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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주문만큼 복잡한 선거제도 개편…국민의 입맛은?
입력 2018.12.05 (07:00) 취재K
샌드위치 주문만큼 복잡한 선거제도 개편…국민의 입맛은?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계약기간 4년짜리 비정규직'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주권자인 국민이 이 비정규직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 선거입니다. 최근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바꿔 말하면 재계약 방법 논의인 셈입니다. 개개인이 개별 헌법기관인 '권력자' 국회의원도 재계약에는 일반 회사원이나 마찬가지로 한없이 민감합니다. 선거제도 논의가 '뜨거운 감자'인 이유입니다.

선거제도 논의는 정치권의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재계약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건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고 재미없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샌드위치 주문처럼 복잡해요

어떤 선거제도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건 지하철 이름을 닮은 유명 샌드위치 전문점의 주문과 비슷합니다. (방심위원님, 저는 상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빵을 기본으로 어떤 재료를 넣고 소스는 어떻게 할지, 수많은 조합이 가능합니다.

현재 선거제도 논의에서 가장 먼저 물어보는 '빵'과 같은 건 의원 정수, 즉 숫자 문제입니다.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숫자를 유지할지 늘릴지 하는 것입니다. '만날 싸움질만 한다', '자기 밥그릇 챙기기만 한다'고 지금도 욕먹는 국회의원의 숫자를 늘리는 데는 적지 않은 거부감이 있습니다만, 이 논의를 제외할 수는 없습니다.

이 밖에도 지역구 의원은 작은 구역에서 한 명만 뽑을지 넓은 구역에서 여러 명을 뽑을지, 비례대표 의원은 권역을 어떻게 나눠 뽑을지, 정당 득표율은 전체 의석에 연동할지 비례에만 연동할지 등 토핑이나 소스를 고르는 것과 같은 여러 선택이 이어져야 합니다.

목표는 '내 입에 맛있게 만들기', 아니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입니다.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때문에 샌드위치 전문점이 '대표 메뉴'를 정해놓은 것처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세 가지 기본안을 제시했습니다.


내 '입맛'에 맞는 것은 어떤 방법?

① 의원 수 유지+소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전체 의원 수는 현재의 300명을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원은 253명에서 200명으로 줄이고, 비례의원은 47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방안입니다.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은 한 지역에서 한 명을 선출하는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유지합니다.

현행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가 비례성이 낮다, 그러니까 10%의 득표를 얻은 정당이 10%의 의석을 얻지 못하고 50% 정도의 득표를 얻은 정당이 90% 가까운 의석을 갖고 간다는 것인데, 비례대표를 늘리고 권역별 연동방식을 적용해 이를 완화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지역구와 비례를 합쳐 서울에 60석의 의석이 배정됐고, A 정당이 50%, B 정당이 10%의 득표를 서울에서 얻었다면 A 정당은 30석, B 정당은 6석을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이때 A 정당이 지역구 의석으로 27석을 얻었고, B 정당은 지역구 의석을 한 석도 얻지 못했다면, A 정당은 비례 3석, B 정당은 비례만 6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각 정당이 자신의 '텃밭'이 아닌 곳에서도 의석을 확보할 수 있으니 지역주의 극복에도 도움이 되고, '지지만큼 의석을 얻는' 비례성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다만, 지역구 의석을 53석이나 줄여야 하는데, '비정규직' 의원들이 자신의 대량 해고 방안을 찬성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② 의원 수 유지+중대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기본적인 방식은 ①과 같지만, 지역구 의원과 비례의원의 비율을 225명과 75명으로 하고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을 바꾸는 방안입니다. 농촌 지역은 지금처럼 한 구역에서 한 명만 선출하고,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에서는 구역을 넓혀 한 구역에서 2~3명을 뽑겠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역주의 극복과 비례성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대표성의 불균형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의원은 그 지역은 대표가 한 사람뿐인데, 어떤 지역은 두세 명이라거나, 어디서는 2등이 떨어지는데, 어디서는 3등까지도 당선된다거나 하는 등의 문제입니다. 또 이 방안 역시 지역구 의원이 줄어듭니다.

③ 의원 수 확대+소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기본적인 방식은 ①과 같습니다. 다만, 국회의원 숫자를 지역구 220명, 비례 110명으로, 전체적으로는 30명 늘리는 방안입니다. 지역구 의원 숫자가 지나치게 줄어드는 데 대한 국회의원들의 반감을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는 방안입니다. 비례의원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비례성도 커집니다.

다만, 현역 의원들의 반대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 의원 감소와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의원 정수 확대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커다란 장벽이 있습니다.


복잡한 조합…여야 5당의 속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여야 5당의 셈법은 친구 5명이 '내 입맛에 맞는 샌드위치'를 고르는 것만큼이나 복잡합니다.

○ 민주당…권역별 비례제에 연동형도?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기본으로 하되, 연동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식사 메뉴를 정할 때 '나는 당기는 건 없는데, 너희 정하는 걸 보면서 나도 얘기할게'와 같은 식입니다. 의원들을 만나보면 실제로도 어느 한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은 없습니다.

다만, 권역이든 전국이든 전체적인 연동형 방식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정치 지형이라면 민주당이 차기 총선에서도 적지 않은 지역구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데, ①에서 설명한 대로 전체적인 연동형 방식을 적용하면 다른 당에 비해 비례 의석을 손해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예로 들었던, 지지율 50% 얻고 지역구 27석 당선되면 비례는 3석만 확보. 반면, 지지율 10% 정당은 지역구 한 석도 못 얻고도 비례는 6석 확보)

민주당 일부에서는 권역별 연동형 방식을 적용하되, 비례 의석 절반은 연동형으로 선출하고, 절반은 현재와 같은 방식(병립형)으로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한국당…원칙적 찬성이긴 한데
자유한국당의 입장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제 주장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의원 정수 문제, 지역구 선출 방식, 권역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습니다.

한국당은 내부적으로 지역구 선출 방식, 그러니까 선거구제 형식을 두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내 수도권 의원들은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난 총선이나, 지방선거의 서울 구청장 선거만 봐도 한국당 후보가 2등으로 낙선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구역에서 2~3등까지 당선되면 한국당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당내 상당수인 영남 지역 의원들은 중대선거구제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은 반대로 2~3등이 당선된다면 민주당의 선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원칙적인 찬성'이 어떤 의미인지는 앞으로의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 야 3당…연동형 비례제 한목소리지만
연동형 비례제에 한목소리로 뭉쳐있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이른바 '야 3당'의 '공동 전선'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정개특위가 제안한 모든 방식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지역구 의원 정수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지역구 숫자를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선거구 기준 인구 하한선을 높이는 것입니다. 현재 최저 14만 명~최대 28만 명인 개별 선거구의 인구 기준을 15만 명~30만 명으로만 높여도 적지 않은 선거구가 줄어듭니다. 줄어드는 선거구는 대부분 인구가 적은 영남과 호남, 강원 등의 지방 선거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남은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상당수 의원들의 지역구가 위치한 곳입니다. 반면, 지역구 의원이 한 명(심상정 의원)뿐인 정의당은 지역구 의원 축소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연동형 방식이 야 3당 모두에게 유리하지만,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이유입니다.

이번에는 조합 성공할까?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몇 년에 한 번씩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반복되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번번이 논의만 있고 결론은 없었던 얘기이기도 합니다. 대통령까지 나서 선거제도 개혁을 당부하니 이번에는 좀 다를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샌드위치 주문은 너무 복잡하면 가게를 나와 다른 메뉴를 먹으면 된다지만, 선거제도 논의는 복잡하다고 그냥 흘려버릴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재고용을 결정하는 건 국민이고, 국회의원들이 우리의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 샌드위치 주문만큼 복잡한 선거제도 개편…국민의 입맛은?
    • 입력 2018.12.05 (07:00)
    취재K
샌드위치 주문만큼 복잡한 선거제도 개편…국민의 입맛은?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계약기간 4년짜리 비정규직'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주권자인 국민이 이 비정규직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 선거입니다. 최근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바꿔 말하면 재계약 방법 논의인 셈입니다. 개개인이 개별 헌법기관인 '권력자' 국회의원도 재계약에는 일반 회사원이나 마찬가지로 한없이 민감합니다. 선거제도 논의가 '뜨거운 감자'인 이유입니다.

선거제도 논의는 정치권의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재계약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건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고 재미없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샌드위치 주문처럼 복잡해요

어떤 선거제도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건 지하철 이름을 닮은 유명 샌드위치 전문점의 주문과 비슷합니다. (방심위원님, 저는 상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빵을 기본으로 어떤 재료를 넣고 소스는 어떻게 할지, 수많은 조합이 가능합니다.

현재 선거제도 논의에서 가장 먼저 물어보는 '빵'과 같은 건 의원 정수, 즉 숫자 문제입니다.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숫자를 유지할지 늘릴지 하는 것입니다. '만날 싸움질만 한다', '자기 밥그릇 챙기기만 한다'고 지금도 욕먹는 국회의원의 숫자를 늘리는 데는 적지 않은 거부감이 있습니다만, 이 논의를 제외할 수는 없습니다.

이 밖에도 지역구 의원은 작은 구역에서 한 명만 뽑을지 넓은 구역에서 여러 명을 뽑을지, 비례대표 의원은 권역을 어떻게 나눠 뽑을지, 정당 득표율은 전체 의석에 연동할지 비례에만 연동할지 등 토핑이나 소스를 고르는 것과 같은 여러 선택이 이어져야 합니다.

목표는 '내 입에 맛있게 만들기', 아니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입니다.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때문에 샌드위치 전문점이 '대표 메뉴'를 정해놓은 것처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세 가지 기본안을 제시했습니다.


내 '입맛'에 맞는 것은 어떤 방법?

① 의원 수 유지+소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전체 의원 수는 현재의 300명을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원은 253명에서 200명으로 줄이고, 비례의원은 47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방안입니다.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은 한 지역에서 한 명을 선출하는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유지합니다.

현행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가 비례성이 낮다, 그러니까 10%의 득표를 얻은 정당이 10%의 의석을 얻지 못하고 50% 정도의 득표를 얻은 정당이 90% 가까운 의석을 갖고 간다는 것인데, 비례대표를 늘리고 권역별 연동방식을 적용해 이를 완화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지역구와 비례를 합쳐 서울에 60석의 의석이 배정됐고, A 정당이 50%, B 정당이 10%의 득표를 서울에서 얻었다면 A 정당은 30석, B 정당은 6석을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이때 A 정당이 지역구 의석으로 27석을 얻었고, B 정당은 지역구 의석을 한 석도 얻지 못했다면, A 정당은 비례 3석, B 정당은 비례만 6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각 정당이 자신의 '텃밭'이 아닌 곳에서도 의석을 확보할 수 있으니 지역주의 극복에도 도움이 되고, '지지만큼 의석을 얻는' 비례성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다만, 지역구 의석을 53석이나 줄여야 하는데, '비정규직' 의원들이 자신의 대량 해고 방안을 찬성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② 의원 수 유지+중대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기본적인 방식은 ①과 같지만, 지역구 의원과 비례의원의 비율을 225명과 75명으로 하고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을 바꾸는 방안입니다. 농촌 지역은 지금처럼 한 구역에서 한 명만 선출하고,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에서는 구역을 넓혀 한 구역에서 2~3명을 뽑겠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역주의 극복과 비례성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대표성의 불균형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의원은 그 지역은 대표가 한 사람뿐인데, 어떤 지역은 두세 명이라거나, 어디서는 2등이 떨어지는데, 어디서는 3등까지도 당선된다거나 하는 등의 문제입니다. 또 이 방안 역시 지역구 의원이 줄어듭니다.

③ 의원 수 확대+소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기본적인 방식은 ①과 같습니다. 다만, 국회의원 숫자를 지역구 220명, 비례 110명으로, 전체적으로는 30명 늘리는 방안입니다. 지역구 의원 숫자가 지나치게 줄어드는 데 대한 국회의원들의 반감을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는 방안입니다. 비례의원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비례성도 커집니다.

다만, 현역 의원들의 반대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 의원 감소와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의원 정수 확대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커다란 장벽이 있습니다.


복잡한 조합…여야 5당의 속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여야 5당의 셈법은 친구 5명이 '내 입맛에 맞는 샌드위치'를 고르는 것만큼이나 복잡합니다.

○ 민주당…권역별 비례제에 연동형도?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기본으로 하되, 연동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식사 메뉴를 정할 때 '나는 당기는 건 없는데, 너희 정하는 걸 보면서 나도 얘기할게'와 같은 식입니다. 의원들을 만나보면 실제로도 어느 한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은 없습니다.

다만, 권역이든 전국이든 전체적인 연동형 방식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정치 지형이라면 민주당이 차기 총선에서도 적지 않은 지역구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데, ①에서 설명한 대로 전체적인 연동형 방식을 적용하면 다른 당에 비해 비례 의석을 손해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예로 들었던, 지지율 50% 얻고 지역구 27석 당선되면 비례는 3석만 확보. 반면, 지지율 10% 정당은 지역구 한 석도 못 얻고도 비례는 6석 확보)

민주당 일부에서는 권역별 연동형 방식을 적용하되, 비례 의석 절반은 연동형으로 선출하고, 절반은 현재와 같은 방식(병립형)으로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한국당…원칙적 찬성이긴 한데
자유한국당의 입장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제 주장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의원 정수 문제, 지역구 선출 방식, 권역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습니다.

한국당은 내부적으로 지역구 선출 방식, 그러니까 선거구제 형식을 두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내 수도권 의원들은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난 총선이나, 지방선거의 서울 구청장 선거만 봐도 한국당 후보가 2등으로 낙선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구역에서 2~3등까지 당선되면 한국당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당내 상당수인 영남 지역 의원들은 중대선거구제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은 반대로 2~3등이 당선된다면 민주당의 선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원칙적인 찬성'이 어떤 의미인지는 앞으로의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 야 3당…연동형 비례제 한목소리지만
연동형 비례제에 한목소리로 뭉쳐있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이른바 '야 3당'의 '공동 전선'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정개특위가 제안한 모든 방식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지역구 의원 정수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지역구 숫자를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선거구 기준 인구 하한선을 높이는 것입니다. 현재 최저 14만 명~최대 28만 명인 개별 선거구의 인구 기준을 15만 명~30만 명으로만 높여도 적지 않은 선거구가 줄어듭니다. 줄어드는 선거구는 대부분 인구가 적은 영남과 호남, 강원 등의 지방 선거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남은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상당수 의원들의 지역구가 위치한 곳입니다. 반면, 지역구 의원이 한 명(심상정 의원)뿐인 정의당은 지역구 의원 축소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연동형 방식이 야 3당 모두에게 유리하지만,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이유입니다.

이번에는 조합 성공할까?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몇 년에 한 번씩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반복되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번번이 논의만 있고 결론은 없었던 얘기이기도 합니다. 대통령까지 나서 선거제도 개혁을 당부하니 이번에는 좀 다를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샌드위치 주문은 너무 복잡하면 가게를 나와 다른 메뉴를 먹으면 된다지만, 선거제도 논의는 복잡하다고 그냥 흘려버릴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재고용을 결정하는 건 국민이고, 국회의원들이 우리의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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