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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K] 매번 ‘셀프 인상’하는 국회의원 세비, 미국도 그렇다고?
입력 2018.12.12 (10:48) 팩트체크K
[팩트체크K] 매번 ‘셀프 인상’하는 국회의원 세비, 미국도 그렇다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회의원 세비가 '셀프 인상'됐다. 국회는 "공무원 보수 증가폭만큼 올렸다"고 해명했지만 비난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관련 내용이 보도된 직후 청와대 게시판에는 "(국회의원 세비의) 셀프인상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인은 "경제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문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며, 국가부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회는) 어려움에 동참하기는커녕 서로의 급여를 올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성토했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10만 명의 동의를 얻었고, 11일 정오 기준 18만 명에 가까운 참여를 이끌어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 또한 의원들의 '세비 셀프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심상정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은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세비 결정을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영국을 비롯해서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제도처럼 세비 결정 방식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국회의원 보수 산정 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 거기서 (세비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들의 선심에 기댈 것이 아니라 제도개선을 통해 '셀프 인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의원들의 세비를 어떻게 결정하고 있을까. 심 위원장의 말처럼 의회 밖 독립기구에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일까? 해외 주요국들의 의원 세비 결정방식을 여러 자료와 함께 톺아봤다.

외부서 정하는 나라는 일부, 대부분 공무원 보수 규정 연동

실제로 심 위원장이 사례로 든 영국 의회는 의원들의 세비, 즉 봉급과 수당을 외부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한다. 2016년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의 자문기구로 구성됐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추진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2009년 이후 독립기구(Independent Parliamentary Standards Authority : IPSA)를 통해 의원의 봉급과 수당체계의 적정 수준을 정하고 지출을 감시한다. 부당지출이 의심될 경우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권고안을 제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국처럼 외부 위원회에서 세비를 정하는 국가는 흔치 않다. 보고서는 2013년 국제의회연맹(IPU)의 의원 보수 결정 제도 관련 조사자료를 인용하며, "의회 외부에 독립기구를 두어 봉급 및 수당을 결정하도록 해놓은 유형은 조사대상 96개 국가 128개 의회 중 3%에 그쳤다"고 밝히고 있다. 오히려 행정부와 사법부 등 입법부 외부의 국가공무원 보수 규정에 연동해서 급여를 결정하는 경우가 54.8%로 가장 많았다.

독일과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독일의 경우 연방최고법원 판사의 임금과 연동되며 명목임금표의 변동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이때 조정된 액수는 관보로 공표해야 한다. 프랑스는 최고위 공무원 급여표의 최저수준과 최고수준의 평균값으로 의원의 급여를 정하되, 급여액의 1/4 이내로 수당을 책정할 수 있다.


우리 의회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대로 공무원보수의 조정비율에 따른다. 미국 의회와 유사하다.

미국은 가장 최근의 고용비용지수(The Employment Cost Index)의 변화를 기준으로 조정률을 정하는데, 일반 공무원 임금표의 조정률을 초과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다른 국가들처럼 ▲의원에게 지급되는 급여 항목을 법률에 체계적으로 적시하지 않은 점, ▲입법활동비와 특수활동비 등 비과세 대상 항목을 중심으로 세비가 증액돼온 점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봤다. 특히 특활비는 그 용처가 분명치 않은 '깜깜이 예산'으로 최근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추진위는 '(가칭)국회의원 보수산정위원회'를 설치해 국회의원의 세비를 독립적으로 산정할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비 책정의 자의성을 배제하겠다는 국회의 의지를 보여주어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긴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진위의 건의를 받아들여 올해 3월,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내 운영제도개선소위에 의견제시의 형태로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법률 개정의 건'을 상정했지만 전반기 국회가 마무리되며 흐지부지됐다.

‘의원 연봉’ 2000만 원 인상은 아냐, 그래도 1인당 GDP 기준으론 최고수준

청와대 국민청원과 몇몇 보도에서 언급한 "국회의원 연봉이 14% 증액돼 2000만원을 더 받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019년도 국회의원의 수당은 공무원 공통보수 증가율 1.8%가 적용되어 연 182만원(1.8%) 증액됐다. 결과적으로 의원 1인 당 총 수령액은 2019년 1억 5,176만 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이다. 국회사무처는 "일부 보도에서 사무실운영비, 차량유지비, 유류대 등을 합산하여 보도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경비는 예산안 편성 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편성되는 관서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로 의원 개인의 수입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 국회의원 급여 세계 최고 수준

그렇다해도 한국 국회의원의 보수가 높은 편이라는 사실은 여전하다. 1인당 GDP 수준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국회의원의 급여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추진위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이른바 선진국 의원의 급여는 해당 국가의 1인당 GDP 대비 4배를 넘지 않았으나 한국의 경우 5배를 초과했다.

말뿐인 ‘특권 줄이기’ 공약, 법안은 언제나 “상임위 계류 중”

국회가 "하는 일에 비해 받는 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6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사 결과, 법안 발의·처리 건수 등 각종 지표와 의원의 보수를 비교해 산출하는 '의회의 효과성' 지표는 27개국 중 26위였다([연관 기사] 국회의원 세비…소득은 최상위, 효과는 꼴찌). 이런 비판이 나올 때마다 국회는 스스로 "특권을 줄이겠다"며 관련 법안을 내놨지만, 늘 상임위에서 계류중이거나 회기가 만료돼 자동 폐기됐다.

국회의원의 보수 등을 외부의 산정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2016년 6월 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주도로 발의됐지만, 현재 소관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 국회의원이 범죄 등으로 구속돼 의정활동을 할 수 없을 때에도 수당을 받아가는 것이 문제라며 이를 금지하도록 한 법안이 한국당 정종섭 의원 주도로 2016년 7월 발의됐지만, 이 또한 소관 상임위에서 계류중이다. 말뿐인 '특권 줄이기'의 대표 사례들이다.

팩트체크 인턴기자 안명진 passion9623@gmail.com
  • [팩트체크K] 매번 ‘셀프 인상’하는 국회의원 세비, 미국도 그렇다고?
    • 입력 2018.12.12 (10:48)
    팩트체크K
[팩트체크K] 매번 ‘셀프 인상’하는 국회의원 세비, 미국도 그렇다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회의원 세비가 '셀프 인상'됐다. 국회는 "공무원 보수 증가폭만큼 올렸다"고 해명했지만 비난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관련 내용이 보도된 직후 청와대 게시판에는 "(국회의원 세비의) 셀프인상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인은 "경제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문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며, 국가부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회는) 어려움에 동참하기는커녕 서로의 급여를 올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성토했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10만 명의 동의를 얻었고, 11일 정오 기준 18만 명에 가까운 참여를 이끌어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 또한 의원들의 '세비 셀프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심상정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은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세비 결정을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영국을 비롯해서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제도처럼 세비 결정 방식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국회의원 보수 산정 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 거기서 (세비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들의 선심에 기댈 것이 아니라 제도개선을 통해 '셀프 인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의원들의 세비를 어떻게 결정하고 있을까. 심 위원장의 말처럼 의회 밖 독립기구에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일까? 해외 주요국들의 의원 세비 결정방식을 여러 자료와 함께 톺아봤다.

외부서 정하는 나라는 일부, 대부분 공무원 보수 규정 연동

실제로 심 위원장이 사례로 든 영국 의회는 의원들의 세비, 즉 봉급과 수당을 외부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한다. 2016년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의 자문기구로 구성됐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추진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2009년 이후 독립기구(Independent Parliamentary Standards Authority : IPSA)를 통해 의원의 봉급과 수당체계의 적정 수준을 정하고 지출을 감시한다. 부당지출이 의심될 경우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권고안을 제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국처럼 외부 위원회에서 세비를 정하는 국가는 흔치 않다. 보고서는 2013년 국제의회연맹(IPU)의 의원 보수 결정 제도 관련 조사자료를 인용하며, "의회 외부에 독립기구를 두어 봉급 및 수당을 결정하도록 해놓은 유형은 조사대상 96개 국가 128개 의회 중 3%에 그쳤다"고 밝히고 있다. 오히려 행정부와 사법부 등 입법부 외부의 국가공무원 보수 규정에 연동해서 급여를 결정하는 경우가 54.8%로 가장 많았다.

독일과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독일의 경우 연방최고법원 판사의 임금과 연동되며 명목임금표의 변동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이때 조정된 액수는 관보로 공표해야 한다. 프랑스는 최고위 공무원 급여표의 최저수준과 최고수준의 평균값으로 의원의 급여를 정하되, 급여액의 1/4 이내로 수당을 책정할 수 있다.


우리 의회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대로 공무원보수의 조정비율에 따른다. 미국 의회와 유사하다.

미국은 가장 최근의 고용비용지수(The Employment Cost Index)의 변화를 기준으로 조정률을 정하는데, 일반 공무원 임금표의 조정률을 초과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다른 국가들처럼 ▲의원에게 지급되는 급여 항목을 법률에 체계적으로 적시하지 않은 점, ▲입법활동비와 특수활동비 등 비과세 대상 항목을 중심으로 세비가 증액돼온 점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봤다. 특히 특활비는 그 용처가 분명치 않은 '깜깜이 예산'으로 최근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추진위는 '(가칭)국회의원 보수산정위원회'를 설치해 국회의원의 세비를 독립적으로 산정할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비 책정의 자의성을 배제하겠다는 국회의 의지를 보여주어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긴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진위의 건의를 받아들여 올해 3월,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내 운영제도개선소위에 의견제시의 형태로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법률 개정의 건'을 상정했지만 전반기 국회가 마무리되며 흐지부지됐다.

‘의원 연봉’ 2000만 원 인상은 아냐, 그래도 1인당 GDP 기준으론 최고수준

청와대 국민청원과 몇몇 보도에서 언급한 "국회의원 연봉이 14% 증액돼 2000만원을 더 받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019년도 국회의원의 수당은 공무원 공통보수 증가율 1.8%가 적용되어 연 182만원(1.8%) 증액됐다. 결과적으로 의원 1인 당 총 수령액은 2019년 1억 5,176만 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이다. 국회사무처는 "일부 보도에서 사무실운영비, 차량유지비, 유류대 등을 합산하여 보도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경비는 예산안 편성 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편성되는 관서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로 의원 개인의 수입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 국회의원 급여 세계 최고 수준

그렇다해도 한국 국회의원의 보수가 높은 편이라는 사실은 여전하다. 1인당 GDP 수준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국회의원의 급여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추진위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이른바 선진국 의원의 급여는 해당 국가의 1인당 GDP 대비 4배를 넘지 않았으나 한국의 경우 5배를 초과했다.

말뿐인 ‘특권 줄이기’ 공약, 법안은 언제나 “상임위 계류 중”

국회가 "하는 일에 비해 받는 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6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사 결과, 법안 발의·처리 건수 등 각종 지표와 의원의 보수를 비교해 산출하는 '의회의 효과성' 지표는 27개국 중 26위였다([연관 기사] 국회의원 세비…소득은 최상위, 효과는 꼴찌). 이런 비판이 나올 때마다 국회는 스스로 "특권을 줄이겠다"며 관련 법안을 내놨지만, 늘 상임위에서 계류중이거나 회기가 만료돼 자동 폐기됐다.

국회의원의 보수 등을 외부의 산정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2016년 6월 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주도로 발의됐지만, 현재 소관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 국회의원이 범죄 등으로 구속돼 의정활동을 할 수 없을 때에도 수당을 받아가는 것이 문제라며 이를 금지하도록 한 법안이 한국당 정종섭 의원 주도로 2016년 7월 발의됐지만, 이 또한 소관 상임위에서 계류중이다. 말뿐인 '특권 줄이기'의 대표 사례들이다.

팩트체크 인턴기자 안명진 passion96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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