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 원 콘서트 티켓’의 진실…매크로·대행표 추적기

입력 2018.12.13 (07:21) 수정 2018.12.1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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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가의 수십 배 넘게 폭리를 취하는 공연 암표가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대량의 암표가 아무런 제재 없이 유통되는 걸까요?

김수영 기자가 암표 거래 과정을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한류 스타들이 총출동한 한 시상식장 앞, 암표상들이 버젓이 표를 팝니다.

["티켓 필요하세요?"]

이런 표는 대체 어떻게 구한 걸까?

[암표상/음성변조 : "보통 아르바이트생들을 5~6명씩 두고 열리자마자 (매크로 쓰니까) 일반인들은 표를 못 구하는 거지…."]

암표상들의 비법은 이른바 매크로 프로그램입니다.

매크로는 정보를 자동으로 반복, 입력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실제로 매진된 공연의 취소 표를 잡기 위해 매크로를 사용해봤습니다.

[홍○○/제보자/음성변조 : "사실 손으로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암표상들에게) 티켓을 뺏기는 것 같아서 너무 억울하죠."]

온라인 암표 거래도 역추적해봤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 오픈 카톡방에 들어가 암표 가격을 묻자, 만 2천9백 원짜리 표를 최고 50만 원까지 부릅니다.

며칠 뒤, 구입한 암표 4장이 차례차례 도착합니다.

우편에 적힌 주소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찾아간 상가 건물에서 만난 건 다름 아닌 여행사 직원들입니다.

표의 출처를 묻자, 주최 측에 협찬금을 내고 외국인 관광객용으로 받아온 협찬표라고 말합니다.

[여행사 직원/음성변조 : "일본 친구를 통해서 한국 애들이 구매해요. 그럼 저희가 배송을 해주잖아요. 그걸 가지고 재판매를 자기네끼리 하는 거죠."]

암표가 거래된다는 또 다른 시상식을 찾았습니다.

["(장소가 어딘데?) 호프집으로 오라는데?"]

호프집으로 들어가자 탁자를 차려놓고, 티켓 부스 마냥 표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티켓 방금 입금해서요!) 방금 좌석이요?"]

표의 출처를 따져 묻자 평소 알고 지내는 공연 관계자에게 받은 표라고 털어놓습니다.

[여행사 직원/음성변조 : "제가 솔직히 여행사 바닥에 십몇 년 있다 보니까 아는 인맥이 저도 좀 있어요."]

협찬금을 주고받거나 공연 관계자에게서 흘러나온 표의 일부가 암표로 유통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관행은 업계 전체에 만연한 상태입니다.

[여행사 직원/음성변조 : "우리가 5천만 원, 1억 원을 넣겠다 그러면 저쪽에서 상응하는 티켓을 주는 거예요. 물론 일부 관계자 통해서 받는 것도 있고요."]

정부의 단속이나 대책은 사실상 없고 암표 관련 법안 10여 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입니다.

정부는 지난 5월에야 암표 근절을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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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만 원 콘서트 티켓’의 진실…매크로·대행표 추적기
    • 입력 2018-12-13 07:34:55
    • 수정2018-12-13 07: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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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가의 수십 배 넘게 폭리를 취하는 공연 암표가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대량의 암표가 아무런 제재 없이 유통되는 걸까요?

김수영 기자가 암표 거래 과정을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한류 스타들이 총출동한 한 시상식장 앞, 암표상들이 버젓이 표를 팝니다.

["티켓 필요하세요?"]

이런 표는 대체 어떻게 구한 걸까?

[암표상/음성변조 : "보통 아르바이트생들을 5~6명씩 두고 열리자마자 (매크로 쓰니까) 일반인들은 표를 못 구하는 거지…."]

암표상들의 비법은 이른바 매크로 프로그램입니다.

매크로는 정보를 자동으로 반복, 입력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실제로 매진된 공연의 취소 표를 잡기 위해 매크로를 사용해봤습니다.

[홍○○/제보자/음성변조 : "사실 손으로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암표상들에게) 티켓을 뺏기는 것 같아서 너무 억울하죠."]

온라인 암표 거래도 역추적해봤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 오픈 카톡방에 들어가 암표 가격을 묻자, 만 2천9백 원짜리 표를 최고 50만 원까지 부릅니다.

며칠 뒤, 구입한 암표 4장이 차례차례 도착합니다.

우편에 적힌 주소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찾아간 상가 건물에서 만난 건 다름 아닌 여행사 직원들입니다.

표의 출처를 묻자, 주최 측에 협찬금을 내고 외국인 관광객용으로 받아온 협찬표라고 말합니다.

[여행사 직원/음성변조 : "일본 친구를 통해서 한국 애들이 구매해요. 그럼 저희가 배송을 해주잖아요. 그걸 가지고 재판매를 자기네끼리 하는 거죠."]

암표가 거래된다는 또 다른 시상식을 찾았습니다.

["(장소가 어딘데?) 호프집으로 오라는데?"]

호프집으로 들어가자 탁자를 차려놓고, 티켓 부스 마냥 표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티켓 방금 입금해서요!) 방금 좌석이요?"]

표의 출처를 따져 묻자 평소 알고 지내는 공연 관계자에게 받은 표라고 털어놓습니다.

[여행사 직원/음성변조 : "제가 솔직히 여행사 바닥에 십몇 년 있다 보니까 아는 인맥이 저도 좀 있어요."]

협찬금을 주고받거나 공연 관계자에게서 흘러나온 표의 일부가 암표로 유통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관행은 업계 전체에 만연한 상태입니다.

[여행사 직원/음성변조 : "우리가 5천만 원, 1억 원을 넣겠다 그러면 저쪽에서 상응하는 티켓을 주는 거예요. 물론 일부 관계자 통해서 받는 것도 있고요."]

정부의 단속이나 대책은 사실상 없고 암표 관련 법안 10여 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입니다.

정부는 지난 5월에야 암표 근절을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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