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상습 체납자 7천여 명 공개…최유정 69억·전두환 31억

[앵커]

2억 원 이상 고액 상습 체납자 7천여 명의 명단이 오늘 국세청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최유정 변호사도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을 합쳐 봤더니, 무려 5조 원이 넘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세청 조사관들이 현관 잠금장치를 부수고, 집안으로 진입합니다.

안방 옷장 안에서는 현금다발과 귀금속, 금괴가 한가득 쏟아져 나옵니다.

고가의 오피스텔을 판 뒤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수억 원의 대금을 인출해 은닉했다 적발된 겁니다.

[체납자/음성변조 : "오케이. 내가 빚진 (체납한) 돈만 가져가요. 1억 5천만 가져가요."]

국세청은 이런 식으로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고액 상습 체납자 7천여 명의 명단을 오늘 추가 공개했습니다.

체납자 가운데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법조 비리 파문에 연루됐던 최유정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 전 대통령은 추징된 재산이 매각된 뒤 내지 않은 양도소득세 31억 원을, 최 변호사는 수임료 탈루 등으로 69억 원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개인 가운데서는 전 기업체 대표인 정평룡 씨가 250억 원을 체납해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고, 법인으로는 299억 원을 체납한 제조업체 화성금속이 첫 번째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세청은 이들의 이름과 나이, 직업, 주소 등을 국세청 홈페이지와 관할 세무서 게시판에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개 대상이 된 사람들이 내지 않은 세금은 5조 2천여억 원에 이릅니다.

국세청은 체납자들이 숨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만 3천여 명의 출국 금지를 요청하고, 고의로 재산을 은닉한 200여 명은 형사 고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