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험운행 때도 신호 오류…엉터리 점검으로 KTX 사고 재발

입력 2018.12.11 (18:45) 수정 2018.12.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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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 사고가 일어난 강릉선은 지난해 시험운행을 할 때도 신호 오류가 났습니다. 열차 두 대가 추돌한 뒤 탈선해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신호체계에 대한 후속 점검이 부실해 이번에 또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9월 13일 새벽 4시 50분쯤 경기도 양평군 경의중앙선 양평역과 원덕역 사이에서 자동 제동 장치 등을 점검하는 시운전 도중 기관차 두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이 사고로 열차가 탈선하면서 40대 기관사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기관차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개통 예정인 강릉선 시설 점검을 위해 시험운전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항공철도조사위원회가 당시 사고에 대해 작성한 중간보고서를 KBS가 확인한 결과, 앞서가던 열차가 궤도 회로를 점유하고 있는데도 갑자기 '열차 없음(비점유 상태)' 신호가 뜬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탈선 사고와 마찬가지로 신호 오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KBS가 입수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당시 사고 관련 안전대책 추진 현황 자료에도 앞서가던 열차가 궤도 회로에 있는데도 검지(신호)가 안돼 후행 열차가 추돌한 것으로 원인이 기록돼 있습니다. 신호 체계의 오류 가능성이 개통 전부터 이미 예고됐던 셈입니다.

시험운행 사고가 난 바로 다음날부터 13일 동안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감리단, 시공사 등은 합동으로 신호체계 점검에 나섰습니다. 코레일에서는 동일한 궤도회로 장치가 있는 7600곳에 대한 자체 점검도 시행해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에 탈선사고가 날 때까지 코레일 측은 선로전환기 케이블이 거꾸로 꽂혀 있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장애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가 미흡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시험운행 사고가 난 지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원인에 대한 최종 결론을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속한 원인 규명과 후속조치가 있었다면 이번 탈선 사고가 재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KBS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보다 명확한 결과 도출을 위해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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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2-11 18: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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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 사고가 일어난 강릉선은 지난해 시험운행을 할 때도 신호 오류가 났습니다. 열차 두 대가 추돌한 뒤 탈선해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신호체계에 대한 후속 점검이 부실해 이번에 또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9월 13일 새벽 4시 50분쯤 경기도 양평군 경의중앙선 양평역과 원덕역 사이에서 자동 제동 장치 등을 점검하는 시운전 도중 기관차 두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이 사고로 열차가 탈선하면서 40대 기관사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기관차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개통 예정인 강릉선 시설 점검을 위해 시험운전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항공철도조사위원회가 당시 사고에 대해 작성한 중간보고서를 KBS가 확인한 결과, 앞서가던 열차가 궤도 회로를 점유하고 있는데도 갑자기 '열차 없음(비점유 상태)' 신호가 뜬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탈선 사고와 마찬가지로 신호 오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KBS가 입수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당시 사고 관련 안전대책 추진 현황 자료에도 앞서가던 열차가 궤도 회로에 있는데도 검지(신호)가 안돼 후행 열차가 추돌한 것으로 원인이 기록돼 있습니다. 신호 체계의 오류 가능성이 개통 전부터 이미 예고됐던 셈입니다.

시험운행 사고가 난 바로 다음날부터 13일 동안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감리단, 시공사 등은 합동으로 신호체계 점검에 나섰습니다. 코레일에서는 동일한 궤도회로 장치가 있는 7600곳에 대한 자체 점검도 시행해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에 탈선사고가 날 때까지 코레일 측은 선로전환기 케이블이 거꾸로 꽂혀 있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장애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가 미흡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시험운행 사고가 난 지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원인에 대한 최종 결론을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속한 원인 규명과 후속조치가 있었다면 이번 탈선 사고가 재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KBS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보다 명확한 결과 도출을 위해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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