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친환경차 전환’ 가속화…우리 업계는?

입력 2018.12.11 (18:06) 수정 2018.12.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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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잇달아 선언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산업의 지형 변화와 우리 업계의 대응을 경제부 김희용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 기자,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폭스바겐도 여기에 합류했죠?

[기자]

네, 폭스바겐이 최근 내연기관 차의 생산과 판매를 순차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내연기관 차 개발의 경우 2026년, 그러니까 앞으로 8년 뒤부터는 그만두겠다고 밝혔고요.

2040년에는 아예 판매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폭스바겐이 내연기관차의 퇴출 시기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폭스바겐이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연기관 차량 시대의 폐막이 예고된 거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요.

스웨덴의 볼보는 당장 내년부터 내연기관차를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일본 도요타도 2025년부터 생산을 중단한다는 계획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역시 창안자동차가 20205년부터, 베이징자동차도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내연기관차를 단종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업체들이 앞다퉈 내연기관 차와 작별하겠다고 선언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일단 갈수록 엄격해지는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를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각국 정부가 내연기관차의 퇴출을 속속 선언하고 있는데요.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가솔린·디젤 차량의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네덜란드·노르웨이마저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중국도 지난해 9월 내연기관차의 생산과 판매 금지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차후 단계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결국 기존 화석연료 차량으로는 더욱 엄격해지는 규제와 정책을 따라가기 힘들다 보니 업체들도 친환경차 쪽으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한 형국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자동차 업계 대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친환경차라고 하면 전기차를 먼저 떠올리실텐데요.

이 전기차쪽에서 한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은 세계 업체들과 비교해봤을 때 앞서나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앞선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게 이른바 수소차, 다시 말해 수소전기차입니다.

수소차는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이때 얻는 전기에너지로 움직입니다.

미세먼지는 빨아들이고 배기가스 없이 물만 배출해 '달리는 공기청정기' 역할도 합니다.

수소차는 충전 한 번에 600km를 갈 수 있어 같은 친환경차인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1.5배에 이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뜬히 갈 수 있을 정돕니다.

이러다 보니 앞으로 '단거리는 전기차, 장거리는 수소차'로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양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을 제치고 5년 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앵커]

기술은 앞서 있지만 수소차 확대를 위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요?

[기자]

네, 현재 우리나라 도로를 달리는 수소차는 7백여 대에 불과합니다.

차값이 비싸 정부 보조금 없인 사기가 쉽지 않은게 가장 큰 이유인데요.

운행 중인 차량이 적다 보니 수소차 충전소는 전국 아홉 곳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5개 시·도에 집중돼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3년 전 아베 총리가 직접 수소차를 몰면서, 수소차를 차세대 산업의 핵심으로 선포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현재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4배가 넘는 수소차 3천 대가 달리고 있고, 충전소도 90곳이 넘습니다.

자동차 강국 독일도 수소차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면서 '수소 열차'가 세계 최초로 상업 운행에 들어갔습니다.

중국도 중앙정부와 별도의 지자체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수소차 생태계 확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수소차 양산·기술은) 지금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국내 충전소라든지 보급에 대한 활성화가 안 된다면 '남의 떡'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거든요."]

[앵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랑 업계가 오늘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죠?

[기자]

네, 현대자동차그룹이 2030년 국내에서 완성차로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의선/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2030년까지 연구개발·설비 확대 등에 단계적으로 총 7조 6천억 원을 신규 투자하여, 약 5만 1천 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전망입니다."]

현대차가 오늘 충북 충주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공장을 신축하는 기공식을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도 이에 맞춰 내년에 수소차 보급을 4천 대로 늘리고,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핵심 부품의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의 수소충전소도 2022년까지 310개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수소차가 세계 시장에서 우리 경제를 견인해갈 새로운 핵심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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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1 18:12:08
    • 수정2018-12-11 18: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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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잇달아 선언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산업의 지형 변화와 우리 업계의 대응을 경제부 김희용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 기자,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폭스바겐도 여기에 합류했죠?

[기자]

네, 폭스바겐이 최근 내연기관 차의 생산과 판매를 순차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내연기관 차 개발의 경우 2026년, 그러니까 앞으로 8년 뒤부터는 그만두겠다고 밝혔고요.

2040년에는 아예 판매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폭스바겐이 내연기관차의 퇴출 시기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폭스바겐이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연기관 차량 시대의 폐막이 예고된 거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요.

스웨덴의 볼보는 당장 내년부터 내연기관차를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일본 도요타도 2025년부터 생산을 중단한다는 계획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역시 창안자동차가 20205년부터, 베이징자동차도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내연기관차를 단종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업체들이 앞다퉈 내연기관 차와 작별하겠다고 선언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일단 갈수록 엄격해지는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를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각국 정부가 내연기관차의 퇴출을 속속 선언하고 있는데요.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가솔린·디젤 차량의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네덜란드·노르웨이마저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중국도 지난해 9월 내연기관차의 생산과 판매 금지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차후 단계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결국 기존 화석연료 차량으로는 더욱 엄격해지는 규제와 정책을 따라가기 힘들다 보니 업체들도 친환경차 쪽으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한 형국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자동차 업계 대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친환경차라고 하면 전기차를 먼저 떠올리실텐데요.

이 전기차쪽에서 한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은 세계 업체들과 비교해봤을 때 앞서나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앞선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게 이른바 수소차, 다시 말해 수소전기차입니다.

수소차는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이때 얻는 전기에너지로 움직입니다.

미세먼지는 빨아들이고 배기가스 없이 물만 배출해 '달리는 공기청정기' 역할도 합니다.

수소차는 충전 한 번에 600km를 갈 수 있어 같은 친환경차인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1.5배에 이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뜬히 갈 수 있을 정돕니다.

이러다 보니 앞으로 '단거리는 전기차, 장거리는 수소차'로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양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을 제치고 5년 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앵커]

기술은 앞서 있지만 수소차 확대를 위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요?

[기자]

네, 현재 우리나라 도로를 달리는 수소차는 7백여 대에 불과합니다.

차값이 비싸 정부 보조금 없인 사기가 쉽지 않은게 가장 큰 이유인데요.

운행 중인 차량이 적다 보니 수소차 충전소는 전국 아홉 곳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5개 시·도에 집중돼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3년 전 아베 총리가 직접 수소차를 몰면서, 수소차를 차세대 산업의 핵심으로 선포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현재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4배가 넘는 수소차 3천 대가 달리고 있고, 충전소도 90곳이 넘습니다.

자동차 강국 독일도 수소차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면서 '수소 열차'가 세계 최초로 상업 운행에 들어갔습니다.

중국도 중앙정부와 별도의 지자체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수소차 생태계 확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수소차 양산·기술은) 지금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국내 충전소라든지 보급에 대한 활성화가 안 된다면 '남의 떡'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거든요."]

[앵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랑 업계가 오늘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죠?

[기자]

네, 현대자동차그룹이 2030년 국내에서 완성차로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의선/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2030년까지 연구개발·설비 확대 등에 단계적으로 총 7조 6천억 원을 신규 투자하여, 약 5만 1천 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전망입니다."]

현대차가 오늘 충북 충주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공장을 신축하는 기공식을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도 이에 맞춰 내년에 수소차 보급을 4천 대로 늘리고,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핵심 부품의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의 수소충전소도 2022년까지 310개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수소차가 세계 시장에서 우리 경제를 견인해갈 새로운 핵심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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