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블랙아이스’에 미끌…겨울철 교통사고 주범

입력 2018.12.19 (08:30) 수정 2018.12.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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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추운 겨울, 운전자 분들 특히 조심해야 할 계절입니다.

눈이나 비라도 오면 빙판이 된 도로위에서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되기 마련인데요.

그런데, 맑은 날도 예외는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아스팔트 같은데 사실은 살얼음인 바로 '블랙아이스' 때문에 요즘 도로가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그제 오전, 충남 홍성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가 출동을 했습니다.

도착한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는데요.

종잇장처럼 구겨져있는 차량들이 마구 뒤엉켜있어 접근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차에 불 붙었어요! 일단은 빨리 사람부터 꺼내야 해!"]

[김영현/홍성소방서 현장대응팀 : "출동 이후로도 뒷부분에서는 사고가 계속 발생하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정확한 사고 규모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사고 하루가 지났지만 도로 여기저기에 당시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3중 추돌사고라는 신고를 받고 나갔지만 현장에 나가보니 8대의 차량이 뒤엉켜있었습니다.

결국 한 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는데요.

[김영현/홍성소방서 현장대응팀 : "이송 중에 출혈이 워낙에 심했고요. 병원에 도착한 이후에 사망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당시 사고차량의 모습인데요. 한 눈에 봐도 사고가 얼마나 컸는지 가늠이 될 정도입니다.

[최관규/견인차량 기사 : "보통 사고가 나면 견인차가 앞을 들고 견인조치를 하는데 뒤가 끌리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파손이 너무 심해서. 그래서 좀 큰 차들이 가서 차를 아예 들어서 업어서 왔으니까요. 단순한 견인 조치가 안 돼서."]

자, 그런데, 다중 추돌 사고가 난 지점. 평소에는 교통사고 위험이 거의 없는 구간이라고 합니다.

[이명우/홍성경찰서 경비교통과장 : "중앙분리대 있고 시야 확보가 다 되는데 거든요. 직선도로고요."]

차량 여덟 대가 뒤엉키면서 추돌할 곳이 아니라는 건데요.

눈과 비도 오지 않았던 아침. 대체 대형사고의 원인은 뭘까요?

경찰은 그 날 사고의 원인을 도로위에 낀 살얼음, 이른바 '블랙아이스' 때문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명우/홍성경찰서 경비교통과장 : "그 옆에 바로 하천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안개가 새벽부터 끼면서 그런거 같아요. 안개가 내려앉으면서 언 거예요. 그 구간이 다 그렇게 블랙아이스였어요."]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떨어질 경우 눈이나 비가 도로 표면에서 얼면서 생깁니다.

매연과 먼지가 아스팔트 표면에 붙으면서 검은색을 띠게 돼 얼음판이 운전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더욱 위험한데요, 실제 앞서 다중 추돌사고가 난 시각, 홍성 곳곳에서 교통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최관규/견인차량 기사 : "한 대씩 단독사고들이 여러 군데 있었어요.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해서 내리막길 커브길 그늘진 곳에서 단독 사고들이 몇 군데 있었어요."]

[김영현/홍성소방서 현장대응팀 : "어제(17일) 홍성군에서 교통사고 건수는 11건이고요. 대부분 도로 결빙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였습니다."]

같은 날, 경남 창원의 한 도로에서도 1톤 화물차가 미끄러져 60대 동승자가 숨지는가 하면, 고가도로에서 차량 석대가 연달아 부딪혀 운전자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모두 '블랙아이스' 현상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승용차 운전자/음성변조 : "그전에는 다 녹아있었는데 이 구간이 교량이라 그 위가 얼어서 녹지 않아서……."]

블랙아이스 도로 잘 기억하시죠. 일반 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 6배나 더 미끄럽다고 합니다.

시속 50km로 주행할 때 마른 노면보다 제동거리도 4배 이상 깁니다. 때문에 늘 다니던 도로에서도 예상치 못한 사고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 : "익숙한 길이라서 출근하던 중에 브레이크 밟으니까 앞바퀴가 밀리면서 뒷바퀴가 돌아가더라고요. 제동이 안 되고 스키 타는 것처럼 쭉 밀려 나가더라고요."]

전문가들은 겨울철 도로 위 블랙아이스는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만큼 운전자의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빙판길 자체는 아예 눈에 띄기 때문에 저속운행을 하거든요. 블랙 아이스 같은 경우는 아스팔트같이 보이기 때문에 평상시 속도를 낸다는 거죠. 제동이라도 하게 되면 차가 돌아가면서 중앙선을 침범한다든지 추돌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인명사고라든지 사고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블랙아이스 현상이 잘 생기는 곳이 따로 있다는데요.

운전자 분들, 겨울철 해가 완전히 뜨기 전 이른 아침, 교통량이 한산한 외곽지역이나 터널 출입구 등을 지날 때 속도를 낮추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유지하셔야 합니다.

터널 앞뒤 구간이나 다리 위는 빙판길일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안전운행해야 하는 구간으로 꼽힙니다.

일반 도로는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 때문에 결빙 속도가 느리지만 교량은 공중에 떠 있어 바람의 영향으로 빨리 얼고 늦게 녹는 겁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교량 위라든지 햇빛이 늦게 드는 산비탈 같은데 음지 같은 경우에 특히 도로가 회전하는 구간 같은 데는 미리 속도를 낮춰서 안전하게 진입하는 안전 운전 요령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이것도 기억하시죠.

고층건물 옆 도로나 산 모퉁이 같은 그늘진 도로를 지날 때 역시 급제동과 급가속을 피하고 차가 미끄러지는 상황이라면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는 것도 사고를 막는 예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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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블랙아이스’에 미끌…겨울철 교통사고 주범
    • 입력 2018-12-19 08:34:08
    • 수정2018-12-19 08:49:15
    아침뉴스타임
[기자]

추운 겨울, 운전자 분들 특히 조심해야 할 계절입니다.

눈이나 비라도 오면 빙판이 된 도로위에서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되기 마련인데요.

그런데, 맑은 날도 예외는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아스팔트 같은데 사실은 살얼음인 바로 '블랙아이스' 때문에 요즘 도로가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그제 오전, 충남 홍성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가 출동을 했습니다.

도착한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는데요.

종잇장처럼 구겨져있는 차량들이 마구 뒤엉켜있어 접근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차에 불 붙었어요! 일단은 빨리 사람부터 꺼내야 해!"]

[김영현/홍성소방서 현장대응팀 : "출동 이후로도 뒷부분에서는 사고가 계속 발생하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정확한 사고 규모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사고 하루가 지났지만 도로 여기저기에 당시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3중 추돌사고라는 신고를 받고 나갔지만 현장에 나가보니 8대의 차량이 뒤엉켜있었습니다.

결국 한 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는데요.

[김영현/홍성소방서 현장대응팀 : "이송 중에 출혈이 워낙에 심했고요. 병원에 도착한 이후에 사망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당시 사고차량의 모습인데요. 한 눈에 봐도 사고가 얼마나 컸는지 가늠이 될 정도입니다.

[최관규/견인차량 기사 : "보통 사고가 나면 견인차가 앞을 들고 견인조치를 하는데 뒤가 끌리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파손이 너무 심해서. 그래서 좀 큰 차들이 가서 차를 아예 들어서 업어서 왔으니까요. 단순한 견인 조치가 안 돼서."]

자, 그런데, 다중 추돌 사고가 난 지점. 평소에는 교통사고 위험이 거의 없는 구간이라고 합니다.

[이명우/홍성경찰서 경비교통과장 : "중앙분리대 있고 시야 확보가 다 되는데 거든요. 직선도로고요."]

차량 여덟 대가 뒤엉키면서 추돌할 곳이 아니라는 건데요.

눈과 비도 오지 않았던 아침. 대체 대형사고의 원인은 뭘까요?

경찰은 그 날 사고의 원인을 도로위에 낀 살얼음, 이른바 '블랙아이스' 때문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명우/홍성경찰서 경비교통과장 : "그 옆에 바로 하천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안개가 새벽부터 끼면서 그런거 같아요. 안개가 내려앉으면서 언 거예요. 그 구간이 다 그렇게 블랙아이스였어요."]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떨어질 경우 눈이나 비가 도로 표면에서 얼면서 생깁니다.

매연과 먼지가 아스팔트 표면에 붙으면서 검은색을 띠게 돼 얼음판이 운전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더욱 위험한데요, 실제 앞서 다중 추돌사고가 난 시각, 홍성 곳곳에서 교통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최관규/견인차량 기사 : "한 대씩 단독사고들이 여러 군데 있었어요.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해서 내리막길 커브길 그늘진 곳에서 단독 사고들이 몇 군데 있었어요."]

[김영현/홍성소방서 현장대응팀 : "어제(17일) 홍성군에서 교통사고 건수는 11건이고요. 대부분 도로 결빙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였습니다."]

같은 날, 경남 창원의 한 도로에서도 1톤 화물차가 미끄러져 60대 동승자가 숨지는가 하면, 고가도로에서 차량 석대가 연달아 부딪혀 운전자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모두 '블랙아이스' 현상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승용차 운전자/음성변조 : "그전에는 다 녹아있었는데 이 구간이 교량이라 그 위가 얼어서 녹지 않아서……."]

블랙아이스 도로 잘 기억하시죠. 일반 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 6배나 더 미끄럽다고 합니다.

시속 50km로 주행할 때 마른 노면보다 제동거리도 4배 이상 깁니다. 때문에 늘 다니던 도로에서도 예상치 못한 사고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 : "익숙한 길이라서 출근하던 중에 브레이크 밟으니까 앞바퀴가 밀리면서 뒷바퀴가 돌아가더라고요. 제동이 안 되고 스키 타는 것처럼 쭉 밀려 나가더라고요."]

전문가들은 겨울철 도로 위 블랙아이스는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만큼 운전자의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빙판길 자체는 아예 눈에 띄기 때문에 저속운행을 하거든요. 블랙 아이스 같은 경우는 아스팔트같이 보이기 때문에 평상시 속도를 낸다는 거죠. 제동이라도 하게 되면 차가 돌아가면서 중앙선을 침범한다든지 추돌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인명사고라든지 사고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블랙아이스 현상이 잘 생기는 곳이 따로 있다는데요.

운전자 분들, 겨울철 해가 완전히 뜨기 전 이른 아침, 교통량이 한산한 외곽지역이나 터널 출입구 등을 지날 때 속도를 낮추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유지하셔야 합니다.

터널 앞뒤 구간이나 다리 위는 빙판길일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안전운행해야 하는 구간으로 꼽힙니다.

일반 도로는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 때문에 결빙 속도가 느리지만 교량은 공중에 떠 있어 바람의 영향으로 빨리 얼고 늦게 녹는 겁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교량 위라든지 햇빛이 늦게 드는 산비탈 같은데 음지 같은 경우에 특히 도로가 회전하는 구간 같은 데는 미리 속도를 낮춰서 안전하게 진입하는 안전 운전 요령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이것도 기억하시죠.

고층건물 옆 도로나 산 모퉁이 같은 그늘진 도로를 지날 때 역시 급제동과 급가속을 피하고 차가 미끄러지는 상황이라면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는 것도 사고를 막는 예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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