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눕고 실신까지…학부모 반대에 부딪힌 혁신학교

입력 2018.12.14 (19:29) 수정 2018.12.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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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송파구의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에 입주할 예정인 학부모들이 단지 내에 혁신 초·중학교를 짓는 데 강하게 반발했는데, 결국 교육청이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교육을 해보자며 만든 혁신학교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하의 기온 속에서 학부모들이 목소리를 높입니다.

서울 송파구의 신규 아파트 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단지 내 초중학교 혁신학교 지정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교육청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학부모 : "저희 아이들의 장래가 걸린 문제입니다. 오죽하면 엄마들이 모든 것을 버려놓고 이 차가운 길바닥에서 저렇게 웅크리고 있겠습니까?"]

앞서 교육감과의 면담에선 바닥에 드러누우면서까지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한 학부모는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그냥 남들 다 가는 평범한 학교 가고 싶다고!"]

학부모들은 혁신학교가 들어서면 학력 저하가 우려되는데, 교육청이 동의 없이 강행했다고 반발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초등학교 애들도 4, 5. 6학년만 되면 애들이 일반 학교 다니는 애들이랑 자기네가 뒤쳐지는 걸 느끼니까, "엄마 나 어떡해 어떡해" 이렇게 하는 애들이 많다고 그러더라고요."]

결국 교육감이 한발 물러섰습니다.

혁신학교 지정을 유보하고 일반학교로 개교하기로 발표했습니다.

[장보성/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장학관 : "1년이 지난 다음에, 혁신학교에 대한 논의를 더 해 나갈 것인지 등은 온전하게 학교의 몫입니다."]

신설학교의 혁신학교 지정은 시도 교육청의 권한이지만, 학부모 반대에 지정을 포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혁신학교 만들기는 더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재 전국의 혁신 학교는 모두 천 5백여 곳.

문재인 정부는 교육분야 국정 과제로 혁신학교 확대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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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러눕고 실신까지…학부모 반대에 부딪힌 혁신학교
    • 입력 2018-12-14 19:32:06
    • 수정2018-12-14 19: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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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송파구의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에 입주할 예정인 학부모들이 단지 내에 혁신 초·중학교를 짓는 데 강하게 반발했는데, 결국 교육청이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교육을 해보자며 만든 혁신학교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하의 기온 속에서 학부모들이 목소리를 높입니다.

서울 송파구의 신규 아파트 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단지 내 초중학교 혁신학교 지정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교육청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학부모 : "저희 아이들의 장래가 걸린 문제입니다. 오죽하면 엄마들이 모든 것을 버려놓고 이 차가운 길바닥에서 저렇게 웅크리고 있겠습니까?"]

앞서 교육감과의 면담에선 바닥에 드러누우면서까지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한 학부모는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그냥 남들 다 가는 평범한 학교 가고 싶다고!"]

학부모들은 혁신학교가 들어서면 학력 저하가 우려되는데, 교육청이 동의 없이 강행했다고 반발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초등학교 애들도 4, 5. 6학년만 되면 애들이 일반 학교 다니는 애들이랑 자기네가 뒤쳐지는 걸 느끼니까, "엄마 나 어떡해 어떡해" 이렇게 하는 애들이 많다고 그러더라고요."]

결국 교육감이 한발 물러섰습니다.

혁신학교 지정을 유보하고 일반학교로 개교하기로 발표했습니다.

[장보성/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장학관 : "1년이 지난 다음에, 혁신학교에 대한 논의를 더 해 나갈 것인지 등은 온전하게 학교의 몫입니다."]

신설학교의 혁신학교 지정은 시도 교육청의 권한이지만, 학부모 반대에 지정을 포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혁신학교 만들기는 더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재 전국의 혁신 학교는 모두 천 5백여 곳.

문재인 정부는 교육분야 국정 과제로 혁신학교 확대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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