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모든 페미는 뚱뚱한 여자”?…그럼에도 이야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

입력 2018.12.09 (11:01) 수정 2018.12.1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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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뚱뚱한 여자들이 페미는 아니지만 모든 페미는 뚱뚱한 여자들이다..?


◇ 탈코르셋: 화장과 다이어트 등 이른바 '꾸밈 노동'에서 해방되자는 움직임

유투버 배리나 씨는 '여성스럽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이른바 '꾸밈 노동'에서 벗어나자는 '탈코르셋' 영상으로 큰 반향을 얻었습니다.

그녀의 영상에는 응원하는 댓글만큼 비난과 비판도 많습니다. 배 씨는 "최근 이런 외모 지적 댓글이 많아지고 악플이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에세이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를 출간한 후에는 인신공격성 댓글들이 더욱 많아졌다고 합니다.

탈코르셋 논의와는 상관 없는 악플을 봤을 때의 기분을 묻자 배 씨는 "이제는 별 생각이 안 든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상처받고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은 (악플러들이) 다름을 인정할 줄 모르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익숙해져 상처를 크게 받지는 않는다"고 말입니다.

"페미니즘을 비판한다는 것은 너무나 조심스럽고,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페미니즘을 옹호하든 비판하든, 공격의 대상이 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오세라비 작가는 '지금의 페미니즘 논의가 오히려 혐오를 조장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를 출간한 뒤 독자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세라비 작가는 최근 한 대학교 강연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페미니즘을 비판한다는 것은 너무나 조심스럽고, 또 (비판 강연을) 주최할 수 있는 사람도 굉장히 드물어요. 그리고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가 너무 힘들어요, 지금은."

페미니즘 격전지 된 문화계…가요계로 번진 갈등

[연관 기사] [뉴스9] 문화계 페미니즘 격전지 되다 

페미니즘을 둘러싼 갈등은 가요계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11월 이수역 주점 폭행사건 이후 래퍼 산이는 극단적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음원을 공개했습니다. 그러자 이를 둘러싸고 제리케이 등 다른 래퍼들이 산이의 주장에 반박하는 음원을 공개해 이른바 '랩 배틀'이 벌어졌습니다.

잠잠해지는가 싶던 논란은 최근 다시 불거졌습니다. 산이가 자신의 공연을 찾은 일부 관객들과 페미니즘과 관련해 언쟁을 벌이고 또다시 음원을 공개한 겁니다. 이 과정을 보도한 SBS뉴스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라는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생각은 누구나 다를 수가 있는데"…대화에도 배려가 필요해요

"극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논쟁은 계속돼야 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문화계 인사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대화를 포기하는 순간 이해의 가능성조차 사라져버리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갈등의 상처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어져서는 안 되겠죠. 유튜버 배리나 씨는 "특히 탈코르셋 이후로 페미니즘에 대한 집단적 공격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배 씨는 "사상은 누구나 다를 수가 있는데, 자신의 신념과 다르다고 해서 타인을 비하하고 무조건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상대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대화 태도를 갖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좋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세라비 작가는 "비판은 두렵지 않다"면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남겼나, 그리고 우리 사회에 앞으로 여성 운동을 어떻게 해야되는가. 이런 것에 대해 우리가 서로 내려놓고 얘기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오 작가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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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2-10 07:43:48
    취재후·사건후
모든 뚱뚱한 여자들이 페미는 아니지만 모든 페미는 뚱뚱한 여자들이다..?


◇ 탈코르셋: 화장과 다이어트 등 이른바 '꾸밈 노동'에서 해방되자는 움직임

유투버 배리나 씨는 '여성스럽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이른바 '꾸밈 노동'에서 벗어나자는 '탈코르셋' 영상으로 큰 반향을 얻었습니다.

그녀의 영상에는 응원하는 댓글만큼 비난과 비판도 많습니다. 배 씨는 "최근 이런 외모 지적 댓글이 많아지고 악플이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에세이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를 출간한 후에는 인신공격성 댓글들이 더욱 많아졌다고 합니다.

탈코르셋 논의와는 상관 없는 악플을 봤을 때의 기분을 묻자 배 씨는 "이제는 별 생각이 안 든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상처받고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은 (악플러들이) 다름을 인정할 줄 모르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익숙해져 상처를 크게 받지는 않는다"고 말입니다.

"페미니즘을 비판한다는 것은 너무나 조심스럽고,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페미니즘을 옹호하든 비판하든, 공격의 대상이 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오세라비 작가는 '지금의 페미니즘 논의가 오히려 혐오를 조장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를 출간한 뒤 독자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세라비 작가는 최근 한 대학교 강연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페미니즘을 비판한다는 것은 너무나 조심스럽고, 또 (비판 강연을) 주최할 수 있는 사람도 굉장히 드물어요. 그리고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가 너무 힘들어요, 지금은."

페미니즘 격전지 된 문화계…가요계로 번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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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둘러싼 갈등은 가요계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11월 이수역 주점 폭행사건 이후 래퍼 산이는 극단적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음원을 공개했습니다. 그러자 이를 둘러싸고 제리케이 등 다른 래퍼들이 산이의 주장에 반박하는 음원을 공개해 이른바 '랩 배틀'이 벌어졌습니다.

잠잠해지는가 싶던 논란은 최근 다시 불거졌습니다. 산이가 자신의 공연을 찾은 일부 관객들과 페미니즘과 관련해 언쟁을 벌이고 또다시 음원을 공개한 겁니다. 이 과정을 보도한 SBS뉴스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라는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생각은 누구나 다를 수가 있는데"…대화에도 배려가 필요해요

"극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논쟁은 계속돼야 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문화계 인사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대화를 포기하는 순간 이해의 가능성조차 사라져버리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갈등의 상처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어져서는 안 되겠죠. 유튜버 배리나 씨는 "특히 탈코르셋 이후로 페미니즘에 대한 집단적 공격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배 씨는 "사상은 누구나 다를 수가 있는데, 자신의 신념과 다르다고 해서 타인을 비하하고 무조건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상대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대화 태도를 갖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좋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세라비 작가는 "비판은 두렵지 않다"면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남겼나, 그리고 우리 사회에 앞으로 여성 운동을 어떻게 해야되는가. 이런 것에 대해 우리가 서로 내려놓고 얘기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오 작가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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