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판 배당 조작’ 위해 법원행정처 실국장 회의 열어

입력 2018.12.05 (21:26) 수정 2018.12.0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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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사법부가 옛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에서 재판부 배당에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상탠데요.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이 재판 배당 조작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연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사실상 법원행정처 수뇌부 전체가 재판 배당 조작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5년 1월 옛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 5명이 낸 국회의원 지위 확인 청구 소송.

당이 없어졌어도 국회의원 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판단은 헌법재판소의 몫이라며 각하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헌재와 최고재판소 경쟁을 하던 대법원이 발끈했습니다.

항소심이 진행되자 대법원은 사건을 입맛에 맞는 재판부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배당 조작'인데, 배당이 되기 전 사건번호를 미리 지정한 겁니다.

사건 번호가 있어야 특정 재판부에 사건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미리 부여된 사건번호가 적혀 있는 행정처 회의자료를 최근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배당 조작이 이뤄지기 전 법원행정처 실국장들이 모여 이를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실국장들은 이 회의에서 사건의 진행상황과 주요 쟁점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배당 조작을 위해 이민걸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서울고법 김광태 부장판사를 만난다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건 배당이 있기도 전에 이미 법원행정처 수뇌부들이 사건 개입을 논의한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난 겁니다.

검찰은 이 회의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병대 전 대법관이 주재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 포함시켰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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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재판 배당 조작’ 위해 법원행정처 실국장 회의 열어
    • 입력 2018-12-05 21:28:47
    • 수정2018-12-05 22: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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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사법부가 옛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에서 재판부 배당에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상탠데요.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이 재판 배당 조작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연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사실상 법원행정처 수뇌부 전체가 재판 배당 조작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5년 1월 옛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 5명이 낸 국회의원 지위 확인 청구 소송.

당이 없어졌어도 국회의원 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판단은 헌법재판소의 몫이라며 각하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헌재와 최고재판소 경쟁을 하던 대법원이 발끈했습니다.

항소심이 진행되자 대법원은 사건을 입맛에 맞는 재판부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배당 조작'인데, 배당이 되기 전 사건번호를 미리 지정한 겁니다.

사건 번호가 있어야 특정 재판부에 사건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미리 부여된 사건번호가 적혀 있는 행정처 회의자료를 최근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배당 조작이 이뤄지기 전 법원행정처 실국장들이 모여 이를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실국장들은 이 회의에서 사건의 진행상황과 주요 쟁점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배당 조작을 위해 이민걸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서울고법 김광태 부장판사를 만난다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건 배당이 있기도 전에 이미 법원행정처 수뇌부들이 사건 개입을 논의한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난 겁니다.

검찰은 이 회의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병대 전 대법관이 주재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 포함시켰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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