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리그 야구팀? 실체는 학원

입력 2018.12.17 (16:47) 수정 2018.12.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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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천 미라클 야구단

독립리그 야구팀이 아니라 '야구 아카데미'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성남 투아이센터 야구학교 이상일 사장은 "한국의 독립야구리그 팀은 아카데미(학원)로 규정하는 게 맞다. 미국, 일본의 경우는 선수들이 일정액의 월급을 받는 구조라서 정확하게 독립야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가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은 아카데미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독립야구리그 팀들은 선수들에게 돈을 받는다. 교육비, 회비 명목이다. 학원비를 내고 야구를 배우고 '그들만의 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엔 현재 7개의 독립리그 팀이 있다. 성남 블루팬더스, 고양 위너스, 양주 레볼루션, 연천 미라클, 파주 챌린저스, 서울 저니맨, 의정부 신한대학교.

이상일 사장은 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월 40만 원~100만 원의 교육비를 받는다고 했다. 대부분 숙소와 식사비, 버스 운용비로 사용된다. 식사비는 하루에 몇 끼니를 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연천 미라클만 지자체로부터 연간 2억 원 지원금 받아

현재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팀은 연천 미라클 뿐이다. 연간 2억 원이다. 독립야구팀 이름 앞에 도시명이 붙어 있는데 이상일 사장은 "어떤 독립야구팀은 사전 협의 없이 지자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대부분의 독립야구팀이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독립야구팀들은 선수들에게 돈을 받아도 당연히 적자로 운영된다.

일본은 3개 권역에 18개 팀

일본의 독립야구리그는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크게 3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다. 시코쿠 리그(4개 팀), 루트 인 BC 리그(10개 팀), 간사이 리그(4개 팀). 도쿄에서 스포츠 서비스업을 운영하고 있는 정용기 사장은 "현재 8명의 한국 선수(최근 연천 미라클에서 효고 팀으로 간 권현우 포함)가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일본 독립야구 팀들은 해당 지자체와 밀착 관계에 있다. 연고지 기업들이 후원을 많이 하고 지역민들의 호응도 좋아 2천~3천 명의 관중이 들어올 때도 있다. 프로팀에 지명을 못 받은 선수들은 프로로 진출하기 위해 최선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입단 테스트를 기다린다.

2개 독립야구리그 갈등 폭발

한국의 독립리그는 이달 초까지 두 개로 나뒤어 있었다. 지난해 1년 먼저 리그가 시행된 한국독립야구연맹와 올해 리그를 치른 경기도챌린지리그다. 그러다 한국독립야구연맹의 연천, 파주 2개 팀이 기존 성남, 고양, 양주 3개로 이뤄진 경기도챌린지리그로 넘어갔다. 두 리그의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5개 팀으로 구성된 '경기도독립야구연맹'이 새로 생겨났는데 큰 갈등이 빚어졌다. 당장 '2개 팀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한국독립야구연맹엔 이제 2개 팀(서울 저니맨, 의정부 신한대학교) 밖에 남지 않았다.

독립리그 발전 방향은?

연고성을 강화해야 한다. 연천 미라클 사례처럼 해당 지자체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야구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KBO의 지원도 필요하다. 이상일 사장은 "독립야구리그가 잘 되려면 경기 운영에 대한 KBO의 제반 비용 협조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 후원 업체도 물색해서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패자부활을 노리는 야구 청춘들이 프로로 진출하기 위해 교두보로 삼고 있는 독립야구리그. 단순히 '야구학원'에 그치지 않으려면 독립야구단 지도자들의 열정도 프로 구단 못지 않아야 한다. 독립야구팀에서 프로로 간 선수는 지금까지 서너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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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7 16:47:24
    • 수정2018-12-17 17:25:13
    취재K
▲ 연천 미라클 야구단

독립리그 야구팀이 아니라 '야구 아카데미'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성남 투아이센터 야구학교 이상일 사장은 "한국의 독립야구리그 팀은 아카데미(학원)로 규정하는 게 맞다. 미국, 일본의 경우는 선수들이 일정액의 월급을 받는 구조라서 정확하게 독립야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가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은 아카데미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독립야구리그 팀들은 선수들에게 돈을 받는다. 교육비, 회비 명목이다. 학원비를 내고 야구를 배우고 '그들만의 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엔 현재 7개의 독립리그 팀이 있다. 성남 블루팬더스, 고양 위너스, 양주 레볼루션, 연천 미라클, 파주 챌린저스, 서울 저니맨, 의정부 신한대학교.

이상일 사장은 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월 40만 원~100만 원의 교육비를 받는다고 했다. 대부분 숙소와 식사비, 버스 운용비로 사용된다. 식사비는 하루에 몇 끼니를 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연천 미라클만 지자체로부터 연간 2억 원 지원금 받아

현재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팀은 연천 미라클 뿐이다. 연간 2억 원이다. 독립야구팀 이름 앞에 도시명이 붙어 있는데 이상일 사장은 "어떤 독립야구팀은 사전 협의 없이 지자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대부분의 독립야구팀이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독립야구팀들은 선수들에게 돈을 받아도 당연히 적자로 운영된다.

일본은 3개 권역에 18개 팀

일본의 독립야구리그는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크게 3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다. 시코쿠 리그(4개 팀), 루트 인 BC 리그(10개 팀), 간사이 리그(4개 팀). 도쿄에서 스포츠 서비스업을 운영하고 있는 정용기 사장은 "현재 8명의 한국 선수(최근 연천 미라클에서 효고 팀으로 간 권현우 포함)가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일본 독립야구 팀들은 해당 지자체와 밀착 관계에 있다. 연고지 기업들이 후원을 많이 하고 지역민들의 호응도 좋아 2천~3천 명의 관중이 들어올 때도 있다. 프로팀에 지명을 못 받은 선수들은 프로로 진출하기 위해 최선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입단 테스트를 기다린다.

2개 독립야구리그 갈등 폭발

한국의 독립리그는 이달 초까지 두 개로 나뒤어 있었다. 지난해 1년 먼저 리그가 시행된 한국독립야구연맹와 올해 리그를 치른 경기도챌린지리그다. 그러다 한국독립야구연맹의 연천, 파주 2개 팀이 기존 성남, 고양, 양주 3개로 이뤄진 경기도챌린지리그로 넘어갔다. 두 리그의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5개 팀으로 구성된 '경기도독립야구연맹'이 새로 생겨났는데 큰 갈등이 빚어졌다. 당장 '2개 팀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한국독립야구연맹엔 이제 2개 팀(서울 저니맨, 의정부 신한대학교) 밖에 남지 않았다.

독립리그 발전 방향은?

연고성을 강화해야 한다. 연천 미라클 사례처럼 해당 지자체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야구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KBO의 지원도 필요하다. 이상일 사장은 "독립야구리그가 잘 되려면 경기 운영에 대한 KBO의 제반 비용 협조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 후원 업체도 물색해서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패자부활을 노리는 야구 청춘들이 프로로 진출하기 위해 교두보로 삼고 있는 독립야구리그. 단순히 '야구학원'에 그치지 않으려면 독립야구단 지도자들의 열정도 프로 구단 못지 않아야 한다. 독립야구팀에서 프로로 간 선수는 지금까지 서너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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