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지시 3일 만에 또 사고, 코레일 비상 경영 체제 맞나?

입력 2018.12.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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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크고 작은 KTX 열차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지만, 계속되는 사고에 조직 기강 해이와 열차 점검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덮친 오늘(8일) 오전 7시 35분쯤 강원 강릉시 운산동 일대 강릉선 철도에서 승객 198명을 태운 서울행 KTX 806호 열차가 탈선했다. 이 사고로 15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승객 14명은 귀가하고 직원 1명은 진료를 받고 있다.


오늘 사고로 기관차 등 앞 2량은 'T'자 형태로 꺾였고, 선로가 파손됐으며 열차 10량 모두 선로를 이탈했다. 자칫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이번 KTX 탈선사고는 지난해 12월 22일 개통한 강릉선 KTX 열차의 첫 중대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어 앞서 오전 6시 49분쯤에는 서울로 향하던 KTX 286호 열차가 대구역을 통과하던 도중 선로에 30분가량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열차는 응급조치 후 자력으로 이동해 오전 7시 20분쯤 목적지 반대 방향에 있는 대구역 승강장에 도착했다. 승객 75명은 10여 분 후 뒤따르던 다른 KTX 열차에 갈아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3주간 9건... 끊이지 않는 사고

지난달 19일 오전 1시쯤에는 KTX 열차가 선로 보수 작업 중이던 굴착기의 측면을 들이받아 작업자 3명이 다쳤다. 전날 밤 부산역에서 출발해 서울역으로 향하던 중 서울역 500m 앞 지점에서 굴착기 측면을 들이받은 것이다.

하루 뒤인 20일 오후 5시쯤 충북 청주 오송역에서는 KTX 열차 전기공급 중단으로 고속철도 경부선과 호남선, 상·하행선 열차 120여 대의 운행이 지연됐다. 서울∼부산 열차 운행시간이 최장 8시간까지 걸리는 등 사상 초유의 '대혼잡'이 빚어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여파로 수많은 승객이 3시간가량 사고 열차에 갇히고 줄줄이 지연되는 열차 운행으로 승객 수만 명이 밤새 고통을 겪었다.

22일에도 코레일이 운영하는 지하철 분당선 열차가 복정역과 수서역 사이 구간에서 고장으로 멈춰서 승객들이 1시간 넘게 열차에 갇히고 운행도 지연됐다.

23일에는 오후 10시쯤 서울 청량리역에서 경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발전기 고장으로 원주역에 멈춰 서면서 운행이 1시간가량 지연됐다. 24일에는 오후 3시 광명역과 오후 8시 오송역에서 KTX 열차가 고장 나 운행이 지연되고 승객들은 또 불편을 겪어야 했다.

28일 오전 9시 13분쯤에는 광주 광산구 호남선 하남역 인근에서 선로 도색작업을 준비하던 김모(66) 씨가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날 익산역을 출발해 용산역으로 가던 호남선 KTX 열차가 익산역 부근에서 멈춰 서면서 열차 운행이 20여 분간 지연돼 승격들이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 안전대책 실효 있나…총리 지적에도 3일 만에 또 사고

열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이낙연 총리는 지난 5일 코레일 본사를 방문해 오영식 사장으로부터 철도사고·장애 재발방지대책을 보고받은 뒤 일련의 사고·장애에 관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재발을 막을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3일 만에 또 사고가 발생. 이 총리의 지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에 앞서 코레일은 지난달 30일 열차 고장에 따른 국민 불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와 주요 소속장 4명을 보직 해임하고 고속차량 분야의 전문가를 후임으로 발령했다. 최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철도사고와 장애 예방을 위한 종합안전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전 직원에게 경각심 고취를 위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안전사고 매뉴얼의 실행력을 검증하는 등 관행적인 업무형태에서 탈피한 체계적인 안전관리 절차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안전사고에 대한 선제 예방과 대응을 위해 안전관리 조직 개편, 작업환경 개선, 취약지역 발굴과 안전 시설물 설치, 노후 차량부품 전격 교체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늘 사고로 코레일의 약속은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이 때문에 이제 코레일이 아닌 정부가 직접 나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더 이상의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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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 지시 3일 만에 또 사고, 코레일 비상 경영 체제 맞나?
    • 입력 2018-12-08 16:33:45
    취재K
최근 크고 작은 KTX 열차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지만, 계속되는 사고에 조직 기강 해이와 열차 점검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덮친 오늘(8일) 오전 7시 35분쯤 강원 강릉시 운산동 일대 강릉선 철도에서 승객 198명을 태운 서울행 KTX 806호 열차가 탈선했다. 이 사고로 15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승객 14명은 귀가하고 직원 1명은 진료를 받고 있다.


오늘 사고로 기관차 등 앞 2량은 'T'자 형태로 꺾였고, 선로가 파손됐으며 열차 10량 모두 선로를 이탈했다. 자칫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이번 KTX 탈선사고는 지난해 12월 22일 개통한 강릉선 KTX 열차의 첫 중대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어 앞서 오전 6시 49분쯤에는 서울로 향하던 KTX 286호 열차가 대구역을 통과하던 도중 선로에 30분가량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열차는 응급조치 후 자력으로 이동해 오전 7시 20분쯤 목적지 반대 방향에 있는 대구역 승강장에 도착했다. 승객 75명은 10여 분 후 뒤따르던 다른 KTX 열차에 갈아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3주간 9건... 끊이지 않는 사고

지난달 19일 오전 1시쯤에는 KTX 열차가 선로 보수 작업 중이던 굴착기의 측면을 들이받아 작업자 3명이 다쳤다. 전날 밤 부산역에서 출발해 서울역으로 향하던 중 서울역 500m 앞 지점에서 굴착기 측면을 들이받은 것이다.

하루 뒤인 20일 오후 5시쯤 충북 청주 오송역에서는 KTX 열차 전기공급 중단으로 고속철도 경부선과 호남선, 상·하행선 열차 120여 대의 운행이 지연됐다. 서울∼부산 열차 운행시간이 최장 8시간까지 걸리는 등 사상 초유의 '대혼잡'이 빚어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여파로 수많은 승객이 3시간가량 사고 열차에 갇히고 줄줄이 지연되는 열차 운행으로 승객 수만 명이 밤새 고통을 겪었다.

22일에도 코레일이 운영하는 지하철 분당선 열차가 복정역과 수서역 사이 구간에서 고장으로 멈춰서 승객들이 1시간 넘게 열차에 갇히고 운행도 지연됐다.

23일에는 오후 10시쯤 서울 청량리역에서 경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발전기 고장으로 원주역에 멈춰 서면서 운행이 1시간가량 지연됐다. 24일에는 오후 3시 광명역과 오후 8시 오송역에서 KTX 열차가 고장 나 운행이 지연되고 승객들은 또 불편을 겪어야 했다.

28일 오전 9시 13분쯤에는 광주 광산구 호남선 하남역 인근에서 선로 도색작업을 준비하던 김모(66) 씨가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날 익산역을 출발해 용산역으로 가던 호남선 KTX 열차가 익산역 부근에서 멈춰 서면서 열차 운행이 20여 분간 지연돼 승격들이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 안전대책 실효 있나…총리 지적에도 3일 만에 또 사고

열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이낙연 총리는 지난 5일 코레일 본사를 방문해 오영식 사장으로부터 철도사고·장애 재발방지대책을 보고받은 뒤 일련의 사고·장애에 관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재발을 막을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3일 만에 또 사고가 발생. 이 총리의 지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에 앞서 코레일은 지난달 30일 열차 고장에 따른 국민 불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와 주요 소속장 4명을 보직 해임하고 고속차량 분야의 전문가를 후임으로 발령했다. 최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철도사고와 장애 예방을 위한 종합안전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전 직원에게 경각심 고취를 위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안전사고 매뉴얼의 실행력을 검증하는 등 관행적인 업무형태에서 탈피한 체계적인 안전관리 절차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안전사고에 대한 선제 예방과 대응을 위해 안전관리 조직 개편, 작업환경 개선, 취약지역 발굴과 안전 시설물 설치, 노후 차량부품 전격 교체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늘 사고로 코레일의 약속은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이 때문에 이제 코레일이 아닌 정부가 직접 나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더 이상의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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