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암표 못 잡나? 안 잡나?…해외 사례는?

입력 2018.12.17 (07:03) 수정 2018.12.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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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질긴K-BTS·워너원도 모르는 티켓팅의 진실(풀버전)

KBS는 매크로를 돌려 연말연시 공연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제보를 받고, 암표와 관련된 다양한 소문들을 확인해보는 보도를 했습니다. 보도 직후 반향과 독자들의 질문을 담아 취재기를 정리해봤습니다.

Q1. 현재 암표는 불법인가요? 암표 처벌 규정 어떤 게 있나요?

A1. 네. 경기장이나 공연장 앞에서 암표를 팔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서 즉결심판을 받게 되는데 상황에 따라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반쪽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법에 따라서 암표 매매를 처벌할 수 있는 범위는 흥행장과 경기장, 역, 나루터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인데요. 인터넷이나 SNS 등 가상공간에서의 암표 매매는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연법, 경범죄처벌법 등 관련 법안 10여 개가 발의된 상태인데요, 안타깝게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특히 온라인상의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경범죄처벌법 일부 개정안의 경우 지난 19대 국회에도 발의됐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되기도 했습니다.

국회에 찾아갔습니다. 암표 관련 법안, 왜 국회에 계류 중인지 물었습니다. 공연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많은 경우 정치적인 쟁점 법안들에 의해서 뒤로 밀리는 현상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당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 온라인을 활용해서 이뤄지는 이런 새로운 행위들을 규율하는 법을 한꺼번에 정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경범죄처벌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관계 당국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직적이고 상습적인 암표 매매 행위를 금방 알 수 있다"며 "의원 입법도 입법이지만 사실 정부 법안 발의로 처리되면 훨씬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국회 못지 않게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관계부처인 문체부는 지난 5월에야 암표 근절 연구 용역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정부 부처의 조정을 거친 정부 합의안 역시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Q2. 이렇게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일부 연예기획사에서는 직접 '암표와의 전쟁'도 한다던데요?

A2. 네. 가수 아이유의 소속사 카카오 M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17일에 열린 아이유의 10주년 콘서트장도 찾아가 봤습니다. 1열부터 7열까지 앞좌석 예매자들을 입장 전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앞좌석은 비싸게 거래할 수 있어 암표상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팬들의 제보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팬들이 이메일 등을 통해 제보하면, 소속사에서 직접 암표를 구매해 역추적하는 방식입니다. 암표로 판명돼 취소 표가 되면 그 표를 제보한 팬에게 돌려줘서 큰 호응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2달 동안 부정 티켓 거래를 200건 넘게 적발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유 소속사 관계자는 "부정 거래 티켓이 만연하게 벌어지다 보니까 너무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는 팬분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돼 시작하게 됐다"며 "판매자의 개인정보와 그 사람이 본래 티켓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정황, 2가지 정도가 확인되면 부정 티켓 거래라고 간주하고 적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연예기획사들의 자구책 마련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암표를 뿌리 뽑기 위해선 범정부 차원에서 암표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Q3. 암표 문제 해결을 위해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가 있을까요?

A3. 네. 지난 12일 첫 보도가 나간 이후,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암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만한 의견들을 댓글로 주셨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우선, 가장 많이 나온 해외 사례는 일본의 사례입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일정 기간 접수를 받은 뒤 추첨을 하고 있습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원하는 사람들을 최대한 받아 놓고, 그 사람들 중에서 추첨하는 방식을 하게 되면 선착순인 현 상황의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티켓 재판매 시장을 인정해 합의된 규정하에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난 5월에야 암표 근절을 위한 연구 용역이 들어간 상태, 정부합의안마저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암표는 절대로 사지 말자'는 의식 개선이 가장 최선의 방안인 것 같습니다. 암표 근절 방안 의견을 받기 위해 제 메일을 열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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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7 07:03:55
    • 수정2018-12-17 07:05:28
    취재후·사건후
▲ 끈질긴K-BTS·워너원도 모르는 티켓팅의 진실(풀버전)

KBS는 매크로를 돌려 연말연시 공연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제보를 받고, 암표와 관련된 다양한 소문들을 확인해보는 보도를 했습니다. 보도 직후 반향과 독자들의 질문을 담아 취재기를 정리해봤습니다.

Q1. 현재 암표는 불법인가요? 암표 처벌 규정 어떤 게 있나요?

A1. 네. 경기장이나 공연장 앞에서 암표를 팔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서 즉결심판을 받게 되는데 상황에 따라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반쪽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법에 따라서 암표 매매를 처벌할 수 있는 범위는 흥행장과 경기장, 역, 나루터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인데요. 인터넷이나 SNS 등 가상공간에서의 암표 매매는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연법, 경범죄처벌법 등 관련 법안 10여 개가 발의된 상태인데요, 안타깝게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특히 온라인상의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경범죄처벌법 일부 개정안의 경우 지난 19대 국회에도 발의됐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되기도 했습니다.

국회에 찾아갔습니다. 암표 관련 법안, 왜 국회에 계류 중인지 물었습니다. 공연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많은 경우 정치적인 쟁점 법안들에 의해서 뒤로 밀리는 현상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당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 온라인을 활용해서 이뤄지는 이런 새로운 행위들을 규율하는 법을 한꺼번에 정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경범죄처벌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관계 당국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직적이고 상습적인 암표 매매 행위를 금방 알 수 있다"며 "의원 입법도 입법이지만 사실 정부 법안 발의로 처리되면 훨씬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국회 못지 않게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관계부처인 문체부는 지난 5월에야 암표 근절 연구 용역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정부 부처의 조정을 거친 정부 합의안 역시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Q2. 이렇게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일부 연예기획사에서는 직접 '암표와의 전쟁'도 한다던데요?

A2. 네. 가수 아이유의 소속사 카카오 M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17일에 열린 아이유의 10주년 콘서트장도 찾아가 봤습니다. 1열부터 7열까지 앞좌석 예매자들을 입장 전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앞좌석은 비싸게 거래할 수 있어 암표상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팬들의 제보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팬들이 이메일 등을 통해 제보하면, 소속사에서 직접 암표를 구매해 역추적하는 방식입니다. 암표로 판명돼 취소 표가 되면 그 표를 제보한 팬에게 돌려줘서 큰 호응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2달 동안 부정 티켓 거래를 200건 넘게 적발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유 소속사 관계자는 "부정 거래 티켓이 만연하게 벌어지다 보니까 너무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는 팬분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돼 시작하게 됐다"며 "판매자의 개인정보와 그 사람이 본래 티켓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정황, 2가지 정도가 확인되면 부정 티켓 거래라고 간주하고 적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연예기획사들의 자구책 마련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암표를 뿌리 뽑기 위해선 범정부 차원에서 암표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Q3. 암표 문제 해결을 위해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가 있을까요?

A3. 네. 지난 12일 첫 보도가 나간 이후,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암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만한 의견들을 댓글로 주셨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우선, 가장 많이 나온 해외 사례는 일본의 사례입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일정 기간 접수를 받은 뒤 추첨을 하고 있습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원하는 사람들을 최대한 받아 놓고, 그 사람들 중에서 추첨하는 방식을 하게 되면 선착순인 현 상황의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티켓 재판매 시장을 인정해 합의된 규정하에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난 5월에야 암표 근절을 위한 연구 용역이 들어간 상태, 정부합의안마저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암표는 절대로 사지 말자'는 의식 개선이 가장 최선의 방안인 것 같습니다. 암표 근절 방안 의견을 받기 위해 제 메일을 열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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