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 오도독] ① 언론만 보면 한국경제는 곧 망할 것 같습니다

입력 2018.12.11 (11:29) 수정 2018.12.1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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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미국 퓨리서치센터에서 나온 이 데이터는 주목할만합니다.
https://pewrsr.ch/2OBwBh3

제목부터 흥미롭습니다. “정파에 따라 미국 경제의 공정함을 보는 시각, 왜 빈부격차가 발생하는 지에 대한 의견이 양분되어 있다”(Partisans are divided over the fairness of the U.S. economy – and why people are rich or poor)는 것입니다. 2014년부터 꾸준히 실시된 이 설문조사의 질문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1. 당신은 미국 경제가 대체로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
2. 당신은 왜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가난하게 된다고 생각하는가?

퓨리서치센터의 2018년 조사와 미국민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응답자들은 대체로 미국 경제 시스템이 권력형 이익집단에 유리하다(63%)고 답변했습니다. 대체로 공정한(fair) 경제 시스템이라고 응답한 시민들은 33%에 그쳤지요. 이런 경향성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걸 공화당원 또는 공화당 성향의 성인들과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성향의 성인들과 나눠 비교해보면 큰 차이를 보입니다. 2014년 공화당 성향의 응답자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가 경제 구조가 불공정하다고 답한 반면, 2018년 올해에는 반대로 57%가 경제 시스템이 공정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2014년에는 오바마가 대통령이었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한 것은 2017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반면 이 조사에서 민주당원이나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들 71%는 2014년도에도 미 경제 시스템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주당원들이 공화당원들보다는 비판적 성향이 강하다는 일반적 경향을 반영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들도 트럼프 집권이후 이런 특유의 부정적 성향이 더욱 강해져서 2018년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84%나 경제 시스템이 불공정하다고 답했습니다. 공정하다고 평가한 사람들은 15%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민주당 성향 응답자들이 경제 시스템에 대한 더욱 더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된 것도, 그래서 불공정하다고 답한 비율이 80%를 넘은 것도 정확히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맞물립니다.

또, 공화당 성향의 미국인들은 부자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이 열심히 일했기 때문(71%)이라고 답했지만, 민주당 성향의 미국인들 62%는 부자는 금수저로 태어났기 때문에 부자가 된 것이라고 응답해 큰 대조를 보였습니다. 보수적 시민들은 성공의 이유를 개인의 노력에서 주로 찾는 반면, 진보적 시민들은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에 천착하는 일반적 경향과 일맥상통하는 조사 결과입니다.

결국, 이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발견되는 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1. 민주당 성향의 미국인들은 공화당 성향의 미국인들에 비해 경제 문제를 구조의 문제로 보고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2. 그럼에도 진보, 보수 모두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이 당선되면 경제 구조가 보다 공정해졌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뉴욕타임스의 지난 6월 보도(https://www.nytimes.com/2018/06/15/business/economy/survey-trump-economy.html)와 그 맥이 일치합니다.

뉴욕타임스는 “경제가 좋은 것 같아요? 그럼 당신은 공화당원일겁니다”(Feeling Good About the Economy? You’re Probably a Republican)라는 기사에서 67%의 공화당원들은 1년전보다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반면, 민주당원의 경우 17%만이 긍정적 대답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또 이런 양상이 오바마 집권기에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했지요. 오바마 정부때는 민주당원들이 반대로 경제상황이 좋다고 응답한 반면, 공화당원들은 부정적으로 답했다는 겁니다. 경제상황을 보는 대중의 인식이 누가 대통령이냐에 따라, 정파에 따라, 극적으로 뒤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한 기사입니다.

특히 또 주목할 점은 오바마때나 현재의 트럼프때나 저소득층 공화당원들은 고소득층 민주당원들보다 경제를 더 낙관적으로 봐 왔고, 여전히 그러하다는 사실입니다. 가난한 보수성향의 사람들은 자신의 계층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때나 트럼프때나 계속 정파적으로 경제 상황을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조사 결과들이 우리에게 함의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1.그것은 먼저 언론이 어떻게 보도하더라도 대중은 각자의 정파성에 따라 경제 상황을 보는 인식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
2. 그런데 만약 그런 상황에서 언론이 정파성에 따라 경제 지표들을 취사선택하거나 상황을 침소봉대하면 이런 대중의 인식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조사결과가 한국언론에 함축하고 있는 메시지는 뚜렷합니다. 한국언론, 특히 ‘조중동매한'과 같은 이른바 정파적 상업신문사들은 문재인정부 출범직후부터 거의 틈만 나면 끊임없이 경제가 침체고, 위기고, 불황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특정인, 특정단체의 말을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편집해서 확대하고 부풀려왔지요. 묘하게도 노무현정부때 이들 신문사들이 하던 행태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과연 이들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인 것일까요? 나쁘다면 과연 얼마나 나쁜 것일까요? 한국의 경제 상황을 전하는 언론의 보도에 배어 있는 정파성이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그렇게해서 공포가 조장된다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걸까요? 과연 정부를 비판, 감시한다는 명분 아래 경제지표를 자의로 취사선택하고 교묘히 침소봉대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윤리에 부합하는 것일까요? 저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문재인정부 출범이후 이른바 “조중동매한"과 같은정파적 상업신문사들이 스스로 경제 위기론을 설파하면서 사실상 경제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파헤칠 예정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언론사로서의 책임을 하나씩 따져 볼 생각입니다.

“경제위기를 논하면서 언제나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고, 마치 위기의 주범이 대통령인 양 몰고 가, 합리적 비판은 끼어들 틈이 없게 되고, 과장-왜곡의 진공관을 거치면 증오는 증폭된다. 그들을 무방비로 둬선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

위 문장들은 미네르바 구속 즈음인 2009년 1월 중앙일보 “허위보다 무서운 증오의 유포”라는 제목의 기자 칼럼에서 따온 것입니다. 경제위기를 논하면서 언제나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고, 마치 위기의 주범이 대통령인 양 몰고 가고 있는 사람이 2008년에는 미네르바 한 사람이었다면 2018년 오늘은 이른바 “조중동매한”이라는 거대한 상업 신문사들 전체로 판단됩니다. 이들 언론이 자행하는 한국 경제 상황과 관련된 보도는 통시적으로 봐도, 공시적으로 봐도, 또 어떤 저널리즘의 윤리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는, 지독한 정파성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이었고, 2018년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단 하나의 사실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과장과 왜곡이, 거대한 상업 신문사들의 진공관을 거쳐, 분노와 저주와 증오가 확대 유포되고 습니다. 그들을 무방비로 둬서는 우리사회에 미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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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언론 오도독] ① 언론만 보면 한국경제는 곧 망할 것 같습니다
    • 입력 2018-12-11 11:29:56
    • 수정2018-12-11 13:54:28
    한국언론 오도독
지난 10월 미국 퓨리서치센터에서 나온 이 데이터는 주목할만합니다.
https://pewrsr.ch/2OBwBh3

제목부터 흥미롭습니다. “정파에 따라 미국 경제의 공정함을 보는 시각, 왜 빈부격차가 발생하는 지에 대한 의견이 양분되어 있다”(Partisans are divided over the fairness of the U.S. economy – and why people are rich or poor)는 것입니다. 2014년부터 꾸준히 실시된 이 설문조사의 질문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1. 당신은 미국 경제가 대체로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
2. 당신은 왜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가난하게 된다고 생각하는가?

퓨리서치센터의 2018년 조사와 미국민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응답자들은 대체로 미국 경제 시스템이 권력형 이익집단에 유리하다(63%)고 답변했습니다. 대체로 공정한(fair) 경제 시스템이라고 응답한 시민들은 33%에 그쳤지요. 이런 경향성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걸 공화당원 또는 공화당 성향의 성인들과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성향의 성인들과 나눠 비교해보면 큰 차이를 보입니다. 2014년 공화당 성향의 응답자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가 경제 구조가 불공정하다고 답한 반면, 2018년 올해에는 반대로 57%가 경제 시스템이 공정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2014년에는 오바마가 대통령이었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한 것은 2017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반면 이 조사에서 민주당원이나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들 71%는 2014년도에도 미 경제 시스템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주당원들이 공화당원들보다는 비판적 성향이 강하다는 일반적 경향을 반영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들도 트럼프 집권이후 이런 특유의 부정적 성향이 더욱 강해져서 2018년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84%나 경제 시스템이 불공정하다고 답했습니다. 공정하다고 평가한 사람들은 15%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민주당 성향 응답자들이 경제 시스템에 대한 더욱 더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된 것도, 그래서 불공정하다고 답한 비율이 80%를 넘은 것도 정확히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맞물립니다.

또, 공화당 성향의 미국인들은 부자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이 열심히 일했기 때문(71%)이라고 답했지만, 민주당 성향의 미국인들 62%는 부자는 금수저로 태어났기 때문에 부자가 된 것이라고 응답해 큰 대조를 보였습니다. 보수적 시민들은 성공의 이유를 개인의 노력에서 주로 찾는 반면, 진보적 시민들은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에 천착하는 일반적 경향과 일맥상통하는 조사 결과입니다.

결국, 이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발견되는 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1. 민주당 성향의 미국인들은 공화당 성향의 미국인들에 비해 경제 문제를 구조의 문제로 보고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2. 그럼에도 진보, 보수 모두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이 당선되면 경제 구조가 보다 공정해졌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뉴욕타임스의 지난 6월 보도(https://www.nytimes.com/2018/06/15/business/economy/survey-trump-economy.html)와 그 맥이 일치합니다.

뉴욕타임스는 “경제가 좋은 것 같아요? 그럼 당신은 공화당원일겁니다”(Feeling Good About the Economy? You’re Probably a Republican)라는 기사에서 67%의 공화당원들은 1년전보다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반면, 민주당원의 경우 17%만이 긍정적 대답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또 이런 양상이 오바마 집권기에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했지요. 오바마 정부때는 민주당원들이 반대로 경제상황이 좋다고 응답한 반면, 공화당원들은 부정적으로 답했다는 겁니다. 경제상황을 보는 대중의 인식이 누가 대통령이냐에 따라, 정파에 따라, 극적으로 뒤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한 기사입니다.

특히 또 주목할 점은 오바마때나 현재의 트럼프때나 저소득층 공화당원들은 고소득층 민주당원들보다 경제를 더 낙관적으로 봐 왔고, 여전히 그러하다는 사실입니다. 가난한 보수성향의 사람들은 자신의 계층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때나 트럼프때나 계속 정파적으로 경제 상황을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조사 결과들이 우리에게 함의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1.그것은 먼저 언론이 어떻게 보도하더라도 대중은 각자의 정파성에 따라 경제 상황을 보는 인식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
2. 그런데 만약 그런 상황에서 언론이 정파성에 따라 경제 지표들을 취사선택하거나 상황을 침소봉대하면 이런 대중의 인식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조사결과가 한국언론에 함축하고 있는 메시지는 뚜렷합니다. 한국언론, 특히 ‘조중동매한'과 같은 이른바 정파적 상업신문사들은 문재인정부 출범직후부터 거의 틈만 나면 끊임없이 경제가 침체고, 위기고, 불황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특정인, 특정단체의 말을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편집해서 확대하고 부풀려왔지요. 묘하게도 노무현정부때 이들 신문사들이 하던 행태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과연 이들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인 것일까요? 나쁘다면 과연 얼마나 나쁜 것일까요? 한국의 경제 상황을 전하는 언론의 보도에 배어 있는 정파성이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그렇게해서 공포가 조장된다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걸까요? 과연 정부를 비판, 감시한다는 명분 아래 경제지표를 자의로 취사선택하고 교묘히 침소봉대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윤리에 부합하는 것일까요? 저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문재인정부 출범이후 이른바 “조중동매한"과 같은정파적 상업신문사들이 스스로 경제 위기론을 설파하면서 사실상 경제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파헤칠 예정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언론사로서의 책임을 하나씩 따져 볼 생각입니다.

“경제위기를 논하면서 언제나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고, 마치 위기의 주범이 대통령인 양 몰고 가, 합리적 비판은 끼어들 틈이 없게 되고, 과장-왜곡의 진공관을 거치면 증오는 증폭된다. 그들을 무방비로 둬선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

위 문장들은 미네르바 구속 즈음인 2009년 1월 중앙일보 “허위보다 무서운 증오의 유포”라는 제목의 기자 칼럼에서 따온 것입니다. 경제위기를 논하면서 언제나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고, 마치 위기의 주범이 대통령인 양 몰고 가고 있는 사람이 2008년에는 미네르바 한 사람이었다면 2018년 오늘은 이른바 “조중동매한”이라는 거대한 상업 신문사들 전체로 판단됩니다. 이들 언론이 자행하는 한국 경제 상황과 관련된 보도는 통시적으로 봐도, 공시적으로 봐도, 또 어떤 저널리즘의 윤리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는, 지독한 정파성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이었고, 2018년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단 하나의 사실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과장과 왜곡이, 거대한 상업 신문사들의 진공관을 거쳐, 분노와 저주와 증오가 확대 유포되고 습니다. 그들을 무방비로 둬서는 우리사회에 미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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