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 2구역 재건축 철거 분쟁 속 쫓겨난 세입자 투신

입력 2018.12.04 (21:34) 수정 2018.12.0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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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주거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바로 재건축 지역 철거민들입니다.

오늘(4일)도 서울의 한 재건축 지역에서 강제집행으로 쫓겨난 한 세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 아현 2구역입니다.

철거는 이미 끝났습니다.

인적 끊긴 집 안으로 챙기지 못한 살림살이가 보입니다.

이곳에 살던 38살 박 모 씨가 오늘(4일) 오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 씨는 어제(3일) 옷과 유서를 남긴 채 사라졌고 경찰이 수색 작업을 벌여왔습니다.

유서에는 "강제로 쫓겨났고 어머니가 걱정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정봉덕/아현 2구역 주민 : "자기 집은 두 번째 완전히 털리고 다른 집에 가서 또 숨어 살다가 거기서 또 당한 거예요. 죽을 심정이죠 진짜로. 이렇게 사람을 못살게 부대끼게, 백명 이백명씩 깡패들이 와서 내려치니깐..."]

박 씨는 지난달 말 어머니와 세들어 살던 집에서 쫓겨난 뒤 노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쫓겨난 사람은 박 씨뿐만이 아닙니다.

이 지역엔 지난 8월부터 24차례 강제집행이 이뤄졌습니다.

강제집행으로 쫓겨난 철거민들은 이사비도 받지 못했고 어려운 형편에 갈 곳도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유기홍/아현 2구역 주민 : "못 살겠다 이겁니다. 자식 집에 가서 얹혀 사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어디 돈 있어서 세를 들어갈 수도 없고."]

아현2구역 철거민들은 5년 전 기준으로 매긴 토지 감정평가액이 너무 낮다며 지난 달에도 마포대교 등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전국 철거민 연합 등은 강제 철거를 방치한 관할 구청에 1차적 책임이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내일(5일) 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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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현 2구역 재건축 철거 분쟁 속 쫓겨난 세입자 투신
    • 입력 2018-12-04 21:35:56
    • 수정2018-12-04 21: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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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주거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바로 재건축 지역 철거민들입니다.

오늘(4일)도 서울의 한 재건축 지역에서 강제집행으로 쫓겨난 한 세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 아현 2구역입니다.

철거는 이미 끝났습니다.

인적 끊긴 집 안으로 챙기지 못한 살림살이가 보입니다.

이곳에 살던 38살 박 모 씨가 오늘(4일) 오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 씨는 어제(3일) 옷과 유서를 남긴 채 사라졌고 경찰이 수색 작업을 벌여왔습니다.

유서에는 "강제로 쫓겨났고 어머니가 걱정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정봉덕/아현 2구역 주민 : "자기 집은 두 번째 완전히 털리고 다른 집에 가서 또 숨어 살다가 거기서 또 당한 거예요. 죽을 심정이죠 진짜로. 이렇게 사람을 못살게 부대끼게, 백명 이백명씩 깡패들이 와서 내려치니깐..."]

박 씨는 지난달 말 어머니와 세들어 살던 집에서 쫓겨난 뒤 노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쫓겨난 사람은 박 씨뿐만이 아닙니다.

이 지역엔 지난 8월부터 24차례 강제집행이 이뤄졌습니다.

강제집행으로 쫓겨난 철거민들은 이사비도 받지 못했고 어려운 형편에 갈 곳도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유기홍/아현 2구역 주민 : "못 살겠다 이겁니다. 자식 집에 가서 얹혀 사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어디 돈 있어서 세를 들어갈 수도 없고."]

아현2구역 철거민들은 5년 전 기준으로 매긴 토지 감정평가액이 너무 낮다며 지난 달에도 마포대교 등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전국 철거민 연합 등은 강제 철거를 방치한 관할 구청에 1차적 책임이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내일(5일) 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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