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특집 ‘우리도 우주로 간다’

입력 2018.12.04 (22:01) 수정 2018.12.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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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개요

2018년 11월 28일 오후 4시.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시험 발사가 실시됐다. ‘나로호’ 발사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우리 땅에서 다시 발사체가 올라간 것이다.

나로호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1단 엔진을 사용했지만 이번 발사체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엔진이 장착됐다. 추력 75톤인 이 엔진은 앞으로 우리나라 독자 발사체인 누리호의 기본이 된다. 이 엔진을 4개 붙여 추력 300톤의 누리호를 개발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2021년에 순수 우리 기술로만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첫 우주 발사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KBS는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하와이 화산 지형에 설치된 화성 모의훈련 프로그램 ‘하이시스(HI-SEAS)’ 현장을 찾았다. 고립된 환경에서 인간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연구해 앞으로 화성에 갈 우주인들에게 적용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테트리스 게임 유통으로 천억원대의 자산가가 된 ‘행크 로저스’가 왜 화성 연구에 자금을 대는지도 취재했다.

과거 우주개발이 국가 간 경쟁으로 이루어졌던 시절이 ‘올드 스페이스’라면 지금은 민간업체들이 로켓을 개발하고 우주여행 상품을 내놓는 ‘뉴 스페이스’ 시대이다. 새로운 우주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짚어본다.

■ 주요 내용

#1. 나로호 이후 5년…우리 독자기술로 만든 75톤 엔진 시험 발사 성공

2013년 1월 나로호 발사 이후 5년 10개월만에 우리나라 땅에서 다시 발사체가 하늘로 올라갔다. 러시아에서 만든 1단 엔진을 장착했던 나로호와 달리 이번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75톤 엔진이 장착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시험 발사를 한 것이다.

누리호에 들어갈 75톤 엔진은 약 10년 전부터 엔진 모델을 연구개발해 왔고 3년 전부터 실제 나로우주센터에서 연소 시험을 계속해왔다. 2018년 10월 25일로 발사일을 잡았으나 발사예정일 9일 전인 10월 16일 연료 충전을 위한 일부 부품에 문제가 생겨 발사가 한달 가량 연기됐다.

나로우주센터의 기술진들은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애를 태우다 마침내 발사에 성공하자 환성을 질렀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2. 11월 28일은 우리나라 우주 기념일,

11월 28일은 우리나라 우주 역사에서 기념할 만한 날이 됐다. 꼭 16년 전인 2002년 11월 28일, 우리나라의 첫 액체엔진 로켓인 ‘KSR-Ⅲ’이 발사됐다. 하지만 KSR-Ⅲ는 추력 13톤에 불과해 간단한 과학실험은 가능했어도 우주로 위성을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16년 만인 2018년에 우리 기술로 75톤 엑체 엔진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 발사에서도 151초 동안 연소에 성공해 75톤 엔진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력으로 액체 엔진을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유럽우주국(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로 6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7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3. 국내 언론 최초로 취재한 하와이 모의 화성기지 훈련캠프 ’하이시스’(HI-SEAS)

미국 하와이의 본섬 ‘빅 아일랜드’(화와이 섬) 화산 지형에 화성 모의 기지 훈련 시설이 있다. 미 항공우주국, NASA와 하와이 대학이 함께 운영하는 ‘하와이 우주탐사 아날로그 시뮬레이션(일명 하이시스 HI-SEAS)’이다. 고립 훈련은 소수의 사람들이 폐쇄된 공간에 갇히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인 변화를 확인해 우주에서 건강한 정신으로 임무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는 연구다.

KBS는 한국 언론 최초로 하이시스 훈련장을 찾아 실제로 대원들이 어떻게 훈련 받는지를 취재했다. 특히 올해 실시된 하이시스 6기에는 한국인 한석진 씨가 대장으로 선정돼 약 2주간 훈련에 참가한 바 있다. 대원들은 화성과 비슷한 화산 지형에서 작은 돔 안에서만 살아야 한다. 우주식량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외부와의 통신에는 왕복 40분이 걸리며 1주일에 한번 밖으로 나갈 때는 반드시 우주복을 착용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인류가 화성에 갈 때를 미리 연구할 만큼 화성을 가깝게 생각하고 있다.

#4. 우주에 투자 중인 백만장자들…화성으로 가자!!

지난 11월 26일 화성에 도착한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호. 앞으로 2년 동안 화성의 땅속을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언제 화성에 갈까.

엘론 머스크가 창업한 미국 상업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에 따르면 2024년 화성에 사람을 보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BFR이라는 화성 수송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페이스 X는 2023년 달 여행 상품을 내놓았으며 일본인 벤처 사업가 마에자와 유사쿠가 첫 승객으로 나섰다. 그는 전 좌석을 예매한 뒤 예술가들을 달 여행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도 2000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세워 우주 개발에 나섰다. 재착륙 로켓 ‘뉴 세퍼드’로 8차례 발사에 성공했고 비행 캡슐에 누워 지구 대기권 밖에 다녀오는 우주 상품을 2020년을 목표로 내놓았다. 국가가 주도하던 우주 개발에 백만장자들이 뛰어들면서 우주 시장이 민간 영역으로 이전되고 있는 현실이다.

#5. 달 정거장을 기반으로 화성으로!!

지구 상공 400km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2024년이면 수명이 끝난다. 미 항공우주국,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을 계속 운용하지 않고 달 궤도를 도는 달 정거장, 일명 ‘게이트웨이’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인류의 터전은 달로 이동하게 된다. 달 정거장은 화성에 가기 위한 교두보다.

#6. 3년 뒤 누리호 실용위성 발사…2030년 대한민국 우주자립은

이번에 개발한 75톤 엔진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근간이 된다. 누리호에는 1단에 75톤 엔진 4기, 2단에 75톤 엔진 1기가 장착될 예정이다. 추력 300톤의 누리호가 개발되면 앞으로 3년 뒤인 2021년에 1.5톤 무게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우주강국에 비해 우주 개발이 한참 뒤쳐졌지만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틈새 전략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스페이스 X처럼 작은 엔진을 여러 개 붙이는 블록형 로켓을 개발할 수 있고 위성이 작아지면서 추력이 작은 발사체로 우주에 쏘아 올리는 일이 상업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는 달 궤도를 도는 궤도선을, 2030년에는 달 착륙선 보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10년, 20년 걸리는 우주 사업을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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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발사체 특집 ‘우리도 우주로 간다’
    • 입력 2018-12-04 22:07:25
    • 수정2018-12-04 22: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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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8일 오후 4시.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시험 발사가 실시됐다. ‘나로호’ 발사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우리 땅에서 다시 발사체가 올라간 것이다.

나로호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1단 엔진을 사용했지만 이번 발사체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엔진이 장착됐다. 추력 75톤인 이 엔진은 앞으로 우리나라 독자 발사체인 누리호의 기본이 된다. 이 엔진을 4개 붙여 추력 300톤의 누리호를 개발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2021년에 순수 우리 기술로만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첫 우주 발사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KBS는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하와이 화산 지형에 설치된 화성 모의훈련 프로그램 ‘하이시스(HI-SEAS)’ 현장을 찾았다. 고립된 환경에서 인간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연구해 앞으로 화성에 갈 우주인들에게 적용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테트리스 게임 유통으로 천억원대의 자산가가 된 ‘행크 로저스’가 왜 화성 연구에 자금을 대는지도 취재했다.

과거 우주개발이 국가 간 경쟁으로 이루어졌던 시절이 ‘올드 스페이스’라면 지금은 민간업체들이 로켓을 개발하고 우주여행 상품을 내놓는 ‘뉴 스페이스’ 시대이다. 새로운 우주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짚어본다.

■ 주요 내용

#1. 나로호 이후 5년…우리 독자기술로 만든 75톤 엔진 시험 발사 성공

2013년 1월 나로호 발사 이후 5년 10개월만에 우리나라 땅에서 다시 발사체가 하늘로 올라갔다. 러시아에서 만든 1단 엔진을 장착했던 나로호와 달리 이번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75톤 엔진이 장착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시험 발사를 한 것이다.

누리호에 들어갈 75톤 엔진은 약 10년 전부터 엔진 모델을 연구개발해 왔고 3년 전부터 실제 나로우주센터에서 연소 시험을 계속해왔다. 2018년 10월 25일로 발사일을 잡았으나 발사예정일 9일 전인 10월 16일 연료 충전을 위한 일부 부품에 문제가 생겨 발사가 한달 가량 연기됐다.

나로우주센터의 기술진들은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애를 태우다 마침내 발사에 성공하자 환성을 질렀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2. 11월 28일은 우리나라 우주 기념일,

11월 28일은 우리나라 우주 역사에서 기념할 만한 날이 됐다. 꼭 16년 전인 2002년 11월 28일, 우리나라의 첫 액체엔진 로켓인 ‘KSR-Ⅲ’이 발사됐다. 하지만 KSR-Ⅲ는 추력 13톤에 불과해 간단한 과학실험은 가능했어도 우주로 위성을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16년 만인 2018년에 우리 기술로 75톤 엑체 엔진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 발사에서도 151초 동안 연소에 성공해 75톤 엔진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력으로 액체 엔진을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유럽우주국(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로 6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7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3. 국내 언론 최초로 취재한 하와이 모의 화성기지 훈련캠프 ’하이시스’(HI-SEAS)

미국 하와이의 본섬 ‘빅 아일랜드’(화와이 섬) 화산 지형에 화성 모의 기지 훈련 시설이 있다. 미 항공우주국, NASA와 하와이 대학이 함께 운영하는 ‘하와이 우주탐사 아날로그 시뮬레이션(일명 하이시스 HI-SEAS)’이다. 고립 훈련은 소수의 사람들이 폐쇄된 공간에 갇히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인 변화를 확인해 우주에서 건강한 정신으로 임무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는 연구다.

KBS는 한국 언론 최초로 하이시스 훈련장을 찾아 실제로 대원들이 어떻게 훈련 받는지를 취재했다. 특히 올해 실시된 하이시스 6기에는 한국인 한석진 씨가 대장으로 선정돼 약 2주간 훈련에 참가한 바 있다. 대원들은 화성과 비슷한 화산 지형에서 작은 돔 안에서만 살아야 한다. 우주식량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외부와의 통신에는 왕복 40분이 걸리며 1주일에 한번 밖으로 나갈 때는 반드시 우주복을 착용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인류가 화성에 갈 때를 미리 연구할 만큼 화성을 가깝게 생각하고 있다.

#4. 우주에 투자 중인 백만장자들…화성으로 가자!!

지난 11월 26일 화성에 도착한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호. 앞으로 2년 동안 화성의 땅속을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언제 화성에 갈까.

엘론 머스크가 창업한 미국 상업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에 따르면 2024년 화성에 사람을 보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BFR이라는 화성 수송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페이스 X는 2023년 달 여행 상품을 내놓았으며 일본인 벤처 사업가 마에자와 유사쿠가 첫 승객으로 나섰다. 그는 전 좌석을 예매한 뒤 예술가들을 달 여행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도 2000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세워 우주 개발에 나섰다. 재착륙 로켓 ‘뉴 세퍼드’로 8차례 발사에 성공했고 비행 캡슐에 누워 지구 대기권 밖에 다녀오는 우주 상품을 2020년을 목표로 내놓았다. 국가가 주도하던 우주 개발에 백만장자들이 뛰어들면서 우주 시장이 민간 영역으로 이전되고 있는 현실이다.

#5. 달 정거장을 기반으로 화성으로!!

지구 상공 400km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2024년이면 수명이 끝난다. 미 항공우주국,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을 계속 운용하지 않고 달 궤도를 도는 달 정거장, 일명 ‘게이트웨이’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인류의 터전은 달로 이동하게 된다. 달 정거장은 화성에 가기 위한 교두보다.

#6. 3년 뒤 누리호 실용위성 발사…2030년 대한민국 우주자립은

이번에 개발한 75톤 엔진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근간이 된다. 누리호에는 1단에 75톤 엔진 4기, 2단에 75톤 엔진 1기가 장착될 예정이다. 추력 300톤의 누리호가 개발되면 앞으로 3년 뒤인 2021년에 1.5톤 무게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우주강국에 비해 우주 개발이 한참 뒤쳐졌지만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틈새 전략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스페이스 X처럼 작은 엔진을 여러 개 붙이는 블록형 로켓을 개발할 수 있고 위성이 작아지면서 추력이 작은 발사체로 우주에 쏘아 올리는 일이 상업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는 달 궤도를 도는 궤도선을, 2030년에는 달 착륙선 보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10년, 20년 걸리는 우주 사업을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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