한 맛이 부족합니다.

음식점에서 김치 드실 때, 원산지가 궁금하다면 원산지 표시판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추 푸른색 잎, 김치 양념 재료 등을 잘 살펴보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중국산 김치는 김치찌개나 볶음밥용으로도 나가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원산지 단속에는 중국산 고춧가루를 가려내는 현미경 판별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에 가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음식적이나 업체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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