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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붕괴 위험’ 오피스텔…“어디로 가야 하나요?”
입력 2018.12.17 (08:29) 수정 2018.12.17 (13:58)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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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붕괴 위험’ 오피스텔…“어디로 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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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내가 일하는 건물의 기둥이 이런 상태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데요.

서울 강남 한복판의 오피스텔 얘기입니다.

붕괴 위험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입주민들이나 업체들은 건물에서 퇴거하고 있는데요.

'큰일'을 미연에 방지한 것은 다행이지만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어버린 업체들의 상황은 말 그대로 심각합니다.

지금은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13일 0시부로 사용이 금지된 서울 강남 오피스텔 빌딩.

강남 한복판의 평일 업무 시간이지만, 이 건물 주변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시민 : "우리 회사에서 이쪽으로 다니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위험하다고."]

양희란/서울시 구로구 : "불안해서 이렇게 뒤로 많이 돌아서 다녀요. 삼풍백화점처럼 이게 무너질까 봐서 뒤로 돌아서 다니고 그래요. 겁나요."]

겉으로 보기엔 인근 건물들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오피스텔 건물.

1991년에 지어져 올해로 27년째 되는 지상 15층, 지하 7층짜리 이 건물에는 법률사무소, 유통회사 등 80개 업체가 입주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드러난 건 지난달 말쯤, 이 건물 2층에서 내부 공사를 진행하던 인테리어 업체가 건물의 주 기둥에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발견한 겁니다.

업체는 강남구청에 이 사실을 알리고 점검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눈에 보기에도 심각해 보이는데, 어떤 상태일까요?

[안양환/한국건설관리공사 대외협력단장 : "주철근이라고 그게 다 드러나 있어요. 현재 그 기둥은 상부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받아줄 수 있는 걸 완전히 상실한 상태예요. 그것은 기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지금은."]

천장을 떠받치는 주 기둥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데다, 벽에 심각한 균열까지 발견되면서, 안전을 진단한 전문가들은 '붕괴 위험'을 경고했고,

급기야 지난 12일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퇴거명령이 떨어진 겁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 : "안내방송으로 했습니다. (건물이) 위험진단이 나와서 부득이하게 퇴거를 해야겠다 좀 요청한다고 그런 식으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던 거였죠."]

[입주 업체 관계자 : "(전날에도) 건물 측에서는 저희한테 정확한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거죠. 오히려 보도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12일) 강남 지역 이삿짐센터들이 그날 다 대처가 안 되는 거예요. 굉장히 멀리 있는 용달차를 섭외해서 저희 직원들이 손으로 날라서."]

평소처럼 업무를 보다가 영문도 모른 채 급히 건물을 빠져나가야 했던 입주민들.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 : "우는 직원도 있었고. 14층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내려오면서도 좀 많이 무서웠고요 사실은. 어떻게 이런 곳에서 제가 12년 동안 근무를 하고 있었는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죠."]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는데, 이상 징후들이 떠올랐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효진/입주 업체 직원 : "직감적으로 이게 심상치 않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8일) 저희 직원 분이 근무를 하시다가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건물이 갑자기 흔들리는 걸 느끼셨대요. 그때 무심코 넘겼는데……."]

출입 제한된 13일 이후에도 이사 준비에 나서는 업체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입주 업체 직원 : "막막하죠. 일단은 하라는 대로 해야 하니까. 뭐 구청에서도 이야기한 거고. 건물 쪽에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거니까."]

갑작스럽게 지인 사무실에 임시로 거처를 마련한 한 업체.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을 벗어난 것도 감지덕지 해야 할 판이지만, 일주일 후에는 또 사무실을 옮겨야 합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 : "일이 안 되니까요. 어쩔 수 없이 지금 뭐 그냥 상황에 맞춰서 그냥 이사를 하는 거죠. (임시 사무실에도) 전화도 이전해야 하고, 인터넷 전화라는 게 바로 하루아침에 이전되는 게 아니잖아요. 선도 다 깔아 쓰고 해야 해서 거의 업무가 진행되지 않았고요. (이사 가면) 인터넷 전화를 바꾸고, 또 회선을 이전시키고."]

대책도 없이 쫓겨나다시피 나온 업체들, 지금은 어떤 상태일까요?

[입주 업체 관계자 : "어제 일본 바이어들 커피숍에서 양모 이불하고 여러 가지 하는데 펼치고 할 수 없어서 뭐 피해가 엄청나죠. (직원들이) 다 흩어져서 다방이고 어디고 바깥에서 설명회하고 너무 힘들죠."]

[입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온라인 증권 서비스업을 하고 있고, 회원님들에게 지장이 없도록 서비스를 제공해 드려야 하는데, (업무 중단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다 보니까 매출에 대한 피해, 진짜 회사가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 오고……."]

이렇게 생업 차질은 물론, 하루하루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 급히 새 사무실을 얻었습니다.

입주 1년 만에 다시 이사를 하게 됐는데. 40명의 직원들은 아직도 지금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안전진단이) E등급이라는 것도 굉장히 놀랐지만, 정말 이렇게 빨리 바로 나가라고 할지는 몰랐습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막연하게 나왔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회사 자금으로 어쩔 수 없이 그냥 구한 거죠."]

사무실을 얻은 업체들은 그나마 다행, 아직, 절반 정도는 이사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연말에 저희 업무가 집중이 되다 보니까 굉장히 업무량이 많습니다.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거고요. 그리고 저는 은행이라든지 조합이라든지 직접 발로 가서 업무를 봐서. (새 사무실도) 오늘 한두 군데 갔다 와 봤는데 그건 제 조건에 안 맞고, 첫 번째는 임대료 그 전세금 (보증금)이라고 해야 하나 그걸 이제 돌려받아야 또 가는 거니까."]

여기에다 업체 직원들, 입주민들의 정신적인 충격도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 : "제2의 삼풍 사태가 나나 했죠. 깜짝 놀랐죠. 2층에서 이사를 안 했으면 (기둥을) 발견 못 했으면 여기가 무너졌을 가능성이 크죠. 너무 놀랐죠. 우리는 이 안에서 무너져서 깔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섬뜩하더라고요."]

[입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실질적으로 잠을 좀 못 잤고요. 그리고 심장이 계속 콩닥콩닥 되면서 마음이 굉장히 힘이 듭니다."]

이번 주부터 응급보강공사를 한 뒤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가면 내년 3월에야 철거나 개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리 사각지대 우려 속에 "혹시 우리 건물은?" 하는 때아닌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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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7 (08:29)
    • 수정 2018.12.17 (13:58)
    아침뉴스타임
[뉴스 따라잡기] ‘붕괴 위험’ 오피스텔…“어디로 가야 하나요?”
[기자]

내가 일하는 건물의 기둥이 이런 상태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데요.

서울 강남 한복판의 오피스텔 얘기입니다.

붕괴 위험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입주민들이나 업체들은 건물에서 퇴거하고 있는데요.

'큰일'을 미연에 방지한 것은 다행이지만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어버린 업체들의 상황은 말 그대로 심각합니다.

지금은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13일 0시부로 사용이 금지된 서울 강남 오피스텔 빌딩.

강남 한복판의 평일 업무 시간이지만, 이 건물 주변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시민 : "우리 회사에서 이쪽으로 다니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위험하다고."]

양희란/서울시 구로구 : "불안해서 이렇게 뒤로 많이 돌아서 다녀요. 삼풍백화점처럼 이게 무너질까 봐서 뒤로 돌아서 다니고 그래요. 겁나요."]

겉으로 보기엔 인근 건물들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오피스텔 건물.

1991년에 지어져 올해로 27년째 되는 지상 15층, 지하 7층짜리 이 건물에는 법률사무소, 유통회사 등 80개 업체가 입주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드러난 건 지난달 말쯤, 이 건물 2층에서 내부 공사를 진행하던 인테리어 업체가 건물의 주 기둥에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발견한 겁니다.

업체는 강남구청에 이 사실을 알리고 점검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눈에 보기에도 심각해 보이는데, 어떤 상태일까요?

[안양환/한국건설관리공사 대외협력단장 : "주철근이라고 그게 다 드러나 있어요. 현재 그 기둥은 상부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받아줄 수 있는 걸 완전히 상실한 상태예요. 그것은 기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지금은."]

천장을 떠받치는 주 기둥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데다, 벽에 심각한 균열까지 발견되면서, 안전을 진단한 전문가들은 '붕괴 위험'을 경고했고,

급기야 지난 12일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퇴거명령이 떨어진 겁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 : "안내방송으로 했습니다. (건물이) 위험진단이 나와서 부득이하게 퇴거를 해야겠다 좀 요청한다고 그런 식으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던 거였죠."]

[입주 업체 관계자 : "(전날에도) 건물 측에서는 저희한테 정확한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거죠. 오히려 보도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12일) 강남 지역 이삿짐센터들이 그날 다 대처가 안 되는 거예요. 굉장히 멀리 있는 용달차를 섭외해서 저희 직원들이 손으로 날라서."]

평소처럼 업무를 보다가 영문도 모른 채 급히 건물을 빠져나가야 했던 입주민들.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 : "우는 직원도 있었고. 14층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내려오면서도 좀 많이 무서웠고요 사실은. 어떻게 이런 곳에서 제가 12년 동안 근무를 하고 있었는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죠."]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는데, 이상 징후들이 떠올랐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효진/입주 업체 직원 : "직감적으로 이게 심상치 않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8일) 저희 직원 분이 근무를 하시다가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건물이 갑자기 흔들리는 걸 느끼셨대요. 그때 무심코 넘겼는데……."]

출입 제한된 13일 이후에도 이사 준비에 나서는 업체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입주 업체 직원 : "막막하죠. 일단은 하라는 대로 해야 하니까. 뭐 구청에서도 이야기한 거고. 건물 쪽에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거니까."]

갑작스럽게 지인 사무실에 임시로 거처를 마련한 한 업체.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을 벗어난 것도 감지덕지 해야 할 판이지만, 일주일 후에는 또 사무실을 옮겨야 합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 : "일이 안 되니까요. 어쩔 수 없이 지금 뭐 그냥 상황에 맞춰서 그냥 이사를 하는 거죠. (임시 사무실에도) 전화도 이전해야 하고, 인터넷 전화라는 게 바로 하루아침에 이전되는 게 아니잖아요. 선도 다 깔아 쓰고 해야 해서 거의 업무가 진행되지 않았고요. (이사 가면) 인터넷 전화를 바꾸고, 또 회선을 이전시키고."]

대책도 없이 쫓겨나다시피 나온 업체들, 지금은 어떤 상태일까요?

[입주 업체 관계자 : "어제 일본 바이어들 커피숍에서 양모 이불하고 여러 가지 하는데 펼치고 할 수 없어서 뭐 피해가 엄청나죠. (직원들이) 다 흩어져서 다방이고 어디고 바깥에서 설명회하고 너무 힘들죠."]

[입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온라인 증권 서비스업을 하고 있고, 회원님들에게 지장이 없도록 서비스를 제공해 드려야 하는데, (업무 중단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다 보니까 매출에 대한 피해, 진짜 회사가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 오고……."]

이렇게 생업 차질은 물론, 하루하루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 급히 새 사무실을 얻었습니다.

입주 1년 만에 다시 이사를 하게 됐는데. 40명의 직원들은 아직도 지금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안전진단이) E등급이라는 것도 굉장히 놀랐지만, 정말 이렇게 빨리 바로 나가라고 할지는 몰랐습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막연하게 나왔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회사 자금으로 어쩔 수 없이 그냥 구한 거죠."]

사무실을 얻은 업체들은 그나마 다행, 아직, 절반 정도는 이사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연말에 저희 업무가 집중이 되다 보니까 굉장히 업무량이 많습니다.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거고요. 그리고 저는 은행이라든지 조합이라든지 직접 발로 가서 업무를 봐서. (새 사무실도) 오늘 한두 군데 갔다 와 봤는데 그건 제 조건에 안 맞고, 첫 번째는 임대료 그 전세금 (보증금)이라고 해야 하나 그걸 이제 돌려받아야 또 가는 거니까."]

여기에다 업체 직원들, 입주민들의 정신적인 충격도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입주 업체 관계자 : "제2의 삼풍 사태가 나나 했죠. 깜짝 놀랐죠. 2층에서 이사를 안 했으면 (기둥을) 발견 못 했으면 여기가 무너졌을 가능성이 크죠. 너무 놀랐죠. 우리는 이 안에서 무너져서 깔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섬뜩하더라고요."]

[입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실질적으로 잠을 좀 못 잤고요. 그리고 심장이 계속 콩닥콩닥 되면서 마음이 굉장히 힘이 듭니다."]

이번 주부터 응급보강공사를 한 뒤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가면 내년 3월에야 철거나 개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리 사각지대 우려 속에 "혹시 우리 건물은?" 하는 때아닌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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