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 “나는 왜 승부 조작 브로커가 됐나?” ②

입력 2018.12.19 (16:28) 수정 2018.12.1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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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프로야구계에 큰 충격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프로야구에서 영구 실격 처리된 문우람 사건은 프로야구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문우람은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지만, 문우람의 잘못이 없지 않다고 보는 팬도 상당수다.

승부 조작 브로커인 조 씨를 투수 이태양에게 소개한 사실과 함께 본인은 돈 가방인 줄 몰랐다고 하지만,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의 대가인 돈을 중간에서 전달한 것, 그리고 중고명품시계, 명품 청바지와 운동화 등 675만 원에 이르는 금품을 받은 점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문우람 사건은 그 자체로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하나의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다.

브로커 조씨가 술값 내주고 선물 사주며 접근하자 쉽게 빠져들어.
"선수 '매니지먼트 준비하는 사업가'라는 말에 의심하지 않았다"

먼저 문우람이 승부 조작 브로커 조 씨를 만나게 된 장소다. 문우람은 2014년 시즌을 마치고 팀 선배 2명과 함께 강남의 한 클럽에 놀러 갔다가 거기서 조 씨를 만나게 된다. 조 씨는 처음에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고 접근해 사진을 찍자고 하고, 술값을 대신 계산해주면서 문우람과 선수들의 호감을 샀다.

이후 조 씨는 프로야구 선수 매니지먼트를 준비하는 사업가라고 하면서 에이전트를 하려면 관리할 선수들이 필요하니 문우람에게 선수들을 소개해 달라고 하고, 이후에도 술값과 선물 등을 후원해주며 의심을 피하는 방법을 썼다.

조 씨는 "지금 쓰는 술값과 선물은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다. 선수들이 FA가 됐을 때 7%를 달라"고 했고, 문우람은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술이나 선물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실제 승부 조작이 일어난 뒤, 문우람은 조씨가 돈이 든 가방을 주자, 그것을 이태양에게 전달하면서 승부 조작 브로커 구실을 한 선수로 지목된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 조 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빠져든 문우람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밝혔다. 이유 없이 베푸는 호의를 경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음도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KBO와 구단, '선수 관리'에 대한 재점검 필요
교육 통해 '선수 = 공인'이라는 사실 일깨워 줘야

문우람이나 이태양이 이처럼 승부 조작 브로커에게 빠져든 과정에서 한국야구위원회 KBO와 넥센 구단은 아무 책임없이 자유로울까?
문우람이나 이태양 등 젊은 선수들이 경기 후 클럽에 놀러 가거나 술을 마신 것은 사적인 영역이고 구단은 훈련과 경기 시간에만 선수들을 관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 수도 있다. 경기 종료 이후의 시간까지 구단이 선수들을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사생활을 지나치게 제약하고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선수의 사생활을 모두 개인의 문제로 돌려서는 안된다. 특히 리그와 구단 전체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구단은 공인으로서 프로야구 선수의 인식과 행동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푸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 일탈과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KBO와 구단에서도 평소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프로농구, 올 시즌부터 합숙 생활 전면 폐지
사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예방 교육 실행 중

올 시즌부터 합숙 생활을 전면 폐지한 프로농구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한국농구연맹과 각 구단은 선수는 공인이라는 사실을 반복 교육을 통해 일깨우는 한편 사고를 막기 위한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밖에서 섭취하는 음식물로 제기될 수 있는 불법 도핑과 음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불법 스포츠 토토로 야기되는 폐해와 남녀 간의 사생활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그리고 SNS 등을 잘못 활용했을 때 일어나는 문제 등에 대해서 사례 연구 등을 통해 미리 알려주고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교육이다.

과거를 통해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실패를 반성하지 않는 집단의 장래는 어둡다. 더 앞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닫아놓고,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도 스스로 축소하기 때문이다.

[연관기사] 문우람 “나는 왜 승부 조작 브로커가 됐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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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우람 “나는 왜 승부 조작 브로커가 됐나?” ②
    • 입력 2018-12-19 16:28:29
    • 수정2018-12-19 16:28:54
    취재K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프로야구계에 큰 충격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프로야구에서 영구 실격 처리된 문우람 사건은 프로야구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문우람은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지만, 문우람의 잘못이 없지 않다고 보는 팬도 상당수다.

승부 조작 브로커인 조 씨를 투수 이태양에게 소개한 사실과 함께 본인은 돈 가방인 줄 몰랐다고 하지만,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의 대가인 돈을 중간에서 전달한 것, 그리고 중고명품시계, 명품 청바지와 운동화 등 675만 원에 이르는 금품을 받은 점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문우람 사건은 그 자체로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하나의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다.

브로커 조씨가 술값 내주고 선물 사주며 접근하자 쉽게 빠져들어.
"선수 '매니지먼트 준비하는 사업가'라는 말에 의심하지 않았다"

먼저 문우람이 승부 조작 브로커 조 씨를 만나게 된 장소다. 문우람은 2014년 시즌을 마치고 팀 선배 2명과 함께 강남의 한 클럽에 놀러 갔다가 거기서 조 씨를 만나게 된다. 조 씨는 처음에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고 접근해 사진을 찍자고 하고, 술값을 대신 계산해주면서 문우람과 선수들의 호감을 샀다.

이후 조 씨는 프로야구 선수 매니지먼트를 준비하는 사업가라고 하면서 에이전트를 하려면 관리할 선수들이 필요하니 문우람에게 선수들을 소개해 달라고 하고, 이후에도 술값과 선물 등을 후원해주며 의심을 피하는 방법을 썼다.

조 씨는 "지금 쓰는 술값과 선물은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다. 선수들이 FA가 됐을 때 7%를 달라"고 했고, 문우람은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술이나 선물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실제 승부 조작이 일어난 뒤, 문우람은 조씨가 돈이 든 가방을 주자, 그것을 이태양에게 전달하면서 승부 조작 브로커 구실을 한 선수로 지목된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 조 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빠져든 문우람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밝혔다. 이유 없이 베푸는 호의를 경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음도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KBO와 구단, '선수 관리'에 대한 재점검 필요
교육 통해 '선수 = 공인'이라는 사실 일깨워 줘야

문우람이나 이태양이 이처럼 승부 조작 브로커에게 빠져든 과정에서 한국야구위원회 KBO와 넥센 구단은 아무 책임없이 자유로울까?
문우람이나 이태양 등 젊은 선수들이 경기 후 클럽에 놀러 가거나 술을 마신 것은 사적인 영역이고 구단은 훈련과 경기 시간에만 선수들을 관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 수도 있다. 경기 종료 이후의 시간까지 구단이 선수들을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사생활을 지나치게 제약하고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선수의 사생활을 모두 개인의 문제로 돌려서는 안된다. 특히 리그와 구단 전체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구단은 공인으로서 프로야구 선수의 인식과 행동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푸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 일탈과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KBO와 구단에서도 평소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프로농구, 올 시즌부터 합숙 생활 전면 폐지
사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예방 교육 실행 중

올 시즌부터 합숙 생활을 전면 폐지한 프로농구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한국농구연맹과 각 구단은 선수는 공인이라는 사실을 반복 교육을 통해 일깨우는 한편 사고를 막기 위한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밖에서 섭취하는 음식물로 제기될 수 있는 불법 도핑과 음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불법 스포츠 토토로 야기되는 폐해와 남녀 간의 사생활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그리고 SNS 등을 잘못 활용했을 때 일어나는 문제 등에 대해서 사례 연구 등을 통해 미리 알려주고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교육이다.

과거를 통해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실패를 반성하지 않는 집단의 장래는 어둡다. 더 앞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닫아놓고,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도 스스로 축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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