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결함’에 아이 손가락 잘렸는데…“절반은 부모 탓?”

입력 2018.12.14 (19:09) 수정 2018.12.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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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판매량 1위인 한 식기세척기 회사가 날카로운 제품 테두리를 방치해 어린 아이의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났습니다.

비용을 아끼려고 설계를 소홀히 한 거라는 내부 보고서까지 확인됐지만, 제조사는 100% 잘못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살 최지수 어린이는 두달 전, 집에서 놀다 크게 다쳤습니다.

넘어지면서 오른손 약지 한마디가 잘렸습니다.

원인은 식기 세척기 뒷면이었습니다.

[최도원/지수 군 아버지 : "미끄러져가지고 손이 이렇게 들어갔어요. 여기 마감처리 안 된 부분, 굉장히 날카롭거든요 여기가."]

세척기 뒷면을 살펴봤습니다.

날카로운 금속 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최 군 부모는 마감 처리가 제대로 안 돼 사고가 났다며 제조사인 SK매직 측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SK 매직측은 아이를 잘못 보살핀 책임 등도 부모에게 있기 때문에 과실 비율이 50대 50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항의하자 이번엔 기존에 제시한 합의금에 3백만 원을 더 얹어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최도원/지수 군 아버지 : "얼마의 보상을 원하세요? 전 그 말 듣고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솔직히."]

KBS가 입수한 SK매직의 자문 보고서에는 '설계상 결함'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비용을 아끼려고 뒤쪽에 판넬을 대지 않는 등의 결함으로 이용자가 다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SK매직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식기세척기 뒷면에 보호 덮개를 붙였다고 밝혔습니다.

매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비슷한 물건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SK매직 판매점 직원/음성변조 : "(그냥 스탠드 형으로 해도 이렇게 (덮개) 없이 나오는 건가요? 판넬 같은 것 없이?) 네네. 이렇게. 그니까 이렇게 막아주시면 돼요. 천이나 이런 걸로."]

SK매직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최군 가족의 입장에서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4년 동안 모두 6명이 식기 세척기 마감 잘못으로 부상을 당했다고 파악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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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계 결함’에 아이 손가락 잘렸는데…“절반은 부모 탓?”
    • 입력 2018-12-14 19:11:58
    • 수정2018-12-14 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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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판매량 1위인 한 식기세척기 회사가 날카로운 제품 테두리를 방치해 어린 아이의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났습니다.

비용을 아끼려고 설계를 소홀히 한 거라는 내부 보고서까지 확인됐지만, 제조사는 100% 잘못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살 최지수 어린이는 두달 전, 집에서 놀다 크게 다쳤습니다.

넘어지면서 오른손 약지 한마디가 잘렸습니다.

원인은 식기 세척기 뒷면이었습니다.

[최도원/지수 군 아버지 : "미끄러져가지고 손이 이렇게 들어갔어요. 여기 마감처리 안 된 부분, 굉장히 날카롭거든요 여기가."]

세척기 뒷면을 살펴봤습니다.

날카로운 금속 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최 군 부모는 마감 처리가 제대로 안 돼 사고가 났다며 제조사인 SK매직 측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SK 매직측은 아이를 잘못 보살핀 책임 등도 부모에게 있기 때문에 과실 비율이 50대 50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항의하자 이번엔 기존에 제시한 합의금에 3백만 원을 더 얹어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최도원/지수 군 아버지 : "얼마의 보상을 원하세요? 전 그 말 듣고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솔직히."]

KBS가 입수한 SK매직의 자문 보고서에는 '설계상 결함'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비용을 아끼려고 뒤쪽에 판넬을 대지 않는 등의 결함으로 이용자가 다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SK매직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식기세척기 뒷면에 보호 덮개를 붙였다고 밝혔습니다.

매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비슷한 물건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SK매직 판매점 직원/음성변조 : "(그냥 스탠드 형으로 해도 이렇게 (덮개) 없이 나오는 건가요? 판넬 같은 것 없이?) 네네. 이렇게. 그니까 이렇게 막아주시면 돼요. 천이나 이런 걸로."]

SK매직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최군 가족의 입장에서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4년 동안 모두 6명이 식기 세척기 마감 잘못으로 부상을 당했다고 파악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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