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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24살 비정규직의 죽음…여전한 ‘위험의 외주화’
입력 2018.12.14 (08:31) 수정 2018.12.14 (09:24)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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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24살 비정규직의 죽음…여전한 ‘위험의 외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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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사흘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이던 20대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로 숨졌습니다.

비정규직이었던 고 김용균 씨는 야간에 혼자 일하다 사고를 당했는데요.

2인 1조 근무 규정 위반부터, 그동안 위험 우려는 계속 제기돼 왔다 등 예견된 사고라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어제저녁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지난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24살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자리입니다.

한 쪽에는 분향소도 마련됐습니다.

[이기문/경기도 안양시 :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나와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왔죠."]

[차홍선/서울시 서대문구 : "이런 일이 고쳐지지도 않고, 더 심화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너무 슬프고……."]

사고는 사흘 전 새벽이었습니다.

저녁 6시쯤 출근해 야간 근무를 하던 협력업체 직원 김 씨가 새벽 3시 반쯤 숨진 채로 발견되었는데요.

석탄운송설비 점검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점검하다가 이송되던 컨베이어 벨트에 접촉이 되다가 어디서 끌려간 것 같아요."]

첫 직장을 얻어 근무한 지 3개월 남짓.

처음으로 품안에서 떨어졌던 아들은 그렇게 엄마 곁을 떠났습니다.

[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잘 지냈다고 거기서도 잘 지낸다고 그리고 문자를 마지막으로 한 것도 있는데……. 공부도 알아서 하고 무엇이든지 엄마, 아빠하고 상의하고 너무 나무랄 데 없는 애예요. 그런 애가 저희한테 없어요. 이제는……."]

구직활동 반 년 만에 태안발전소에 입사했지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이들은 공중의 생명, 안전과 밀접한 '필수유지업무'가 아니라며 정규직 전환도 배제돼왔습니다.

[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애가 힘들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너 거기서 나오는 게 안 낫겠냐고 그랬는데 경험 쌓는다고 갔기 때문에 조금 버텨보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하지만,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된 김 씨의 모습에 어머니도, 동료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이건 말이 안돼요. 우리나라 선진국이라고 하면서 이런 환경에서 일하게 만드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이성훈/故 김용균 씨 동료 : "너무 착했죠. 자기가 할 것을 성실하게 하고 깔끔하게 하려고 끝까지 하려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휩쓸려서 이런 사고가 난 거죠."]

한발 더 나아가 동료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김 씨의 업무는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가 잘 돌아가는지 순찰하면서 떨어진 석탄을 빼내는 일.

[故 김용균 씨 동료/음성변조 : "(컨베이어) 롤러가 계속 돌고 있는데, 돌고 있는데 (석탄을) 이렇게 끄집어내려 하다가 낄 수도 있고 말려 들어갈 수도 있고 그런 업무죠."]

하지만, 이런 업무에 입사 석 달이 안된 김 씨는 2주 교육 뒤 투입됐습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음성변조 : "안전 교육도 더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도 하나도 없고 그냥 넣어놓고 보는 거예요."]

2인 1조 근무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故 김용균 씨 동료/음성변조 : "2인 1조였으면 사고 당할 일도 없어요. 남이 이렇게 도와주고 해야지 벨트 멈출 수 있고 그런 거니까……."]

[이성훈/故 김용균 씨 동료 : "너무 무섭고 위험하죠. 생각해 보세요. 그 큰 기계를 혼자 가서 청소하다가 잘못되고 운전하다 잘못되면 누가 옆에서 도와주냐고. 아무도 없잖아요."]

때문에 직원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2인 1조 등 근무 여건 개선 요구를 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음성변조 : "많이 돌아오는 게 그냥 돈이 없다. 이런 이야기. 그러면 저희 입장에서는 아 돈이 없구나……."]

이에 대한 회사 측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상 점검은 혼자 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이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해 왔죠."]

서부발전 측은 세부 업무 규정은 하청업체 측에 맡겼다는 입장인데요.

[한국 서부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쪽에 매뉴얼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요. (협력업체에) 업무절차서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에 규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사고 처리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 확인 1시간여가 지나서야 경찰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국 서부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서로 신고를 한 줄 알고 경찰신고를 제때 못한 그런 측면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태안 화력발전소의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2년부터 모두 10건에 이르는데요.

공교롭게도 숨진 노동자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 때문에 재해기록은 남지 않았습니다.

최근 3년만 해도 4명이 숨졌지만, 3년째 무재해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인건비를 싸게 하기 위해서나 아니면 고용을 좀 더 유연하게 정리하기 위해서 비정규직을 쓰지만 사고 위험까지 전가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이러한 일들이 빈번한 것이죠."]

김 씨의 동료들은 과연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까요?

[이성호/故 김용균씨 동료 : "그 건물 이제 못 올라가요. 거기 어떻게 올라가서 어떻게 이 일을 해요, 제가."]

[이태성/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 "이제 위험의 외주화는 없습니다. 모든 외주화는 죽음으로 연결됩니다. 경쟁입찰이라는, 발전소의 민영화라는 그리고 또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는 분명히 중단되어야 합니다."]

구의역 사고 이후 다시 2년 만에 반복된 청년 노동자의 죽음.

하지만, 이같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법안은 최초 발의 5년이 지나도록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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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4 (08:31)
    • 수정 2018.12.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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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24살 비정규직의 죽음…여전한 ‘위험의 외주화’
[기자]

사흘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이던 20대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로 숨졌습니다.

비정규직이었던 고 김용균 씨는 야간에 혼자 일하다 사고를 당했는데요.

2인 1조 근무 규정 위반부터, 그동안 위험 우려는 계속 제기돼 왔다 등 예견된 사고라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어제저녁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지난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24살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자리입니다.

한 쪽에는 분향소도 마련됐습니다.

[이기문/경기도 안양시 :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나와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왔죠."]

[차홍선/서울시 서대문구 : "이런 일이 고쳐지지도 않고, 더 심화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너무 슬프고……."]

사고는 사흘 전 새벽이었습니다.

저녁 6시쯤 출근해 야간 근무를 하던 협력업체 직원 김 씨가 새벽 3시 반쯤 숨진 채로 발견되었는데요.

석탄운송설비 점검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점검하다가 이송되던 컨베이어 벨트에 접촉이 되다가 어디서 끌려간 것 같아요."]

첫 직장을 얻어 근무한 지 3개월 남짓.

처음으로 품안에서 떨어졌던 아들은 그렇게 엄마 곁을 떠났습니다.

[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잘 지냈다고 거기서도 잘 지낸다고 그리고 문자를 마지막으로 한 것도 있는데……. 공부도 알아서 하고 무엇이든지 엄마, 아빠하고 상의하고 너무 나무랄 데 없는 애예요. 그런 애가 저희한테 없어요. 이제는……."]

구직활동 반 년 만에 태안발전소에 입사했지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이들은 공중의 생명, 안전과 밀접한 '필수유지업무'가 아니라며 정규직 전환도 배제돼왔습니다.

[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애가 힘들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너 거기서 나오는 게 안 낫겠냐고 그랬는데 경험 쌓는다고 갔기 때문에 조금 버텨보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하지만,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된 김 씨의 모습에 어머니도, 동료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이건 말이 안돼요. 우리나라 선진국이라고 하면서 이런 환경에서 일하게 만드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이성훈/故 김용균 씨 동료 : "너무 착했죠. 자기가 할 것을 성실하게 하고 깔끔하게 하려고 끝까지 하려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휩쓸려서 이런 사고가 난 거죠."]

한발 더 나아가 동료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김 씨의 업무는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가 잘 돌아가는지 순찰하면서 떨어진 석탄을 빼내는 일.

[故 김용균 씨 동료/음성변조 : "(컨베이어) 롤러가 계속 돌고 있는데, 돌고 있는데 (석탄을) 이렇게 끄집어내려 하다가 낄 수도 있고 말려 들어갈 수도 있고 그런 업무죠."]

하지만, 이런 업무에 입사 석 달이 안된 김 씨는 2주 교육 뒤 투입됐습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음성변조 : "안전 교육도 더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도 하나도 없고 그냥 넣어놓고 보는 거예요."]

2인 1조 근무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故 김용균 씨 동료/음성변조 : "2인 1조였으면 사고 당할 일도 없어요. 남이 이렇게 도와주고 해야지 벨트 멈출 수 있고 그런 거니까……."]

[이성훈/故 김용균 씨 동료 : "너무 무섭고 위험하죠. 생각해 보세요. 그 큰 기계를 혼자 가서 청소하다가 잘못되고 운전하다 잘못되면 누가 옆에서 도와주냐고. 아무도 없잖아요."]

때문에 직원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2인 1조 등 근무 여건 개선 요구를 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음성변조 : "많이 돌아오는 게 그냥 돈이 없다. 이런 이야기. 그러면 저희 입장에서는 아 돈이 없구나……."]

이에 대한 회사 측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상 점검은 혼자 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이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해 왔죠."]

서부발전 측은 세부 업무 규정은 하청업체 측에 맡겼다는 입장인데요.

[한국 서부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쪽에 매뉴얼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요. (협력업체에) 업무절차서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에 규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사고 처리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 확인 1시간여가 지나서야 경찰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국 서부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서로 신고를 한 줄 알고 경찰신고를 제때 못한 그런 측면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태안 화력발전소의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2년부터 모두 10건에 이르는데요.

공교롭게도 숨진 노동자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 때문에 재해기록은 남지 않았습니다.

최근 3년만 해도 4명이 숨졌지만, 3년째 무재해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인건비를 싸게 하기 위해서나 아니면 고용을 좀 더 유연하게 정리하기 위해서 비정규직을 쓰지만 사고 위험까지 전가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이러한 일들이 빈번한 것이죠."]

김 씨의 동료들은 과연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까요?

[이성호/故 김용균씨 동료 : "그 건물 이제 못 올라가요. 거기 어떻게 올라가서 어떻게 이 일을 해요, 제가."]

[이태성/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 "이제 위험의 외주화는 없습니다. 모든 외주화는 죽음으로 연결됩니다. 경쟁입찰이라는, 발전소의 민영화라는 그리고 또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는 분명히 중단되어야 합니다."]

구의역 사고 이후 다시 2년 만에 반복된 청년 노동자의 죽음.

하지만, 이같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법안은 최초 발의 5년이 지나도록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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